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외근 임무 중 뜻밖의 사고로 인해 메테오는 전에 겪었던 딜레마가 떠올랐다.
등장 오퍼레이터: 메테오
다들 수고했어. 며칠 동안 길을 재촉했으니 오늘은 일찍 쉬도록 해. 임무 목표 지점까지는 25km 남았으니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서두르면 아마 오후엔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네, 메테오 언니도 수고했어요. 외근 나오면 건조식품만 먹을 줄 알았는데,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러게. 요리 솜씨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
참, 메테오 언니, 텐트 칠 때부터 맛있는 냄새가 나던데, 오늘은 어떤 요리를 하는 거예요?
내 고향에서 먹던 가정식이야.
가정식이라……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비법이라도 있는 거야?
그건 아니야. 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안 계셔서 산 아랫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랐거든. 다들 착한 분들이셨지.
이 수프는 그분들이 나한테 가르쳐 주신 건데 간편해서 야외에서 만들기 좋아.
아…… 쓸데없는 걸 물어서 미안해.
그게 뭐 어때서, 괜찮아.
오, 엄청 맛있네. 레시피 좀 물어봐도 돼?
물론이지. 간단한 재료만 있으면 돼.
내가 방금 캔 고수 뿌리, 생강이랑 오후에 잡은 크로스스케일 핀을 절인 고기랑 소금으로 간하고, 끓는 물에 넣어 15분간 익힌 후 뚜껑을 열면 끝이야.
다들 널 따라가면 후회할 일은 없을 거라는 게 이런 뜻이었구나.
아니야. 난 야외에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를 좀 할 수 있을 뿐인걸. 마터호른 씨 같은 사람이랑은 비교도 안 돼.
후, 근데 가능하다면 스타 시트러스 씨를 좀 넣어주면 더 좋아. 약간 매운맛이 나거든. 이런 날에 그 씨를 넣은 매운 고깃국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따뜻해져.
스타 시트러스……? 똑같은 이름의 희귀한 나무에 대해서 들어본 것 같은데. 명문 귀족들이 좋아하는 가구용 목재라 했던 것 같아.
아, 기억났어요. 카시미어에만 있는 나무일 거예요.
(하아……)
메테오 언니 고향이 카시미어잖아요. 본 적 있으면 얘기 좀 해줘요.
그래. 메테오 네가 살던 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
……
메테오 언니? 메테오 언니, 왜 말이 없어진 거예요?
응?! 아, 고향 말이지……
떠난 지 너무 오래돼서 어떤 모습이었는지……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말이야.
아, 아쉽네…… 잠깐만! 왜 때리는 거야!
빨리 밥이나 먹어 이 녀석아. 안 그러면 키 안 큰다.
메테오 언니! 쟤 좀 봐요!
그만, 시간이 늦었어. 수프 좀 더 먹어, 마터호른 씨가 만든 비스킷도 가져왔으니까 같이 먹어.
와, 대박, 고마워요, 메테오 언니.
먹고 일찍 쉬자. 난 조금 피곤하니까 먼저 가서 잘게.
여긴 어디지? 엄청 어둡네.
메테오, 메테오.
누구야?
빨리 와, 메테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어.
누구?
메테오, 따라와. 오늘 밤하늘엔 문섀도우가 있어. 성연 나무에 올라가면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을 거야.
라나,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야?
계속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었어.
들어봐. 바람이 촉촉한 나뭇잎 사이를 지나며 나를 재촉하고 있어.
바람? 무슨 바람이 분다는 거야. 라나, 빨리 이쪽으로 와. 여기서 떠나지 마.
나는 갈게, 메테오. 빨리 따라와……
라나, 빨리 돌아와! 어디로 가려는 거야?
빨리 와, 메테오. 내가 기다리고 있잖아.
라나가 왜…… 안 보이는 거지.
메테오! 메테오!
어…… 아저씨, 아저씨가 여긴 어떻게……
뭐, 됐어. 참, 아저씨 혹시 라나 못 봤어? 방금 여기 왔었는데 어디론가 가버렸어.
너도 정신이 없구나. 라나는 병에 걸린 지 한 달이나 됐는데 어떻게 돌아다닌다는 거냐.
병?! 하지만 방금 그건 분명히 라나였는데…… 이상하다…… 아, 라나는 어때? 좀 나아졌어?
하아, 아직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아침에 흰죽 한 그릇을 겨우 먹었는데 분홍빛이 나는 걸 반 그릇이나 토해냈어.
그럴 수가! 그럼 의사는, 아저씨, 의사는 다녀갔어?
메테오, 그게 바로…… 내가 오늘 너를 찾아온 이유란다.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어. 이번 가을은 너무 짧았고 겨울은 너무 길어서 아무것도 남아있지가 않아.
