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ST-1우연한 만남
후미즈키의 의도대로 볼리바르 도시인 도솔레스에서 마주친 첸과 린 위시아. 시장은 에르네스토라는 가이드를 소개해주며, 그들에게 임무를 맡기게 된다.
정말 놀랍습니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대난투 스매시 스플래시' 예선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요!
중간에 튀어나온 두 사람이 이번 예선의 최종 승자가 됐습니다!
판초 씨께 묻고 싶습니다. 이런 상황도 인정이 되나요?
크흠, 확실히 아주 드문 상황입니다. 원칙적으로 우린 각 참가자들이 경기 규칙을 지켜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럼 안타깝게도……
하지만.
가끔은 이런 일이 생겨도 나쁘진 않죠.
오오, 그렇습니다! 크흠, 그럼 안타깝게도 다른 선수들에게는 비보가 되겠군요.
오호, 저 MC 임기응변이 꽤 좋은데. 방금 우리가 탈락했다고 말하려고 한 거 아니었어?
아마도.
아무래도 우리가 경기장에 잘못 들어온 것 같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대난투 스매시 스플래시' 예선전이었을 거야. 다들 대난투라고 줄여 부르던데……
하지만 여러분, 이번 대회의 목적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참가 절차를 밟지 않았지만, 날렵한 움직임과 찰떡같은 호흡으로 이 혼란스러운 경기장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이런 게 바로 드라마틱한 반전 아니겠습니까! 두 사람에게 가장 뜨거운 함성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찰떡 호흡이래. 그랬나?
제발 안 그랬길 바란다.
아……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아버지, 이 초대장은……
올해도 왔군. 정말 끈질긴 여자야.
여자? 끈질기다고요?
어머니한테 일러야지.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게냐? 상업도시연맹의 시장 말이다. 10년 전쯤에는 웨이 옌우가 직접 갔었는데 그 뒤로는 전달자만 왕래하고 있지.
그런데도 매년 이때쯤 되면 나와 웨이 옌우에게 초대장을 보내는구나. 좀 포기란 걸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상업연맹이면…… 컬럼비아 쪽?
아니, 볼리바르 쪽이다. 너도 이 여자가 그곳 시장이라는 소식은 들어봤겠지.
도솔레스면…… 칸델라 산체스?
거긴 유흥의 도시라고 들었는데…… 아버지는 안 가요?
길도 험하고 먼데 가서 뭘 하게? 이 늙은 몸뚱이로는 못할 짓이야.
그리고 내가 가고 싶다고 한들 웨이 옌우가 못 가면 의미가 없지.
하긴 상대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용문 장관인 웨이 옌우인데, 그 사람은 공무 때문에 마음대로 갈 수가 없으니까, 그런 거죠?
아버지도 그럴 필요 없어요. 아버지가 멀리 떠나면 꽃집의 꽃을 돌볼 사람이 없잖아요. 아저씨들도 바둑 친구 하나가 없어지는 거고.
녀석, 나랑 웨이랑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른 거 아니냐?
양쪽이 무역협정을 맺었으니, 가고 싶었으면 얼마든 갈 수 있었을 게다. 걘 그냥 귀찮아서 그러는 게야. 그 도시는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거든.
웨이 옌우가 안 가면 나도 안 갈란다.
알았어요. 그럼 이 초대장은 그냥 버려야겠다.
응? 후미즈키 부인이 웬일로 전화를 다 하지?
린 선생님, 후미즈키입니다.
후미즈키 부인, 어쩐 일로 나한테 전화까지 주셨나?
후미즈키 부인 전화? 그럼 난 방해 안 할게요……
위시아도 있나요? 그럼 같이 받아달라 말씀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위시아와 관련된 일이라서요.
위시아, 가지 말고 잠깐 여기 있거라.
알았어요.
린 선생님도 그 초대장 받으셨죠?
맞네. 후미즈키 부인, 따로 할 말이라도 있는 겐가?
저는 거기로 휴가를 가고 싶은데, 우리 그이 성격 잘 아시잖아요, 워낙에 게을러서……
흠, 그렇다면 후미즈키 부인께선 다른 생각이라도 있으신가?
