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비욘드 히어

더 나은 자신을 위해

미니 스토리브릿지2021-07-06

임무 도중 이베리아에 대한 여러 소문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우타게와 미르, 그리고 빈스토크. 어쩌면 소문과는 반대로 실제 이베리아는 뭇사람들의 상상과는 전혀 다를지도 모르겠다……

등장 오퍼레이터: 미르, 우타게, 빈스토크


미르

우타게 씨, 빈스토크 씨, 정말 고마워요. 약초를 찾는 일을 도와주셔서요.

미르

저 혼자였다면 분명 이렇게 순조롭지 못했을 거예요……

우타게

에이, 뭘. 나도 이런 외근 임무는 드물어서 신선하고 좋았어.

우타게

그리고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말고, 그냥 우타게라고 불러. 여자들끼리 외출하는 거면 좀 더 살갑게 해, 밖에서도 즐거운 게 좋잖아.

우타게

우린 이미 친구 아니야?

미르

아, 그, 그런가요?! 친구…… 하지만 저는……

미르

저는…… 유행도 전혀 모르고, 말주변도 별로 없는데…… 그래도 정말 우타게 씨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우타게

뭐래. 될 수 있고 없고가 어딨어? 내 연락처에 등록되어 있고, 불러내서 같이 쇼핑 나갈 수 있으면 모두 친구지.

우타게

봐, 나도 미르를 추가했잖아.

미르

굉장해요! 우타게…… 는 정말 많은 사람을 알고 계시네요!

미르

어라, 이 그룹은 뭔가요?

우타게

아, 이건 점심시간 네일 그룹이라고, 아마 내 연락처에서 가장 인원이 많은 그룹일걸?

미르

아아……

미르

이건요?

우타게

이건 공동구매 쿠폰 공유 그룹.

미르

그럼, 이건……

우타게

그건 '활동은 안 해도 돈은 내고픈' 그룹! 하하,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소중히 여길 만한 좋은 친구들이지.

미르

……

미르

(만약 이 그룹으로 분류된다면…… 아마…… 울어버릴지도……)

미르

(……하지만 그럴 리가 없겠지?)

???

어, 그거 괜찮겠다. 그 그룹의 좋은 친구들, 나한테도 소개 좀 해줘!

미르

아! 빈스토크 씨, 돌아오셨네요!

빈스토크

오래 기다렸지~

빈스토크

오는 길이 좀 험해서, 시간이 좀 걸렸지 뭐야.

빈스토크

그나저나 우타게 너, 미르랑 나는 어느 그룹에 넣었어? 그 좋은 친구 그룹은 아니지?

우타게

안심해. 넌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니까.

우타게

넌 '다음엔 내가 살게' 그룹, 미르는 '의료부' 그룹이야.

빈스토크

하아? 잠깐만. 그게 무슨 뜻이야? 내가 산 적도 꽤 있잖아!

빈스토크

게다가, 어째서 미르가 속한 그룹의 이름만 그렇게 소박한 건데?

미르

아하하…… 전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우타게

내 병을 치료해 주고 있는데, 적어도 조금의 존경심은 갖춰야지.

우타게

(작은 목소리로) 거기다 의사의 기분을 함부로 상하게 하려는 사람이 어딨어? 내가 바보도 아니고.

우타게

자자~ 이런 사소한 일에는 신경 끄고, 방금 주변 조사하고 왔지? 어때, 주변에 아직 우리가 찾는 약초가 더 있어?

우타게

만약 더 없으면 슬슬 철수해도 되지 않을까? 이미 꽤 많이 채집했으니까 말이야.

빈스토크

헤헷, 안 그래도 마침 그 얘기를 꺼내려던 참이었어! 그룹에 관한 얘기는 나중에 천천히 다시 들을 테니까……

빈스토크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실히 수확은 있어.

빈스토크

아까 판판이랑 다른 애들한테 나눠서 찾게 했거든. 여기서 조금만 더 북쪽으로 가면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녹지가 나오더라고.

