스토리설산 강림 1101

OS-7불타는 마음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6-04-14

노시스 일행은 캐롤린을 쉐라그 군사 기밀 절취 혐의로 체포하려 하고, 엔시오데스는 만주원으로 가서 빅토리아와 내통한 반역자들을 체포할 준비를 한다. 일촉즉발의 순간이다.

등장 오퍼레이터: 노시스, 마터호른, 데겐블레허, 실버애쉬


아드소

……드디어 왔군.

아드소

엔시오데스.


엔시오데스

만주원의 부름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드소 장로님.

아드소

실버애쉬 영지에서 만주원까지 오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는 걸로 아네만.

엔시오데스

만주원에게 보고하는 건 중대한 일입니다. 근데 만주원에서 제가 빅토리아와 내통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니, 결백을 증명할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아드소

엔시오데스, 더 늦기 전에 안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이야기하지.

엔시오데스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웅장한 차량 행렬이 만주원 중앙에 멈춰 섰다.

아드소

실버애쉬…… 이게 무슨 짓이지?

엔시오데스

만주원은 카란 무역회사와 빅토리아의 합작에 관해 조사를 하려던 것 아니었습니까?

엔시오데스

그래서 카란 무역회사와 빅토리아의 최근 10년 치 거래 문서를 정리해서 가져왔습니다. 양이 좀 많아서, 차량을 조금 동원했죠.

엔시오데스

아드소 장로님께서 원하는 거라면, 천천히 확인하시면 됩니다.

아드소

그래…… 그러세.

아드소

물건만 남기고 자네 사람들은 내보내게.

엔시오데스

안 됩니다.

아드소

엔시오데스, 그게 무슨 소리지?

엔시오데스

최근 쉐라그에 적지 않은 일이 일어났죠. 그중 많은 일은 빅토리아와 관련이 있었고요……

엔시오데스

저희 병사가 만주원 수도사와 빅토리아 스파이의 접촉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아드소

허튼 소리. 자네가 무슨 권한으로 만주원을 수색하겠다는 겐가?

엔시오데스

만주원 수색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저는 단지 만주원에서 오늘 '빅토리아와 내통한 사람이 있다'라는 논의를 하고 싶다고 하기에 왔을 뿐입니다.

엔시오데스

명령이다. 오늘 나와 아드소 대장로의 상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누구도 만주원을 떠날 수 없다.

'설산귀'

알겠습니다!

엔시오데스

아드소 장로님, 이쪽으로.

아드소

……


아드소

……이런 식으로 대화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일세.

엔시오데스

예전에는 만주원에 와서 대화는커녕 장로님을 거의 뵙지도 못했습니다.

엔시오데스

수도사들은 아드소 장로께서 몇 년간 서재에서 경전 연구에 전념하고 계셨으며, 세속의 일에 대한 질문은 일절 없었다고 했습니다.

엔시오데스

지금 담당하고 계신 만주원의 사무 대리 업무가 꽤 손에 맞는 모양이군요.

아드소

그분께서 정해주신 길을 쉐라그가 걷도록 하는 것이 내가 수년간 해온 유일한 일일세.

아드소

이 존망의 갈림길에서 자네가 쉐라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카시미어, 빅토리아, 그것도 아니면 다른 나라가 쉐라그를 잡아먹게 놔두는 걸 만주원이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아드소

자네는 쉐라그의 국왕이 아닐세.

엔시오데스

경고 감사합니다, 장로님. 쉐라그에 국왕이 있다면 그건 오직 그분뿐일 겁니다.

엔시오데스

만주원이 외교상의 실수를 바로잡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카란 무역회사는 최선을 다해 협력할 것입니다.

엔시오데스

다만, 곤란한 문제가 하나 있어서 조언을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엔시오데스

만주원은 대체 어떻게 빅토리아와 교섭한 겁니까?

엔시오데스

쉐라그를 협상 카드로 쓰신 겁니까?

만주원 수도사

장로님!

만주원 수도사

(작은 소리로) 방금 한 바퀴 둘러봤는데 실버애쉬의 군대가 내려가는 길을 단단히 포위하고 있었습니다.

만주원 수도사

(작은 소리로) 후, 후문으로 가서……

엔시오데스

비밀통로요?

