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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사이드의 배

미니 스토리브릿지2025-08-07

로즈 리버사이드의 배는 런디니움에서 실종된 노블의 단서를 찾았지만, 마지막에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또 한 번의 이별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엔텔레키아, 켈시


이 이국땅은 이미 살카즈의 피로 물들었다.

얼룩지고 뒤섞여, 감정이 혼란스럽게 뒤엉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망설임, 분노, 두려움, 그리움. 전하, 이게 바로 당신이 바랐던 건가?

……

잠들어라, 나의 동족이여. 피를 계속 흘리다 보면 머지않아 고통도 무뎌질 것이다.

……내가 너무 늦게 온 것인가? 그럴지도.

만약 전쟁에 정말로 끝이 있고, 정말로 승패를 논할 수 있다면…… 우리 살카즈가 과연 승리한 적이 있었던가?

난 시계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내 심장의 박동으로 시간을 계산한다.

그게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켈시

너희들의 그 노블이 홀로 떠나고 배들이 뿔뿔이 흩어진 이후, 로즈 리버사이드는 이미 해체된 것인 줄 알았는데.

켈시

과거의 배들 중에, 군사위원회를 위해 일하는 자들도 적지 않더군.

켈시

군사위원회가 쇠퇴하는 것을 보자마자 곧바로 몇 년 동안 침묵했던 우리 사이의 통신을 복구한 건가. 하지만 네가 나에게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지는 장담 못 해.

수수께끼의 뱀파이어

정말 인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거야? 여전하네, 켈시.

수수께끼의 뱀파이어

아미야는 많이 컸더라. 그런데 지금은 나를 내심 경계하고 있겠지?

켈시

필요한 대비니까.

켈시

로고스가 우리에게 네가 나타날 거라고 경고했어.

켈시

추락한 비행선에서 철수한 후, 네가 우리 안전지점에 접근한 최초의 외부인이야.

수수께끼의 뱀파이어

……'외부인'.

수수께끼의 뱀파이어

훈작, 너도 나처럼 슬플 때 말을 잘 못하는 타입인가 봐?

켈시

엔텔레키아, 여긴 바벨의 안전지점이 아니야.

엔텔레키아

네 입에서 그 코드네임을 들으니까, 참 그 시절이 그립네.

엔텔레키아

런디니움 전장 안팎을 지나 여기까지 오면서, 나는 많은 사람을 구했고, 또 많은 사람을 보냈어.

엔텔레키아

동포들이 자신들의 땅이 아닌 곳에서 죽는 걸 보니 참 씁쓸하더라, 켈시.

켈시

네가 그렇게 감상적인 사람인 줄 몰랐는데.

뱀파이어는 침묵했다. 켈시는 그녀가 어떠한 대답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켈시

엔텔레키아, 왜 위험을 무릅쓰고 빅토리아 전장까지 날 찾아온 거지?

켈시

도움을 받고 싶다면 테레시스가 더 좋은 선택지였을 텐데.

엔텔레키아

떠보지 마, 켈시. 난 섭정왕이 하려는 일엔 전혀 관심 없으니까. 우리 중 일부 자매는 섭정왕의 생각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르지만, 너도 알다시피……

엔텔레키아

테레시아 전하가 바벨에서 사고를 당한 후, 우리 자매들 간의 연락은 점점 뜸해졌고, 유대감 역시 약해졌어.

엔텔레키아

하지만 이건 내가 널 찾아온 이유가 아니야, 켈시. 난 아스카론 쪽에 도움을 좀 주려고 해. 도시를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켈시

원하는 게 뭐지?

켈시

우리가 전달받은 실시간 소식에 따르면, 군사위원회가 현재 도시 내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켈시

나흐체러르의 군대와 빅토리아 공작의 대군이 성벽을 두고 서로 대치 중이야.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엔텔레키아

물론 나도 잘 알아. 하지만 걔처럼 귀엽고 똑똑한 젊은 친구는 우리가 신경 좀 더 써줘야지.

켈시

아니, 내가 신경 쓰는 건 이러한 상황에서 네가 아스카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거야. 그녀의 스타일은 내가 잘 아니까.

