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바벨

BB-3소리 없는 파열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10-10

1086년, 군사위원회와 바벨의 갈등은 한층 더 깊어진다. 살육으로 살육을 저지한 아스카론은 바벨과 테레시아를 지키기 위해, 군사위원회와 맞서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아스카론, 오다


8년 전

1086년 여름

카즈델 지역, 카즈델 이동도시 민가

다들, 수업 전에 한 약속 기억하지? 좋아, 질문에 큰 소리로 대답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우리가 공부한 걸 얘기하면 안 된다.

지난 몇 달 동안 레이 탄카 선생님이 우리의 역사에 대해 가르쳐 줬었지. 하지만 난 계속 고민했단다. 마지막 수업에 너희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서.

수학? 언어? 농작물을 재배하는 법? 아니면 무기를 단조하는 법?

하지만, 선생님이 깨달은 게 있단다. 내가 뭘 가르치든 그게 우리 삶을 진짜로 바꿔주진 못해. 우린 이미 너무 오랫동안 묵묵히 절망 속에서 살아왔거든.

18년 전의 그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단다. 라이타니엔의 함대도 유령처럼 그 전쟁을 겪은 사람들을 쫓아다녔지.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두려움 속에서 절망하며 죽어갔고, 몸에 점점 자라나는 검은 돌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절망하며 죽어갔어.

하지만 본능은 늘 우리가 절망을 이겨낼 방법을 찾도록 부추기는 법이지.


누군가는 절망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고, 우리에게 고난을 주었던 바깥 종족들에게 선전포고를 했지만, 이길 수 없는 현실에 패배하고 말았지……

행운

……의뢰를 보러 왔다.

'스카 아이'

내가 본 많은 용병 중에, 넌 욕심이 가장 많은 편이라 할 수 있겠군. 행운, 컬럼비아에 땅이라도 사려는 건가?

'스카 아이'

이렇게 살아있는 것도 이미 충분히 잘한 거다 행운. 훗, 이렇게 오래 사는 걸 보면 그 '행운'이란 이름이 확실히 어울리긴 하는군.

행운

큰 건이 하나 있다던데, 비싼 건 없어?

'스카 아이'

요즘 상황이 좀 안 좋아. 도시에 계속 지켜보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전에 갔던 몇 사람도 다 끝이 좋지 않았어.

'스카 아이'

……바벨이랑 얽힌 건인데, 정말 받을 건가?

행운

받지, 난 항상 운이 좋았으니까.

'스카 아이'

좋아. 최근 도시에 선생이 하나 있어. 항상 바벨에 있는 이종족들의 얘기를 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누가 그 사람을 좀 처리해 달라더군.

행운

……알았다.


'스카 아이'

어떤 깜짝선물을 가져올지 기대되는군.

'스카 아이'

그 운이 오늘 다하진 않길 바라지.

카즈델 지역, 카즈델 이동도시

행운은 꽤 오래 이곳에 돌아오지 않았었다.

도시는 많이 변했고,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바벨'과 '군사위원회'라는 단어는 그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었다. 그곳은 늘 누군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로 정신없이 소란을 피우는 곳이었다.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모두 같은 살카즈인데 왜들 그리 싸우는 걸까.

그는 사진을 꺼내 타겟의 생김새를 확인했다. 생김새는 수려해 보이는 젊은이였고, 몸쪽의 삼각형 로고가 상당히 눈에 익었다.

타겟은 바벨의 이종족들을 대신해 발언을 하고, 군사위원회에 대한 반발을 선동하는 교사다.

운도 나쁘군, 네 삶이 오늘 끝난다니.

행운

행적을 보면 여기 근처일 텐데.

행운

잠깐, 왜 여기에……

아주 오래 돌아간 적은 없지만, 그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곳은 그의 집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오다의 집이기도 했다.

행운

오다, 네가 엮이면 안 될 텐데……


저항할 수 없는 힘에 거듭되는 패배를 겪은 뒤로, 우리는 묵묵히 절망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웠어.

하지만 우린 이렇게 말했지. 절망은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게 아니며, 눈앞에 놓인 삶 속에서 절망의 근원을 찾아야 한다고.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그 죄악의 근원이 드디어 나타났어…… 바벨.

바벨이 외적을 끌어들였어. 바벨의 약물이 우리 광석병을 더 빠르게 악화시켰고, 바벨의 교육이 저항할 의지를 꺾어버린 거야……

바벨이 마왕을 현혹했고, 우리를 속여 이종족에게 피의 대가를 받으려 했지. 바벨이야말로 절망의 근원이야.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군, 부모님도 그렇게 가르쳐줬던 거지? 거창한 이야기는 종종 절망에 빠진 사람에겐 진리로 다가오는 법이야.

