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계획

계획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고객의 복수를 돕기 위해 토터는 치밀하고 상세한 계획을 세웠다.

등장 오퍼레이터: 토터


???

문 열어, 이 사기꾼 잡종 놈아!

???

당장 문 열라고!

???

자는 척하지 말고 얼른 문 열어!!

토터

하론 씨로군. 조금만 조용히 두드려줘. 이렇게 시끄러우면 이웃에게 폐가 되잖나.

초라한 상인

(토터의 멱살을 잡는다)

초라한 상인

이 자식아, 내 돈은 잘 챙겼냐? 내가 그렇게 대충 속아 넘어갈 줄 알았냐고?

초라한 상인

그때 네놈이 뭐라고 말했지? 금요일에 결과를 보여줄 거라며! 오늘이 그 금요일인데 아주 튀려고 가방까지 다 싸 놨네!

토터

하론 씨, 진정해. 나중에 다 설명하지.

토터

(하론의 손을 푼다)

초라한 상인

설명? 난 설명 따윈 필요 없어. 난 결과를 원해, 알겠어? 당장 저 짐승들의 목을 여기로 가져오란 말이야.

토터

(시계를 본다) 잠시만.

초라한 상인

5일이면 충분하다며? 그래서 5일을 줬지. 자, 결과는?

토터

지금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니까 곧 결과가 나올 거다.

초라한 상인

계획? 지난 4일 동안 넌 뭘 했지?

초라한 상인

월요일엔 커피 마시고, 화요일엔 포커치고, 수요일엔 시장 구경하고, 목요일엔 낮잠을 잤지. 그리고 금요일이 된 오늘도 아직 집에 틀어박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잖아!

토터

(시계를 본다)

초라한 상인

젠장, 그 망가진 시계 좀 그만 힐끔거려!

토터

아직은 때가 아니야.

초라한 상인

뭐라고, 네 말은 내가 지금 성급하다는 거냐?

토터

…… 그렇겠지?

초라한 상인

네놈은 급할 게 없겠지, 젠장. 그 황야 강도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건 네가 아니라 나니까!

토터

아, 알고 있어. 받은 수고비로 미루어 보아 당신 잔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말이지.

초라한 상인

…… 그래, 만약 내게 돈이 조금 더 남아 있었다면, 지금 네가 걱정할 것은 다른 놈의 머리가 아니라 네 목이었을 거다.

토터

이렇게 말할 줄이야, 난 우리가 좋은 고용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초라한 상인

(의기소침하여 벽에 기댄다)

초라한 상인

여기서 네놈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느니…… 나도 그때 마누라랑 함께 죽었어야 했어.

토터

…… 따뜻한 물이라도 마시겠나? 한 잔 끓여줄 수 있는데.

초라한 상인

너 말이야…… 됐다. 내가 왜 너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넌 내 심정을 조금도 알 수 없을 텐데.

토터

딱히 그렇지만은 않아…… 어느 정도는……

초라한 상인

그럼 부탁이야. 어떻게든 해주면 안 될까?

토터

(시계를 본다)

초라한 상인

(고개를 젓는다) 하아……

토터

시간이 됐군. 같이 가겠나?

초라한 상인

응? 어디를?

토터

네가 원하는 대로 죗값을 치르게 해야지.


토터

바로 여기야. 타고 온 짐승은 잘 숨겼나?

초라한 상인

숨겼어…… 잠깐, 돈 써서 널 고용한 건 난데 왜 내가 네 지시를 따르고 있는 거지?

토터

……미안, 하론 씨. 내가 한 번 더 묶지.

초라한 상인

그럴 필요 없어, 나를 이런 데까지 데려와서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먼저 설명해봐.

토터

자, 여기.

초라한 상인

망원경?

토터

맞아, 저쪽을 보면 돼.

초라한 상인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토터

조금 더 멀리 보면 지평선에서부터 서서히 이쪽으로 달려오는 열차가 있을 거야. 진홍색의 검은 해골이 그려진 깃발이 꽂혀 있을 텐데.

초라한 상인

보인다, 놈들이야. 틀림없어!