우타게

판판은 네가 기르는 애완동물이지? 능력 좋네.

빈스토크

그거야 당연하지! 헤헤, 이런 사소한 일쯤은, 내 꼬마 친구들에게는 일도 아니라구.

미르

여기서 북쪽이라…… 온도나 햇빛, 지형 등으로 봐도, 확실히 약초가 나기에 적합하네요!

미르

잘됐어요. 그럼 우리 어서 가봐요!

빈스토크

어어, 잠깐, 끝까지 들어!

빈스토크

음…… 보급받은 지도가, 어딨더라…… 여깄다! 이거 봐봐.

빈스토크

우리의 현재 위치가 내가 빨간 점으로 표시해놓은 여기거든? 그리고 그 녹지는 아마 대충 여기쯤, 여기야.

미르

아, 여기는……

우타게

응? 어디 봐봐.

우타게

으아, 우리가 벌써 함선에서 이렇게나 멀리 왔단 말이야? 앞쪽에 쓰여 있는 건…… 이베…… 쳇, 글씨가 너무 작잖아. 이베리아인가?

빈스토크

이베리아라……

빈스토크

그쪽의 이동도시는 색이 변하기도 하고, 지나간 곳에서는 풀 한 포기조차 나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었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우타게

설마? 거짓말이겠지?

미르

만약 오리지늄 에너지 기술 문제로 인한 오염이라면, 토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요.

미르

하지만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다니…… 그건 너무 과장된 거 아닐까요?

빈스토크

무슨 소리야, 이건 과장 축에 끼지도 못해. 이베리아의 도시는 모두 변형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구!

빈스토크

도시의 땅이 떠올라 하나로 합쳐져서, 손도 발도 없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괴물로 변한다지 뭐야!

미르

괴, 괴물로 변한다고요?!

미르

그건, 제가 들은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은데요……

우타게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지금은 계속 나아갈지 말지 결정하는 자리 아니었어?

우타게

아니면, 이베리아의 유언비어를 즐기는 시간이라도 된 거야? 음…… 그것도 나쁘진 않네.

우타게

어차피 여기에 자신이 이베리아를 잘 안다고 말할 만한 사람은 없지? 그럼 차라리 각자 자신이 아는 것들을 얘기해 보자구. 참고가 될 수도 있잖아?

빈스토크

음…… 그것도 그러네. 어차피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니까.

빈스토크

난 이미 말했으니까, 다음! 미르 네 차례야!

미르

네? 저도요?

우타게

당연하지~

미르

아, 알겠어요…… 하지만, 별로 참고할 만한 가치는 없을지도 몰라요……

미르

저어, 듣기로는, 이베리아에는 여러 유령 도시가 있다고 하는데요……

빈스토크

(작은 목소리로) 아아…… 내가 말하려는 거랑 비슷하잖아……

우타게

(작은 목소리로) 됐으니까 조용히 들어.

미르

소문에 따르면, 길을 잃은 사람들이 이런 유령 도시에 잘못 들어오곤 한대요. 그 도시는 춥고 으스스하고, 땅에는 온통 푸른 돌이 깔려있고, 성당에는 아무도 없대요.

미르

그런데…… 자세히 보면, 도시의 건물은 텅 비어있긴 해도 온통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고, 광장에는 조각상이 가득 놓여 있는데 전부 순금으로 만들어졌대요.

빈스토크

보석! 황금!

빈스토크

어라, 이거 어째 황금성 이야기랑 비슷한데? 우리 아빠가 그 노래를 불러주곤 해서, 어릴 때 엄청 동경했었는데!

빈스토크

정말 그런 도시가 있다면 좋겠다. 보석과 황금으로 가득 찬 곳이라…… 한 번쯤 직접 보고 싶은걸.

미르

아하하…… 그래도 전 그런 걸 볼 기회는 없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미르

소문에 따르면 유령 도시에선, 매일 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성당에서 기도를 한대요. 누군가가 귓가에 한숨짓는 소리도 들린다고 하고요!

