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무지개
가뭄이 든 마을에 우물을 파려고 한 투예. 하지만 사건은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투예
어머니는 풍성한 달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포악한 태양이 사나운 불길을 내뿜어,
그녀의 은빛 찬란한 머리카락과 맑은 얼굴을 삼켜버렸다.
달아, 아이야.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두 팔을 벌려,
너를 무한하고 차가운 하늘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눈물은 모래 속에 스며들어,
별처럼 커다란 정석이 되었다.
그 모습은 절망이 서린 그녀의 눈에서,
멀어져가는 뒷모습,
영원히 밤 하늘에 걸려있을 뒷모습을 닮아있었다.
——<달을 훔친 여인>
……!
(눈을 비비며) 왜? 무슨 일인데…… 차는 왜 갑자기 세운 거야?
투예 씨, 깨났구나. 미안, 아이를 안은 여자가 갑자기 뛰쳐나오는 바람에 급정거할 수밖에 없었어.
부딪히지는 않았고?
응, 제때 브레이크를 밟았거든. 그런데 저 여자가 손에 들고 있는 건…… 그릇인가?
뭐?
아가씨, 물…… 콜록콜록. 우리 아이가 이틀간 물을 못 마셨어요. 제발 불쌍히 여겨 물을 조금만 나눠주세요.
물이 필요하면 필요하다고 하면 되지, 아이를 안고 달리는 차 앞에 뛰어들다니,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쩔 뻔했어?
아가씨,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그랬어요. 제발 물 몇 모금만 주세요.
투예 씨, 저 아이 좀 봐. 입술도 갈라진 게…… 곧 목말라 죽을 것 같아.
여기, 이 물주머니 다 가져가.
이, 이렇게 많이 준다고?
당신이 마실 물만 충분하면 돼. 난 꼭 필요한 물만 있으면 되니까.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됐어, 괜찮다고 했잖아.
근처에 마을이 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혹시 거기서 온 거야?
네, 맞아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2년 연속 가뭄이 들어서 마을에 비가 한 방울도 안 내렸어요.
마을의 우물은?
전부 말라버렸어요. 우물에서 나오는 거라고는 노란 모래밖에 없어요.
……이렇게 심각한 재난 상황인데 이곳의 관리자는 아무것도 안 한 거야?
다른 사람들처럼 싹 챙겨서 도망가지만 않아도 다행이죠. 뭘 더 바라겠어요?
그렇다면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는 건 어때?
고향을 떠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죠. 아직 가정을 이루지 않은 젊은이라면 자유롭게 떠날 수 있겠지만, 저처럼 가족이 있는 여자가 어디로 갈 수 있겠어요?
미안…… 내가 실언했어.
하하, 괜찮아요. 내년까지 버티면 비가 내릴지도 모르니까요.
내년에는 비가 올까?
빠르거나 늦을 수는 있어도 언젠가는 올 거예요.
빠르든 늦든 제때 오면 좋을 텐데.
하, 사람은 태어날 때조차 선택할 수 없는데, 어떻게 비가 제때 오기를 바라겠어요?
……
나지르, 본함이랑 합류하기로 한 날이 언제지?
아직 한참 남았어. 최소 한 달이야. 임무는 미리 완료했고.
여기에서 얼마나 오래 있을 수 있어?
최대 보름.
음, 충분해.
(차에서 뛰어내린다)
마을은 어디야? 안내해줘.
투예 씨, 가서 뭐 하려고?!
우물을 팔래!
뭐?
가서,
우물을 판다고!
오는 길에 보니 마을은 온통 엉망이더만, 촌장의 집은 훌륭하게 지어졌네.
의외였어?
뭐…… 하긴. 돈이 쓰여야 할 데 쓰이지 않았다면 다른 데 쓰였다는 거니까.
흥……
투예 씨, 조심해!
아가씨, 눈이 없어? 이거 어떡할 거야, 물이 다 쏟아져 버렸잖아. 우리 가족들은 다 이 물만 기다리고 있다고!