그래서, 위시아가 그이를 대표해서 갔으면 합니다만……
그건……
그이는 제가 설득하겠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부인께서 이 일을 결정해도 문제는 없을 걸세. 그건 걱정이 안 되지만……
솔직히, 위시아는 아직 그런 중임을 맡을 때가 아니라네.
아버지, 후미즈키 부인이 뭐라는데 그래요?
……부인께선, 네가 웨이 옌우를 대신해 도솔레스에 갔으면 한다는구나.
그럼, 갈래요.
위시아.
……
그래도 갈 거예요.
린 선생님?
어휴…… 놀러 가고 싶다는 딸내미를 아비가 어찌 말리겠나?
그럼 그렇게 함세.
좋아요. 위시아, 여행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위시아.
아버지, 선물은 꼭 챙겨올게요.
참나, 녀석도 참……
알았다. 이왕 가기로 한 거, 잘 준비하거라. 먼 길 떠나는 거니, 네 어멈한테도 도와주라고 해야겠구나.
알았어요.
후미즈키 부인이 이렇게 하는 건, 혹시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닐지…… 휴가라…… 설마 첸과 관련이 있는 건가?
관두자. 부인은 후배들을 잘 챙기는 편이니까, 위시아에게 나쁠 건 없겠지.
그건 그렇고…… 하아……
이래서 자식새끼 키워봐야 다 소용없다니까.
후미즈키, 린 위시아 그 건 말이야, 그거 당신이 한 거였나?
네.
……
무슨 문제라도 있겠어요? 어쨌든 그쪽도 휴가를 보내라고 초대한 거지, 정말 무슨 일이 있어서 초대한 게 아니잖아요.
사실은 첸을 보내고 싶은 거지?
맞아요. 저도 당신을 속일 생각은 없어요.
린 위시아가 나 대신 가는 거니, 첸이 가도 편히 놀 수 있겠지. 다만……
첸은 지금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어요. 제가 그 사람들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첸이 잘 지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잖아요.
저도 지금의 첸은 당신을 대신할 자격이 없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위시아 그 아인 원래 일처리 하난 잘하는 아이니까, 문제없을 거예요.
래트킹의 딸이 꼭 래트킹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야.
하지만 그 아이도 나름 뜻이 있으니, 이번에 한 번 기회를 주시지요. 물론, 기회를 잡는 건 그 아이 능력에 달렸지만.
아니면, 우리 웨이 장관님께서 설마, 저처럼 연약한 여인에게 괜히 주제넘게 나섰다고 죄를 물으실 건가요?
이런 결정은 난 항상 당신 뜻에 따랐지. 하지만……
당신도 칸델라를 만나봤잖아. 첸과 위시아는 아직 어려. 그 여자를 상대하긴 벅찰 거야.
당신도 참, 온종일 저더러 쓸데없이 걱정한다 뭐라 그러더니…… 지금 보니까 걱정은 당신이 더 많이 하고 있네요?
당신이 그 성격만 좀 고쳤어도, 첸이 당신에게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거예요.
지금 그 얘기 하는 게 아니잖아.
에휴, 자신의 힘으로 볼리바르 같은 곳에 도솔레스의 기반을 다지고 큰 명성까지 얻은 사람인데,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 없잖아요?
그리고 저도 당신과 같이 거기 가봤잖아요. 그 도시는 당신이 생각조차 하려 하지 않을 그런 곳이니까.
용문 장관으로서나 당신 개인 성향으로나, 그런 도시를 세운 사람을 꺼리는 건 당연하겠죠.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하지만 당신 같은 큰 인물들은 늘 서로를 신경 쓰고 그런 일을 계산하니 다른 사람들을 봐도 늘 그런 것만 생각하죠.
저는 말이죠, 첫눈에 칸델라가 능력이 좋다는 걸 알아챘어요.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하지만 절대 첸이나 위시아 같은 아이들을 해치지는 않을 거예요.
당신은 아이들이 나쁜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하지만, 저는 오히려 아이들이 거기서 잘 지낼 거라 생각해요.
……
그렇게 걱정되면 지금이라도 말리시던가. 위시아도 아직 출발 안 했고, 첸에게 보낼 편지도 아직 안 부쳤으니까.