토터

(활시위를 당긴다)

초라한 상인

넌 망원경 필요 없어?

토터

필요 없다.

초라한 상인

잠깐, 이렇게 먼데 조준이 가능할 리가……

토터

쉿…… 조용.


토터

됐어, 임무 완료.

초라한 상인

끝났다고?

토터

그렇군, 아직 더 보고 싶은 게 있는 건가?

초라한 상인

뭘 말하는 거야?

토터

시체를 욕되게 하는 짓은 별로긴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면……

초라한 상인

너…… 모두 죽였다고 확신할 수 있어?

토터

폭발의 범위를 보면, 거의 확실하지.

초라한 상인

……

초라한 상인

…………

초라한 상인

다 죽었단 말이지. 잘 죽었군, 잘 죽었어.

토터

꽤나 얌전한 표현이군. 원수가 죽으면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초라한 상인

나도 좋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도 어이없게 끝나버리니 실감이 나지 않아.

토터

말하기 좋은 타이밍은 아니지만 지금 보수의 나머지 절반은……

초라한 상인

(금화 주머니를 던진다)

초라한 상인

가져가,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가져가.

토터

(돈주머니를 줍는다)

초라한 상인

뭐 할 말 없어?

토터

……매번 감사합니다?

초라한 상인

아니, 너 도대체 어떻게 찾은 거야? 그 멍청한 건달 놈들을 난 꼬박 한 달 동안 찾았는데도 놈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는데……

초라한 상인

놈들이 이 시간에 여기 나타난다는 걸 어떻게 안 거야?

토터

실은……

초라한 상인

됐어, 여기서 말할 필요 없어. 다른 곳에서 술 한잔하자고.

토터

지금 상태로는 술은 안 마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초라한 상인

하하, 그건 또 어떻게 알지?


초라한 상인

우스운 얘기지만, 이 마을의 사람들은 해가 뜨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아침부터 술을 마시지. 두 잔 시켰는데, 뭐 마실래?

토터

이 두 잔 사이즈가 많이 달라 보이는데.

초라한 상인

맞아, 큰 잔이 내 것이거든.

토터

그럼 왜 나보고 고르라고 한 거지?

초라한 상인

예의상 물은 거지.

토터

그럼 작은 잔으로 하지, 고맙다.

초라한 상인

(잔을 들고 단숨에 반쯤 들이킨다)

초라한 상인

크으…… 하.

초라한 상인

그럼 이제 말해 주겠나? 대체 어떻게 했는지를 말이야. 분명 오늘까지 아무 준비도 안 하고 있다가 시간 맞춰 나가서 활시위를 당겼잖아. 슝……

초라한 상인

그리고 다 죽여 버렸지.

초라한 상인

미리 알고 있었나? 아니면 그들 중 한 놈을 매수한 건가?

초라한 상인

자, 빨리 말해 봐.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군. 어젯밤까지만 해도, 틀림없이 네놈이 나를 속이고 있다고만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은……

초라한 상인

쳇……감탄스러울 따름이군.

토터

좀 흥분한 것 같은데.

초라한 상인

술이 들어갔으니까.

토터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완벽한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다 보면 결과는 항상 비슷하지.

토터

(자신의 수첩을 꺼낸다)

토터

너는 월요일에 내가 카페에 앉아 종일 빈둥거렸다고 불평했지만, 카페는 한 마을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곳이야.

토터

상단에 있어 그곳은…… 정보 집결지나 마찬가지지.

토터

모든 정보가 거기에서부터 나오고는 하지. 믿을만한 정보도, 크흠…… 가짜 정보도.


후추 상인

가지고 다니던 향료는 운송했나? 난 다른 길도 이용해 봤는데 거의 매번 매복에 당했어. 그놈들은 우리의 행로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 같더군.

유향 상인

난 아직 고민 중이야. 차라리 용병에게 상단을 호송해 달라고 해야 할까? 창고에서 썩히는 것보다는 낫잖아.

후추 상인

아휴…. 아미르 군대가 늑장을 부리며 진압에 나서질 않으니, 원. 내 장부를 보면 이제 더 이상의 마이너스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카페 점원

어서 오세요. 무엇을 드릴까요?