미르

게다가 실수로 그 도시에 들어가 버린 사람은, 몸이 서서히 굳어지고 움직임도 서서히 느려져서,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되어 버린대요. 말도 점점 느려지고, 생각마저 점차 할 수 없게요……

우타게

으아. 그건 너무 가혹한걸.

미르

마지막엔 온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소리를 낼 수도, 생각할 수도 없게 된대요…… 마치 거리에 있는 황금 조각상처럼요. 으, 사실 그 조각상들은 원래 살아있는 사람이었던 거죠!

빈스토크

……괴, 굉장히 무섭겠네!

빈스토크

거, 거짓말이지? 어떻게 그런 일이 있겠어…… 내가 말한 것보다 더 말도 안 되잖아.

우타게

당연히 거짓말이겠지. 이야기는 재밌지만, 만약 정말 아무도 살아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면, 누가 이런 소문을 낼 수 있겠어?

미르

그러네요……

미르

그래서 말했잖아요. 참고할 만한 가치는 없을 거라고.

미르

이건 전부 예전에 하모니아랑 이곳저곳을 탐험할 때 들은 이야기라서…… 믿을 만한 정보가 못 돼요.

미르

아, 사실은…… 로도스 아일랜드에 들어오기 전에, 친구와 여러 장소를 탐험하러 다니곤 했어요. 위험한 곳일수록 희귀한 약초가 발견되곤 하거든요.

우타게

오, 미르 네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 난 네가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약이나 배합하는 타입인 줄……

빈스토크

그리고 간도 작을 거라고 말이지……

미르

그, 그렇지 않아요……

우타게

이번엔 내 차롄가?

우타게

방금 생각해 봤는데, 정말 그런 소문을 들어본 것도 같아……

미르

네에?! 이거 아직 계속되는 건가요?!

빈스토크

넌 이런 것엔 별로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우타게

그냥 말해보는 것뿐이야.

우타게

음, 이베리아에 특별한 축제가 있다는 거 알아? 이건 소문도 뭣도 아니고, 실제로 존재하는 축제야. 책에서 본 적 있어.

우타게

엄청 떠들썩한 축제라서, 예전에는 관광객들도 많이 구경하러 왔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이제는 그런 소식이 들리지 않은 지 꽤 오래돼서, 이 축제가 이미 폐지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

우타게

하지만…… 소문에 의하면 말이지……

빈스토크

소, 소문이 뭐? 너, 너 그런 말투로 말하지 마. 소름 돋는다구……

미르

확실히 조금……

우타게

알겠어, 분위기 안 잡고 바로 얘기할게.

우타게

사실 별 건 아냐. 소문에 따르면 사실 축제는 폐지되지 않았대. 다만 참가자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닐 뿐이지.

우타게

그날이 되면, 무덤에서 기어 나온 각양각색의 시체들이 온 거리에 모여서 축제를 즐긴대. 그래서 그날은 사람들이 무조건 집 문을 걸어 잠그고, 절대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고……

빈스토크

만약에 나오면 어떻게 되는데?

우타게

그건 나도 몰라. 여러 가지 설이 있거든.

우타게

밖에 나오면 잡아먹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무슨 귀신의 저주에 씌어서 교외의 숲에 가서 목을 맨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

우타게

어찌 됐든 좋은 결말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우타게

자, 내 이야긴 끝.

우타게

어때, 더 들을래?

우타게

어라, 표정이 굳어버렸네. 설마…… 무서운 건 아니지?

빈스토크

그, 그럴 리가! 무섭기는 뭐가……

우타게

그래, 그래. 안 무섭구나. 그럼 계속 얘기한다?

빈스토크

으윽……

미르

하하……

미르

(우타게 씨, 완전 신난 표정이네.)

미르

(하아……)

미르

저기, 저희 말인데요…… 주제를 너무 벗어나지 않았나요?

빈스토크

……맞아!

미르

본론을 잊어서는 안 된다구요……

미르

이런 이상한 소문들이, 별로 참고가 될 것 같지도 않고요.