……
됐어, 당신에게 맡기지.
방금 오다가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을 본 것 같은데. 설마 그 사람들도 시에스타에 온 건가……
이따가 확인해 보자.
누구지?
첸 공, 휴가 중에 실례하네.
시라유키? 무슨 일로 온 거지?
공주님께서 급하게 편지를 보내셨다.
용문에 문제가 생긴 건가?!
아니. 편지를 읽으면 알 거다.
……편지는?
여기.
……초대장이 들어 있네? 일단 편지부터 읽어보자.
첸, 이렇게 편지로 만나는군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잘 지내고 있나요? 밥은 잘 나오죠? 몸 어디 불편한 데는 없죠?
후미즈키 이모는 여전히 걱정이 많으시다니까.
편지와 함께 동봉된 초대장은, 볼리바르 한 도시의 시장이 우리 부부에게 보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시간상 갈 수 없게 됐거든요. 그래서 함께 상의해봤는데, 첸이 우리를 대신해 그 도시에 놀러 가면 좋을 것 같아요.
……
도시 이름은 '도솔레스'라고 하는데, 아마 들어봤을 겁니다. 그곳에는 커다란 인공 바다와 수많은 유흥시설이 있어 휴가를 보내기 좋은 곳이랍니다. 평소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열심히 일하느라 피로가 많이 쌓였을 텐데, 이번 참에 스트레스도 풀고 오세요. 로도스 아일랜드에는 제가 잘 말해둘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웨이 후미즈키
이거…… 난 지금 휴가 중인데.
공주님께선 모르셨을지도.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도솔레스라…… 시라유키, 여기서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
볼리바르 북서쪽, 지금 출발하면 15일 정도 걸릴 거다.
초대장에도 날짜가 적혀 있지 않다는 건, 언제든 가고 싶을 때 가도 된다는 건가……
첸 공, 수락할 건가?
……후미즈키 이모의 호의를 거절하면 안 되지. 어차피 다른 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거잖아.
공주님 대신 첸 공에게 감사를 표하네.
아 쫌, 몇 번을 말해, 우리는 같은 오퍼레이터니까 '공'이라 부르지 말라고.
대답은 변하지 않는다. 한번 '공'은 영원한 '공'이다.
아이 진짜…… 됐다. 마음대로 해라.
나랑 같이 갈래?
시라유키는 다른 임무가 있다. 부디 용서를.
알았어. 그럼 나 혼자 출발해야겠네.
그리고, 출발하면서 들은 얘긴데, 박사와 다른 오퍼레이터들도 임무를 끝내고 이 도시에 왔다는 것 같다. 원한다면 그들을 만나고 가도 될 거다.
응?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었네……
됐어, 어차피 로도스 아일랜드로 돌아가면 또 만날 건데.
그렇긴 하지. 그럼……
여기까지 왔는데, 하룻밤 지낼 시간은 있잖아? 오늘은 나랑 저녁 먹고, 내일 같이 출발하자.
……그럼 기꺼이.
드디어 도착했다. 여기가 도솔레스구나……
소문 그대로네. 이곳이 볼리바르라니, 전혀 믿기지 않아.
일단 먼저……
실례합니다. 혹시 첸 훼이지에 씨입니까?
맞아. 그쪽은……
시장님께서 도착하시면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휴가 즐기러 온 거야. 그럴 필요까진 없어.
아닙니다. 시장님께서 첸 씨가 도착하면 반드시 알리라고 하셨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여기는 2호 관문. 첸 훼이지에 씨가 도착했습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같이 가시지요. 시장님께서 만나길 원하십니다.
어…… 그래.
이쪽입니다, 첸 씨.
……
첸 훼이지에 씨, 먼저 도착했네.
전에 용문근위국 특별감찰팀의 팀장이 젊은 인재라고 들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보니 역시 훌륭한 인물이군.
혹시…… 당신이 이 도시의 시장, 산체스 씨인가요?
맞아. 내가 바로 칸델라 산체스, 도솔레스의 시장이지.
……염국어가 유창하시군요.
