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의 메아리
스푸리아는 포르투나의 뜻에 따라 그녀의 총을 개조했지만, 기쁨을 주어야 할 '총'은 슬픔의 장소에서 처음으로 울려 퍼지게 된다.
1099년 5월
라테라노, 위령성당
와, 네가 가져온 폭약 정말 죽이는데! 어르신께서 관속에서 들으셨다면, 분명 엄청 좋아하셨을 거야!
그래? 그럼 다행이네. 어르신께서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도 양로원의 폭파 시합에 참가하셨다고 들었거든, 분명 좋아하셨을 거야!
아니, 이럴 수가, 오늘 장례식에 온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
난 네가 날 만나면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니, 그냥…… 여긴 도심에서 엄청나게 먼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지, 어쨌든 우리를 지도해준 선생님의 장례식이니까. 피아메타와 모스티마도 라테라노에 없으니, 부득이하게 내가 대신 온 거야.
너는 여기 공무 때문에 온 거야?
양로원에 계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장례식 생중계를 보고 싶어 하시거든. 이럴 때 분명 우리 부서를 찾으시지 않겠어?
교황청의 일에 잘 적응하는 것 같네.
당연하지, 계속 선배를 따라잡으려고 노력 중이야.
그런데 리아, 난 네 선생님이 아니야. 네 작품에 점수를 매길 수 없어.
……후, 우리 모두 광륜이 없었으면 정말 좋겠다니까.
그런다고 선배의 눈을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이, 나 당신 누군지 알아!
나?
선생님께서 네 폭발물 설계 숙제를 보여주셨었어!
어라, 규율 위반으로 선생님께 잡혔던 거 아니었어?
아, 그건 파아메타의 공이 크지.
선생님께서 우릴 가르치실 땐 거의 백 살 가까이 되셨었지. 그런데도 정신도 맑고, 목소리도 우렁차셨어.
맞아, 선생님은 2년 전에서야 겨우 학교를 떠나 편히 노후를 보낼 정도로, 정말 폭발물 연구하는 걸 좋아하셨거든.
그리고 선생님께서 제일 좋아하시던 디저트 가게도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았고, 선생님을 터치하는 사람도 없었지.
……선생님은 유언장에 조금의 여한도 없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더 이상 계절 한정 신상품 선인장 타르트를 드시지 못하는 건 가끔 생각나실 것 같아.
에휴, 마음 아픈 게 느껴지네.
하하, 미안…… 선생님께서 마침내 숭고한 성령으로 돌아가시는 이 순간에, 왜 난 선인장 타르트 이야기나 떠올리고 있는 걸까?
안전핀을 풀어야겠어!
응, 역시 장례식에는 폭발음이지!
난 저기 공터에 3 연발 정도 하러 가야겠어!
아, 그럼 나도 질서를 유지하러 가보도록 할……
왜 그래 리아, 이야기 좀 더 하지 않고?
내가 입원했을 때, 1년이 넘도록 계속 엘에게 물어봐서 겨우 내 병실 번호를 알아냈다며.
하아, 선배는 정말 무섭다니까.
나도 그냥 네게 관심 좀 주려는 거지. 정확히 말하자면, 이제 네 '선배'라고 할 수 없으니까.
내가 자고 있던 시간 동안, 넌 많은 걸 보고, 많은 일을 경험했어야 했어.
……
리아, 넌 문을 열고 나가 본 적 있니? 기술을 사람들 위해 잘 쓰고 있는 거야?
정말 비겁해, 선배. 그건 내가 선배한테 묻고 싶은 질문이잖아.
……그럴지도.
1100년 1월
라테라노, 까눌레 거리, 어느 민가
네, 저는 지금 장기 외부 파견 인원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교황청에는 1분도 머물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암브로시우스 수도원의 복원 작업은 도와줄 수 없어요.
그럼 이만, 일이 있어서 먼저 전화 끊을게요.
후……
익숙한 오리지늄 화약 냄새, 익숙한 폭파 실험소리.
이전에 수업을 빠지고 여기에 왔을 때랑 완전히 똑같잖아.
……그 수도원에서 있었던 일을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믿기지 않아.