엔텔레키아

아스카론이 다쳤어, 부상이 꽤 심해.

켈시

……

켈시

아스카론은 다쳤다는 핑계로 경계를 느슨히 할 사람이 아니야.

엔텔레키아

걔를 많이 신뢰하는구나. 참 애매하네. 네가 그렇게 중시하는 걸 보니, 그녀를 위해 축하해 줘야 할지 걱정해 줘야 할지.

켈시

누가 널 돕고 있지?

엔텔레키아

우리의 '똑똑이', 눈과 귀가 밝은 자매야. 기술인원인 만큼, 런디니움에서 미심쩍은 단서 몇 가지를 찾아냈어.

켈시

그 여자? 내가 알기로는 너희는 그 여자를 엄청 아꼈고, 그래서 함부로 전장의 중심에 발을 못 들이게 했을 텐데. 게다가 너희가 그때 한 약속에 따르면, 너희는 여기에 와서도 안 됐어.

엔텔레키아

……역시 넌 우리 일을 잘 알고 있구나. 정보가 맞았네, 네게 노블의 단서가 있었어.

엔텔레키아

그렇다면 훈작, 너도 내가 이 피의 강을 절대 떠날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겠네?

엔텔레키아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날 의심할 거야?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는 네 도움에 감사하고, 너희들의 헌신에 보답할 거야. 바벨 때 테레시아가 그랬던 것처럼.

켈시

내가 알고 있는 단서를 알려줄게, 노블에 관한 거야.

엔텔레키아

고마워, 켈시.

엔텔레키아

그나저나, 내가 이 도시의 지하에서 두카렐의 피비린내를 맡았거든. 이건 내가 처리해 줄 수 있는데……

엔텔레키아

대신, 너희들의 지원이 필요해.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는 이 도시에서 작전할 여력이 없어.

켈시

……

켈시

대신, '밀스카'라는 조직이 있어.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야.

켈시

그들은 폭풍의 중심에 아주 가까이 있지만, 그 어느 쪽과도 엮이지 않기로 했어. 이런 입장은 너도 익숙할 거야.

엔텔레키아

그런 사람들을 믿는다고?

켈시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니까, 아직까지는.

켈시

만약 군사위원회가 두카렐을 이용해 다른 계획을 세운다면, 공작 연합군의 후속 작전뿐만 아니라…… 파라곤 부대의 입성 계획에도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와 '밀스카' 모두 그걸 원하진 않아.

엔텔레키아

하하, 역시 넌 정말 하나도 안 변했구나, 켈시. 이건 네 계획이야, 아니면 그 지휘관의 계획이야?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의 계획이야.

엔텔레키아

……로도스 아일랜드. 그래, 그 지휘관에게 안부 전해줘. 아마 그 사람은 내가 누구인지 이미 잊었을 테지만.

엔텔레키아

훈작, 내 마음속에는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어. 그래서 너희에게 확인하고 싶어.

엔텔레키아

아마 이 문제의 대답은 섭정왕 전하를 제외하면, 아마 너희밖에 해줄 수 없을 거야. 비행선에서 돌아온 사람도 너희뿐이니까.

켈시

너도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인데, 중요해?

엔텔레키아

……중요해.

엔텔레키아

직접 보고 직접 듣지 못한 이상, 이별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아.

엔텔레키아

아무리 심장이 영혼들이 떠나가는 메아리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해도, 그녀가 정말 그 대열에 있었는지는 꼭 확인하고 싶어.

엔텔레키아

그래서…… 테레시아 전하는 또다시 우리 곁을 떠난 거야?


카즈델 남부 지역 1094년 여름, 바벨 붕괴 후

살카즈 용병

콜록, 콜록콜록……

엔텔레키아

목숨을 살려주고, 덤으로 단검도 돌려줄게. 내 질문에 비해 이 정도면 대가는 굉장히 후한 편이야.

엔텔레키아

나를 죽이라고 고용한 녀석이 누구야? 우리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

살카즈 용병

어차피 죽은 목숨인데, 그냥 시원하게 죽여줘. 그래야 한 명이라도 덜 엮일 테니까……

???

그를 '보내 줘'.