웨이 옌우 씨와 잘 지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10년 전부터 이곳을 찾지 않으니, 애써 배운 염국어도 소용없어졌지.
산체스 시장님, 저는 이번에 누구를 대표해서 온 것이 아니라, 그냥 휴가차 들렀을 뿐입니다.
편하게 칸델라라고 불러. 아니면 고모라고 불러도 되고. 웨이 총독한테 전에 의남매 맺자고 했던 적도 있거든.
그럴 것까지야, 산…… 아니, 칸델라 씨.
하하하.
그 말투, 그리고 생긴 것도 참, 젊었을 때 웨이 총독이랑 똑 닮았단 말이지.
그래도 기개는 그때 웨이 총독 쪽이 더 뛰어났던 것 같기도……
……저는 웨이 총독과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안심해, 나도 알아.
실은 후미즈키 부인에게 이미 연락받았어, 누구를 대신해 온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아무런 부담 가질 필요 없어.
마음껏 즐기면 돼. 내가 있는 한, 이 도시에서 너를 해칠 수 있는 건 없어.
호의는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런데 방금 제가 먼저 도착했다고 하셨는데, 혹시 다른 사람이 또 있다는 건가요?
아아아, 맞다. 이것도 엄청난 우연이지 않니? 걔는 용문에서 출발했고 너는 시에스타에서 출발했는데, 딱 같은 날 도착했으니 말이야.
누구 말씀이신지?
응?
아하…… 그렇게 된 거네. 후미즈키 부인이 안 알려줬나 보네. 뭐, 어차피 알게 되겠지만.
첸 양, 너도 알겠지만 나나 웨이 총독 입장이 되면, 어떤 일들은 원하지 않아도 관습에 따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생겨.
솔직히 웨이 총독이 아무나 보내도 상관없는데, 음…… 그렇다고 정말 아무나 보냈으면 곤란했겠지만, 그래도 너 정도면 지금처럼 대해줬을 거야.
딱히 상관은 없나. 나는 휴가를 즐기라고 웨이 총독 부부와 래트킹을 초대한 거니까.
하지만 그게 안 된다는 것을 그 사람도 알고, 나도 알고 있어.
그 사람이 안 오는 건 괜찮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보낼 수는 없었겠지. 아무나 보내면 용문 총독이 도솔레스 시장에 실례를 범하는 꼴이 될 테니까.
내일이면 아마 용문과 도솔레스의 신문에 비슷한 기사로 도배될 거야. 그에 따라 많은 일이 불필요하게 번거로워질 거고.
그러니까 웨이 총독이 대표로 누군가를 보냈다는 말씀이시군요.
맞아.
호시구마? 아니, 스와이어인가……
다 아니야.
그럼……
시장님, 도착했습니다.
봐봐, 저기 왔네.
존경하는 도솔레스의 칸델라 산체스 시장님, 용문 총독이신 웨이 옌우 장관님을 대신해……
린 위시아?!
첸 훼이지에?!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아…… 이렇게 된 거였나. 어쩐지 후미즈키 부인이 나보고 가라 그러길래 뭔가 했다.
……웨이 옌우 대신 왔다는 게 너였냐.
둘이 아는 사이인가 봐? 그럼 더 잘 됐네.
그냥 동창입니다.
친구의 친구입니다. 별로 안 친합니다.
그럼 이번 기회에 다시 친해지면 되잖아?
어쨌든, 린 양.
첸 양처럼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줘.
물론 린 양이 웨이 총독을 대신해서 온 건 맞지만, 그렇다고 부담가질 필요 없어.
네가 할 일은 간단해. 내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 도시를 마음껏 즐기는 거야.
……알겠습니다.
아, 두 가지 일이 더 있긴 한데.
말씀하세요.
첫째, 두 사람 모두 실력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아 큰일을 해낼 재목이라고 들었어.
그래서 둘을 위해 특별한 즐거움을 준비했지.
특별한 즐거움이요?
임무 얘길 하기 전에 일단 이 얘기부터 하지. 이 도시에서 여름 동안 개최하는 가장 성대한 이벤트에 대해 알고 있나?
지금 하고 있는 여름 그랑프리 말씀이신가요?
바로 그거야.