어쩐지 역사 공부도 잘한 사람들이 '영원한 낙원'을 입에 달고 살더라니……
……정말 무섭네.
어라, 아무도 없나? 문 앞에는 분명 “어서 오세요”라고 팻말이 걸려있는데……
……
정말 재미없군! 왜 내 장치를 합선시켜서 태워버린 게야?
그럴 리가요. 아말리 선생님, 손님을 이런 식으로 환영하시는 건가요?
그냥 크림 한 덩어리만 쏜 것뿐이야. 네 반응이 빨랐다면, 입으로 딱 받을 수 있었겠지.
하지만 저는 장인이지 훈련용 백비스트가 아닌걸요.
하하, 앉거라, 세르필리아. 무슨 일 있니?
개조해야 할 총이 있어요.
오, 오래된 골동품이구나
총의 소유자는……
산크타가 아니에요.
자기가 총을 사용하려다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죠.
이 총은 그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물건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 사람이 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도록 약속해 버렸죠.
……물론 당연히 제가 개조하고 난 후의 이야기예요.
후, 그런데 다른 종족도 총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마침 잘 됐구나. 나도 어떤 손님이 폭발한 총을 하나 맡겨놨단다.
우선 이걸 가지고 감을 잡는 게 어떠니?
이건 그냥 평범한 총이잖아요.
뭐, 좋아요. 우리 사이를 봐서, 당연히 도와드리죠.
그래, 듣자 하니 도심 사무소에서 교황청으로 발탁됐다며??
이럴 수가, 어떻게 이렇게나 자기 친구한테 관심이 없을 수 있어요?
교황청으로 간 거 아니야?
갔었죠. 그리고 방금 사직서를 냈고요.
아직은 사직하는 데 성공하진 못하고, 장기 외부 파견 인원 신분밖에 못 얻긴 했지만, 적어도 잔소리하는 상사와 매일 같은 사무실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게 됐죠.
내가 진작 말했잖니, 넌 기술자가 어울려. 또 무슨 사고라도 친 거니?
……그렇다고 할 수 있긴 해요.
이거 참, 전 지난 몇 년 동안 도심 사무소에서 골치 아픈 일은 겪을 만큼 겪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좋은 장인은 되지 못했어요.
정말 아쉽구나. 앞으로 올 때마다, 교황청 문 앞에서 파는 탄두 과자를 가져와 주길 바랐는데 말이다. 내가 직접 배달시킬 필요 없이 말이야.
그래도, 전에 네가 사무소로 가는 아이들을 놀리는 데 사용한 몇 가지 발명품들은 정말 마음에 들었단다……
……오, 네 손에 든 총의 주인이 왔구나.
안녕하세요.
여성 분, 총기를 이렇게 소홀히 관리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것 봐, 총의 시어가 꽤 닳아 있잖아, 이건 새 걸로 교체해야겠어.
맞다, 안전장치도 하나 더 추가해야 해.
번거롭게 해 드렸군요. 하지만, 제 딸은 겨우 세 살이라, 아마도 그런 게 필요하진 않을 거 같네요.
어?
이번에 저희 딸이 몰래 총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오발 사고가 나긴 했지만, 사실 딸이 가지고 싶었던 건 상점에 있는 무지개 사탕을 뿜어내는 장난감 총이거든요.
그래서 이 총을 딸아이가 원하는 모양으로 바꿔서 퇴원 선물로 주고 싶어요.
……아, 폭발 사고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총이 폭발하긴 했지만, 딸과 남편은 무사하니까요.
다행이야…… 운이 좋았네.
저기, 아말리 선생님. 왜 제게 이 고객이 뭘 원하는지 미리 알려주지 않은 거예요?
하하, 너도 나한테 안 알려주지 않았니?
산크타도 아닌 사람이, 왜 굳이 총을 쓰려고 할까? 좀 이상하지 않니?
……
맞는 말이네요.
제가 직접 가서 물어봐야겠어요.
후…… 날이 정말 춥네. 우리 서둘러서 이 바람막이 판을 제대로 고정해야겠어.
파커, 와서 좀 도와줄래?
