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나무 그늘 속에 잠들다

다가오는 눈보라

미니 스토리브릿지2024-02-27

우르수스로부터 빙원으로 가는 길이 봉쇄됐다는 소식을 접한 마젤란은 사미를 거쳐 빙원에 들어가려 했고, 국경에 있는 한 고목 아래에서 옛 친구 산탈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여러 사람으로부터 우르수스와 사미의 원한을 알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마젤란, 산탈라

우르수스, 빙원 입구, 라이트 코친스키 관측 보급소


마젤란

후우…… 드디어 도착했네.

기계장치

삐빅, 암호를 말씀하십시오.

마젤란

흠흠…… 컬럼비아비럼컬, 우르수스카우투스도솔레스, 하라쇼!

기계장치

암호 확인 중……

기계장치

확인했습니다. Xорошо, 컬럼비아인.

기계장치

방문자……

기계장치

확인 완료.

기계장치

라인 랩, 넘버 CRL005.

기계장치

(괴상한 어조로) 마마마마마아~ 젤~ 란~

기계장치

라이트 코친스키 관측 보급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마젤란

으음……

마젤란

(노트에 기록한다) “우르수스 경내 W-K 기지 음성 시스템에 경미한 손상……”

마젤란

“……수리가 시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

마젤란

일단 이렇게 적어두고.


마젤란

어디 보자, 마리 선생님 팀이 하나, 둘, 셋…… 생존 물자를 20인분이나 가져갔다고?!

마젤란

열다섯 명인데 스무 명 분량이라니……

마젤란

(노트에 기록한다) “남은 물자는 5%, 열 명이 사용 가능(필자의 분량 제외), 재보급이 필요.”

마젤란

그럼 다른 건……

마젤란

골조…… 손상 없고. 에너지…… 보충할 필요 없고. 생명 유지 장치…… 다행이다, 온도는 문제없네.

마젤란

구급키트에 사용 흔적은 없고. 문과 창문에도 손상은 없네……

마젤란

그럼, 마지막으로……

마젤란

(관측소의 설비를 조작한다)

마젤란

이 루트로 간 게 맞았구나.

마젤란

(관측소에 저장된 통신 기록을 확인한다)

마젤란

정기 보고밖에 없는 걸 보니 별문제는 없었던 것 같은데.

마젤란

……


2개월 전

컬럼비아 트리마운츠, 라인 랩 본부, 과학조사과

마젤란

그럼 나 이제 출발한다. 혹시 부탁할 일 더 있어?

과학조사과 연구원

그게 전부입니다.

과학조사과 연구원

(작은 목소리로) 실은 하나 더 있긴 한데,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는 마세요.

마젤란

응? 응, 알겠어.

과학조사과 연구원

(주위를 둘러보며)

과학조사과 연구원

(작은 목소리로) 마리암 주임님 팀이 빙원에서 실종됐대요.

마젤란

뭐? 마리 선생님이……

마젤란

으브브븝!!

과학조사과 연구원

(작은 목소리로) 쉿, 조용히!

마젤란

읍, 으읍.

과학조사과 연구원

(작은 목소리로) 아무튼, 그렇다네요.

과학조사과 연구원

(작은 목소리로) 이번 탐사는 주임님 팀을 구조하는 게 최우선 목표예요.

과학조사과 연구원

(작은 목소리로) 탐사협회 쪽에서도 이미 구조대를 꾸리긴 했는데, 아시잖아요. 그 사람들, 항상 일 처리가 느리니까요.

과학조사과 연구원

(작은 목소리로) 주임님은…… 당신 손에 달렸어요.

마젤란

(작은 목소리로) 알겠어.


마젤란

(관측소 설비를 조작한다)

마젤란

다른 기지는 이상 없네.

마젤란

그렇다는 건, 아직 함께 있다는 말이겠지.

마젤란

아니면……

마젤란

어라?

마젤란

컬럼비아 기지에서 온 통신?

마젤란

(관측소 설비를 조작한다)

마젤란

(수화기를 집어 든다)

???

여기! % @!#$비아 기지……

???