엔시오데스

시간 낭비하지 마시죠, '설산귀'가 궁금한 게 아닌 거라면요.

만주원 수도사

아……

엔시오데스

수도사님, 긴장 푸세요. 쉐라간드 신이시여, 저는 만주원을 상대로 무력을 쓸 생각이 없습니다.

아드소

……

아드소

밖에 있는 이들에게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전하게.

아드소

……엔시오데스, 만주원이 빅토리아에 쉐라그를 팔아넘겼다고 나를 몰아세우는 것 같네만, 증거는 있는가?

엔시오데스

장로님, 기다려 주시죠. 증거가 만주원까지 오려면 시간이 좀 걸려서 말입니다.

아드소

그 말은, 지금 증거도 없으면서 만주원에 군사를 동원했다는 말인가?

아드소

실버애쉬의 가주 된 자로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는 알고 있을 텐데.

아드소

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보게. 자네의 정예 병사들이 만주원을 봉쇄할 수는 있겠지만, 쉐라그 전체를 상대할 수는 없을 걸세.

아드소

시간을 주겠네…… 오늘 해가 지기 전에 납득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카란 무역회사와 실버애쉬라는 이름은……

아드소

더 이상 쉐라그에 존재할 수 없을 걸세.

엔시오데스

예, 저도 이 행동의 대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엔시오데스

한데 만약 만주원이 세 가문의 수장을 암살하려는 외적과 결탁했고, 스파이 활동에 가담한 것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된다면, 쉐라그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엔시오데스

제가 당신과 함께 그 순간을 목격할 겁니다, 장로님.

아드소

……자네가 뭘 기다리고 있는지 잘 아네.

아드소

하지만 시간은 자네의 편이 아니라네, 엔시오데스.


분노한 쉐라그인

들여보내 줘! 우리는 만주원의 초대로 기도 의식에 왔어. 실버애쉬에게 우리를 막을 권한은 없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그녀였다. 아무리 까다로운 상대도 이 강력한 어둠의 기사를 흔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데겐블레허는 아래쪽 비좁은 산길에 몰린 사람들의 북적이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꼈다.

분노한 쉐라그인

왜 수도사는 하나도 안 보이는 거지? 실버애쉬, 무슨 꿍꿍이야?

데겐블레허

다들 진정해, 만주원에…… 좀 특수한 상황이 발생해서 엔시오데스가 지금 조사를 돕고 있는 중이야.

분노한 쉐라그인

초대받아서 온 건데, 꼭대기에 도착하자마자 특수한 상황이 생겼다고? 누굴 속이려는 거야?!

군중 속을 비집고 나온 남자가 앞으로 다가서려다 데겐블레허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는 도로 물러서며 중얼댔다.

데겐블레허

일이 끝나면 엔시오데스가 공개적으로 설명할 테니, 모두 돌아가.

데겐블레허

……저기, 어르신, 조심……

연로한 쉐라그인

괜찮다네, 날 잡아줄 필요 없다네. 데겐블레허 씨……

연로한 쉐라그인

우리 모두 데겐블레허 씨를 믿고 있다네. 착한 쉐라그의 아가씨가 우리를 해칠 리가 없지.

연로한 쉐라그인

그러니까 이 늙은이에게 말해주게,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 만주원에 대체 무슨 일이……


산속 오솔길을 맴도는 차량의 창밖으로 짙은 먹구름이 모여들고 있었다.

창문을 내리자, 정체불명의 불순물을 머금은 눈송이들이 차 안으로 날려 들어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마터호른

신호가 좀 나아졌네요.

마터호른

비밀 초소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빅토리아와 만주원 사람들이 광산을 떠났고, 다른 동향은 없다고 합니다.

마터호른

근데, 날씨가 이런 데다 또 폭설이 내릴 거라…… 본부 복귀가 예상보다 많이 늦어질 것 같습니다.

노시스

그래도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일어난 건, 이제 계획 밖의 일이 아니다.

마터호른

방금 그 빅토리아인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노시스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도 얻은 게 있지.

노시스

만주원 얘기를 하는 거다.

마터호른

만주원……

마터호른

타인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할 사람들이 이런 곳에 나타났다는 게 확실히 이상하긴 합니다.

노시스

누가 봐도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일부러 감추려는 것이 가장 들통나기 쉬운 법이지.