마을 아이들 여럿이 이미 심한 병을 앓고 있단다. 라나가 어서 약을 먹지 못한다면 이번 겨울은 나지 못할 거야.
내가 저축해둔 게 좀 있어. 다 줄 테니까……
……메테오, 그거로는 부족하단다…… 지나가던 어르신이 스타 시트러스 나무가 필요하니 나무를 주면 돈과 물자를 주겠다고 하셨어. 그게 있으면 우리는 이번 겨울을 날 수 있을 거야.
성연 나무 숲을? 그 숲은 지금까지 우리 조상님들이 대대로 지켜오신 건데……
다른 나무, 다른 나무는 안 된대? 부탁할게. 조금만 더 기다려줘. 다른 방법이,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아니, 메테오, 다른 방법은…… 없어. 우리도 너처럼 그 숲을 사랑한단다. 하지만……
살려줘, 메테오. 콜록콜록, 우리에겐 다른 방법이 없어.
메테오 언니! 살려줘!
메테오…… 이 할머니 좀 살려주거라!
메테오, 메테오!
살려줘!
살려줘!
나 좀 살려줘!
아아아, 내가 구해줄게. 내가, 하아하아, 윽……
메테오 언니, 왜 그래요? 악몽이라도 꿨어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우리 모두 여기 있어요.
그래, 메테오. 물 좀 마실래? 한잔 가져다줄게.
후우, 너희들이었구나. 난 또……
구조 임무의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걸 거예요. 자, 메테오 언니, 땀 좀 닦아요.
괜찮아, 고마워. 매일같이 길을 재촉한 것 때문에 긴장돼서 조금 지쳤었나 봐.
메테오, 무슨 일이 있으면 말해 줘. 우리가 꼭 도와줄게.
진짜 괜찮아. 서둘러 가야 하니까 정리하고 출발하자. 나는 괜찮아.
메테오 언니!
(고개를 젓는다) 됐어, 키이라, 그만 물어봐.
아펑, 목표 지점까지는 얼마나 남았지?
얼마 안 남았어. 3km 정도만 더 가면……
이런, 메테오 언니, 목표 지점 방향을 봐요.
연기가 저렇게 짙다니, 보고서 불이 났다는 얘기는 없었잖아.
키이라, 근처에 살아남은 마을 사람이 있는지 찾아서 같이 불을 꺼! 아펑, 약을 준비해두도록 해! 불이 이렇게 크게 났으니 분명히 다친 사람이 있을 거야! 빨리!
알겠어요, 메테오 언니. 언니는요?
불이 난 곳 근처에 가서 다른 생존자가 있는지 찾아볼게!
그럼 메테오 언니, 조심해요!
그래, 너희도 조심해!
(불길이 너무 세. 살아남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어.)
아무도 없어요? 들리면 대답해주세요! 아무도 없어요?
아무도 없어요? 들리면 대답해주세요! 아무도 없어요?
메, 메테오구나! 어서 도망쳐!
아저씨, 방금 여기서 큰 폭발음이 나서 서둘러 왔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이쪽으로 오지 말고 어서 도망가거라. 기사님이 가져온 벌목기의 오리지늄 엔진이 폭발해서 여긴 온통 오리지늄 분진투성이야.
아저씨, 더 이상 말하지 마. 내가 응급처치해줄게. 그리고 여기 다른 사람들도 있어?
아니다, 메테오, 내 말 듣거라! 빨리 도망가! 빨리 가지 않으면 늦을 거다! 그 기계는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어. 그랬다간 너도…… 병에 걸릴 거야! 빨리 이곳을 떠나!
아저씨, 나, 난 마을 사람들을 두고 갈 수는 없어. 버티고 있어. 내가 데리고 나갈게.
아, 눈이 너무 아파!
내 다리! 내 다리가 없어졌어! 도와줘! 살려줘!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크윽,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계속 우두커니 서서 뭐 하는 거야! 빨리 가라니까! 여긴 위험해!
아……
콜록콜록, 목이…… 컥…… 콜록콜록……
(손등에…… 피가 나고 있어. 다친 건가?)
아저씨! 아저씨, 괜찮아? 아저……씨…… 다들……
대답 좀 해줘. 콜록콜록, 대답 좀 해…… 흑.
메…… 테오…… 이리 와봐……
아, 아저씨! 나 듣고 있어! 얘기해!
그래. 콜록콜록, 모두 너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단다…… 라나를…… 부탁하마……
아저씨! 아저씨!
............
왜 이렇게 된 거지?
뭘 해도 틀린 일이고 소용이 없다니.