우리는 %$@&#*%#, ^$@#$…… 필요!

???

좌표……

마젤란

마리 선생님이 직접 보낸 통신이네. 그렇다는 건 선생님이 아직 거기 있다는 거겠지!

마젤란

하지만 통신이 여기 전달되기까진 시간이 꽤 걸릴 텐데……

마젤란

……

마젤란

(자기 뺨을 두드린다)

마젤란

급한 일부터 하는 거야, 마젤란.

마젤란

(콘솔의 버튼을 누른다)

기계장치

삐빅.

마젤란

CRL005, 마젤란.

기계장치

신원 확인되었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젤란

최근 3개월간 모든 통신의 송수신 기록을 암호화해서 컬럼비아로 보내 줘.

기계장치

확인되었습니다. 전달자 거점으로 암호화 전송을 시작합니다.

마젤란

(콘솔을 닫는다)

마젤란

탐사협회가 세운 기지가 우르수스랑 연동돼서 꽤 편리하네. 빙원으로 가는 길의 허가를 받기도 쉬워졌고……

마젤란

우르수스 전달자가 와서 서류를 확인하는 대로 출발해야겠다.

마젤란

마리 선생님, 부디 무사하시길. 제가 곧 구하러 갈게요.

마젤란

어, 벌써 왔나…… 잠시만!

마젤란

안녕.

???

벤타 마젤란 씨.

마젤란

이반 씨?

이반

그렇습니다. 언제나처럼, 업무차 왔습니다.

마젤란

금방 열어줄게.


마젤란

안녕, 이반 씨. 일단 들어와서 좀 쉴래?

이반

마젤란 씨, 규칙은 당신도 알 텐데요. 제가 앞으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컬럼비아인들이 우릴 귀찮게 할 거란 걸요.

마젤란

서로 입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잖아.

이반

그쪽의 기계장치들이 워낙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지라.

마젤란

아직 그 정도로 스마트한 시스템은 아니야, 하하.

이반

컬럼비아인을 상대할 때엔, 아무래도 조심하는 편이……

이반

물론, 당신은 그럴 분이 아니라는 건 압니다. 하지만 만일을 위해, 부디 제가 마젤란 씨의 초대를 사양하는 걸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반

그럼, 서류를 부탁합니다.

마젤란

잠시만.

마젤란

다 여기 있어.

이반

음…… 입국 허가…… 탐사 허가…… 탐험 경로 확인서…… 지도 제작 의뢰……

이반

좋습니다, 마젤란 씨. 서류는 문제없습니다.

마젤란

후우……

이반

하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소식이 있습니다……

이반

올해의 빙원 탐사는 전부 취소되었습니다.

마젤란

그, 하지만, 서류는 분명 모두……

이반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건 아니잖습니까. 부디 저희의 고충도 이해해 주시길.

마젤란

그렇지만 빙원에 꼭 들어가야 하는 급한 일이 있어. 제, 제발 어떻게 안 될까?

이반

괜찮다면, 그게 어떤 일인지 제게 들려줄 수 있겠습니까? 같이 방법을 찾아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마젤란

진짜?!

이반

네.

마젤란

실은 우리 쪽 탐사대가 빙원에서 실종됐어. 어떻게든 탐사대를 찾아내야 해. 적어도 그쪽 상황은 확인해야 하니까.

마젤란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라 원하는 조건이 있다면, 바로 내게 알려줘. 허락만 해준다면 무엇이든 약속할게.

이반

이럴 땐 무모하게 혼자서 나서기보다는, 외교적인 경로를 통해 저희 구조대를 기다리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마젤란

알아, 나도 알아. 하지만 정부 쪽 구조대는 항상 준비하는 데 시간이 엄청 걸리잖아, 안 그래?

마젤란

나도 탐험가라서 빙원 상황은 나름 익숙해. 하루라도 빨리 찾을 수 있다면, 그 후의 구조 작업도 더 수월해질 거야.

마젤란

게다가……

이반

알겠습니다.

이반

그럼, 혹시 실종자들의 좌표를 알려 줄 수 있겠습니까?