노시스

그들 중 누군가가 빅토리아의 보호막이 되고자 한다면……

노시스

사이가 뒤틀리는 건 시간문제다.

노시스

시간이 됐군.

노시스

돌려라, 광산으로 돌아간다.

마터호른

뭘 하려는 겁니까……?

노시스

그쪽 출구는 지금 통행이 원활해서 쉐라그를 벗어나기에 안성맞춤이지.

노시스

방금 들었겠지만, 엔시오데스가 만주원을 포위했다. 엔시오데스가 그렇게 일을 크게 벌인 건 일부러 상대를 놀라게 하기 위해서다.

노시스

쉐라그에 숨어 있는 놈은 지금 좌불안석일 거야.

노시스

우리가 추적해 온 스파이들은 아마도 지금 상황을 특별히 주시하고 있을 거고, 머지않아 이 근처로 올 거다.

노시스

그리고 아마 그건 1명뿐만이 아닐 거다.

노시스

우리가 찾는 것보다 제 발로 찾아오게 하는 게 나아.

노시스

인원을 소집해 광산 입구를 잘 감시하고……

노시스

특히 스파이를 돕는 자를 주시하도록.


아드소

……자네가 오고 있을 때 도시에 있는 수도사들이 시민들을 기도 의식에 초대했다네.

아드소

데겐블레허가 시민들을 얼마나 오래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엔시오데스

만주원은 제 무기가 쉐라그의 국민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런 방책을 쓴 겁니까?

아드소

맞아, 난 시민들을 이용했다네. 자네가 몇 년 전 신성한 사냥 때 아크토즈와 라타토스를 압박하려 시민들을 이용했던 것처럼 말이네.

아드소

어쩌면 내가 자네를 과대평가한 걸지도 모르겠군, 엔시오데스. 권력이란 건 이렇게 노골적으로 탐내면 안 되는데 말일세.

아드소

자네가 커다란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자네가 만주원에 온 이유가 빅토리아의 자객을 체포하기 위함이었다고 내가 시민들에게 말해줄 수 있네.

엔시오데스

장로께서 정말로 저를 높게 평가하셨다면, 제가 단지 '권력을 탐내고'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엔시오데스

제가 관심 있는 건 이 쉐라그 땅의 미래뿐입니다.

아드소

그래서, 폭력적인 쿠데타가 쉐라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인가?

엔시오데스

그렇습니다.

엔시오데스

빅토리아의 친구들은 폭력을 통해서만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요.

아드소

하하하, 맞는 말일세, 엔시오데스.

아드소

군사력이 없는 만주원은 빅토리아인의 후손과 학생들에게 몰려 궁지에 빠졌고, 적반하장에도 속수무책인 지경에 이르렀다네.

엔시오데스

신분을 더 잘 판단하게 해주는 건 혈연보다 행동입니다.

엔시오데스

엔시아 습격 사건이 벌어진 이후부터 만주원 사람들이 경쟁하듯 빅토리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건, 기정사실입니다.

엔시오데스

제가 뭘 기다리는지 아신다면……

엔시오데스

수도사와 빅토리아 스파이를 함께 확보하면, 세 가문과 시민 모두가 분명히 알게 되겠죠.

아드소

그 수도사들이 하는 일에 대한 건, 내가 자네보다 아는 게 적다네.

아드소

설령 캐스터 공작이 직접 온다고 한들, 내가 정색하고 자기 호의를 거절했다고만 말할 걸세.

엔시오데스

그건 핑계에 불과합니다. '부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상급자도 함께 져야 하는 법이죠. 카란 무역회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드소

……만주원 수도사들이 향락을 탐하고 타국과 내통하는 와중에,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수도사들이 쉐라그를 팔아먹게 내버려뒀다는 게 자네의 생각인가?

아드소

빅토리아와 자네는 비슷한 환상을 갖고 있네. 사실 만주원은 이 기회를 빌려 빅토리아와 빅토리아의 진정한 벗인……

아드소

엔시오데스 실버애쉬를 추방하려 할 뿐이라네.

엔시오데스

하지만 실제로 빅토리아와 내통한 건……

아드소

빅토리아와 연관된 모든 수도사들은 자네가 추방되면 기꺼이 목을 내놓겠다고 맹세했다네.