미르

그저……

우타게

그저 들으면 오싹하기만 할 뿐이다, 이렇게 말하려는 거지?

우타게

아마 그 지역 전체가 봉쇄되어 버리는 바람에, 계속 이런 소문들이 점점 과장되어 퍼지는 거겠지.

우타게

자, 그럼 우리, 북쪽으로 가는 거야?

빈스토크

약초는 이미 충분히 채집했지 않았어? 그럼…… 어……

빈스토크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미르

음……

우타게

음? 미르, 왜 그래? 갑자기 멍해지고?

미르

아,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미르

단지 조금 신경이 쓰여서요……

미르

이렇게 무시무시한 소문이 잔뜩 떠도는 이베리아는…… 대체 어떤 곳일까요?


장난스러운 아이

거기 서, 이 자식아! 도망치지 마!

깡마른 아이

……

장난스러운 아이

호세, 내 말 무시하지 마! 거기 서, 도망치지 말라고!

호세

아!

호세

으……

장난스러운 아이

너…… 야, 울긴 뭘 울어. 네가 혼자 넘어진 거잖아. 난 건드리지도 않았다고!

장난스러운 아이

어서 일어나! 잔꾀 부리지 말고…… 이게 다 너가 반 선생님께 내 험담을 해서, 날 혼나게 만든 탓이라구!

호세

난 안 그랬어. 난 거짓말 안 했어!

호세

난 봤거든! 앤소니오, 바로 네가 미리사 아줌마가 책상에 놓은 지갑을 훔쳤잖아……

앤소니오

하, 아직도 그런 말을 해?! 이 고자질쟁이 겁쟁이가!

호세

난…… 아냐! 겁쟁이가 아니라구!

???

흐음, 여러분, 그만하십시오.

???

순간의 분노는 실수를 초래합니다. 감정에 이성을 맡겨선 안 됩니다. 자, 일어나세요.

앤소니오

누가 쓸데없이 끼어드는 거야?!

앤소니오

으윽……!

앤소니오

너…… 아니, 당신은……

호세

저, 감사합니다 어르신…… 괜찮아요. 잡아주지 않으셔도, 제가 일어날 수 있어요.

호세

제 몸엔 진흙이 묻어 있는걸요. 손을 더럽히지 마세요……

???

아아, 배려해줘서 고맙군요.

???

하지만 그럴 필요 없습니다. 진흙이 더럽다고 누가 그랬나요? 우리가 입는 것도 먹는 것도, 모두 흙에서 자란답니다.

???

제 손을 잡고, 일어나세요…… 자, 옳지.

앤소니오

어르신은, 도시에서 온 높으신 분이죠?

???

저를 아십니까?

앤소니오

마을에 소문이 쫙 퍼졌는걸요. 오늘 도시에서 높으신 분이 찾아와서, 마을에 연…… 뭐더라……

앤소니오

연설, 맞아, 연설한댔어요!

앤소니오

어르신이 바로 연설하러 온 사람이죠?

???

맞습니다. 당신은 눈썰미가 예리한 분이군요.

???

저는 여러분에게 우리의 고귀하고 숭고한 율법을 전파하라는 임무를 맡고 왔습니다……

호세

그럼 당신은 교회의 선교사님이신가요?!

선교사

네. 맞습니다.

앤소니오

그럼 교회의 그 율법이랑, 라테라노의 이야기를 해주실 건가요?

선교사

그렇죠. 하지만, 여러분, 저는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겁니다.

선교사

우리의 율법은 우리에게 숭고한 법은 견고하고 굳건하며, 우리는 이를 믿고, 준수하고, 존경해야 마땅하다고 가르칩니다. 맞는 말이죠. 물론 맞지만…… 아무래도 조금 거리감이 있습니다.

선교사

저 역시 일개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므로, 견문이 다른 이에 비해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주변의 기릴 만한 자들의 이야기를 해주려고 합니다. 저는 우리와 법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이곳에 온 것입니다.