마젤란

어? 그, 그럼. 잠시만.

마젤란

대충 이 위치인 것 같은데.

이반

감사합니다.

이반

(우르수스 방언) 컬럼비아인의 좌표를 입수했습니다. 위치를 보면 북쪽의 사건은 아마 그자들과 관계있는 것 같습니다.

???

(우르수스 방언) 좋아.

이반

(우르수스 방언) 이 아가씨는 어떻게 처리합니까?

???

(우르수스 방언) 컬럼비아의 베테랑 탐험가라고 들었는데, 컬럼비아에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일단 계속 감시하면서 다음 지시를 기다려.

이반

(우르수스 방언) 알겠습니다.

마젤란

저기, 이반 씨……

이반

마젤란 씨, 죄송합니다. 동료들과 확인해 봤는데, 여기서 북쪽으로 넘어가는 건 어려울 것 같군요.

이반

전방에 군의 통제가 걸린 탓에 저도 못 지나갑니다.

마젤란

그런……

이반

하지만 그 대신, 제가 마젤란 씨와 동행하겠습니다. 우르수스 경내라면 어디를 가든 상관없습니다. 우르수스 정부 차원에서 제가 편의를 봐 드리죠.

마젤란

그렇다면……

마젤란

맞다, 사미!

마젤란

사미를 통해 빙원에 들어가는 건 문제 없겠지?

이반

이론상 그렇습니다만……

마젤란

그럼 우선 사미로 가자!

마젤란

나 준비 다 됐으니까, 이반 씨, 지금 출발하자.

이반

(우르수스 방언) 사미를 통해 빙원에 들어가고 싶다는데, 조사 시간은 충분합니까?

???

(우르수스 방언) 마음대로 하게 둬. 신분이 공개된 컬럼비아인의 조사 정도야 금방이니까.

???

(우르수스 방언) 대신, 국경에 도착하면 국경경비대 쪽에서 네 일을 인계받을 거다.

이반

(우르수스 방언) 네.

???

(우르수스 방언) 조심해, '마녀'의 눈에 띄지 말고.

이반

(우르수스 방언) 알겠습니다.

이반

그럼,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시죠, 마젤란 씨.


'병사'

장교님, 여쭤볼 게 있습니다.

'장교'

무슨 문제라도 있나?

'병사'

예, 저희…… 임무에 관해서 말입니다.

'장교'

왜, 군의 명령에 의문이 드나?

'병사'

아, 아닙니다. 저는 그저, 사미인들을 대하는 게……

'장교'

그 짐승들이 불쌍한가?

'병사'

예,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병사'

자, 잘 못 들었습니다?

'장교'

그 동정심은 나도 이해한다.

'장교'

질문 하나만 하지.

'장교'

너, 농장주 집안 아들이랬나?

'병사'

네, 그렇습니다.

'장교'

그럼, 너희 집 땅에선 버든비스트들이 번식하고 수레를 끌면서 네 아버지의 뜻대로 가치를 창조하겠군……

'장교'

만약 네 아버지의 조련이 없었다면, 그 짐승들이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병사'

물론, 아닙니다.

'장교'

그럼 어째서 사미인들은 될 거라고 생각하나?

'병사'

하지만……

'장교'

우르수스인은 히포그리프의 통치를 뒤엎고, 천 년의 시간을 들여 이 땅을 우르수스에게 필요한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장교'

하지만 사미는, 아직도 황량한 숲이야.

'장교'

문명은 사미인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병사'

……

'장교'

적절한 교화를 한다면, 우르수스의 고충을 이해할 사미인도 있게 될 것이다.

'장교'

문명의 불씨를 가져다줬으니, 감지덕지해야 마땅하지 않겠나?

'장교'

그러나 지금 사미인들의 반응은, 굳이 긴말할 필요도 없지.

'병사'

네, 맞습니다.

'장교'

놈들은 문명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약육강식밖에 몰라.

'장교'

그렇다면, 폭력이라는 필요악을 쓰는 수밖에.

