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8달빛의 몰락
힘들었던 싸움은 세버린의 개입으로 인해 끝나게 되고, 세버린은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몰아 이 혼란을 끝내려고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에 의해 저지당하고 만다. 그리고 머드락은, 자신의 생각을 바꿔 전투를 끝내게 된다.
아…… 장관님, 여기 계셨군요!
다치셨다고 들었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콜록, 부상자가 많군…… 이대로 가다간 발 디딜 틈도 없겠어……
타쟈나…… 타쟈나는 어디 있지?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타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흑…… 흐흑……
……울어도 된다, 얘야. 억지로 참을 필요 없어……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
그냥 울어버리거라.
하지만 아직도 밖에선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걸요!
내가 가마. 나도 있고,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들도 있으니……
뭔가 방법이 있을 거다.
안 돼요…… 아버님, 설마……
타쟈나를 잘 보살펴 주게. 내가 전장을 지휘하겠다.
알겠습니다……
아버님……! 약속해주세요! 목숨을 버리시면 안 돼요!
그런 건 아무 의미도 없어요……
……너까지 그렇게 말한다면, 그 말이 맞는 거겠지.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가져보자꾸나…… 상황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내 앞에서…… 비켜!
성공이다! 거대 석상이, 드디어 부서졌다!
이 정도의 집념이라니…… 생각보다 대단하군.
머드락, 이렇게 봐주다간 우리가 빠져나가기 어려울 수도 있어.
……네 눈에 증오와 슬픔이 가득하군.
아트로 선생을 위한 분노인가. 하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여기 있는 사람 모두가, 저마다의 아픔을 짊어지고 있다.
닥쳐.
그 입으로…… 아트로의 이름을 부르지 마.
윽……!
기근과 한파가 올 때까지 버틴다 해도, 결국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참 웃기는 일이지.
월루몽드는…… 멸망할 거다.
그런 거, 너한테 알려달라고 한 적 없어!
누구를 원망하고 있나……? 또, 누구를 구하고자 하는 거냐?
……윽! 또 그 아츠를……
쿠어어어어어……!
폴리닉 언니……!
머드락의 아츠 발현 시간을 늦추다니…… 정말 신기한 기술이군.
근데 너무 여유 부리는 거 아니야?
윽! 이, 이것 놓으세요!
운 좋은 줄 알아라. 네가 몇 살만 더 많았다면, 아츠 스태프를 쥔 네 손을 자비 없이 잘라버렸을 테니.
……스즈란?!
도망칠 생각은 마라.
쿠어어어어어……!
……당신은 의사니까, 이런 전투에까지 나설 필요는 없네.
……세버린 씨! 아직은 무리하면 안 돼요!
또 한 명의…… 전사로군.
……
……진범은, 이미 밝혀졌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은! 바로 반역자 비더만이다! 조금 전,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들에 의해 의사당에 잡혀 왔다!
……
잠깐, 비더만이라니…… 비더만은 죽었잖아? 어떻게 된 거지?
저런 헛소리에 휘둘리지 마라! 이제 와서 진범이 무슨 소용이란 말이야?!
우리가 원하는 건, 감염자가 비감염자에게 배척당하지 않는 것, 가난한 자들이 귀족에게 모든 것을 바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윈터위습인은 빼앗긴 영토를 탈환할 것이다!
우리는 리유니온이다!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
봐라, 세버린. 이제 진실 따윈 쓸모없는 일이 됐지……
……그럼 어디 날 죽여봐라, 리유니온. 후련하게 한번 싸워보자고.
……그다음에는? 혹한과 기근이 결국 이 마을을 파멸시킬 텐데.
아니……
어차피 어느 길을 선택해도 사지로 가는 길뿐이라면…… 난 차라리 로도스 아일랜드가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줄 거라 믿겠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게다가, 네 꼴이나 좀 보고 말하지그래? 온몸은 상처투성이인데다, 마스크는 반쯤 부서졌고, 네 잘난 돌덩이도 산산조각 났지 않나. 너도 사실은 꽤 지친 거야, 그렇지?