젊은 살카즈

엔텔레키아, 내 말은 빨리 죽이라는 뜻이야.

젊은 살카즈

어차피 피를 충분히 흘리기만 하면, 넌 그 피에서 네가 필요한 기억을 꺼낼 수 있잖아, 안 그래?

살카즈 용병

……

엔텔레키아

네 뜻이 정 그렇다면……

뱀파이어가 손을 들었다.

그러나 용병을 옥죄던 붉은 족쇄가 형태도 없이 사라졌다.

엔텔레키아

나는 반대로 하는 게 더 좋거든.

살카즈 용병

……?!

엔텔레키아

가, 용병. 너도 봤겠지만, 날 죽이러 온 사람이 너무 많아서 네 얼굴은 기억 못 해.

엔텔레키아

감사는 됐고.

젊은 살카즈

여전히 보기 거북한 가식이군.

엔텔레키아

'로즈 리버사이드'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적어. 저자를 죽이지 않아도, 누가 우리를 사냥하는지 알 수는 있어.

엔텔레키아

전하가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오랫동안 숨죽이고 있던 녀석들이 참지 못하고 움직이기 시작했지.

엔텔레키아

하지만 네가 상당히 잘 협조해 준 덕분에, 저자를 풀어줄 구실을 찾지 않아도 됐어.

젊은 살카즈

오해하지 마, 전하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어. 그리고 나도 섭정왕을 따라 빅토리아에 가서 죽고 싶진 않아……

젊은 살카즈

나도 내 살 길을 찾아야지.

엔텔레키아

그 말은, 너도 날 죽이고 싶다는 거야, 밀턴?

밀턴

내가 너에게 손댈 수는 없잖아…… 너희들 중 그 누구에게도.

밀턴

그게 아니라면, 이미 우리 누나를 데려갔겠지.

엔텔레키아

그럼 지금 내 눈앞에서 당장 꺼지는 게 좋을 거야.

젊은 혼혈 살카즈는 오히려 손에 쥔 칼을 더 세게 움켜잡았다.

밀턴

하아.

엔텔레키아

밀턴, 전에 네가 네 누나를 대신해 편지를 전하러 왔지. 그래서 널 기억하고 있어. 기억은 거짓이 아니야. 기억은 지금 네 입장과 상관도 없고……

밀턴

우리 둘 다 알고 있잖아, 전하의 죽음이 카즈델에겐 어떤 의미인지.

밀턴

거대한 폭풍이 몰려올 거라는 예감이 들어. 아무도 피할 수 없을 거야.

엔텔레키아

밀턴, 나는 네 누나가 상처받는 걸 원치 않아. 지금이라도 떠날 수 있어.

엔텔레키아

현재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아. 자매들이 전부 흩어져서 나조차도 흔적을 찾기 어려워.

엔텔레키아

카즈델의 이 혼란 때문에, 나는 많은 사람들과 이별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 내막을 아는 자들도 점점 줄고 있어.

엔텔레키아

너 때문에 또 자매를 잃고 싶진 않아.

밀턴

……너희에게 숨을 곳은 없어.

밀턴

너를 쫓는 사람들 대부분은 개인적인 원한이 아니라, 너희가 취급하는 정보 때문이야.

밀턴

비록 군사위원회가 바벨과 관련된 사람들을 추궁하지 않겠다고 공표했지만, 너희가 그 정보와 비밀을 갖고 떠나도록 놔두지 않을 거라 생각해.

엔텔레키아

얼마든지 환영이야.

엔텔레키아

밀턴, 넌 지금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어.

밀턴

난 그저 하찮은 용병일 뿐이야, 근데 만약 널 죽여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만 있다면, 적어도 내 누나는 지킬 순 있겠지.

밀턴

나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엔텔레키아!

젊은 살카즈가 기습적으로 칼을 휘둘렀지만, 엔텔레키아의 낫은 그 공격을 막지 않았다.

뱀파이어의 형체는 피안개처럼 서서히 흩어졌고, 이내 사라져 버렸다.

밀턴

쳇.

엔텔레키아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했어도 됐잖아.

엔텔레키아

내가 앞으로 아무도 살아서 이 거리에 접근하지 못할 거라고 장담한다면, 너는 좀 더 솔직해질 수 있겠어?