'장교'

놈들의 자손이 튼튼한 집에서 살며, 우르수스가 가져온 문명을 누리게 될 때……

'장교'

그때야말로 놈들도 진정으로 이해하겠지.

'병사'

이해했습니다.

'정찰병'

보고드립니다. 전방에서 데몬과 교전 중인 사미인을 발견했습니다.

'장교'

진형을 갖추도록. 캐스터 부대에 오리지늄 아츠를 준비시켜.

정찰병'

예!

'병사'

이건……

'장교'

설령 말을 안 듣는 버든비스트라 해도, 굶주린 맹수에게 산채로 잡아먹히길 바라진 않겠지?

'장교'

전원 준비, 목표는 데몬이다.

'병사'

……예, 알겠습니다!

1주일 후, 사미 우르수스 국경

이반

조금만 더 가면 국경경비대 초소입니다. 거기를 넘어가면 바로 사미죠.

이반

제 동행은 여기까지겠군요.

마젤란

이반 씨가 동행한 덕분에 우르수스인들과 교류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어.

이반

마젤란 씨의 우르수스어도 매우 훌륭합니다. 억양만 아니었다면 더 완벽했을 테죠.

마젤란

그건, 아무래도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고. 헤헤~

마젤란

게다가 아직 배울 것도 많아. 어떨 땐 이반 씨가 하는 말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이반

그건 저희 지방의 사투리입니다. 우르수스인 중에서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많죠.

이반

다음에 왔을 때,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제가 알려 드리겠습니다.

마젤란

진짜? 정말 고마워!

이반

하하, 별거 아닙니다.

이반

그러고 보니, 사미에 대해서는 잘 아십니까?

마젤란

사미를 통해 빙원에 들어가는 루트는 이번이 처음이야.

마젤란

듣기로는 사미를 통과하는 데 필요한 물자가 빙원에 들어가는 거랑 거의 비슷하다던데. 게다가 사미 쪽에는 관측소도 적어 보급이 불편하대.

이반

맞습니다, 야만의 땅이죠.

마젤란

이반 씨는 사미를 별로 안 좋아하나 봐?

이반

우르수스 국경의 초소에는 보통 군대가 주둔하고 있지만, 사미와 우르수스 국경에는 국경경비대가 정기적으로 순찰만 할 뿐, 거점에 주둔하지는 않지요. 왜 그런지 아십니까?

마젤란

우르수스와…… 사미 간에 뭔가 갈등이라도 있나?

이반

갈등? 사미인들은 우르수스의 영토를 침범하고, 우르수스의 병사를 습격했습니다. 그저 자신들의 원시적이고 사악한 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말이죠.

이반

저 앞쪽에 있는 초소는 한때 사미인에게 무단으로 점령당했습니다. 하지만 우르수스는 먼저 놈들을 도와 데몬을 격퇴한 뒤에야 영토를 돌려달라고 항의했죠.

이반

하지만 놈들은 끝까지 물러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우르수스 군인에게 해를 끼치기까지 했죠. 결국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무력으로 몰아냈습니다.

마젤란

그렇구나……

마젤란

(그런…… 건가?)

이반

야만적인 사미인들은 복수를 위해 우리가 '마녀'라고 부르는 원혼을 파견했습니다.

이반

마녀는 초소의 모든 우르수스 병사를 죽였고, 그 뒤로 계속 이 국경 지대에서 떠돌고 있죠.

이반

소수 부대를 만나면 눈보라로 고립시켜 살해하고, 대부대를 만나면 눈보라 속에 숨어 나오질 않습니다.

이반

해치울 수도 없고 쫓아낼 수도 없으니, 그저 답답할 노릇이죠.

이반

결국, 우리는 사미인의 파괴 공작을 막기 위해 정예 소대만 파견해 순찰하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반

마젤란 씨도 사미를 지나갈 때 부디 조심하시길.

이반

놈들은 이방인을 발견하면, 무조건 목을 찢고 피를 들이켜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반

마치 설원의 야수 무리를 상대하듯, 우리는 그저 무력으로 경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반

이해하셨습니까?

마젤란

이, 이해했어.

이반

좋습니다.