어떻게……
원래대로라면 이글거리는 공기 때문에 건조했을 자신의 얼굴에 촉촉한 물방울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손등으로 뺨을 닦는다)
으…… 제길, 이럴 때 갑자기 그때 일이 생각나가지고는.
흐흐흐흑, 내 아가야……
(무슨 소리지? 누가 울고 있나?)
흑흑흑, 아가야. 이 바보! 왜 날 구했어? 난 죽게 두고 아이를 구했어야지!
여보, 내가 쓸모없는 놈이라 딸아이를 구하지 못했어. 흑흑, 아가야. 아빠가 미안하다. 흑흑.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빨리 이곳을 떠나!
가라고? 어떻게 가라는 거야? 우린 못 가. 평생동안 일궈온 모든 게 여기서 무너지고 말았다고. 흑흑흑.
아가씨, 난 다리를 다쳐서 걸을 수가 없으니, 내 아내를 데리고 가줘.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빨리!
난 안 가. 흑흑흑흑. 죽어도 당신과 아이와 함께 죽겠어. 흑흑. 우리 아가야.
무슨 말이지? 방 안에 사람이 더 있는 거야?
그래. 흑흑흑. 내 딸이 아직 안에 있어. 상황이 급박해서 아내는 구했지만, 내가 머저리 같은 놈이라 아이는, 아이는 버려두고 나와버렸어. 흐흐흑.
알았으니 그만 울어. 아이가 집의 어디쯤에 있었는지 기억나?
이미 늦었어. 불길이 거세니 내 아내를 데리고 가. 아가씨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남자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어디에 있냐고!!
침실. 다, 다락 남쪽 끝에 있어.
알았어. 아내를 잘 돌보고 있어.
조심해……
콜록콜록……
여보, 여보 왜 그래! 누구 없어! 내 아내 좀 살려줘!
(불길이 너무 거세서 눈이 아파.)
아가야, 들리니? 콜록콜록……
(다락 남쪽…… 아, 저기다!)
앗, 뜨거워…… 콜록콜록.
(걷어차서 부술 수밖에 없겠어.)
(크윽, 연기가 너무 짙어서 아무것도 안 보여.)
아가야, 콜록콜록……
사…… 살려줘……
(장롱에서 들려오는 소리야!)
찾았다. 천만다행이야.
아빠…… 엄마……
벌써 의식이 혼미하구나. 견뎌내야 해. 내가 널 데리고 나가줄게.
(여자아이를 안는다)
메테오는 뒤를 돌아보고 나서야 자신이 왔던 길이 이미 불에 집어삼켜진 것을 알아챘다.
선홍색의 화염은 벽, 계단 그리고 문을 따라 점점 번져갔고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은 끊임없이 혀를 날름거리며 집 안에 있는 메테오와 아이를 집어삼키려는 듯 옷과 피부를 핥아댔다.
(아, 어떻게 해야 하지!)
젠장…… 무너지겠어!
콜록콜록, 후우……
(등에 뭐가 떨어진 것 같아. 너무 아파. 맞다, 애는 어떻게 됐지!)
(하아…… 다행이다. 아이는 괜찮아. 빨리 나갈 방법을 생각해봐야겠어. 일어나야 해)
아, 진짜 아프네.
사, 살려…… 줘……
내가 널 구해줄게. 꼭 구해줄게.
(주변을 둘러본다)
(저쪽에 기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구멍이 있어. 아마 방금 무너질 때 벽이 부서진 거겠지.)
(이 구멍은 너무 작아서 나갈 수가 없겠어. 아이만 먼저 보낼 수밖에 없겠는걸.)
메테오 언니! 있어요? 콜록콜록, 어디 있어요?
키이라!!
키이라구나! 여기야, 여기! 남쪽이야! 여기에 작은 구멍이 있어!
메테오 언니! 아, 보여요. 구멍이 너무 작아서 언니는 못 나올 것 같은데 어떡하죠, 흑흑.
울지 마. 일단 난 신경 쓰지 말고 아이를 데리고 가!
메테오 언니!
애 잘 받아. 나무에 안 찔리게 조심하고.
그럼 메테오 언니는 어떻게 할 거예요! 저는 가서 아펑 오빠 데려올게요! 기다려요! 꼭 버티고 있어요……
내 말 들어. 난 이미 늦었으니 신경 쓰지 마. 빨리 아이를 데려가.
메테오 언니, 아, 안 돼요. 방법이 있을 거예요. 꼭 같이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으아아……
으윽…… 안 되겠어, 키이라. 너무 무거워서 밀어낼 수 없어.
다시 해봐요. 내 손을 잡아요, 메테오 언니!
빨리 가, 안 그랬다간 너희들도 위험해질 거야!
이런, 어서 아이를 데리고 떠나!!
메테오 언니!!!!