앤소니오

어르신, 그게…… 무슨 소리예요? 너무 어려워서 하나도 모르겠어요.

앤소니오

앗, 선교사님, 어디 가세요? 촌장님 댁에 가시는 거면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선교사

고맙군요.

선교사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답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뭘 들었느냐입니다.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선교사

이쪽인가요? 아, 여기 꽃을 밟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무럭무럭 자랄 수 있게 말입니다.

호세

자, 잠시만요……

호세

선교사님!

선교사

네?

선교사

무슨 일이죠?

호세

……

호세

혹시…… 아까, 다 들으셨나요……

앤소니오

……

호세

다 보셨나요?

호세

방금 제가 말한 거, 그 일에 대해서, 전부, 들으셨나요?

선교사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선교사

당신이 넘어졌을 때부터, 거의 모든 것을 똑똑히 들었습니다.

앤소니오

어, 어르신, 저, 저는……

호세

어르신! 그런 게 아니에요. 제가 헛소리 한 거니까 믿지 마세요!

호세

전부 제 거짓말이었어요. 그러니까 믿지 마세요!

앤소니오

……

선교사

당신은 정말 자신이 헛소리했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까?

호세

저는……

호세

앤소니오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그저……

호세

……

호세

……맞아요! 제, 제가 헛소리를 했어요! 잘못 본 거예요…… 맞아요, 제가 잘못 본 거예요! 앤소니오는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어요, 어르신! 제가 잘못 본 거예요. 그러니까 잡아가지 마세요!

앤소니오

호세!

앤소니오

호세, 너…… 그만해!

선교사

……

호세

거, 거짓말이 나쁘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는 앤소니오를 질투했어요. 분명 제가 녀석보다 성적은 훨씬 좋은데, 저는 밥도 배불리 먹을 수 없고, 곧 공부도 할 수 없게 되니까, 녀석이 질투 났어요!

호세

도둑질하면 붙잡혀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이웃집 휴고 형도 시내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잡혀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호세

그래서 저는 비열하게도 녀석을 선생님께 일러바쳐, 녀석을 모함하려던 거예요! 다 제 잘못이에요!

호세

잘못했어요. 잡아가려면 절 잡아가세요! 흑흑, 제발 앤소니오는 잡아가지 마세요……

선교사

……“남을 속이지 말되,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속이지 말지어다.”

앤소니오

무슨 헛소리야! 누가 언제 너한테 이래 달랬냐!

앤소니오

저예요! 선교사님, 어차피 다 들으셨다니, 사실 제가 돈을 훔쳤어요……!

호세

앤소니오!

앤소니오

됐어, 호세. 더 이상…… 나를 위한 거짓말은 그만해.

앤소니오

넌 그런 놈이 아니잖아! 저번에 페드로 녀석이 네 다리를 부러뜨렸을 때도, 녀석을 위해 거짓 증언을 하진 않았을 거 아냐?!

호세

……나는……

선교사

거짓말이란……

선교사

단순한 거짓말은 사람을 망치는 비열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마음에서 나온 거짓말은 사람을 성장시키죠.

선교사

계속 말해 보세요.

앤소니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어요!

앤소니오

제가 미리사 아줌마의 돈을 훔쳤어요. 나중에 다시 갚을 거예요! 이미 마을에서 일자리도 구했고, 임금도 나쁘지 않거든요!

앤소니오

훔친 건 잘못했으니까, 사과하러 갈게요.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돈을 갚을 수 있어요.

호세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 그런 짓을 했어?

앤소니오

……

앤소니오

……학비……

호세

뭐?

앤소니오

너, 너 계속 공부하고 싶어 했잖아?! 네가 다른 사람보다 공부를 훨씬 잘한다는 거 알고 있어. 단지 돈이 조금 모자를 뿐……

앤소니오

윽……

호세

……

앤소니오

쳇, 방금 한 말은 취소야! 내가 뭘 하든 네가 뭔 상관이야? 너랑은 관계없어!