이반

바람이 거세지고 있으니, 어서 초소에 들어가서 쉬도록 하죠.

???

......


사미 전사

괴물은 어떻게 됐어?!

사미 샤먼

쫓아냈어, 이젠 안전할 거야.

사미 전사

후우…… 다행이다.

사미 전사

어이, 거기 우르수스 친구! 그쪽은 어때?!

우르수스 장교

이쪽은 피해 없다.

사미 전사

프레이야, 물 남은 거 있어? 우리 우르수스 친구들한테도 좀 나눠 줘.

사미 샤먼

금방 갈게.

사미 전사

하아, 방금은 아슬아슬했어. 너희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 쪽 몇몇 햇병아리는 먼저 조상님을 만나러 갈 뻔했어.

우르수스 장교

신경 쓰지 마. 우리 공통의 적이었으니.

사미 전사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인가?

우르수스 장교

우리는 수행 중인 임무가 있어. 여기는 마침 지나치던 길이고.

사미 전사

너희 우르수스는 왜 이렇게 고지식한지. 방금 데몬이랑 한 판 붙었으면서도 임무는 무슨 임무야. 그쪽 병사들도 많이 지쳤을 텐데.

사미 전사

우리 캠프에 와. 잠깐 쉬면서 발도 녹이고, 육포라도 뜯다가 가도 안 늦어, 친구.

우르수스 장교

그럼…… 신세 좀 질게, 친구.

사미 전사

하하하하, 뭐 대수라고.

사미 전사

프레이야, 물은?!

사미 샤먼

아직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사미 전사

물은 됐다. 캠프에 데리고 가서 잔뜩 주자고!

사미 전사

산탈라!

산탈라

무슨 일?!

사미 전사

주변에 다른 데몬이 없나 다시 확인해 줘. 나는 부상자랑 우리 우르수스 친구들을 데리고 먼저 돌아갈게!

산탈라

알겠어. 확인하고 돌아갈 테니, 나무 밑에 내 자리도 하나 남겨 줘!

사미 전사

그야 물론이지.

사미 전사

다들 일어나, 집에 간다!

우르수스 장교

우르수스 병사들이여.

우르수스 장교

정렬, 전진한다.

마젤란

여기 진짜 초소 맞아? 안에는 엄청 넓은데.

마젤란

게다가 가운데엔 나무까지. 이반 씨, 우르수스 사람들은 건물 가운데에 나무를 심는 풍습이 있는 거야?

이반

저건 사미인들이 심은 겁니다. 이미 말라죽은 지 오래됐지만요.

이반

그래도 제법 튼튼해서 설원에서는 귀중한 벽이 되어줍니다. 벌목해서 장작으로 쓰는 것보다 이대로 세워두는 편이 낫죠.

마젤란

이 일대에는 나무 한 그루 안 보이던데, 어떻게 이런 나무를 설원에 심은 거지?

이반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마젤란

샘플…… 조금만 채집해도 될까?

이반

얼마든지요.

이반

(우르수스 방언) 고목 초소에 도착했습니다. 마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우르수스 방언) 이쪽도 조사를 끝냈다. 별다른 배경은 없지만, 빙원에서 이용할 가치는 있는 것 같다.

???

(우르수스 방언) 국경경비대가 가능한 빨리 그쪽으로 접근할 거다. 그 아가씨를 인계받은 뒤 곧바로 조사대에 넘길 예정이다. 빙원을 잘 아는 가이드가 필요한 모양이더군.

???

(우르수스 방언) 그 후엔 네가 관여할 필요 없다.

이반

(우르수스 방언) 알겠습니다. 우선 비콘을 준비하고 오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이반

(우르수스 방언) 미안하게 됐군, 아가씨.


우르수스 장교

미안하게 됐군, '친구'.

사미 전사

뭐 하는 거야 지금, 무기 내려놔!

우르수스 장교

내 임무는 황제 폐하를 위해 국경 너머를 개척하는 것이다.

사미 전사

뭐?

우르수스 장교

이제부터 여긴 우르수스의 영토다.