토터

커피 한 잔.

카페 점원

저희 커피는 맛이 강한 편이라 쓰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이 꿀에 절인 대추를 커피를 다 마신 후에 드셔보세요.

토터

고마워. 근데 쓴 걸 싫어하지 않아서.

토터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이 마을의 의사는 어디에 있지?

카페 점원

음, 동쪽에요. 분수대를 따라 동쪽으로 쭉 가면 보일 거예요. 어디 아프신가요?

토터

나한테 구급용 의약품이 좀 있거든, 어쩌면 필요한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

......


토터

황야에서 만능 화폐는 돈이 아니라 약이지. 정보를 흘렸으니…… 다음은 놈들이 일부러라도 나를 만나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타이밍이군.


토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장신구 상인

친구, 오늘 좀 처참하게 깨졌군. 이렇게 많은 돈을 날린 걸 아내에게 들킨다면 큰일 날 텐데.

토터

저런 푼돈 정도야. 즐겁게 썼으니 됐어. 별거 아니야.

목재 상인

하하하, 역시 이렇게 호탕한 친구가 좋단 말이지.

토터

그럼, 한 판 더 하겠나?

???

......


토터

예상대로 수요일 아침, 내 방 창문 아래에 낯선 발자국이 있었어. 가려져 있었지만, 프로는 아니었지.

토터

하론 씨, 사냥해 본 적은 있나?

토터

동물에게는 자신만의 영역이 있어. 그 영역 안에서 먹이를 찾고, 놀고, 순찰하는 등 자기들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지. 놈들의 습성을 알면 함정을 파는 것도 쉬워.


행상인 A

형씨, 벌써 떠날 생각이야?

토터

아아, 여기 황야 도적들 소문이 좀 걱정돼서. 가능한 한 빨리 여기서 벗어나려고.

토터

그래서 물어보는 건데 여기서 나가는 다른 길이 있을까?

행상인 A

솔직히 말하면 어느 길로 가든 다 소용없어. 놈들의 손에서 벗어난 것 자체가 애초에 무리거든. 네 움직임은 이미 파악하고 있을 거야.

토터

그럼 모두 습격을 당한 경험이 있는 건가?

상인 B

지난번에 우리 상단은 그 짐승 같은 놈들도 눈치채지 못했겠지 싶어 마을 동쪽 오솔길에서 출발했는데,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매복에 당했어.

토터

정말 무서운 이야기군. 운 좋게 도망친 사람은 없나?

상인 B

지난 한 달 동안 외진 작은 골목부터 크고 화려한 대로까지 전부 시도해 봤지만, 자고로 길을 나서면 반드시 불행이 찾아오더군.


토터

상인들이 사용한 경로와 강도에게 약탈당한 지점을 비교하여 이 도적 떼의 행동 범위를 대략적으로 정했어.

토터

그리고 내 석궁의 사정 범위가 주변 일대를 완전히 커버할 수 있는 적합한 저격 지점도 몇 군데 찾아놨지.

토터

마지막으로 덫을 놓은 곳까지 사냥감을 몰아갔을 뿐이야.


토터

어이, 꼬마, 용돈 벌고 싶지 않니?

영리한 남자아이

뭘 하면 되는데요?

토터

나는 내일 멀리 떠날 거다. 열흘 치 물과 마른 음식을 준비해 주지 않겠나? 그리고 해가 지기 전까지 짐을 싣는 동물에게 먹이와 풀을 잔뜩 먹여놔 줘. 동트기 전에 출발할 거니까.

토터

아, 맞다. 여기 수고비. 금화 4개다. 내일 오전 5시에 마을의 서쪽 입구에서 기다리지.

영리한 남자아이

와, 아저씨, 통이 크시네요.

토터

출발하기 전에 잠을 푹 자고 싶으니까 더 이상 날 방해하지는 말고, 거기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얼른 움직여.

영리한 남자아이

네네, 알겠어요. 잘할 수 있어요.


토터

사실 저 정도의 일이라면 금화 두 개 정도면 되지만, 난 두 배를 줬지.