앤소니오

이렇게 된 거예요. 제가 마음대로 훔쳤고, 제대로 갚을 생각이었지만, 그쪽한테 들켰으니 내 운이 나빴던 셈이죠! 어떻게 처벌하든 다 받겠어요.

앤소니오

선교사님, 절 잡아가실 건가요? 그럼 절 데려가세요!

호세

앤소니오……

선교사

조급해하면 안 됩니다.

선교사

당신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죠? 그럼, 이 자리에서 참회하겠습니까?

호세

그, 그렇지! 참회!

호세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받으면 더 이상 벌 받지 않아도 돼……

호세

선교사님, 부디 그를 용서해 주세요. 제발 앤소니오를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 앞으론 착한 사람이 될게요!

앤소니오

전…… 율법에는 도둑질도 속임수도 안 된다고 했죠. 저는 잘못을 저질렀어요.

앤소니오

……하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이런 방법밖엔 떠오르지 않았으니까요. 설사 벌을 받게 되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거예요.

앤소니오

선교사님, 후회하지 않는 사람도 참회해도 되나요?

선교사

그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렸답니다.

선교사

우리 모두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 세상에 잘못을 범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선교사

하지만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참회만 하면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대체 누가 다른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앤소니오

……이해가 안 돼요……

앤소니오

설마 제가 저지른 게 나쁜 일이 아니기라도 한가요? 잘못을 저질러놓고 참회조차 않다니, 저는 정말 나쁜 놈이에요……

선교사

한순간의 작은 잘못으로 그 사람은 완전히 악인이 되는 걸까요?

선교사

아니면, 악의를 품고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그에 합당한 벌을 받으면, 악의가 전부 사라지고 죄인이 더 이상 죄인이 아니게 되는 걸까요?

호세

그건…… 아니에요……

선교사

앤소니오는 분명 타인의 재산을 훔쳤고, 계율을 위반했습니다. 그리고 당신, 호세 역시 그를 감싸기 위해 제게 거짓말을 했지요. 이 또한 계율에 어긋나는 짓입니다.

선교사

그럼 당신은, 당신을 위해 도둑질 한 그를 악인이라고 생각합니까?

선교사

또한, 거짓말 역시 교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그럼 당신은 자신이 악인이라고 생각합니까?

호세

저는……

호세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분명 잘못을 저질렀어요! 앤소니오도 마찬가지고요. 참회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용서를 받을 수 있겠어요?

호세

설마 악행을 용인할 수 있단 말씀이세요?

선교사

물론 아니랍니다, 호세. 그건 아니죠.

선교사

우리의 법률은 우리 생활의 규범이 되어, 악을 징벌하고 우리를 선으로 향하게 해준답니다. 법률 아래, 용인할 수 있는 악행이란 없습니다.

선교사

그중 율법이 주는 것은 징벌이죠. 그것에는 잘못을 저지른 죄인을 처벌할 힘이 있답니다.

선교사

반면 선으로 향하게 해주는 것은 징벌이 아니랍니다.

앤소니오

그럼 뭔데요?

앤소니오

아빠는 방망이와 빗자루라고 했어요.

호세

책에서는…… 잘못을 뉘우치는 일이라고 했어요. 먼저 잘못을 뉘우치고, 인정하고, 그러고 나서 잘못을 고치는 거라고……

선교사

어느 것도 틀린 것이 아닙니다.

선교사

당신들은 잘못을 알고, 우정을 알며,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아주 좋은 일이지요.

선교사

하지만…… 잘못을 지적하려면, 먼저 올바름을 보여야 하는 법입니다.

선교사

앤소니오, 먼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불어보세요.

선교사

자신의 마음에 물어보는 겁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무엇이 우리에게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는지 말입니다.

선교사

앤소니오, 어째서 도둑질을 하게 되었습니까?

앤소니오

왜냐하면…… 저는 어른보다 힘이 약하니까, 저를 고용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도저히 돈을 모을 수가 없었어요.