사미 전사

아니,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우르수스 장교

내 말이 알아듣기 힘든가, 야만인?

우르수스 장교

여긴 이 일대의 유일한 거주지다. 이곳을 점령하는 것은, 즉 위대한 우르수스가 이 땅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우르수스 장교

이제 이곳은 우르수스 영토이니, 속히 떠나 주길 바란다.

사미 전사

우리가 이 땅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왔는데, 그깟 깃발 하나 꽂는다고 너희들 땅이 된다는 게 말이 돼?!

우르수스 장교

우리가 왔기 때문이다. 이유는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우르수스 장교

흥…… 함께 데몬에 맞서 싸운 정을 봐서 선택지를 주지. 이곳을 떠나던가, 아니면 우르수스의 백성이 되든가.

우르수스 장교

너와 네 부족은 모두 훌륭한 전사이니, 우르수스도 기꺼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

우르수스 장교

물론, 그렇게 되면 너희는 우르수스어를 쓰고 우르수스 옷을 입어야겠지. 가장 중요한 건, 그 끔찍한 이단 신앙을 그만둬야 한다.

사미 전사

네놈!

사미 샤먼

(주문을 읊는다)

우르수스 장교

캐스터, 저 마녀의 입을 다물게 해라.

사미 샤먼

으읍……

사미 전사

프레이야!

우르수스 장교

멍청한 짓은 그만둬라, 저항할 생각도 하지 말고.

사미 전사

……

사미 전사

(사미어) 고목이시여, 부디 지켜봐 주시길……

사미 전사

이야아아아아압!!!

우르수스 장교

내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군, '친구'.

우르수스 장교

전원, 공격 개시.


이반

(우르수스 방언) 여기 있습니다.

???

(우르수스 방언) 국경경비대 쪽의 바람이 심상치 않아. 곧 눈보라가 올 것 같다. 우선 공터에 비콘을 설치해서 부대를 인도하고, 접촉하는 대로 목표를 데리고 함께 떠나도록.

이반

(우르수스 방언) 알겠습니다.

이반

샘플 채집은 끝났습니까?

마젤란

이 나무는 정말 신기해. 생물학적으론 분명 완전히 말라 죽었는데, 왠지 모르게 일부는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단 말이야. 이상하네.

마젤란

잘만 연구한다면 대단한 논문을 발표할 수 있을지도 몰라.

이반

그럼 학계 희소식이 되겠군요.

이반

곧 눈보라가 옵니다. 우선 초소 안으로 몸을 피하시죠.

마젤란

아, 그래.

마젤란

이반 씨는 안 들어가?

이반

저는 눈보라의 규모를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여차하면 부근에 있는 사람에게 구조 요청이라도 해야죠.

마젤란

오, 알았어.

마젤란

그 전에, 이거 마시고 가.

마젤란

방금 물을 좀 끓였는데, 몸이라도 녹여.

이반

괜찮습니다. 금방 돌아올 테니까요.

마젤란

저기, 이반 씨……


마젤란

이반 씨는 밖에서 일하는데, 나 혼자 안에서 몸을 녹이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마젤란

그래도 명색이 탐험가인데, 동료를 이대로 보낼 수는 없잖아?

마젤란

……

마젤란

아무래도……

마젤란

으, 추워……

마젤란

(창밖을 바라본다)

마젤란

아, 내 얼굴……

마젤란

바람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네.

마젤란

이반 씨, 무사해야 할 텐데.

마젤란

……?

마젤란

저건……

마젤란

이반 씨?

마젤란

아니, 아니야. 저건?!


[CG: 40_i01]

폭풍이 눈을 휘감으며 초소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폭풍은 마치 명령이라도 따르듯 일정한 속도로, 그리고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거리로 인해 생긴 착시가 아니라, 눈보라 자체가 누군가의 의지에 따르고 있는 게 확실했다.

승인을 받기 전, 눈보라는 절대 호령하는 자를 앞서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 눈보라 앞에 서서 지팡이를 높이 치켜든 그녀는 서서히 초소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평온하게, 굳건하게, 확실하게.