미, 미안해. 투예 씨도 고의는 아니었어.
자, 진정하고, 이 물로 갚을게. 됐지?
그건……
가져가. 내가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서 그런 거니까.
타지인, 정말 이걸 나한테 주는 거야? 마을에 가져가서 팔면 금화 일곱 개는 받을 텐데.
금화 일곱 개? 농담이지? 이 물주머니까지 더해도 금화 일곱 개는 안 된다고.
이 정도 흙탕물을 구하는 데도 금화 다섯 개를 썼어. 이렇게 맑은 물이라면 훨씬 더 비쌀 거야.
(쭈그려 앉아 부서진 항아리 속의 물을 살펴본다)
이렇게 더러운 물도 마실 수 있는 거야?
아가씨,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을 것 같아?
투예 씨, 오래 기다리셨죠. 촌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 그 자식을 찾아온 건가? 그렇다면 행운을 빌어줄 수밖에 없겠군.
그건 무슨 뜻이야? 이봐! 잠깐만!
됐어, 나지르. 그만 소리 질러. 벌써 가버렸잖아!
투예 씨, 안녕. 이 마을의 촌장으로서 마을 사람들을 대표해 이곳에 온 것을 환영해. 하하!
안녕. 악수는 됐어.
하하, 투예 씨는 개성 있는 사람이네. 자밀, 귀한 손님에게 물을 내드려야지.
투예 씨, 나지르 씨. 자, 드세죠.
(태연하게 한 모금 마신다)
(투예 씨, 이 물 진짜 마셔도 돼? 그 항아리 안에 있던 물처럼 전부 흙탕물이야.)
물이 탁하다고 대접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솔직히 이게 마을에서 유일하게 물이 나오는 우물에서 길어온 물이거든.
마실 물이 있는데 왜 마을 사람들은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황무지를 지나가는 차를 막고 물을 부탁하는 거야?
이건 우리 조부께서 옛날에 큰돈을 들여 후원에 파둔 개인 우물이야. 가문 전용이라 평소에도 다른 사람과 공유한 적은 없어.
지금은 평소가 아니잖아.
맞아. 촌장으로서 위험한 순간에 나만 생각할 수는 없지. 그래서 작년에 마을 사람들에게 이 우물을 개방했었어. 다만……
크흠, 우물물은 유한하고 사용하는 만큼 줄어들더군. 그래서 결국…… 더 많은 돈을 내는 사람이 가져가게 된 거야.
흙탕물 한 항아리에 금화 다섯 개로 말이지?
(테이블 위의 날벌레 한 마리를 잡는다)
쯧, 이곳은 사막이야. 물보다 귀한 게 뭐가 있겠어?
(정말 추악하네.)
비서에게 듣자니 두 사람이 우리 마을에 온 건 우물을 파기 위해서라지?
맞아. 땅을 파서 우물을 만드는 게 작은 일은 아니니 이곳의 관리자한테 허락을 받으러 온 거야.
우리 마을을 위해 큰일을 해준다고 하니 촌장으로서 정말 고마움을 금할 길이 없지만, 아쉽게도 우물 공사 허가는 허락할 수 없을 것 같아.
왜? 당신도 이게 마을을 위한 일이라고 했잖아!
혹시 《달을 훔친 여인》이라고 들어봤어?
사르곤의 모든 사람이 들어봤을걸.
이 마을의 역사를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곳에 왔던 한 탐험가가 마을을 세웠다고 해.
그의 수기에 따르면 그 별처럼 커다란 보석이 바로 우리 발밑에 묻혀 있다고 하지.
비록 전설이라 고증은 할 수 없겠지만, 촌장으로서 그 보석을 타지인으로부터 지키는 건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사명이야.
특히 마을에 오자마자 우리의 땅을 파헤치려는 타지인이라면 더더욱 말이지.
멍청이나 그런 이야기를 믿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믿음과 사실에 무슨 상관이 있는데?