알다시피, 도솔레스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를 둘러싼 '바다'와 그 바다 위에 있는 이 배야.
이 배는 내가 고생 고생해서 이베리아의 기술로 겨우 복원한 걸작이지.
선두의 조각상도 말인가요?
하하하, 저건 그냥 내 개인적인 취미야.
도솔레스의 '바다'는 북쪽의 진정한 끝없는 바다에서 끌어온 거다.
문제는 물이 오래 고여 있으면 더럽고 냄새가 나서, 적어도 1년에 두 번은 교체해 주고 있어.
그리고 여름은 물놀이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릴 때라, 지금 시기에 물갈이를 한 번 하고 있지만……
물갈이는 너무 지루한 작업인데다가, 관광객들의 소중한 시간도 최소 하루는 빼앗아 버리게 되거든.
그렇다고 관광객들이 더러운 바닷물에서 놀게 둘 순 없는 노릇이지. 그건 도솔레스의 명예에 먹칠하는 거니까.
그래서 탄생한 게 이 익스트림 철인 그랑프리야.
이건 내가 주최하고 도시 전역에서 진행되는 일종의 리얼리티 쇼인데……
구체적인 경기 내용에 관심이 있다면, 자세히 설명해 줄 사람이 있을 거야.
그리고 최종 우승자는 이 도시만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수문 개폐 버튼을 직접 누를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거든.
귀찮은 일을 성대한 행사로 바꾼 건가요……
하하하, 맞는 말이야.
솔직히 너희 둘이 여름 그랑프리에 맞춰 도착해줘서 너무 기뻐.
첸 양은 이곳에 오기 전에, 시에스타에서 휴가를 보냈다면서?
네.
그쪽의 음악 축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저는 음악을 잘 모르지만, 꽤나 시끌벅적했습니다.
하하, 시에스타의 시장은 나도 만나본 적 있어. 그 사람도 도시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더라고.
유감스럽게도, 그런 인물은 도시의 주인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게다가 고작 음악 축제 정도로, 나의 여름 그랑프리에 견줄 수는 없지. 아하하하!
너희 둘도 실력이 상당해 보이는데, 관심 있으면 그랑프리에 참가해 보는 게 어때?
아, 내 기억이 맞다면 곧 예선이 끝날 텐데, 참가할 거면 아마 서둘러야 할 거야.
만약 올해 대회에서 두 사람이 팀을 이뤄 우승한다면, 웨이 총독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겠지. 물론 나도, 둘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줄게.
팀은 모르겠고, 참가라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방금 말씀하신 즐거움은 뭔가요?
이런, 내가 요즘 자꾸 깜빡깜빡한다니까? 마침 너희 둘을 위해 준비한 즐거움도, 사실은 이 대회랑 관련 있는 거야.
지난주쯤인가, 내 부하가 폭발물과 범용 오리지늄 회로의 밀수 루트를 차단했거든.
물론 나도 나름대로 많은 일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어서 말이야. 이건 너희도 기억해둬.
저희는 쓸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만.
하하하, 물론, 농담이야.
원래 무기 유통 따위는 별거 아니지만, 알다시피 그랑프리가 코앞이잖아.
그래서…… 일손이 부족한가요? 그리고 이 시점에 무기 밀수라……
대회 때 뭔가를 꾸밀 생각이겠지. 회색 지대부터 돌아보는 게 좋겠네.
아주 훌륭해. 역시 너희를 위해 이런 즐거움을 준비한 건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네. 두 사람이 재미있어 해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어쨌든, 너희가 심심하다 싶으면 조사하면서 노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조사하면서…… 놀라고요?
그래, 특히 첸 양. 첸 양은 평소에도 사건 조사하고 그러는 걸 매우 즐기는 편이잖아?
……도시가 위협을 받는 게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걱정? 뭘 잘 모르는 모양인데……
내가 있는 한, 이 도시를 위협할 사람은 없어.
임무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그냥 휴가만 즐겨도 좋고, 대회에 참가해도 좋아.
만약 이번 일로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절대 두 사람에게는 책임을 묻는 일은 없을 거야.
아까도 말했듯이, 이건 두 사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휴가 외의 소소한 즐거움일 뿐이니까.