밀턴

……

엔텔레키아

그래, 네가 생각했던 것처럼 네가 매복시킨 동료들은 오지 않을 거야.

밀턴

엔텔레키아, 너도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잖아.

밀턴

넌 추적자를 신경 쓰는 척하면서, 배신자를 찾아내려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

밀턴

널 잡으러 온 사람들을 모두 놓아주면서, 그들에게 자신의 행방을 알려, 복수의 칼날이 너에게만 향할 수 있도록 말이야.

밀턴

훗, 누나에게 자주 들었어, 엔텔레키아. 넌 모든 작전의 클리너라고.

밀턴

누나가 죽을 고비를 넘겼던 그때도 너는 같은 수법으로 모든 주의를 너에게로 돌렸지.

밀턴

다만, 그때는 다친 척을 했지. 물론 피를 많이 흘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너의 아츠로 너를 본 모든 사람을 피안개로 만들기 충분했으니까.

밀턴

비록 누나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자신의 피를 '정화'시켜 순수한 뱀파이어가 되었다 하지만…… 그 광경을 본 누나는 며칠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

엔텔레키아

나도 피가 많이 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억제하고 있어. 나도 일을 요란하게 처리하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밀턴

아니, 나는 네 그 오만함이 싫어.

밀턴

너는 아마 로즈 리버사이드가 벌인 모든 피의 죗값을 혼자 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엔텔레키아

……왜 그렇게 생각해?

엔텔레키아

내게 정말 하늘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다면, 나는 어떻게든 자매들을 말려서 나와 함께 이 피의 강에 남았을 거야.

엔텔레키아

로즈 리버사이드는 그렇게 일찍 사라져서는 안 되는 거였어……

엔텔레키아

나 역시 내전이 급격히 악화된 이 시점에, 클리너의 직책만 다하면서 다른 정보를 놓치고 싶지 않아.

엔텔레키아

하지만 현실이 그래. 난 테레시아 전하를 구할 힘도, 배 한 척을 구해낼 힘도 없어.

엔텔레키아

지금 네가 네 누나를 위해 하려는 일도, 내게는 할 수 없는 일이야.

밀턴

……

밀턴

……너?!

피처럼 붉은 보석이 밀턴 앞으로 서서히 떨어졌고, 엔텔레키아의 얼굴빛은 한결 더 창백해졌다.

엔텔레키아

이걸 네 누나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에게 보여줘. 장담하는데, 이 대지에서 이것과 내 '꼬마 석류'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단 둘뿐이야.

밀턴

……귀걸이야?

엔텔레키아

단순한 귀걸이는 아니야…… 더 이상 알 필요는 없어. 이제 가.

엔텔레키아

행운을 빌게. 나의 자매에게도……

밀턴

그럼 넌?

엔텔레키아

네 손에 든 걸 봐. 난 이미 네 손에 죽었는걸?

밀턴

……

엔텔레키아

만약 네가 누나를 다시 만난다면, 내가 반드시 그 사람을 찾아 모든 자매에게 답을 내놓게 할 거라고 전해줘.

밀턴

그 노블은 배신자야? 아니면 사기꾼인가? 도대체 정체가 뭐야?

바람이 불자 피비린내와 함께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밀턴

……고마워.


런디니움 더 샤드 빌딩 내부 1098년 10월

엔텔레키아

군사위원회 지휘 센터에 도착했어. 무전기의 무음을 해제할게.

무전기 속 목소리

엔텔레키아, 벌써 길을 찾았어?

엔텔레키아

물론이지, 늘 하던 대로 했어.

엔텔레키아

두카렐의 제단을 처리하면서, 피 웅덩이에서 쓰러진 많은 사람들을 찾아냈어. 그중에 군사위원회와 가깝게 지낸 사람들이 있더라.

엔텔레키아

덕분에 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휘 센터 정보도 찾아냈지.

무전기 속 목소리

아…… 오늘 내 점괘는 또 빗나간 것 같네.

무전기 속 목소리

오늘 핏방울이 떨어진 모양이 마치 검 두 자루 같은 형상이길래, 네가 왕정군과 싸우면서 힘겹게 지휘 센터로 향하는 길을 열거라고 생각했거든.

