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바벨

BB-ST-1끝나지 않은 이별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4-10-10

테레시아는 암살을 당하고, 밴시는 '마왕'을 위해 엘레지를 부른다. 급히 테레시아 곁으로 도착한 켈시는 결국 모든 게 끝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켈시, 아스카론, Mon3tr

[CG: avg_5_7_shining]

남자아이가 꿈속에서 울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자신이 눈보라를 막을 때 쓰는 망토로 감싸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차가웠고, 몰아쳤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매서운 소리가 났다.

거인은 조용하게, 아득히 먼 옛날의 서사시를 이야기했다.

목소리가 눈보라의 갈라진 틈을 뚫고 멀리 퍼졌다.

살카즈의 영혼의 부름이 목소리와 화음을 이루었고, 남자아이의 흐느끼는 소리가 함께 장단을 맞추었다.

여자아이는 꿈속의 혹한 속에서 가느다란 숨을 내쉬었다. 아이는 남자아이의 눈을 가리곤, 자신도 눈을 감았다.

천 년 전의 노래가 두 사람 앞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

나는 먼 곳의 군대가 터전을 공격하는 것을 보았네.

협곡에서 산비탈로, 높은 산에서 평원으로.

군왕의 목이 잘리자, 살카즈의 영혼은 슬피 울었네.

나는 여섯 영웅이 마왕의 시체를 뛰어넘는 걸 보았네.

나팔을 불어라, 부대를 이끌고 반격해라.

애석하고도 한탄스럽도다. 용솟음치는 분노의 불꽃이여.

부랑자의 도시가 하루아침에 멸망했도다.

검은 왕관이 떠오르는 걸 보았네.

영광과 은혜와 구원은 모두 쌍둥이에게 돌아갈 것이다.

갈라진 틈은 벌어지고, 새로이 탄생한 모든 것들은 모두 배신한다.

몰아치는 폭풍을 보았네, 그리고 폭풍 속에 있었던 건

왕을 시해하는 칼, 왕을 죽이는 창.

전설을 끝내는 건 전부 정의를 따른 것이다.

“이게 바로 이 노래의 결말이다.”

거인은 아이를 내버려둔 채, 꿈속의 눈보라 속으로 사라졌다.

남자아이는 점차 자신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1094년 여름

카즈델 지역, 버려진 마을 밖

???

이게 바로 이 노래의 결말이다. 아스카론,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다.

???

이건 나의 종족…… 사이클롭스가 북방으로 깊게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카즈델을 바라본 내용이다.

???

이 노래가 지금은 이미 자취를 감춘 미지의 역사일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일지, 아니면 별 의미 없는 헛소리일지.

???

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그들이 나타난 후, 운명의 강줄기는 더 좁고 더 확실해진 갈림길로 들어서게 됐다.

???

지금, 그 여자가 봤던 운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아스카론

관심 없어.

'스카 아이'

크헉, 그래도 끝까지 잘 참고 얘기를 들어주다니, 놀랍군.

붉은 선혈이 천천히 그의 가면을 따라 가슴으로 흘러내렸다.

아스카론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남자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뒤였다.

아스카론

넌 죽는다. 그래서 마지막 존경의 표시로 들어준 거야.

'스카 아이'

커헉, 큭.

'스카 아이'

우리가 알게 된 이후로 넌 그 예언을 신경 쓰지도 않았어. 아닌가?

'스카 아이'

그렇다면…… 너는 영원히 운명을 통제하고자 하는 탐욕스러운 사람의 갈망을 이해할 수 없을 거다.

아스카론

곧 죽을 녀석이 말이 많군.

'스카 아이'

네가 바벨 쪽 사람들과 합류하느라 서두르고 있단 건 알고 있지만, 아직은 네가 갈 때가 아니다. 봐라, 재앙이 몰려오고 있다.

'스카 아이'

아…… 되려 궁금해지는군.

'스카 아이'

넌 폭풍 속에서 대체 뭘 찾아낸 거지?