……
……알겠습니다.
좋아. 그리고 하나 더.
두 사람한텐 내가 일궈낸 도솔레스의 수많은 영광을 직접 소개해 주고 싶지만……
웨이 총독 본인이 안 왔으니, 내가 직접 두 사람을 모시고 다니는 것도 좀 그렇잖아?
그래서 내가 두 사람을 위해 가이드를 준비했지.
에르네스토, 들어와.
네, 칸델라 시장님.
이 친구는 에르네스토, 내 부하 중에서도 가장 똑똑한 외교관이야.
두 분, 안녕하세요.
에르네스토는 염국어도 곧 잘하거든. 이 도시 사람들 대부분은 빅토리아어와 라이타니엔어를 사용하니까 에르네스토가 통역해 줄 수 있을 거야.
괜찮습니다. 저도 할 줄 알아요.
……저도요.
그래? 더 잘 됐네.
그럼 그랑프리 일정이라던가 이 도시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에르네스토에게 물어봐. 문제없겠지, 에르네스토?
문제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론 이 녀석 때문에 열 받는 일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오고, 아하하하.
자, 그럼 난 다른 손님을 만나야 하니 이만 가볼게. 나머지는 젊은이들에게 맡기도록 하지.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칸델라 시장님.
……
……
말 편하게 해도 되지? 이렇게 아름다운 두 분을 모시게 돼서 영광이야. 나는 이 도시 국제무역관리부 부주임, '에르네스토 살라스'라고 해.
그냥 에르네스토라고 부르면 돼.
도솔레스에 온 걸 환영해.
이 도시에 대해 알고 싶다거나, 어디 재밌는 곳에 가서 멋지게 놀고 싶다면 언제든지 연락하고.
칸델라 시장님이 내게 준 임무는, 두 사람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는 거니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필요 없어.
하하, 일단 두 사람의 휴대폰은 이미 이 도시의 도시 간 네트워크에 연결해두었으니, 통화나 통신도 잘될 거야.
이건 나와 칸델라 시장님의 연락처야. 필요한 일이 있으면 나를 찾거나 칸델라 시장에게 직접 연락해도 되고.
그리고 이건 시장님이 두 사람을 위해 준비한 카드야.
이 도시에서 돈 쓸 일 있으면 그 카드로 해결하면 돼. 금액 한도는 없어. 전부 시청에서 부담할 거야.
그러니까, 마음껏 써도 된다 이거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이게 이 도시의 손님 대접 방법이야. 사양 말고 받아.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은 할 얘기가 있는 거 같아 보이니까, 나는 눈치껏 빠져줄게.
그래도 두 사람을 호텔까지 안내해줘야 하니까, 얘기 끝나면 아래층으로 내려와.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
……
……
오랜만, 첸 훼이지에.
오랜만이다, 린 위시아.
지난번에 만난 게 언제였지?
까먹었어. 재작년 스와이어 생일파티였나?
그때 나 안 갔는데?
그런가, 내가 잘 못 기억했나 보다.
3년 전 동창회겠지.
아, 맞다.
건강해 보이네. 후미즈키 부인이 아시면 틀림없이 기뻐할 거야.
아마도.
스와이어는 어떻게 지내?
호시구마가 안 알려줬어?
지금은 대행인 셈인데, 나름대로 잘하고 있어. 조금 있으면 정식으로 네 자리를 이어받지 않을까.
잘 됐네, 성질만 좀 죽이면 중임도 맡을 수 있을 거야.
쉽지 않을걸. 성질을 죽일 수 있다면 스와이어가 아니지.
하긴 또 그러네.
……
……
뭐 하나 물어보자.
뭔데.
왜 그 사람을 도우려는 거야?
……
저기…… 둘 다 미안한데 배가 이제 곧 정박할 거거든. 그러니까 배에서 내릴지, 아니면 더 있을지 결정해야 해서 그런데……
아직 할 얘기가 남았으면 다른 호텔로 옮겨도 되고……
……아무래도 이거, 내가 타이밍을 잘못 잡았나?
아니, 잘 왔어.
호텔로 데려다 줘.
아, 그래.
……
첸 씨?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