엔텔레키아

아직도 그 근거 없는 점괘를 본다고?

무전기 너머로 넘어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엔텔레키아

……무슨 일이야?

무전기 속 목소리

쳇, 또 케이블에 걸려 넘어졌어.

무전기 속 목소리

어차피 난 몸도 약하고 피로 아츠도 쓸 수 없다고, 가끔 피 한두 방울 흘리는 것쯤은 봐줘.

엔텔레키아

정말 어디 숨어 있는지 안 알려줄 거야?

무전기 속 목소리

뭘 새삼스럽게 물어봐? 로즈 리버사이드에서도 다들 사이가 가장 좋았을 때조차 내 은신처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엔텔레키아

하지만 런디니움에 왔잖아, 이곳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없어.

무전기 속 목소리

내 걱정은 필요 없어.

무전기 속 목소리

움직이는 목표 발견. 북동쪽이야. 소대 2개 같은데, 얼른 숨어.

엔텔레키아

지휘 시스템을 부수니까 생판 처음 보는 용병들이 나타났어.

무전기 속 목소리

치지직……

엔텔레키아

……너 듣고 있어?

무전기 속 목소리

응. 예전처럼, 자매들이 함께 움직이는 거지.

엔텔레키아

그래, 예전처럼.

엔텔레키아

아까 용병들 중에 리드하는 세 명,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바벨과도 약간 접점이 있었던 거 같아.

엔텔레키아

난 그저 켈시의 부탁만 받았을 뿐, 옛정이라는 건 여기서 통하지 않아.

엔텔레키아

그래서 말인데, 이건 자매들 간의 약속을 어긴 걸까?

무전기 속 목소리

엔텔레키아, 그건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 모두가 바벨과 관련된 일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기로 한 건 네가 정한 규칙이잖아.

무전기 속 목소리

사실 동족상잔 같은 거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엔텔레키아

규칙이 많으면 성가신 일이 줄어드는 법이지. 난 자매들의 성격을 알아…… 잘 지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무전기 속 목소리

그래,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

무전기 속 목소리

엔텔레키아, 우린 그 이치를 받아들여야 해.

엔텔레키아

하지만 그걸로 그녀의 갑작스러운 증발을 설명할 수는 없어. 그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인 줄 알았는데.

무전기 속 목소리

당연하지. 다른 사람에게는 그녀의 피가 단 한 방울도 없잖아.

엔텔레키아

그러니까, 그녀가 떠난 건 아무런 징조도 없이 벌어진 일이야.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게 아니라.

무전기 속 목소리

아무래도 자신을 의심했던 모양이네.

무전기 속 목소리

사실 나도 마찬가지야. 그 이후로 '점괘'에 빠지게 됐지.

무전기 속 목소리

사실 이 점괘는 하나도 안 맞아. 그냥 연상 놀이에 불과해. 하지만 적어도 내게 어떤 징후를 주고, 어떤 변고에도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줘.

무전기 속 목소리

내가 도와줄게. 적어도 그녀가 런디니움에 왔었다는 건 알게 됐잖아.

무전기 속 목소리

사람 하나보단 둘이 나은 법이고, 단서가 전혀 없는 것보단 뭐라도 있는 게 낫잖아……

무전기 속 목소리

잠깐, 엔텔레키아, 지휘 센터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빅토리아 연합군과 정체불명의 살카즈 무리가 충돌했어.

엔텔레키아

도우러 온 용병일 거야.

엔텔레키아

움직임이 우리보다 늦지는 않네.

엔텔레키아

내가 지휘 센터를 미리 정리하면, 저들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겠네.

엔텔레키아

길 좀 안내해 줄래?

무전기 속 목소리

물론.


런디니움 바벨이 군사위원회 지휘 센터 점령 후

켈시

……엔텔레키아.

엔텔레키아

……켈시, 늦었네.

켈시

최후의 공격 계획을 세우느라 시간이 지체됐어. 네가 한눈을 팔다니, 흔치 않은 일이네.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 메딕 오퍼레이터가 너에게 기본적인 치료는 해줄 수는 있지만, 뱀파이어가 스스로 지혈하지 않는 이상 그들도 어쩔 수가 없어.