눈보라가 대지를 집어삼킬 때까지……

어쩌면 현재 사태가 심각할진 몰라도, 변방의 빙원에서 마젤란은 누구보다도 이 광경을 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눈보라 속을 걷는 여자는 바로 빙원에서 마젤란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마젤란

시몬 언니!

그녀의 부름이 저 멀리까지 닿은 순간, 마젤란은 확실히 눈보라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시몬이 마젤란의 눈앞에 왔을 때, 그녀 뒤에서 넘실거리던 눈의 파도는 어느샌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산탈라

안녕, 마젤란.

산탈라

넌 빙원에 탐험하러 간 줄 알았는데, 왜 여기 있어?

마젤란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이 빙원을 탐험하다 실종됐는데, 우르수스는 빙원으로 들어가는 길을 봉쇄해 버렸어요. 어떻게든 빙원에 들어가야 하니까, 이렇게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죠.

마젤란

따뜻한 차 있는데, 마실래요?

산탈라

고마워.

산탈라

호로록…… 호로록……

산탈라

후우……

산탈라

그래서, 너는 사미를 통해 빙원으로 가려는 거구나.

마젤란

아, 그러고 보니 시몬 언니도 사미인이었죠?

산탈라

맞아.

마젤란

그렇다면……

산탈라

이렇게 만났는데 당연히 도와야지.

마젤란

에헤헤~

마젤란

그럼, 이반 씨가 돌아오는 대로 작별 인사만 하고 바로 출발해요.

마젤란

사미는 아직도 원시적이고 많이 무섭다고 듣긴 했지만……

산탈라

그…… 우르수스 전달자가 네게 그렇게 말했니?

마젤란

네. 그리고 이 근처에 마녀가 출몰하는데, 다짜고짜 사람을 습격하니 조심하라 했죠.

산탈라

우르수스 사람들은 다 그런 사람이야.

산탈라

네가 보기엔, 그 마녀는 어떤 사람일 것 같니?

마젤란

아무래도…… 조금 불쌍한 것 같아요. 이 나무처럼요.

마젤란

하아. 이반 씨는 사미를 굉장히 싫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마젤란

그 사람이 한 표현은 그럴듯하게 들리긴 했지만요.

산탈라

우리 사미인도 마찬가지로 우르수스를 싫어해.

마젤란

어째서요? 오해가 있다면 다 같이 대화로 풀면 안 되나요?

산탈라

왜냐하면 그자들로서는 정복이 이해보다 더 효율적이니까. 그자들의 눈에는 성가신 마녀밖에 없지만, 우리 수없이 많은 사미인들은 그자들에게……

산탈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 전달자 친구는 어디로 갔니?

마젤란

북쪽이에요, 폭풍이 오는 방향.

산탈라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가서 도와주고 올게.

마젤란

아무래도 내가 같이 가는 게……

산탈라

마젤란, 여기서 기다려.

산탈라

여기 있는 게 더 안전해.

마젤란

아, 알았어요……

마젤란

조심해요, 시몬 언니.

마젤란

그리고, 마녀, 그 마녀도 조심하고.

산탈라

후훗, 그 마녀가 나타나면 바로 도망칠게.

산탈라

이따가 다시 차를 끓여줘, 마젤란.

마젤란

또 나 혼자만 남았네……

마젤란

이반 씨랑 시몬 언니가 만나면, 정말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마젤란

하아……

마젤란

나무 씨, 나무 씨는 어떻게 생각해?

오래된 고목은 침묵으로 대답했다.

마젤란

역시 난 이해가 안 돼. 분명 함께 적과 맞서 싸울 수 있는데, 왜 다른 이유로 충돌해야 하는 걸까?

마젤란

협력이…… 항상 옳은 건 아닌 걸까?

유구한 고목은 한동안 생각하더니, 마른 가지를 부딪치는 것으로 대답했다.

마젤란

그럼, 나무 씨는? 나무 씨도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해서 홀로 이 설원에 온 거야?

곧게 선 고목은 대답하기 난감했는지, 다시 침묵을 선택했다.