아드소

쉐라그의 미래는 그들의 뼈 위에서 피어날 거고, 그들에게는 한 치의 원망이나 후회도 없을 걸세.

엔시오데스

……

엔시오데스

장로님은 지금 빅토리아 스파이를 잡고 있는 캐스터 공작의 적수를 쉐라그가 나서서 제거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엔시오데스

그래야만 빅토리아를 이길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아무도 없는 낯선 정원에서 바람이 휘몰아쳤다.

캐롤린은 뜨거운 수유차를 쉬지 않고 저었다. 숟가락이 컵에 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이 음료 때문인지, 아니면 곧 떠날 거란 사실 때문인지 그녀는 매우 들뜬 상태였다.

그녀는 차 속의 소용돌이를 응시하며 컵을 어루만졌지만, 컵에 쉐라그의 산등성이가 조각돼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노크 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방해했다.

캐롤린

누구지?

캐롤린

……들어오지 마!

연로한 수도사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빅토리아에서 오신 아가씨.

캐롤린

당신이었네……

연로한 수도사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만, 상황이 약간 변했습니다. 새로운 목적지로 앞당겨 인도될 것입니다.

캐롤린

뭐?

캐롤린

……무슨 상황인데?

연로한 수도사

만주원의 결정입니다. 저도 대략적으로만 압니다.

캐롤린

대략적으로만 알면 안 되는 거잖아, 명확한 행동 세칙을 제시해야지. 안 그러면……

연로한 수도사

당신이 무사히 쉐라그를 떠나실 때까지 제가 작전을 책임질 겁니다.

연로한 수도사

당신은 지시에만 따라 주시면 됩니다. 떠나는 방법이나 협조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연로한 수도사

크게 관심 가질 필요 없습니다.

연로한 수도사

모든 게 쉐라간드께서 지켜보시는 가운데 진행될 겁니다.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하실 겁니다.

캐롤린

그런 알 수 없는 교리로 나를 현혹하려 하지 마……

연로한 수도사

쉐라간드 신이시여.

캐롤린

……

연로한 수도사

……

캐롤린

그러니까 당신의 뜻은, 내가 지금 당신의 임무가 됐다는 거지?

연로한 수도사

저는 그분의 지시를 따를 뿐입니다.

캐롤린

아냐 됐어.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게 있고, 나는 내가 믿는 게 있으니까.

캐롤린

협력이니까, 나도 한마디 할게. 작전이 실패하면, 당신들도 들키고 말 거야.

연로한 수도사

알고 있습니다.

캐롤린

아니, 하나도 걱정되지 않아?

수도사는 그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가지고 온 보따리에서 옷 한 벌을 꺼냈다.

연로한 수도사

그렇지 않습니다.

연로한 수도사

전 단지 믿고 있을 뿐입니다.

연로한 수도사

당신도 저를 믿어주시죠. 뜻을 하나로 모으면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캐롤린

만주원 수도사.

캐롤린

나는 우리가 이 이야기를 더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캐롤린

좀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출발 시각 같은 거 말이야.

연로한 수도사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우선 제가 만든 이 수도사복으로 갈아입어 주셔야겠습니다.

연로한 수도사

가는 길에 보는 눈이 많을 겁니다. 기도하는 이를 만나더라도 굳이 맞춰줄 필요 없습니다. 조용히 피하면 됩니다.

연로한 수도사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제가 동행하겠습니다.

캐롤린

궁금한 게 있어. 재앙을 겪고 나서도 당신들의 신에게 기도하는 사람이 있어?

연로한 수도사

……

연로한 수도사

만일을 대비해야죠.

연로한 수도사

저를 믿어주세요. 당신은 쉐라그를 잘 모릅니다.

연로한 수도사

짐을 챙기세요, 저는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방문이 열리자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수도사의 얼굴을 에었다.

낡은 비수가 보자기 속에서 미끄러졌지만, 수도사는 태연하게 몸을 숙여 집어 들었다.

그는 쉐라간드의 곁으로 간 아버지가 만들어준 이 부적이 결국 무슨 용도로 사용될지 잘 알고 있었다.

연로한 수도사

쉐라간드 신이시여.

연로한 수도사

저의 이 경건한 육신이 은총을 입어 당신의 거룩한 뜻을 펼치게 하소서.