하지만 정말 그럴까? 카즈델에 이종족이 없었던 시절의 삶이 과연 더 나았을까?

어떤 말에도 속지 말고, 직접 생각하고 직접 검증하고 직접 답을 얻어야 해.

맞아, 카즈델을 떠나는 것은 힘든 일이야. 바깥의 대지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국경선 하나 제대로 넘기도 힘든 게 현실이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곳을 떠나 라이타니엔으로, 컬럼비아로, 카시미어로,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갈 거야……

그리고 다시 돌아와 그 방법을 너희에게, 모든 살카즈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거야.

바벨이 마지막에 어떻게 되냐고? 바벨은 머지않아……

오다

……!

오다

숨어, 소리 내지 마.

오다

혹시…… 누구를 찾으러?

아스카론

……집을 잘못 찾았군.

오다

……뭔가 도와줄 일이라도? 이 일대는 잘 알고 있거든.

그는 미소 짓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스카론의 시선이 빠르게 방 안을 훑었다. 아스카론은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생각에 잠긴 아이

……

아스카론

혼자 사나?

오다

응……

아스카론

난 바벨 소속, 아스카론이다.

오다

……!

아스카론

그 사람을 숨겨줘서 고맙군, 하지만 너흰 이 근처를 떠나야 할 거야.

아스카론

조심해. 요즘 뒤숭숭하니까.

오다

……

오다

이제 떠나야겠어. 방금 들었잖아, 아무래도 누군가 당신들을 찾아낸 것 같아.

오다

군사위원회의 사람뿐만이 아냐, 이전에 시끄럽게 굴던 용병들도……

'선생님'

잘 안다, 오다. 집을 몰래 교실로 쓰게 해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구나.

'선생님'

애들은……

오다

그 애들은 내가 집에 바래다줄 테니 걱정 마. 며칠 뒤에 조금 잠잠해지면 이곳에서 수업을 하면 돼.

'선생님'

그럴 필요 없어, 오다. 전에도 말했듯이, 난 떠날 거야.

'선생님'

이 아이들에게 마지막까지 수업을 해주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썼어. 앞으로 난 많은 곳을 돌아다닐 거야.

오다

……그래, 알았어. 이 감자, 잊어버리지 마.

오다

아이들도 당신의 사정을 알고 있으니까, 십시일반으로 모은 거야.

'선생님'

고마워, 고마워……

오다

고마운 건 나야. 정말 고마워, 당신의 수업에서 많은 걸 배웠어.

'선생님'

몇 년 동안 카즈델에 많은 건물이 지어졌지만, 사람들의 지식과 사상은 건축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아.

'선생님'

만약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진 힘이 언젠간 우리 자신을 망가뜨리겠지.

'선생님'

지금 도시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다툼처럼 말이야. 살카즈는 원래 이러지 않았어야 했는데.

'선생님'

……하지만 나도 아직 상황을 바꿀 방법을 찾진 못했어. 확실한 건, 카즈델에 답이 있진 않다는 거야.

'선생님'

잘 있어, 오다.

오다

안녕…… 별일 없기를.

오다

……

길모퉁이에서 '선생님'이 사라지는 걸 바라보던 오다는 한동안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그에겐 매일 문 앞에 앉아 있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늘 어떤 이가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바람이 거리의 먼지를 휩쓸었고, 먼지로 인해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러나 거리엔 아무도 없었다.

그는 가볍게 문을 닫았다.


행운

오다……

타겟이 집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였고, 곧이어 익숙한 얼굴이 함께 따라 나오는 모습이 행운의 눈에 들어왔다.

그의 손에 쥐어진 칼이 매우 무겁게 느껴졌다. 한순간 움직일 수 없었다.

행운

오다…… 미안하다…… 둘이 같이 있을 줄은……

행운

제대로 아빠 노릇도 못하는 아빠지만…… 아빠는……

그는 손에 든 칼을 꽉 쥐었다.

그는 오직 이 방법만이 오다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거라 믿었다.

아스카론

……또 하나 늘었네.

연기가 시체 한 구를 스쳐 지나가며 그 흔적을 지웠다.

소리 없는 고요함. 생명이 사라지는 건 먼지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일이다.

죽음은 행운을 다한 사람을 따라잡게 되었다.


아스카론

얼마나 더 숨어 있을 거지? 아니면 지금 바로 덮칠 건가…… 맨프레드?

맨프레드

또 용병이군, 이게 대체 몇 명째지?

아스카론

기억할 필요 없어.