마젤란

네 말이 맞아…… 이건 바보 같은 질문이었어……

마젤란

하지만, 가능하다면, 나는 역시……

???

돌아왔어.

마젤란

시몬 언니?

마젤란

자, 따뜻한 차.

산탈라

고마워.

마젤란

이반 씨는?

산탈라

네가 말했던 방향으로 찾아봤는데, 전달자는 보이지 않았어.

산탈라

북방의 눈보라가 코앞이야.

산탈라

어쩌면 이미 구조 요청을 보냈고, 우르수스 국경경비대와 합류해서 바로 대피했을지도 모르지.

산탈라

우르수스의 초소는 튼튼하지 않아. 이 정도 규모의 눈보라면 건물 자체가 짓눌려 무너질지도 몰라.

산탈라

우리도 슬슬……

마젤란

……

마젤란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안 될까요? 이반 씨는 베테랑 전달자예요. 서로 안 지도 오래됐고요. 이 정도 눈보라에도 끄떡없을걸요.

산탈라

그렇다면 뭐,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산탈라

난 고목에 무사함을 전하고 올게.

마젤란

고목이라…… 시몬 언니, 언니는 이 일대에 살아요?

산탈라

내 예전의 직무가 바로 이 고목을 지키는 거였어.

산탈라

이 나무는 죽음을 뛰어넘었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는 못했지.

산탈라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일시적인 호의 때문이었어.

산탈라

베푼 건 호의인데 돌려받은 건 악의…… 이 대지는 항상 이렇지.

마젤란

……

마젤란

그래서, 마녀가…… 여길 떠도는 거구나……

산탈라

그럴지도.

산탈라

슬슬 출발해야 해. 더 늦으면 여기에 갇혀버릴 수도 있어.

산탈라

뭐 하고 있어?

마젤란

바람이 안 닿는 곳을 찾아 이반 씨에게 표식이라도 남겨두려고요.

마젤란

적어도 내가 무사히 떠났다는 걸 알려야죠.

마젤란

어…… 이 정도면 되겠다.

마젤란

이만 갈게, 이반 씨.

마젤란

또 봐.

산탈라

가자, 마젤란.


마젤란

시몬 언니랑 함께 있으면 눈보라마저도 온순해지네요.

산탈라

오리지늄 아츠를 조금 쓸 줄 아는 것뿐이야.

마젤란

음…… 언니 어깨의 그 통신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산탈라

이거? 우르수스인한테서 산 건데, 꽤 잘 쓰고 있어.

산탈라

필요해?

마젤란

에이, 괜찮아요. 컬럼비아 통신기가 우르수스 것보다 더 좋은걸요.

마젤란

앗…… 시몬 언니?

마젤란

저기…… 사과하고 싶은 게 있는데……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산탈라

뭘까?

마젤란

어, 그게, 방금 초소에 있을 때, 너무 신이 난 바람에 나무 씨 몸에서 샘플을 조금 채집했어요.

산탈라

고목에 상처를 준 거야?

마젤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원래는 구멍을 뚫어 샘플을 채취할까 했는데, 만지는 순간 나무 씨가 나무껍질을 두 조각 떨궈주더라고요.

마젤란

그러니까, 난 정말로……

산탈라

나무껍질?

마젤란

네, 그러니까 화내지 마요. 대신 나무를 훼손하지는 않았어요.

산탈라

그 나무껍질…… 잠깐 볼 수 있을까?

마젤란

네? 어, 여기.

산탈라

(두 나무껍질을 맞붙여 본다)

산탈라

(지티아……)

산탈라

(헤일리르?)

산탈라

(……)

산탈라

(고마워.)

마젤란

시몬 언니, 왜 그래요?

산탈라

아무것도 아니야……

산탈라

이 나무껍질은 네가 가져도 돼. 고목도 널 탓하진 않을 테니까.

마젤란

그렇구나.

마젤란

고마워, 나무 씨.

산탈라

그래, 고목을 기리자.

산탈라

눈보라가 다가오고 있어. 서둘러 밤을 보낼 곳을 찾아야 해.

산탈라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