호세

아니에요! 앤소니오는 저를 위해서…… 다 제가 능력이 없기 때문이에요. 으……

앤소니오

그런 거 아니라니까! 울지 마!

앤소니오

……알았어요, 선교사님. 만약 제게 조금 더 능력이 있었다면, 좀 더 빨리 일자리를 구해서 돈을 벌 수 있었을 테고, 그럼 이런 일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호세

저도…… 제가 조금 더 강했더라면, 저도 일해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을 거예요……

선교사

당신들은 벌써 문제의 본질을 알게 되었군요. 정말 기쁩니다.

선교사

우리의 심신은 가끔 나약해져서, 설령 좋은 취지를 가졌더라도 이를 이루기 위해 부당한 수단을 쓰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있답니다. 우리의 수많은 동포들도 이런 이유로 잘못을 범했던 적 있습니다. 안타까울 따름이죠.

선교사

하지만…… 당연하게도, 우리는 이러한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답니다. 우리의 율법은 라테라노에서 비롯되고, 훌륭한 선조들에 의해 전파되어, 우리가 밟은 이 땅에서 끊임없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선교사

그것은 우리를 백 년 전 재앙으로 인한 암울한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또 우리가 자신의 나약함을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선교사

저는 우리의 신도들이 율법을 속박으로 여기기보다, 그 안에 든 가장 순수한 부분을 보기 바란답니다.

앤소니오

그게 무슨…… 너무 심오해요, 선교사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교사

신앙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당신들은 이미 잘하고 있습니다.

선교사

우리가 단결하고, 선을 따르며,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율법이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고, 애초부터 우리 마음속에 있던 선을 마주 보고, 그것의 본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선교사

이것이야말로 제가 당신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선교사

믿으세요. 마음이 가진 힘을 믿어야 합니다.

선교사

진심도, 우정도, 사랑도.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을 잘 대해주기 위한 것입니다. 앤소니오, 당신은 호세를 위해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호세, 당신도 친구를 감싸기 위해 거짓말을 했지요.

선교사

도둑질도 거짓말도 틀림없이 잘못된 일입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한다면 사소한 잘못쯤은 금방 고칠 수 있습니다.

선교사

이 일로 당신들을 나무랄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당신들은 형제처럼 서로를 아끼고, 우애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을 했지요. 개개인은 미약할지 모르나, 우애와 단결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답니다.

선교사

법전의 가르침을 믿고, 그 속에서 선에 대한 격려와 외침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마음은 사이좋은 형제자매처럼 보다 가까워질 것입니다.

선교사

그러면 우리는 결국 우리의 마음을, 그 속에 있는 선의 힘을 일깨우게 될 것이고……

선교사

그것은 우리를 견고하고 굳건하게 만들 것입니다.

앤소니오

으, 이해가 안 돼요, 선교사님.

호세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호세

선교사님, 너무 어려워요.

선교사

괴로움도, 어려움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선교사

괜찮습니다. 설령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당신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마을 부녀자

주교님!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연설대가 다 준비됐습니다. 모두들 주교님의 설교를 기다리고 있지요!

마을 부녀자

이, 이게 대체? 설마 이 아이들이 주교님께 무례를 저지른 건 아닌가요?

이베리아 주교

아닙니다. 아주 착한 아이들이더군요.

이베리아 주교

자, 모두를 오래 기다리게 할 순 없지요. 앤소니오, 부디 길을 안내해주십시오.

앤소니오

아, 네!

이베리아 주교

그리고 호세도…… 자, 같이.

이베리아 주교

광장에 가서,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을 한층 더 강하게, 더 선하게, 더 아름답게 만드세요.

이베리아 주교

그리고 앞으로는 무엇을 하든,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밝히고 자신의 마음에 대고 물어보십시오. 지금 드는 이 생각이, 이 충동이, 정말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 맞는지 말입니다.

이베리아 주교

이베리아를, 우리를 더 좋게 만드는 힘은 마음에서부터 나온답니다.

이베리아 주교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

이베리아 주교

자신을 믿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