'스카 아이'

의뢰는 반드시 완수한다. 이건 내가 흉터의 상점에서 정한 규칙이라서 말이야.

'스카 아이'

죽든 살든……

'스카 아이'

크악!

아스카론의 모습이 등 뒤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석양 같은 안개가 거인의 목덜미를 휘감았고, 가파른 절벽에 매달았다.

아스카론

그럼 넌, 네 결말을 본 적 있나?

'스카 아이'

……난 예언 같은 거 신경 안 써. 너처럼 말이야.

'스카 아이'

하지만 우리 모두 운명을 피할 수 없단 건 잘 알고 있지. 넌 몸부림치고 싶지 않나? 무엇 때문이지? 어째서?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스카 아이'

잊지 마라. 예언 속에는 네 자리도 있다는 걸……

구슬픈 소리, 그리고 폭풍.

슬픈 노래가 두 사람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밴시 협곡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엘레지가 지평선을 향해 뻗어나가 폭풍 한가운데로 몰아쳤다.

아스카론은 자신의 몸이 전율하는 걸 느꼈다. 온몸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찔리는듯한 고통이 그녀의 귀 뒤쪽에서 발바닥까지 맴돌았다.

이름 없는 엘레지는, 불길한 징조였다.

'스카 아이'

잘 있어라…… 카즈델.

아스카론의 귓가에 한숨 소리가 들렸다.

아스카론은 '스카 아이'의 목에서 작은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때까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손을 놓았다.

'스카 아이'

……하, 빌어먹을 운명 같으니.

눈 깜짝할 사이에, 사이클롭스의 거대한 몸뚱어리가 절벽 아래의 작은 점이 되며 떨어졌다.

옅은 안개는 광풍에 흩어졌고, 후드를 뒤집어쓴 그림자와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진 눈물 속으로 사라졌다.

헐떡이는 숨소리, 재앙 구름 속에서 낮게 울려 퍼지는 천둥소리, 모래바람이 황무지를 휩쓰는 소리……

모든 소리가 전부 멎었다.


빅토리아, 런디니움

테레시스

그럼……

테레시스

그녀의 살카즈에 속하는 자들은 고개를 들라.

테레시스

그녀가 맡긴 사명을 아직도 다하고자 한다면, 나는 이곳에 서서 너희가 앞으로 오길 기다리겠다.

테레시스

그녀를 위한 복수를 윤허하겠다.

암살자

……

암살자

내 옷에는 내 이름이 수놓아져 있다.

암살자

테레시아 전하가 직접 수놓아주신 거다. 그리고 이 이름이 지금 뜨거워지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암살자

테레시아 전하가 우리에게 맡긴 임무가 끝났다는 거겠지.

암살자

우린 더 이상 서로 검을 겨누지 않는다. 살카즈는 외적의 앞에서 칼을 겨누지 않을 것이다.

암살자

……당신에게 충성을 다하지, 섭정왕.

암살자

당신이 여전히 살카즈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한, 우리는 기꺼이 당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

맨프레드

빅토리아에서 우리가 세웠던 모든 계획을 너희가 망칠 뻔했다 했는데도 말이냐?

암살자

군사위원회가 우리의 죽음을 결정한다면 죽어도 상관없다.

암살자

그게 더 나은 결과를 낳게 된다면……

암살자

그게 바로 그녀가 원하는 일이겠지.

맨프레드

너희는 방금까지만 해도 계획을 망칠 뻔한 반역자들이었다. 그런 너희를 내가 어떻게 믿고……

테레시스

맨프레드.

맨프레드

……

테레시스

“그녀가 원하는 일”, 이라는 건가.

테레시스

처형인,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지?

암살자

율리에.

테레시스

그 이름을 기억하마. 네게 마지막 임무를 맡기겠다.

테레시스

근위병, 자객, 용병, 이 혈전의 모든 생존자들이여…… 왕의 안식처에 발을 들여라.

테레시스

빅토리아의 강철 심장을 부수고, 그곳에 매복하여 모든 증기 기사를 섬멸하라.