맨프레드

네가 하나를 죽이고, 둘을 죽이고, 백 명을 죽인다 해도, 의뢰를 받고 쏟아져 나오는 모든 용병을 죽일 수 있나?

맨프레드

그들은 그저 일깨워 주고 싶어 할 뿐이다. 우리가 지금 상황에 너무 오래 안주해 있다는 사실을.

아스카론

바벨 쪽 사람의 목숨으로 일깨워준다고? 누구를?

맨프레드

……

아스카론

그 사람은 전에 전하에게 직접 승낙받았어. 이게 그가 말하는 바벨에 대한 '엄격한 보호'인가? 내 눈엔 끝없는 검열과 용병에 대한 방종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맨프레드

……아스카론, 해도 될 말이 있고 해선 안 될 말이 있는 거다. 특히 너 말이야.

아스카론

불만 있으면 날 잡아 보던가.

아스카론

마침 네가 그 사람이랑 붙어 있으면서 얼마나 늘었나 좀 보고 싶던 참이었는데.

맨프레드

내가 장군께 배운 건 폭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아스카론.

맨프레드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봐라, 과연 누가 사람 죽이는 일밖에 모르는 처형인처럼 보이나?


맨프레드

숨지 마라! 두 전하께 반드시 내가 널 이길 수 있단 걸 보여줄 테니까!

아스카론

느려, 맨프레드.

맨프레드

잠깐……

맨프레드

앗!

아스카론

또 죽었네.

맨프레드

윽……

아스카론

일어나.

맨프레드

일어나라면…… 일어나야지…… 다시 간다.

테레시아

맨프레드, 발놀림을 주의하렴. 아스카론도 너무 머리만 때리지 말고.

아스카론

때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못 피하는 게 문제 아닌가.

아스카론

피하지 못한다면, 이런 고통도 이겨낼 줄 알아야 해.

테레시아

하아……

테레시스

아스카론. 네 말이 맞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어째서 한눈을 파는 거지?

맨프레드

큭…… 참을 수 있습니다. 전하! 한 번 더!

맨프레드

어라…… 맞췄나? 전하, 제가 맞췄……

맨프레드

내려놔, 아스카론!

테레시아

아스카론, 다치지 않게 조심하렴.

[CG: 49_i04]

크고 늘씬한 맨프레드는 말뚝에 묶여 허둥대고 있었다.

맨프레드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거야?!

아스카론

전하가 옷 만드는 솜씨에서 영감을 좀 받았지.

맨프레드가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칠수록 점점 더 단단히 묶였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 가냘픈 소녀가 어떻게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을 갖고 있는지…… 게다가 움직이는 속도도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지.

맨프레드

내려줘!!!

아스카론

전하, 봐봐, 또 이겼어!

아스카론은 손에 든 무기를 번쩍 들어 올리곤 방긋 웃으며 두 전하에게 자신의 승리를 알렸다.

테레시아

아스카론도 많이 밝아졌네.

테레시스

……

테레시아

뭘 생각하고 있어?

테레시스

저들은 다른 살카즈 아이들과 많이 다르다.

테레시스

우리가 저 아이들을 서서히 바꿀 수 있다곤 하나, 카즈델의 모든 아이들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테레시아

내게 시간을 줘. 바벨이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테레시스

시간은 가장 귀중한 소모품이지.

테레시아

알아. 하지만 교육이 지금 당장 도움이 되는 사업은 아닌걸. 우리가 할 일은 희망을 후세에 남겨두는 일이지.

테레시아

카즈델에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미래를 아이들에게 들려줄 선생님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희망의 불씨는 영원히 꺼지지 않을 거야.

[CG: 49_i04]

테레시아는 그렇게 말하곤, 미래에 대한 큰 기대를 품은 눈으로 다시 장난꾸러기 아이 두 명을 바라보았다.

아스카론

졌다고 인정한 거지?

맨프레드

아니! 으으…… 내려놔, 다시 하자!

아스카론

졌다고 인정하면 내려줄게.

맨프레드

싫어!

테레시아

맨프레드, 내가 풀어줄게.

맨프레드

감사합니다 전하! 어엇…… 몸이 붕 뜨는 것 같은데요…… 전, 전하!

테레시아

후훗.

테레시스

……훗.

테레시스

테레시아, 맨프레드를 내려놔.


아스카론

많이 늘었네, 그래도 테레시스가 확실히, 자기가 아는 걸 다 알려주진 않은 것 같네.

맨프레드

넌 늘 배우는 게 빨랐지. 하지만 장군 곁을 떠난 뒤로, 난 네가 방황하는 걸 보았다. 그분께선 네가 떠난 것을 몹시 실망하셨지.