너……!
나지르, 가자.
투예 씨, 잠시만, 좀 천천히 가.
우웩……
투예 씨! 괘, 괜찮아?! 방금 마신 물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응. 우물물이 노랗고 탁하다는 건 보통 철이나 망간의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많아. 하지만……
윽, 우웩……
투예 씨!
……난 괜찮아. 하지만 방금 마신 물에서는 쇠 비린내가 나지 않았어.
설마?!
물속의 불순물은…… 일부러 섞은 거야.
*사르곤 욕설*, 그럼 마시지 않아도 됐잖아.
어쩔 수 없었어. 그 우물은 분명 단단히 지키고 있을 테니 내 추측을 증명하려면 그 방법뿐이었다고.
그럼 이제 어쩌지?
일단 우물을 팔만한 샘구멍부터 찾아야 해.
나지르, 체력이 별로구나. 아직 반나절도 안 걸었다고.
후…… 후, 반나절은 안 됐지만, 사막에서 걸어 다니는 건 정말 너무 힘들어. 발이 빠지는 정도도 다르고.
나와 다르다는 걸 깜빡했네…… 물 마실래?
아니,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거야.
이쪽으로 와. 조금만 더 가서 저 앞에 있는 암석 뒤에서 쉬는 게 좋겠어. 태양이 내리쬐는 곳에서는 몸속의 수분도 빠르게 증발할 테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우산을 쓰는 거 싫어하잖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와. 여기서 햇볕이나 쬐고 있을 거야?
아…… 그래, 알았어!
역시 됐어. 투예 씨도 불편해 보여.
빨리 와. 뭐든 일단 가서 얘기하자고.
꿀꺽꿀꺽…… 목말라 죽을 뻔했네. 투예 씨, 이렇게 오래 걸었는데 앉아서 조금 쉬지 그래?
이곳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지하수가 쌓이기 쉬워. 게다가 나무 그늘로 덮여 있으니 우물도 쉽게 증발하지 않을 거야.
투예 씨는 아는 게 참 많은 것 같아. 우물에 관한 지식은 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일족의 가르침 덕분이야. 우리 일족의 모든 사람은 사막에서 생존하는 훈련을 받거든. 수원을 찾는 건 필수 과목이고.
대체 어떤 일족이길래 모든 사람이 그런 걸 배우는 건지……
사막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는 상인 집안이었어.
아, 포르테 일족이 장악한 무역 회사 말이구나…… 진작에 떠올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야. 우리 부모님 대는 이미 일족 혈통의 끝자락이나 다름없거든. 그런데도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가훈을 벗어날 수 없다니.
하하, 뭐든 배워둬서 나쁠 건 없지. 언제 도움이 될지 누가 알겠어. 아니야?
아, 찾았다…… 자, 나지르, 받아!
우왁! 뭐야 이거!
하하, 쫄기는. 어차피 물지도 않아.
왜냐하면 생긴 게 너무…… 징그러워서 그래.
생긴 건 징그러워도 그 녀석이 없었다면 우리 일족은 진즉에 사막에 묻혀버렸을 거야. 그 녀석이 있다는 건 멀지 않은 곳에 샘구멍이 있다는 뜻이거든.
나지르, 나 좀 도와줘. 여기 있는 돌들을 뒤집어서 검누른 색의 풀이 있는지 찾아봐. 잎이 엄청 가늘고 작아.
알았어, 찾아볼게.
찾았다! 이게 정말 있네…… 그래서 그다음은, 투예 씨?
어디 보자, 뿌리가……
북쪽 뿌리가 더 발달했네. 저쪽으로 가 보자.
이런 데는 우리 말고 올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높고 낮은 말뚝으로 둘러싸여 있네.
아마 묘지일 거야. 저건 말뚝이 아니라 묘비고.
……확실히, 자세히 보니 말뚝마다 글자가 새겨져 있네.