율리에

그건 군사위원회가 런디니움을 약화시키기 위한 핵심 계획인데, 우리도 참여하는 건가?

테레시스

맨프레드가 너희를 지켜볼 것이다.

율리에

우린 설마, 살아서 그곳을 떠날 수 없는 건가?

테레시스

살아남는다면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율리에

알았다.

테레시스

……다른 일이 있나?

율리에

아니, 아스카론을 키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볼 뿐이었다.

율리에

그녀는 늘 당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지.

테레시스

……

율리에

……테레시아 전하를 따르겠다 맹세할 때만 해도, 카즈델의 역사를 새로 쓴 혼혈 쌍둥이의 이야기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율리에

설마 나같이 천한 목숨도 이 이야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줄이야.

율리에

그럼 이만, 테레시스 전하.

율리에

당신을 향한 분노는 무덤으로 가져가겠다.


카즈델 지역, 바벨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

“켈시는, 계속 나아가야 해.”

세상에 탄생하던 그날부터, 켈시는 이 복도가 이렇게 길다는 것을 느껴보지 못했다.

켈시

Mon3tr!

Mon3tr

(분노하듯) 크르르르르!

이름 없는 자객

크윽, 커헉.

이름 없는 자객

훈작……

이름 없는 자객

우릴 매장하지 마라. 카즈델의 땅에 반역자가 남아 있지 않도록.

켈시

끝내.

“알고 있어. 설령 혼자라 해도 네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거란 것을.”

켈시

아미야! 박사!

Mon3tr

(초조하듯) 크르르르

켈시

시스템 반응이 없어…… 이건……

켈시

Mon3tr, 문을 잘라내!

Mon3tr

(광분하듯) 크르르르르!

켈시

Mon3tr, 녹여버려!

“외로움이 자기만의 것이라 믿고, 자기와 같은 부류는 없다고 믿고 있지. 근데 말이야, 다시 깨어나던 그날부터, 우린 함께 걸어왔잖아, 안 그래?”

불멸의 제국이 가루가 되고, 엘더즈의 지팡이가 에인션츠의 외침 속에 두 동강이 나고, 하늘 위 솟아나는 물결과도 같은 맥동, 찬란히 빛나다 어둠 속에서 무너지는 변하지 않는 별들의 법칙……

소멸, 신생, 만물의 윤회는 그녀에게 낯설지 않았다.

Mon3tr

(흥분하듯) 크르르르르

켈시

테레시아……

켈시

……

“……하지만 언젠가, 난 걸음을 늦추다 어떤 곳에 머무르게 될 거야.”

“그땐, 슬퍼하지 말아줘. 켈시는 계속 나아가줘.”

켈시는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의 기억을 되짚었다……

소멸, 신생, 만물의 윤회.

아니.

이번엔, 다르다. 약간 다르다.

그녀는 처음으로, 그녀와 평등하게 교류할 수 있는 첫 번째 친구와 작별을 해야만 했다.

[CG: 49_i01]
켈시

테레시아……

“그러니까 켈시, 이젠 작별할 시간이야.”

켈시

아미야…… 박사……

켈시

이건……

“늘 말했었지. 우리의 여정도 언젠간 끝이 날 거고, 살카즈의 여정도 언젠간 끝이 날 거라고……”

“너의 여정도…… 이제 종점에 다다른 거야……”

켈시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 줄곧 알고 있었는데…… 어째서……

켈시

내가 남았어야 했는데, 내가……

“난 로도스 아일랜드를, 바벨을…… 켈시를 믿으니까.”

켈시

……

“켈시, 난 이 함선, 로도스 아일랜드가 켈시의 집이 되길 바라고 있어.”

켈시

……

켈시

……

“난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어. 그러니 내 끝에 불만은 없어.”

“바벨의 사명은 끝났어. 너희와 이 함선은 이제 막 여정을 시작한 거야.”

“난 켈시와 같은 무리가 아니야. 난 켈시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없어.”

“하지만 난 언제나 켈시의 동료일 거야.”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내가 계속 곁에 있을 테니까.”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