내가 보기엔…… 피차일반인 것 같은데.
후우…… 불 좀 빌려주겠나?
……
어차피 이게 마지막 담배일 테지…… 됐다.
(해치워, 지금이다. 저들에게 날 구할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
……세버린 호손, 네가 죽으면, 난 이곳을 떠나겠다.
이 도시는 여기 버려진 채, 멸망만을 기다리게 되겠지.
너의 죽음을, 그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주겠다. 만약 그들이 여전히 서로를 해하려 든다면, 그때는 내가 직접 그들을 벌하겠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잘 가라.
……이 아츠, 이렇게나 강한 힘은……
……대체 왜, 어째서…… 꼭 죽어야만 하는 거예요?
물러서!
당신은 죽어서는 안 돼요!
이러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된다……!
어이! 머드락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 어서 가서 도와줘! 저놈들에게 틈을 내주지 마라!
하, 하지만 거대 석상도 부서졌는데…… 더는……
……순순히 포기하시지.
살카즈도 못 이겼는데, 이제 어떻게 싸우려고 그러는 거지?
……쳇.
만약 아직 불만이 남았다면…… 그럼, 내가 상대해주마.
우리가, 끝까지 상대해주지.
어, 어서 남아 있는 '축음기'를 모조리 가동시켜라!
나, 난 라이타니엔의 아츠는 잘 몰라. 누가 어서 라이타니엔인을…… 잠깐, 머리 위에 저건 뭐지, 드론?!
위에 말고 뒤를 봐, 이 멍청아! 저기 빨간 눈을 한 여자애가……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걸. 그레이스롯 언니가 너희를 겨누고 있거든.
에이…… 그렇다고 언니가 어디 있는지 둘러보진 말고. 나도 너희를 노리고 있으니까 말이야.
……분노하고, 지켜내고. 이번이 몇 번째지?
너희는…… 훗, 끝내 나를 이겼군.
무기를 내려놔. 이번엔 봐주지 않겠어, 머드락.
……
너희들…… 너희가 이럴수록 저들은 월루몽드를 계속해서 원망할 뿐이다!
입장을 떠나서, 저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건 변혁이 아니라,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며 이익을 취하고 싶은 것뿐이야.
저들은 이 난관을 타개할 생각도 없었고, 진실을 밝히려는 생각도 없어. 그저…… 혼란 속에서 약탈만 일삼았을 뿐이지.
타쟈나의 말대로, 당신이 희생한다 한들 다 헛수고가 될 거야.
그리고 배후에 얼마나 복잡한 사정이 얽혀있든,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는 감염자가 도시를 파멸시키는 일을…… 절대 두고 보지 않아.
……아트로가 지키고 싶어 했던 마을이니까.
로도스 아일랜드의 작전팀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광장과 의사당을 사수할 거야.
확실히, 사상자가 더 늘어날지도 모르지만……
그건 '너희'와 '우리'의 싸움이 끝난 후에 생각할 문제겠지.
그래도 싸우고 싶다면, 앞으로 나와라.
……
……
……
……너희는, 확실히 나를 이겼다…… 의사당 역시 지켜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지?
안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테니까.
아트로처럼…… 무의미하게 죽어 가겠지.
감염자의 투쟁에는 이유가 있다.
모든 걸 정당화하는 그 이유 말이지……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너희들은 문제를 해결하긴커녕 도시를 파괴하기만 했잖아.
월루몽드에 재앙이 일어나고, 일손과 물자가 턱없이 부족해질 때까지…… 너희는 뭘 하고 있었지?
말해 봐, 너희는 뭘 했냐고!
……
……말했을 텐데, 움직이지 말라고.
네 아츠의 허점은 이미 간파했다. 지금 이 거리에선, 화살 한 발로도 충분히 널 제압할 수 있어.
……로도스 아일랜드.
무엇이 그 화재를 일으켰고, 그 화재는 또 무엇을 일으켰나?
……모든 일의 원흉은, 이미 죽어버렸어.