파커?
……
쯧.
저 녀석이랑 시간 낭비하지 마.
……내가 불러서 대답 안 한 거야?
누가 부르든 대답하지 않을걸. 왜냐하면 네가 지은 이름이니까.
내일 사냥할 때, 내가 따끔하게 한마디 하도록 하지.
그건 좋지 않아, 라이문트. 난 더 이상 사람들과 말싸움하고 싶지 않아, 무력을 사용하는 건 더 원치 않고……
알고 있어…… 그런데 그건 저 녀석이 사람들과 좋게 대화를 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한 거야. 저렇게 한마디 없이 째려보기만 할 때가 아니라.
저 녀석, 네가 자기를 구해준 걸 제대로 알고는 있는 거냐고!
어, 말싸움 중이야?
……크흠! 안녕, 세르필리아.
네 편지는 받았어, 근데 사실 미리 알려줄 필요도 없었어. 이번엔 우리가 정말 준비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
미안, 나도 전에 말한 허브 피첼레는 결국 만들지 못했어……
괜찮아. 마침 내가 한 카라반에 익명으로 연락해 봤는데, 곧 이쪽으로 우회해 와서 너희와 거래할 거래.
카라반?!
정말 다행이야. 세르필리아 씨…… 이걸로 겨울 동안 좀 더 버틸 수 있겠어!
……응, 확실히 귀중한 물자야. 고마워.
포르투나, 넌 잘 숨어 있어. 내가 거래할 테니까.
카라반이 왔을 때 후드 잘 쓰고 있어야 돼? 사기당하지 말고.
어…… 알겠어!
맞다, 세르필리아…… 네게 한 가지 더 미안한 일이 있어.
내 모습을 너무 많은 사람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네가 말했었잖아, 특히 다른 살카즈한테, 그런데……
걱정하지 말고 우선 들어가서 다시 천천히 이야기하자. 별로 화낼 일 아닐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그 젊은 살카즈가 바로 새 멤버라는 거지?
후, 교황청이 내게 가르쳐준 규칙대로라면 이건 율법 위반 행위인데?
미, 미안해……
하지만, 상처를 입은 그 사람을 너희가 구해준 거니까, 그 인자한 교황 할아버지도 이해해 주실 거야.
그리고, 네 말대로 팀원과 같이 카즈델에 가다가 부상을 당해 낙오된 거라면, 그 부대는 그 살카즈를 다시는 받아주지 않겠지……
보아하니 이곳에 정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
맞아, 나는 그 사람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
그 사람이 이곳저곳 나돌아 다니지만 않는다면, 여기에 타천사가 있다는 소식이 밖으로 퍼지지는 않을 테고.
후, 보고서 쓰는 것도 귀찮은데, 그냥 이번 일은 보고서에서 빼버리지, 뭐.
정말이지? 잘됐다!
근데…… 그래도 괜찮은 거야?
안 괜찮을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다음부턴 그러지 마, 알겠지?
아니면 계속 후드를 쓴 채, 영원히 네 총을 꺼내지 않는 방법도 있어.
응…… 노력해 볼게.
나, 석궁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야. 최근엔 몇 번 사냥에 따라가기도 했어.
어때?
엄청 어려워…… 아, 석궁을 사용하는 게 어렵다는 게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말이야.
이전에 수도원에 있을 땐, 그저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자연스럽게 성찬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었는데……
지금도 슈랄하고 몇몇 사람들과 같이 계속 기도는 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 그때와는 사정이 달라졌다는 걸 알고 있어.
쉿……
왜 그래?
……
별거 아니야. 단지 네 신분을 기억하고 그와 관련된 걸 말하지 말라고 상기시켜 주려는 거지.
……응, 기억할게.
그래서, 너는 영향을 많이 받았어?
교감 능력을 잃었다곤 하지만, 원래부터 네 주변에 다른 산크타는 없었으니까……
그게, 점점 더 내가 뭘 잃어버렸는지 선명하게 느껴져.
마치 밤길을 계속 걷는 것 같아. 앞이 안 보이질 않고, 다른 사람을 느낄 수 없어…… 외로워.