아스카론

너도 알다시피 난 말을 잘 못해. 그래도 적어도 난 다른 사람들이 테레시아 전하한테 무례하게 구는 걸 가만히 넘기진 않아.

맨프레드

테레시아 전하께서 왜 바벨의 이념을 고집하시는지, 장군께서 왜 밖으로 나와 바벨에 대한 공격을 막지 않는지 모르는 건가?

맨프레드

그렇게 훌쩍 떠나는 게 아니었어, 그분과 많이 이야기를 해봤어야 했다.

아스카론

훌쩍 떠났다고? 너희가 전하를 포기하고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거잖아.

아스카론

내가 본 건, 그 사람이 용병들의 혼란을 방임했던 것, 바벨의 손실에 전혀 무관심했던 것뿐이었어.

맨프레드

장군께서 그 모든 걸 묵인하는 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맨프레드

만약 살카즈의 운명이 심연으로 떨어지는 걸 피할 수 없다면, 더 효과적인 수단으로 만회할 수도 있는 거잖아!

아스카론

그게 네 진짜 생각이었구나.

맨프레드

……카즈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한다.

맨프레드

난 전하를 안 믿는 게 아니야…… 아름다운 미래는 누구나 약속할 수 있지, 하지만 사람들은 눈앞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맨프레드

그런데 아버지를 잃은 아이더러 강제로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와 화해하라는 게, 그게 더 잔인한 일 아닌가?

아스카론

……맘대로 생각해.

아스카론

군사위원회 사람들한텐 손을 대진 않겠지만, 만약 너희가 용병을 써서 일을 벌이려 든다면……

아스카론

나도 그땐 가만있지 않을 거야……

아스카론

용병을 한 명도 안 남기면 문제도 해결되겠지.

맨프레드

아스카론……!

아스카론

그럴 시간이 있다면……

아스카론

가서 전하나 만나 봐. 그렇게 피곤해하는 건 처음이야.

공기가 흔들리며 일어난 먼지만이, 그녀가 이미 떠났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맨프레드는 고개를 숙여, 가슴팍에서 천천히 흐르는 피를 닦아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아무도 없는 거리를 돌아다녔고, 길모퉁이에서 어떤 죽은 용병의 유품을 흘겨보았다.

맨프레드

……언젠가는 우리 모두 다 알아야겠지.

맨프레드

선택을 하는 사람은 늘 장군님이나 전하가 아니었단 걸.


오다

누구……?

그는 머뭇거리며 문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오다는 평소 한가했던 이 허름한 집이 유독 오늘따라 시끌벅적하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을 떠나보낸 후, 모르는 사람이 연달아 찾아오다니.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또 누구지?

아버지가 돌아온 건가? 만약 아버지라면 뭐라 말해야 하지?

최근 몇 년 동안 아버지가 돌아오는 횟수는 점점 적어졌다…… 오다는 '선생님'께 배운 걸 아버지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오다는 심호흡하곤 마음을 가다듬은 뒤, 진정된 척하며 문을 열었다.

오다

안녕……하세요?

맨프레드

안녕.

오다

장관님……? 어…… 이곳엔 무슨 일로?

맨프레드

나를 아나?

오다

……

오다

아뇨 장관님. 그냥 군사위원회의 제복을 입고 계시길래…… 전에 본 적이 있거든요.

맨프레드

실례했군, 단순한 검문이었다…… 혹시 이 물건에 대해 아나?

오다

그, 그건…… 아버지의……!

맨프레드

받아라. 최근 도시에 소란이 조금 있었다. 아버님께선, 불행히도……

오다

그거…… 어디서 찾으신 건가요? 거기에 혹시……

맨프레드

미안하군, 현장엔 이 물건뿐이었다.

오다

……

맨프레드

이름이 뭐지?

오다

……오다입니다.

맨프레드

혹시 도움이 필요하다면……

오다

아, 아뇨…… 혹시 그 물건 저한테 돌려주실 수 있을까요. 돌려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오다

사실 아버지를 못 본 지도 정말 오래되었거든요.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오다

……이제 기다릴 필요 없겠네요. 아버지를 계속…… 기다릴 필요가.

맨프레드

다른 가족이나 친구가 있나?

오다

……저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는 일인걸요. 그리고, 이 도시에선 매일 비슷한 일이 일어나잖아요. 안 그런가요?

맨프레드

……

오다

죄송합니다 장관님,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왠지, 그냥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거 같아서……

오다

바쁘실 텐데, 괜히 제가 시간을 뺏었군요.

맨프레드

……애도를 표하지.


문밖에 서 있던 맨프레드는 문 안에서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는 슬퍼할 수 없었다.

그는 이런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하지만 전하가 처음에 그렸던 이 도시의 청사진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