……그런가.
……
……다들 철수한다.
뭐? 하지만 우린……
철수하라고 했다.
소규모 인원이라면…… 대열곡을 건너 따뜻한 지역으로 돌아갈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곳에 남아 영토를 되찾거나 귀족에게 복수한다 한들…… 결국 너희에게 남는 것은 얼어붙은 땅에서 조난당할 결말뿐이다.
분노의 불길에 기대어 겨울을 나겠다는 건가? 아니면 무고한 자의 시체를 땔감 삼아 추위를 이겨내고 싶은 건가?
어차피 진범은 이미 죽었으니, 우린 이쯤에서 빠지는 게 옳다.
하, 하지만 우린 월루몽드를 되찾아야 해! 여긴 원래 우리의 영토다!
닥쳐라, 윈터위습인. 너희들이 바라는 건 강자의 뒤에 숨어 편하게 이득이나 볼 권리 아니냐.
리더의 뜻에 의문을 품지 마라. 잘 생각해, 그러지 않으면 네 녀석 따위 여기 버리고 가도 그만이니까.
윽……
……이건 네 말 한마디로 간단히 정리될 문제가 아냐!!
수많은 동료가 죽었다! 겨우 저자들의 몇 마디 말만 듣고 꽁무니를 빼겠다고?!
……저자를 조용히 시켜주게, 친구들.
(쿠구구구……)
으…… 으아아악…… 이건…… 주먹……?!
땅에서 바위 주먹을 일으키다니…… 아직도 그럴 힘이 남았나?
너무 과격하게 대하진 마. 그래도 방금까지는 같은 편이었잖냐.
겁만 조금 주려고 했을 뿐이다…… 됐다……
그리고 아츠를 친구라고 부르는 것도 좀 그만해. 진짜 소름 돋는다고.
……그럼 그냥 못 들은 체해라. 잔소리하지 말고.
모두 들어라, 철수하는 것은 내 독단적인 판단이고, 내가 모두에게 명령할 자격은 없다. 다만……
난 떠날 것이다. 나를 따르려는 자는, 철수하라.
나머지는…… 알아서 살 길을 찾도록.
아, 참…… 혹시 성냥 있나?
성냥이 눅눅해지지 않았으면, 아까 그 캐스터들 꽤 성가셨을걸.
저기 세버린 장관에게 불 좀 붙여줘.
그리고 패잔병들은…… 살아서 전장을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천운이다. 더 이상 꾸물대지 마라.
쳇! 그럼 리유니온 따윈 이제 집어치워! 어차피 의사당 점거하는 건 이제 시간문제야. 우리가 이 마을의 주인이 된다……!
항복해라, 세버린!
……내가 말했잖나, 저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거라고. 콜록콜록……
왼쪽을 조심해! 놈들이 온다!
장관님, 제 뒤로 오세요.
……아주 단체로 미쳤구나.
절대, 로도스 아일랜드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너희 따위가 짓밟게 두지 않겠어.
놈들이 아츠를 시전하려 한다, 방어를 준비해! 시전자를 노려야……
……
뭐, 뭐야? 내 아츠 시전을 막다니?!
어째서 너희까지 우리를 방해하는 거냐……!
……리더의 명령이다.
이 마족 놈들이!! 너희와 싸우게 될지라도 우리는 절대 포기 안 해!
이거 참……
무슨 일이지, 갑자기 내분이라도 일어난 건가……?
잠깐…… 머드락이…… 걸음을 멈췄다?
리더?
……대지여.
일…… 어나라.
그만둬, 머드락. 지금 네 수명을 갉아먹고 있잖아.
……상관없다.
그렇게 고대의 아츠까지 쓸 필요는……
명하노니…… 일어나라!
폐허의 거의 모든 잔해가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그것들이 뭉쳐진 건, 거인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거인은 멀리 보이는 산맥을 응시했다.
머드락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어, 엄청 높다! 엄청 커!
……마지막 발악인가. 머드락은 지금 무너지는 육신을 간신히 버텨내는 중일 테지.