토터

이 나이대 어린애들은 돈을 좀 벌면 사방에 자랑하고 싶어 하거든. 쟤가 많이 떠들수록 내 목표 달성도 쉬워지는 거야.

초라한 상인

그래서 어제 잠을 안 잤단 말이야?

토터

아니, 푹 잤지. 다음날 눈을 사용하려면 기력이 충분한 상태여야 하거든.

초라한 상인

(술을 한 모금 마신다)

초라한 상인

그렇구나…… 그런 것이었어.

토터

듣고 나니 실망한 것 같군.

초라한 상인

글쎄, 난 전설적인 용병의 깜짝 놀랄만한 무용담을 듣게 되는 건가 했는데, 막상 들어 보니 내 아내가 들려준 사업계획서 같군. 아주 상세하면서 지루했어.

토터

훌륭한 계획은 기복이 많으면 안 돼. 무난할수록 좋지.

초라한 상인

아내도 그렇게 말했어! 심지어 너처럼 아이디어를 기록할 수첩도 가지고 다녔지.

토터

난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해. 기억은 믿을 수 없거든. 그래서 그 부인은 어떻게 지내?

초라한 상인

강도에게 죽었어……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말해줬잖아.

토터

…… 미안, 잊고 있었군.

초라한 상인

상관없어. 적어도 계획서를 만드느라 신경 쓸 일은 없게 됐으니. 내가 아내를 억지로 사업에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아내는 아마 시인이 되었을 거야.

토터

음, 시인도 좋은 직업이지, 안전하고.

초라한 상인

……

초라한 상인

솔직히 말하자면 너랑 이야기하는 거, 아주 불쾌해.

토터

괜찮아, 다들 그렇게 말하거든. 오히려 말로 하는 사람이 고마울 정도야. 대부분은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해서 말이지.

초라한 상인

이성적으로는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감정이 따라 주지 않는군.

토터

나야말로 미안하군……

초라한 상인

(고개를 저으며) 에휴, 뭐 됐어.

초라한 상인

너의 수첩을 봐도 될까?

토터

아, 상관없다. 편하게 봐.

초라한 상인

헉, 글씨가 꽤 큰데.

토터

눈에 문제가 좀 있거든. 멀리는 보이는데 가까운 게 안 보이지.

초라한 상인

생활의 모든 것을 세심하게 계획하고 있는 것 같네.

토터

맞아, 문제가 생겼을 때 허둥대지 않을 기본 틀 같은 건 있지.

초라한 상인

(수첩을 덮는다)

초라한 상인

흠, 너 같은 사람은 분명 어떤 일이든 확실히 손에 쥐고 일말의 실수도, 조금의 어긋남도 없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겠지?

초라한 상인

너의 인생은 분명 너의 손바닥 안에서 순풍에 돛을 단 배 같았을 거야.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잃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고.

초라한 상인

(술을 단숨에 들이켠다)

토터

(침착하지 않은 모습으로 유리잔의 손잡이를 매만진다)

토터

아니야……

초라한 상인

뭐가 아니라는 거지?

토터

그렇지 않아. 내가 살면서 통제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어.

토터

(술 한 모금을 가볍게 마신다)

초라한 상인

불쌍한 녀석.

토터

그렇게 말하지 마.

초라한 상인

아니, 지금 건 나한테 말한 거야.

초라한 상인

(술잔을 들어 끝까지 들이킨다)

초라한 상인

계산을…… 어라? 아 깜빡했네. 내 돈은 다 너한테 줬구나.

토터

내가 내지.

초라한 상인

미안하게 됐군.

토터

이 금화를 가져가도 상관없어. 빈털터리로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초라한 상인

하, 그건 네가 가지고 있어. 난 필요 없으니까.

토터

취했군.

초라한 상인

휴, 난 신경 쓰지마, 나 혼자 일어날 수 있어. 잘 가, 친구.