엔텔레키아

걱정 마, 전장에서 피도 좀 흘릴 수 있는 거지.

엔텔레키아

이 핏자국이 어떤 모양으로 보이는지 생각 중이었어. 뭔가 불길한 징조처럼 보이지 않아?

엔텔레키아

일단 계속 말해 봐, 켈시.

켈시

……미안하지만,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개인적으로만 너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밖에 없어. 네가 두카렐의 마법진을 파괴해서 런디니움은 또 한 번의 큰 재난을 피할 수 있었어.

엔텔레키아

나 역시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두카렐의 마법진을 파괴한 것뿐이야.

엔텔레키아

나는 너희를 돕는 게 아니야, 빅토리아인을 돕는 건 더더욱 아니고.

켈시

하지만 넌 위셔델을 도와 많은 장애물을 제거해 줬어.

엔텔레키아

그건 그렇지. 우리 훈작님께서 내가 해준 일은 잊지 말았으면 해.

켈시

물론이야. 이 피의 마법 진에서 얻은 정보는 '밀스카'에게 전했어?

엔텔레키아

살짝 언질만 해줬는데, 금방 눈치채더라.

켈시

빅토리아인들이 살카즈와 전쟁을 벌일 때, 분명 이익을 노리고 결탁하는 녀석들이 있을 거야.

켈시

이제 전쟁을 끝낼 때도 됐어. 그 문제는 런디니움에, 빅토리아에 남겨 그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해.

켈시

아미야와 박사는 빅토리아의 각 대표들과 평화적인 최종 방안을 논의 중이야.

켈시

만약 협상 결과가 이상적이라면, 모든 살카즈가 철수하고 런디니움의 재난도 끝날 수 있어.

켈시

과거에 대한 일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골칫거리만 될 뿐이야.

엔텔레키아

모르는 게 없는 켈시 훈작이 그런 말을 하다니, 자조적으로 들리네.

엔텔레키아

4년 전에, 내가 아수라장이 된 바벨을 찾았을 때, 우리 사이에 어쩌면 비슷한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엔텔레키아

클리너라는 건 말이지, 사실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거고,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조각들을 다시 맞추려고 하는 거고.

켈시

……엔텔레키아, 약속대로 그 노블의 단서를 네가 알려줬던 주파수로 공유했어. 단편적인 정보들뿐이긴 하지만, 도움이 될 거야.

엔텔레키아

고마워, 켈시.

엔텔레키아

만약 너나 로도스 아일랜드에 도움이 더 필요하다면, 지금 말해줘. 어쨌든, 모든 살카즈가 떠나는 것에 동의하게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켈시

하지만 네가 알아야 할 것도 있어…… 메시지를 받은 사람에게서 아무런 응답이 없었어.

켈시

클로저가 아주 어렵게 주파수 신호가 위치한 대략적인 범위를 파악했지만, 누군가가 우리 쪽의 접근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아.

켈시

아니, 방해라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우리의 주의를 끌려고 했어. 이런 행동은 아무래도 다른 목적을 숨긴 자가 있다는 뜻이겠지.

엔텔레키아

나를 노리고 온 건가?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어, 엔텔레키아. 사실, 네가 아무리 빨라도 꽃이 시들기 전에 이 전장을 빠져나갈 수는 없어.”

“그래, 카즈델에는 장미가 없지. 네가 장미를 가져가서 그녀들에게 보여줘도 좋아할 거란 보장도 없어. 그러니 이 장미들이 시들면 미련 없이 버리도록 해.”

“살카즈의 이동도시로 돌아가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너의 전투력과 아츠는 이미 충분히 뛰어나니, 이제 준비해야 할 건 단 한 가지뿐이겠네.”

“엔텔레키아, 네가 이별에 슬퍼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어. 증오로 가득한 삶은 살기 쉽지만, 사랑의 아픔을 감내하는 건 어렵거든.”

“이별은 가슴 아픈 일이잖아, 그래서 나는 테레시아 전하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거야.”

“나와 함께 전하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걸 지켜봐 줬으면 해.”