“자애로운 아버지이자 충실한 남편, 용감한 전사가 이것에 잠들다——불리스 샤히드 누만알딘”.
“……귀여운 딸 ……라티파 누만알딘”.
“지혜로운 노인…… 안내자…… 무탈립 누만알딘”.
이곳에 묻힌 건 누만알딘이라는 성을 쓰는 일족인 것 같아.
누만알딘…… 왜 이렇게 익숙한 느낌이지?
그러고 보니 그러네.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
……아, 생각났다.
그 망할 촌장의 저택에 일족 태피스트리가 있었어. 거기 적힌 성씨가 누만알딘이었고.
(숨을 들이쉬며) 그렇다면……
맞아. 우리가 찾아낸 샘구멍이 그 녀석의 조상들이 묻힌 곳에 있다는 거야.
*사르곤 욕설*
도저히 안 되면 이곳에 강제로 우물을 파려고 생각했어. 일단 파놓으면 그 녀석이라도 뭘 어쩌지 못할 테니까.
그런데 지금 보니…… 내가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부여잡으며) 쳐다보지 마. 방법이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아니면…… 아니면 포기하든가.
……안 돼.
하아……
투예 씨, 투예 씨. 저 기억하세요?
응, 기억해. 물이 더 필요해? 아직 남았으니 조금 있다가 가져다줄게.
(고개를 저으며) 아니요. 물주머니를 돌려드리려고 왔어요. 선뜻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신경 쓰지 마.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걸 보니, 우물을 파는 것도 순조롭지 않나 보네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돌아가세요. 투예 씨, 이곳을 떠나세요. 그 사람이 있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예요.
못 믿겠으면 벽에 붙어 있는 걸 봐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안 보이네.
잠시만, 좀 지나갈게.
“거듭 말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사적으로 우물을 파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참여자는 채찍 20대, 우물에서 물을 퍼 올리는 자는 채찍 10대의 벌을 내린다.” 이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이 감히!
정말 녀석의 가슴을 열어서 안에 뭐가 들어차 있는지 살펴보고 싶을 지경이네.
분명 양심만은 없을 거야.
그 사람은 이곳에서 터무니없는 세금을 걷고 있어요. 아미르에게 바치고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기 위해서요.
반평생을 그렇게 살았는데, 누군가가 돈줄이랑 벼슬길을 막는 걸 보고 있을 리가 없죠.
당신들은 이곳 사람들이 아니니, 저 사람도 당신들을 어떻게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죠.
(치를 떤다)
전 먼저 돌아갈게요. 투예 씨, 일찍 쉬세요. 곧 해가 질 거예요.
아이는 어떻게 됐어?
아…… 아이는 할머니와 같은 곳에 묻어줬어요.
뭐?!
당신의 말이 맞았어요. 역시 때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투예 씨, 괜찮아?
(미간을 문지르며) 나지르,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없어.
(목에 걸린 목걸이를 푼다)
나지르, 이 돌을 받아. 그리고 하나만 도와줘.
아니야, 투예 씨. 보수 같은 건 필요 없어.
보수가 아니야. 이 돌을 어제 우리가 갔던 그곳에 묻어줘. 고리랑 줄 풀어내는 거 잊지 말고. 그리고 표면에 약간의 흔적을 내줘.
이거 엄청 비싼 보석이잖아. 투예 씨, 대체 어쩌려고 그래?
탐욕을 부리는 사람은 결국 자기 무덤을 파기 마련이거든.
투예 씨, 왜 아침부터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거야?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늦지 않는 게 예의니까.
녀석들이 등장했어.
확실하게 들은 거 맞아? 그 여자가 보석을 찾아낸 곳이 정말 여기라고?
몇 번이나 확인했어요. 확실히 이곳이에요. 그 여자가 여기서 바람을 피하다가 모래에 묻혀 있던 그 보석의 귀퉁이를 보았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엄청 희귀한 물건이야. 그 시구가 맞았어. 이곳의 지하에 정말 뭔가가 묻혀 있는 거야.