초라한 상인

♪날이 저물기 전 그녀를 품에 안았어♪

초라한 상인

♪연보랏빛 베일 아래 은은하게 풍기는 재스민 향기♪

초라한 상인

♪부드러운 그 입술이 날 데려갈 거야♪

초라한 상인

♪변함없는 그 고향으로♪

초라한 상인

♪그때의 고통, 내 삶의 끝♪

술에 취한 상인은 지평선 너머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옮겨, 붉은 고리 속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뒤돌아보지 않는 그의 뒷모습은 마치 연인의 뜨거운 품에 안기는 것만 같았다.

사막의 건조한 바람이 그의 노랫소리를 모래로 부드럽게 감싸 담아서는 그 노래를 이어 부르는 다른 나그네의 주변으로 불어 보냈다.

토터

♪루이사, 내 마음의 루이사♪

토터

♪나를 집으로 데려가 줘. 너와 함께라면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토터

♪루이사, 내 꿈속의 루이사♪


흐릿한 남자 목소리

미안하지만 토터, 우리는 너를 여기에 두고 갈 수밖에 없어.

흐릿한 남자 목소리

우리 팀은 계속 북쪽으로 이동할 거야. 네 다리로는 우리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어.

토터

날 여기에 버리고 간다는 건가?

흐릿한 남자 목소리

여긴 설경이 가까워, 정말 아름답지 않나.

토터

날 여기에 버리고 갈 생각이군, 그렇지?

흐릿한 남자 목소리

돈은 어느 정도 남겨두지. 근처에 마을이 있으니 그곳에서 필요한 물건과 교환할 수 있을 거야.

토터

빙빙 돌리지 말고! 제대로 대답해!

흐릿한 남자 목소리

토터, 난……

토터

앤, 말해줘. 너도 같은 생각이야?

냉정한 여자 목소리

그만해, 너도 알잖아. 너 때문에 팀 전체가 속도를 늦출 순 없어. 다들 해야 할 임무가 있다고.

토터

그러니까 나를 버린다는 거군?

냉정한 여자 목소리

어린애도 아니고,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토터

처음 약속이랑 다르잖아, 앤.

냉정한 여자 목소리

미래의 일 따위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 토터. 우린 내년 봄에 돌아올지도 몰라. 그때가 되면 상황이 좀 달라져 있을지도 모르니까 너무 낙심하지는 마.

토터

하, 너희가 다시 돌아온다고?

냉정한 여자 목소리

……

토터

……그런가, 알겠다

흐릿한 남자 목소리

……


토터

♪루이사, 내 마음의 루이사♪

토터

♪나를 집으로 데려가 줘. 너와 함께라면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토터

♪루이사, 내 꿈속의 루이사♪

토터

♪언제까지나 네가 오기를……♪

토터

♪……기다릴게♪

토터

(술잔을 들고 끝까지 들이켠다)


토터

열쇠, 열쇠는 어디 있지?

토터

이건가?

토터

아니, 안 열리는군. 이게 아니야.

토터

이건가?

토터

또 아닌가…… 열리지가 않아. 됐다.

토터

(땅바닥에 주저앉는다)

토터

……지금이 몇 시지? 약속 시간도 얼마 안 남았을 텐데 밖에서 기다리는 걸로 할까.

처마가 작열하는 모래 위에 그림자를 드리웠고, 불타는 듯한 열기와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움츠린 토터의 몸을 감싸주었다.

산들거리는 바람 속에서 토터의 눈꺼풀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스르르 감겼다.

그리고 그는 문에 기댄 채 단꿈에 빠져들었다.


???

토터 씨, 토터 씨, 일어나세요!

토터

흠…… 아아! 뭐야?

???

토터 씨를 데리러 온 오퍼레이터입니다! 오는 길에 비행 유닛이 모래 폭풍을 만난 탓에 늦어 버렸습니다.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나요?

토터

(일어나 바지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아니. 딱 시간 맞춰 왔군.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하지만 잠이 드신 것 같아서……

토터

잠깐 졸았을 뿐이야.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렇게 오래 자진 않았어.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어, 그런데…… 왜 웃으시죠?

토터

내가 웃었다고?

토터

(자신의 입꼬리를 만져본다)

토터

이상하군, 내가 왜 웃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