“그래 줄 수 있겠어, 엔텔레키아?”


엔텔레키아가 폐허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겁에 질린 몇몇 시민이 멀찍이 뒤에서 그녀의 뒤를 따랐다. 계속 노려보며 나지막이 욕설을 내뱉었지만, 손에 든 벽돌을 던질 용기는 없었다.

바닥에는 말라버린 핏자국이 있었다. 핏자국은 골목 전투에서 무너진 벽을 지나 녹슨 생산 라인까지 이어졌다.

그 자국의 끝에는 '똑똑이'가 생기를 잃은 채 누워있었고, 품에는 망가진 수신기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 있던 끔찍한 상처에서 새빨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 연약한 뱀파이어가 런디니움에서 죽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 그녀가 왜 죽었는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겠지만, 그 누구도 그 죽음을 더럽힐 순 없다.

엔텔레키아

피가 아직 마르지 않았어…… 누군가가 너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줬구나.

엔텔레키아

생명의 아츠…… 이런 작은 아츠를 남길 수 있는 건 살아있는 사람뿐이야……

엔텔레키아

노블, 너의 자비는…… 겨우 이 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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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찾아왔구나, 엔텔레키아.”

손끝에 피가 닿자 눈앞에는 정보들이 떠올랐다. 엔텔레키아는 피를 통해 세상을 떠난 이의 아직 완전히 흩어지지 않은 의식과 교류했다.

엔텔레키아

……누가 널 죽였지?

“너무 오래 숨어 있었더니 배가 고파서 잠깐 나와서 걸었어. 그때 누군가가 날 공격했고, 난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지혈도 하지 않았어.”

로즈 리버사이드의 '클리너'로서, 그녀는 동료들이 피 웅덩이 속에 쓰러져 있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했다.

그 그림자들은 그녀의 상상 속에서 정보의 해설자 역할을 하며, 이를 토대로 희미한 기억을 맞췄다.

엔텔레키아

빅토리아인인가, 아니면 군사위원회……

“이것 때문에 누군가를 원망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로즈 리버사이드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면, 나같이 연약한 뱀파이어는 내전 때 이미 죽고 없었을 거야.”

“너희들은 나의 눈과 귀가 가장 민첩하다고 말했어. 그래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심지어 용광로에 작은 고장이 생겨도 가장 먼저 내 안전부터 챙겼어.”

“이거면 충분해. 너희를 만나게 돼서 정말 행복해.”

기억은 끊임없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고, 낯익은 모습이 피의 강에서 걸어 나와 그녀들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똑똑이'의 기억이자, 모든 배가 공유하는 기억이었다. 피가 점차 식어가며 세상을 떠난 이의 기억도 서서히 희미해져 갔다.

배들은 좀처럼 이별하지 않지만, 그 어떤 배도 결코 아무런 소리 없이 떠나지 않는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녀들은 각자 시간을 내어 먼저 떠난 자매를 애도한다.

적어도 한때는 그랬다.

엔텔레키아

아니, 안 돼…… 우리가 찾으려던 사람은? 정말 이대로 괜찮겠어?

엔텔레키아

너도 모든 자매를 되찾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그녀는 아무런 정보도 읽을 수 없었고, 피에서도 답을 얻지 못했다.

그때, 그녀의 손가락에 갑자기 단단한 무언가가 닿았다.

“손을 들어. 더는 이 피의 강에 머물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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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당연히 그 결정을 알아보았다.

그것은 그녀 자신의 피이자, 하나의 서약이었으며, 로즈 리버사이드의 시작점이었다.

순수한 결정에는 그 어떤 정보도 없었고, 오직 아츠의 잔열만 남아 있었다.

엔텔레키아

노블…… 왜 하필 지금 이걸 내게 돌려주는 거지?

엔텔레키아

여기까지 왔던 거라면, 왜 또 그렇게 급하게 떠난 거야?

엔텔레키아

이 아이를 구하지 못해서? 아니면 이제 막 끝난 그 전쟁, 지난 몇 년간 일어난 모든 일 때문에?

엔텔레키아

그것도 아니면…… 그냥 작별 인사를 위해서……


켈시

런디니움을 떠나게?