그리고 왠지 알 것 같아. 난 이 어둠에서 영원히 나오지 못할 거라는 걸…… 맞지?
……아, 미안. 보고서에 필요한 건, 이런 내용이 아닐 텐데.
괜찮아, 알려줘서 고마워.
이것 봐, 아직 네 총 다 개조도 다 끝나지 않았다고.
포르투나, 넌 이 총으로 뭘 하고 싶은 거야?
……
난 여전히 이 총이 무서워.
그래도 난 이 총을 꽉 쥐고 있어야 해. 피나에 대한 일을 없던 걸로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하아.
잠깐만, 포르투나. 손님맞이를 해야겠네.
……!
창문 밑에 숨지 마. 내 드론이 널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아,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
우리 산크타들이 연합해서, 살카즈에게 수작을 부리진 않을까 의심하고 있는 게 뻔히 다 보이거든.
이왕 이렇게 된 거, 안에 들어와서 제대로 듣는 게 어때? 밖은 엄청 추운데, 안에서 바람을 좀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
……우리는 널 해칠 생각이 전혀 없어, 파커
괜찮으니까, 계속 네 일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자. 상황만 제대로 설명하면, 교감 능력이 없는 사람도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거지?
나는 네 총도 개조해야 하고.
알았어……
……나는 스스로의 두려움을 이겨내서, 안정된 느낌을 되찾고 싶어. 마치 예전에 내가 총을 쥐었을 때 안정감을 느꼈던 것처럼 말이야.
그리고 여기 오고 난 후로, 난 항상 그때의 느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예전에 주교 할아버지께선 늘 자신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위로해 주셨거든.
그런데 우린 할아버지에게서 떠나가 버렸지.
……개조하기 시작했구나. 내 이런 생각이 아주 말도 안 되는 건 아니지?
네 바람대로 개조할 거라고 말한 적은 없어.
그래도 확실히 영감은 받았어. 개조가 끝나면, 고맙다는 인사 잊지 말라고.
후……
하, 지금 몇 시나 됐지? 그리고 내가 어제 그 총을 다 개조한 게 몇 시였더라?
세르필리아, 세르필리아…… !
미안…… 정말 미안해!
무슨 일이야?
총이…… 보이질 않아.
그리고, 파커도 안 보여.
어젯밤 보초를 서던 사람도 파커를 보지 못했대…… 그 녀석, 우리 모두의 근무 교대 패턴을 다 파악한 거야. 젠장, 우리 쪽 사람이라 생각해서 경계하지 않았는데.
미안해, 세르필리아. 우리가 꼭 그 녀석을 다시 잡아 올게. 이미 한 팀이 출발 준비를……
그렇게 조급해하지 마.
그건 내가 만든 무기야. 어디로 갔는지, 다 짐작이 간다고.
……너 처음부터 그 녀석이 이럴 걸 알고 대비하고 있던 거야?
아니면 포르투나가 도망칠 걸 대비했을 수도 있지.
……농담이야, 어쨌든 긴장 풀고 맘 좀 편히 있어.
나하고 포르투나 둘이 쫓아가도 충분하니까.
……알겠어.
맞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 외부 파견 인원이 물자를 사용한 것에 대한 집계는 상당히 여유롭지만, 타천사를 감시하는 임무 중에 사용된 총알은 제대로 보고해야만 해. 그러니까 나도 적당히 할게.
이 말이 듣고 싶었던 거지?
……응. 고마워.
여기 핏자국이 있어.
세르필리아…… 정말 이 방향이 맞아?
적어도 네 총은 확실히 이쪽에 있어.
……총은 다 개조했다고 했잖아. 혹시 나도 사용할 수 있으면, 파커도 사용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난 오히려 그 녀석이 사용했으면 좋겠어.
……이건…… 누구의 피려나?
윽…… 하, 하하하.
너희가 원한 게 이거잖냐. 빌어먹을 산크타! 그건 내 피다!
상황이 좋지 않네……
파커……! 이, 이건……
……비스트에게 당한 상처야.
주여……
닥치고…… 꺼져!
네놈들 함정에 빠져 죽느니, 터스크비스트의 입안에서 죽는 게 나아!