아드소

쉐라그에 우수한 작물과 기계, 그리고 강철과 용광로를 들여온 것…… 만주원은 그러한 공적을 부인한 적 없다네.

아드소

솔직히 말해 살 만큼 살았는데도 내 평생 그렇게 복잡한 것은 본 적이 없다네……

아드소

영웅.

엔시오데스

그걸로 저의 의심을 해소할 수는 없습니다.

엔시오데스

만주원은 행동보다 출신으로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는 데 더 익숙한 것 같군요.

아드소

그렇다면 엔시오데스, 자네에게 하나 묻지.

아드소

자네의 마음속에 있는 쉐라그는 무엇인가?

엔시오데스

……저는 이미 행동으로 답했습니다.

아드소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 빅토리아 제식 무기, 빅토리아가 제정한 법률.

아드소

이게 자네의 대답인가?

엔시오데스

쉐라그가 외란과 발전을 피해 산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엔시오데스

언젠가 라테라노나 라이타니엔의 물건까지도 보게 될 겁니다.

아드소

언젠가 쉐라그 사람들은 오리지늄과 재화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믿지 않게 될 걸세. 신앙 자체가 사고팔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지.

아드소

쉐라간드의 껍데기를 도려내면 아무도 영원을 경외하지 않게 될 것이고, 욕망 속에서만 자신의 가치를 찾게 될 걸세.

아드소

그들은 강자를 증오할 걸세. 새로 생긴 '극장'에서는 도덕을 버릴수록 더 강해지기 때문이지.

아드소

그들은 약자를 미워할 걸세. 약자가 연민과 은혜의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지.

아드소

허무주의는 가장 인기 있는 사조가 될 걸세. 그들의 내면은 공허하고, 근본도 없겠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우쭐댈 걸세.

아드소

자네의 이상은 쉐라그인을 죽이고 있다네, 그리고 빅토리아의 현재를 우리의 미래로 만들고 있지.

엔시오데스

……만주원이 믿는 쉐라간드는 우리가 믿는 것보다 훨씬 약합니다.

엔시오데스

만약 외국에서 온 물건들이 모든 신성한 신앙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면, 우리의 성산이 어떻게 현재까지 저렇게 우뚝 서 있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아드소

자네의 말은, 외래의 물건으로 이 강산을 뒤덮을 수 있다 한들, 외래의 사상은 우리에게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말인가?

엔시오데스

만약 장로님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생각하고 계시는 거라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이 영혼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셔야 합니다.

엔시오데스

어둠뿐인 시대에 태어났다면, 당신의 걸음은 먹구름보다 빨라야 어둠에 삼켜지지 않을 것입니다.

엔시오데스

신앙은 사람들을 어둠에 순응시키는 게 아니라, 빛을 향한 갈망을 언제나 긍정하게 하는 겁니다.

아드소

하지만, 신실한 사람일수록 가난하다네. 그들은 신앙을 올가미로 여기며 신앙이 있었던 역사를 증오하기 시작했네.

아드소

쉐라간드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은 고리타분하고 무지하다며 비웃음을 샀네.

아드소

수도꼭지를 틀지 않으면 깨끗한 식수를 얻을 수 없고, 화학 비료를 쓰지 않으면 비옥한 경작지를 얻을 수 없네.

아드소

산이 밀리고 공장이 세워졌고, 방랑자들은 가족의 옛터로 돌아가 고된 노동자의 삶을 살거나 죽었다네.

아드소

자네는 한쪽 사람들의 행복을 빼앗아 다른 쪽 사람들을 만족시킨 것뿐이라네.

아드소

달변가 친구, 자네에게 조언을 하나 구해보겠네. 자네가 내팽개친 이 '소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엔시오데스

……맞습니다. 그 무거운 책임은 저도 인정합니다.

엔시오데스

하지만, 만주원은 단순히 따스함 넘치는 변화만 바랐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방관했습니다.

엔시오데스

그런 만주원에게 저를 심판할 자격은 없습니다.

아드소

나는 쉐라그의 발전을 막을 생각이 없다네. 내 책임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자만에 빠진 여행자의 발걸음을 늦추는 것뿐일세.

아드소

하지만 자네의 걸음은 너무 빠른 것 같군, 엔시오데스.