별처럼 커다란 보석을 아미르에게 바친다면 분명 승진할 수 있을 거예요.
삽은 가져왔어?
네, 가져왔어요. 그런데 왜 사람을 더 부르지 않는 건가요? 저희 둘만으로 어느 세월에 다 팔 수 있을지……
멍청하긴. 자기 조상의 무덤을 파헤치고 있다는 얘기가 새어나가면 내 체면이 어떻게 되겠어?
네, 네.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죠.
어서 시작해!
제가요?
아니면?
하아,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절 용서하세요. 두 분의 가호는 잊지 않겠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절 용서하세요. 두 분의 가호는 잊지 않겠습니다.
콜록콜록. 무슨 모래 먼지가 흰색이야. 퉤퉤.
뭐라도 발견했어?
아니요. 쓸만한 거라고는 단 하나도 없네요.
쓸데없기는, 비켜. 내가 한다. 반드시 찾아낼 거야!
(삽을 바닥에 힘껏 꽂는다)
처음에는 거품이 섞인 흙탕물이 삽 끝이 헤집어 놓은 흙 속에서 밀려 나왔다.
그리고 곧, 지하에 고여있던 샘물이 위로 뿜어져 나오며 모랫바닥 위로 물보라를 그렸고, 가장자리로는 하얀 거품이 일며 모래를 적셨다.
촌장 발밑의 모래가 점점 밑으로 가라앉자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비서는 황급히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촌장을 밀쳐냈다.
그 순간 샘물이 끊임없이 용솟음치며 뿜어져 나왔고, 물기둥이 저 높이 솟아오르며 묘지 전체를 휩쓸었다.
몇 미터는 되어 보이는 물의 장막이 물방울을 지면에 흩뿌렸고, 떨어진 물은 맑은 시냇물이 되어 모래 언덕을 지나 마을을 향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아, 어째서 물밖에 없는 거지!
물건은?! 보석은?!
믿을 수 없어. 너, 계속 파! 어서! 땅을 파란 말이야!
촌장님, 무리예요. 물에 빠져 죽을 거라고요.
이건 무슨 소리지?!
마을 사람들의 환호성이지.
뭐라고?
하긴, 저들의 목소리가 네 귀에 닿을 리가 없겠지.
(깜짝 놀라 투예를 바라보며) 여긴 뭐 하러 왔어?
축하하러 왔지. 사막에서 물보다 귀한 보물은 없잖아.
(낭패스러운 모습으로 얼굴의 물을 닦는다)
소원이 이뤄졌으니 분명 만족스러울 거야.
너, 너……
(어깨를 으쓱거린다)
감히 날 때리다니! 그 가난뱅이들이 시킨 거냐! 그렇지?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그게 누구든 편히 지낼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다!
약이 바싹 올랐나 보네. 몇 년 동안 꾸었던 꿈이 한순간에 산산조각 나는 기분은 어때?
한 가지 좋은 걸 알려줄게.
조상의 무덤까지 부숴가며 마을 사람을 위해 물을 찾아냈으니, 큰 공을 세운 셈이지. 아미르에게 보고하면 어디든 골라서 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말이야……
설령 풍요로운 곳에 가서 아무리 잘 나간다 해도, 넌 평생 다른 사람의 고혈을 빨아먹는 벌레일 뿐이야.
너를 위해 공적을 기리는 편지를 보내놨으니, 한 달도 안 돼서 아미르의 사절이 올 거야.
이곳을 떠나고 싶다면 기회를 잡는 게 좋을 거야. 주민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서 평판도 좀 쌓고.
이게 네 마지막 기회야.
너…… 너……
거기 비서, 빨리 촌장을 데리고 가는 게 좋겠어. 말도 제대로 못하 잖아.
가자, 나지르. 우리가 할 일은 이제 끝났어.
투예 씨……
나지르? 안 따라오고 뭐 해?
투예 씨, 무지개야. 하늘에 무지개가 걸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