함정?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분명 우리가 하는 이야기 들었잖아…… 우리는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세르필리아는 모두를 위해서, 겨울을 나기 위한 물자도 구해왔다고!
그래, 너흰 이런 방식으로 다른 살카즈들을 속여서 머물게 했겠지.
놈들은 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지? 살카즈에게 카즈델 외에, 어떻게 다른 집이 있을 수가 있지?
도대체…… 카즈델은 어떤 곳이야? 라이문트는 한 번도 말해준 적 없었어……
……포르투나.
암브로시우스 수도원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도 너희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기 힘들 거야.
그래도…… 그렇게 깊게 생각할 거 없이 그냥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이곳에서 지내는 게 좋지 않아?
생각을 깊게 하지 말라고? 콜록콜록…… 날 속일 수는 없어.
머리 위 광륜이 달린 너희 같은 쓰레기들은, 한평생 남을 속이고, 성인군자인 척하지……
너희가 살카즈를 미워하지 않을 리가 없어. 그저 조용히 기회를 엿보고 있는 거겠지……
후우…… 살카즈 뿔 한 쌍은 얼마나 하지?
난…… 난 몰라! 정말 모른다고!
……보아하니, 포르투나의 총을 훔쳐 간 것도 비슷한 이유겠군.
흥……
내가 이렇게 죽을 걸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먼저 네놈들 목부터 베었을 텐데……
……우선 총부터 돌려줘.
……
안돼…… 가져가지 마!
산크타의 총 한 자루면, 부대에 복귀해서…… 존경받……
……
그런데 이 '총'은 이미 내가 개조해서 말이야. 애초에……
“유물 총을 훔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율법 위반이야, 세르필리아. 그게 선생님의 수업 교구라고 해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선생님들도 수업 한 번 듣지 않은 천재가 총 한 자루로, 도대체 뭘 연구해 낼 수 있을지 궁금해하시더라.”
“그래, 유물 총은 모두 골동품이어서 쉽게 분해할 수 있지.”
“보고 또 봐도, 보이는 건 딱 두 가지 기술뿐이야. 하나는 우리 현대인이 사용할 수 없고, 다른 하나는 기초 중의 기초지.
“하지만, 리아, 그걸 쥔 채로 기도해 본 적 있어?”
“아니면, 너는 누군가 어떤 상황에서 그걸 쥐고 기도하고 있는 걸 상상할 수 있겠어?”
“그때는 신성한 도시가 아직 세워지지 않았고, 세상에 낙원도 아직 없었으니까……상상이 전혀 안 되지?”
“하지만 그 시대를 이해하려 않고서, 어떻게 그 유물을 연구할 수 있겠어”
……!
세르필리아, 왜…… 갑자기 총을 쏜 거야?
……
세르필리아는 자신의 총을 텅 빈 동굴 입구에 겨냥한 자세를 유지하며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다.
놀라지 마…… 라테라노 사람들은 이렇게 장례를 치르니까.
죽음의 슬픔도, 이별의 아픔도, 아쉬움과 분노도.
떠들썩한 폭발음에 묻혀 모두 점점 옅어져 가는 거지.
……
다른 산크타의 총성도, 연쇄 폭발도, 비명과 웃음소리도 없었다.
한 발 또 한발 울리는 총성 속에서, 포르투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곤, 세르필리아의 손안에 있는 자신의 총을 가져갔다.
그 총은 이제 안전해. 내가 보증할게.
그래도 무서우면 눈을 감아도 돼. 내가 대신 봐줄게.
……직접 볼래. 제대로 기억해야 하니까.
그래……
응, 눈 감고, 팔을 이쪽으로……
이건……
맞아, 이 '총'은 이제 전리품이 될 수 없어.
그건 더 이상 총이 아니니까.
산크타의 천부적인 사격 실력이 없이도 사용할 수 있고, 소소한 즐거움도 나눌 수 있다.
오색빛깔의 종잇조각과 테이프가 총구에서 발사되어 두 사람의 머리카락에 엉켜 있었다.
총성은 메아리치고, 알록달록한 조각들은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는 걸려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