엔시오데스

《쉐라간드》의 페이지 수, 기도문의 구절, 의식에서 어느 손을 내미는지 등의 문제 같은 것으로도 100년은 넘게 다툴 수 있습니다.

엔시오데스

브라운테일 가문 출신의 장로님, 당신에겐 무대도, 재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온 마음으로 저편에서 위안을 찾고 있습니다.

엔시오데스

서재에 앉아 탁상공론이나 하고 있었을 때, 쉐라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계셨습니까?

아드소

……

아드소

알고 있었네…… 쉐라그는 결코 불신자에게 쉐라그의 방향을 결정하게 두지 않을 걸세. 게다가, 나 역시 '탁상공론'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니라네.

아드소

불신자와 맞서는 게 자네가 처음도 아니고 말일세.

아드소

올라퍼 실버애쉬와 엘리자베스 실버애쉬, 이 이름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나는가?

엔시오데스

지금 무슨……

엔시오데스

……


빅토리아 특수요원

날씨가 또 이 모양이네…… 빌어먹을, 어떻게 이런 데서도 차가 막히냐.

빅토리아 특수요원

어이, 뒤쪽 녀석들, 길 상태가 나빠서 흔들릴 거야.

빅토리아 특수요원

내려서 제대로 서 있으려면 지금이라도 좀 자두고 체력을 비축하는 게 좋을 거야.

짐칸에서 화물차의 흔들림에 따라 불빛이 깜박였고, 떠나려는 여행객들은 풀더미 위에 단정히 앉아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빅토리아 특수요원

이런 젠장, 앞에 저건 뭐야!

빅토리아 특수요원

아……

도로 중앙에 기름이 쏟아져 있었다. 급제동한 화물차 앞에는 완전무장한 사람들이 가로로 쭉 서 있었다.

엔진의 피로 때문이었을까,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고, 차창에 페인트가 잔뜩 끼얹어졌다.

운전석의 빅토리아인은 핸들을 꽉 잡았다.


아드소

나는 출신을 숨긴 적이 없다네.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이 없지만 말일세.

아드소

……루카 브라운테일, 라타토스와 시우루스의 조부, 나의 사촌 형님.

아드소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다른 운명을 받아들이고…… 삼족 의회와 만주원에서 쉐라그의 질서를 지키기로 했지.

아드소

음흉하고 냉혹하기로 유명했지만, 형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실버애쉬 부부에게 환상을 품고 있었다네.

아드소

“두 사람만 양보한다면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지.

아드소

……하지만 나는 환상 같은 건 품지 않았네.

엔시오데스

그 열차 사고는……

아드소

하하…… 그렇게 믿고 있는 겐가? 아니면 라타토스가 그렇게 믿게 만든 겐가?

아드소

민간에 수도자가 얼마나 많은지 아나? 그리고 지극히 독실한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아드소

쉐라간드께서 불신자를 응징하는 것을 사람들이 원했다면, 만주원에 있는 나는 그 기대에 쉽게 부응할 수 있었지.

엔시오데스

……

아드소

……엔시오데스!

아드소

자네의 부모를 죽인 자가 자네의 앞에 있네.

아드소

살인죄를 저지른 장로는 쉐라간드께서 2배로 벌하실 걸세. 나는 이제 이 낡은 몸뚱이 같은 건 어떻게 돼도 상관없네.

아드소

자네가 공과 사 모두를 충족할 수 있게 해주겠네. 나를 반역이 아닌 살인죄로 체포해 재판하게나.

아드소

쉐라그인의 모든 국민이 와서 불신자를 죽인 것이 과연 얼마나 큰 죄였는지를 보게 하게!

노인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앙상한 열 손가락을 움켜쥐고는 엔시오데스에게 힘껏 뻗었다.

고해성사가 받아들여지기를 기다리는 참회자 같은 노인의 탁한 눈동자에 한 가닥 광채가 어렸다. 그는 상대의 노여움이 수십 년간 쌓인 원한까지 함께 청산해 주기를 바랐다.

엔시오데스는 천천히 두 눈을 감고 손가락 끝으로 지팡이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엔시오데스

저를 자극해 과격한 행동을 끌어낼 생각이었다면, 헛수고입니다.

엔시오데스

저는 당신을 해칠 생각이 없습니다……

엔시오데스

전 당신이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