엔텔레키아

원하는 답은 이미 얻었어.

켈시

역시 노블이 런디니움에 왔었군.

켈시

군사위원회의 정보망에도, 우리의 런디니움 내 지하 네트워크에도 그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어. 이게 우리 작전에 희소식은 아니야.

엔텔레키아

그녀는 이 분쟁 때문에 온 게 아니야.

엔텔레키아

“로즈 리버사이드는 바벨과 관련된 일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다.” 이건 내가 세운 규칙이야. 그녀가 규칙을 어길 리 없어.

엔텔레키아

켈시, 그녀는 그냥 전하와 작별하기 위해 왔을지도 몰라…… 아니면 나와 '똑똑이'가 계속 조사하는 걸 막기 위해 왔을지도 모르고……

켈시

엔텔레키아, 노블은 바벨이 무너지기 직전에 갑자기 사라졌어. 애초에 그것부터가 의문투성이야. 게다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가 테레시아의 지시 때문이었는지도 확인할 수 없고.

켈시

그녀의 입장을 확실히 알기 전까지, 그녀가 로도스 아일랜드의 계획을 방해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켈시

설령 나 역시 그녀가 작별 인사 때문에 온 거라고 믿고 있다고 해도 말이지.

엔텔레키아

내가 찾아낼 거야, 켈시. '똑똑이'가 마지막에 남겨둔 단서만으로도 충분해.

엔텔레키아

그녀도 내게 답해야 할 게 하나 있거든.

켈시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엔텔레키아

로도스 아일랜드가 기꺼이 도움을 줄 거라고 말하려는 거 알아.

엔텔레키아

그렇지만 로도스 아일랜드는 바벨과 달라. 난 과거의 일에 로도스 아일랜드가 엮이게 하고 싶지 않아. 전하도 그럴 거라 믿어.

켈시

이름이 달라진다고 우리의 사명은 달라지진 않아, 엔텔레키아.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는 실패할 운명이었던 바벨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 해서 바벨의 이상을 부정하진 않을 거고.

켈시

게다가, 그 당시의 진실은 나 역시 신경 쓰고 있으니까.

엔텔레키아

……호의는 고마워, 훈작.

엔텔레키아

떠도는 배는 결국 정박할 항구가 필요하고, 우리에게 그곳은 카즈델일 수밖에 없어……

엔텔레키아

두카렐이 만들어낸 왕정은 자매들에게는 불쾌함으로 가득한 곳이야. 그 피 웅덩이에서 조만간 또 다른 혐오스러운 존재가 탄생하겠지.

엔텔레키아

어쩌면 내가 다른 배들을 이끌고 또다시 피의 강을 건너, 전하가 직접 세운 도시로 돌아올지도 몰라.

엔텔레키아

왠지 이번 전쟁이 끝난 후의 카즈델은 그때의 바벨보다 우리가 더 필요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켈시

하지만 너희 자매들을 설득하는 건 쉽지 않을 거야. 하물며 여전히 밖에서 떠돌고 있는 그 노블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엔텔레키아

서로 못마땅해하는 이들이 많긴 해도, 난 우리들의 약속을 믿어.

엔텔레키아

훈작, 이 '똑똑이'의 꽃잎을 카즈델로 가져다줘. 그녀의 고향은 그곳이니까.

그녀가 살며시 손가락을 펴자, 손바닥에 반짝이는 핏빛 결정이 드러났다. 그녀는 자매가 혈맥 속에 담은 그리움을 최대한 남기고 싶었다.

켈시

나와 로도스 아일랜드가 약속하겠어.

엔텔레키아

나중에 로도스 아일랜드에 성가신 일이 생기더라도, 날 탓하면 안 돼.

켈시

로도스 아일랜드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약하지 않아, 엔텔레키아.

엔텔레키아

그랬으면 좋겠네. 또 봐, 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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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온기는 절대 사라지지 않아, 그리고 피의 강 역시 우리 배를 삼키지 못할 거야. 이건 우리의 서약이니까.”

“약속할게……”

“난 이별 때문에 슬퍼하겠지, 그래서 사실 난 이별이 적어졌으면 좋겠어. 그래도……”

“……안녕, 엔텔레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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