후퇴한다, 경솔하게 공격해선 안 돼.
……
마, 말도 안 돼…… 머드락에겐 분명 이런 힘이 남아 있지 않아. 하지만 이 아츠는……
살카즈의…… 술법인가?
(명하노니……)
명하노니……
대체 뭐하러 이런 위험한 짓을 하는 거냐. 네 생명을 자신의 창조물에게 나눠주다니, 단순 위협용으로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
……알겠어, 마음대로 해.
(증오와 원망에서 벗어나, 살아남아라. 지금이 이곳을 떠날 마지막 기회다.)
이곳을 떠나라.
(아직도 싸우려는 자는…… 생명을 사지로 몰아넣고자 하는 모든 자는……)
그런 자는…… 나부터 상대해야 할 것이다.
먼저 나부터…… 쓰러뜨려라!
무, 무슨…… 저자는 우릴 도우러 온 사람이 아니었나! 리유니온이 아니었냐고!
……아, 알 게 뭐야! 저놈도 죽여버려!!
예전까지는…… 너희를 도왔었지. 그 화재 때문에, 우리도 상당히 분노했으니까.
우린 너희의 생각에 동감했고, 너희를 이끌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건 그들의 죽음이 아니야, 우리의 삶이지.
유감스럽게도, 이제는 더 이상 같은 편에 설 수 없게 됐어.
……민간인이나 로도스 아일랜드의 전사들을 죽이는 건 우리도 마음에 걸리지만,
상대가 명령을 거역한 폭도들이라면…… 봐줄 필요는 없겠지?
누굴 상대하든, 우리 살카즈, '마족 놈들' 한테는 간단한 일이니까.
식은 죽 먹기지.
무슨 일이지? 저 거대 석상이 나타난 이후, 모든 소리가 멈췄다……
저거, 저 산처럼 거대한 석상도 아츠인 거야?
……어떻게든 폴리닉 쪽에 합류해야겠어.
……쳇! 제기랄!
간다, 가! 어차피 이 마을은 이미 끝장이야. 겨울이 오기 전까지 대열곡을 건널 방법을 찾지 못하면 어차피 살아남지 못해!
가난한 자들, 감염자들, 그리고 윈터위습의 동포들이여, 이 마을은 포기한다.
우리의 분노를 쏟을 다른 장소가 있을 것이다. 월루몽드는 이곳에서 얌전히 개죽음이나 당하라지!
……여기서 살카즈와 싸워봤자 좋을 게 없어. 후퇴한다.
가자.
머드락, 이제 됐어! 그만해!
……!
후우…… 허억…… 하아……
저들은 이미 멈췄다고…… 이상한 일이네, 우리가 싸움을 멈추는 쪽이라니.
이 마을을 봐…… 우리가, 가져온 혼란이야.
우리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원래 투쟁이란 이기적인 거잖아. 위대한 이상 따위를 마음에 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네 말이 맞다…… 하지만 그럼 우리의 투쟁과…… 죽어나간 동포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원래 고통과 갈등은 우리의 단짝이잖냐.
어, 잠깐…… 성냥 있는 것 같은데. 예비용으로 들고 다니던 건데 여기 있었구만.
어이, 헌병, 받아라.
……!
음…… 살카즈의 전사도 담배를 피우나?
난 끊었어.
호오, 요즘엔 담배를 끊은 사람도 성냥을 들고 다니나 보군그래.
……겨우 부지한 목숨, 소중히 여기도록.
그리고 너희, 로도스 아일랜드는……
……
……
……그럼, 여기서 작별이다.
아마도…… 너희는 이곳에 남은 자들을 도우려 하겠지……
하지만, 그것도 이제 살카즈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바위가 무너져 내리는 소음 속에서, 살카즈들은 고개를 돌렸다.
거리는 불타고 있었다.
폭도들은 떠났고, 분쟁이 다시 발생할 유일한 원인이 사라진 거리에는 공포와 위협만이 남았다.
마지막 바위 파편이, 땅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