메테오……
라나…… 오래 기다렸지……
(고개를 저으며 웃는다)
미안해.
왜?
너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구하지 못했어. 결국은…… 누구도 보호하지 못했어……
아니야. 이미 충분히 잘 해줬어. 이미 충분해…… 충분해.
나랑 같이 가려고 기다린 거야?
아니, 난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거야.
작별 인사?
(껴안는다) 난 떠나야 해. 메테오, 따라오지 마.
……떠나야 하는 거야?
응. 울지 마. 넌 제일 용감한 사냥꾼이잖아. 넌 아직 해야 할 일도 많고, 많은 사람이 아직도 너를 필요로 하고 있어.
네가 정말로 그리울 거야. 정말이야.
나도야. 하지만 때가 됐어. 날 보내줘.
……
그럼 안녕……
메테오, 깨났구나. 좀 어때?
미……
그렇게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도 살아남은 건 정말 기적이야.
……나.
다음부턴 그러지 마. 임무를 수행할 때 자기 안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으니까 나랑 지아나가 널 걱정하는 거잖아.
푸흡.
아! 아파.
어떻게 아직도 웃을 수 있는 거야! 등과 호흡기에 화상을 입은 데다 척추는 골절까지 됐어…… 더 말해줘?
네가…… 호되게 혼낼 거라…… 생각했어. 콜록콜록!
뭐? 날 그런 사람으로 봤단 말이야?
윽…… 후우, 미안해, 미나. 너하고 의료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말았네.
미안할 게 뭐 있어. 우리도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읏…… 그래도,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 수 없어서.
너……
이번엔 의료부가 전력을 다해서 널 살려냈지만 다음엔 어떻게 될지 우리도 장담할 수 없어.
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난…… 누군가가 그런 처지가 되는 걸 절대 보고 싶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 말이야.
누구라도 헤어지거나 잃는 선택을 강요받아선…… 안돼.
난 못 해. 그냥…… 못 할 것 같아.
……메테오, 아직도 옛날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거야?
너에겐 아무것도 숨기질 못하겠네.
그때 난 지켜오던 숲을 희생하면 라나와 마을 사람들의 평화로운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운명은 너무나도 탐욕스러웠고, 내가 양보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원했지.
그리고 끝내 내가 가진 모든 걸 가져가려 했어.
전에도 얘기했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을 계속 붙들고 있는 건 좋지 않아.
……그렇지. 나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야.
라나가 병으로 죽은 후에 나는 라나의 활을 들고 다른 광석병 환자들과 같이 그 숲을 떠났어.
떠도는 동안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귀족을 증오하며 오랜 시간을 헛되이 보냈어.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들과 소중한 것들을 지키지 못한 자신도 증오했어.
하지만 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땐 그런 상태가 아니었잖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많은 것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어.
같이 다니던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갔고, 나 혼자 남아 아무런 목적 없이 떠돌아다녔어.
이 땅에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걸, 모두 이런 절망적인 딜레마 속에서 발버둥 치고 있다는 걸 차츰 알게 됐어.
그러니 어떻게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고통을 받는 걸 보고만 있겠어. 그래서 난 기꺼이 그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거야.
그 사람들이 웃음을 되찾는 걸 보면 내 마음이 다시 채워지는 느낌이 드니까.
……그래.
네 생각이 그렇다면…… 나도 뭐라 할 말이 없네. 네가 기절했던 동안 지아나가 계속 곁을 지켰으니까 고맙다고 하는 거 잊지 마.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돼. 잘 쉬어.
지아나, 메테오 언니는 방금 깨어났으니까 나중에 만났을 때 메테오 언니한테 막 달려들면 안 돼.
알겠어, 키이라 언니. 메테오 언니한테 주려고 장미를 병 하나 가득 채울 정도로 접었어. 한 송이마다 좋은 말도 써놨으니까 이걸 주면 메테오 언니가 금방 좋아질 거야.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쟤도 참.
메테오 언니, 미나한테서 깨어났다는 말을 들었어요. 몸은 좀 어때요?
메테오 언니, 어, 언니, 으아앙…… 드디어 깨어났구나. 진짜 무서웠어!
지아나, 울지 마. 언니는 곧 나을 거야.
……응. 이 병 언니 주려고 가져왔어.
이게 뭐야?
말도 마세요. 메테오 언니가 기절해 있을 때 지아나가 엄청 오랜 시간을 들여서 접은 거예요. 잠에 잠도 안 자고 접다가 미나한테 몇 번이나 걸렸다니까요.
……미안해, 지아나. 내가 걱정시켰구나.
메테오 언니,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해도 되니까 다시는 다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언니를 다시는 보지 못할까 봐 너무 무서워.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지아나.
으아아앙, 메테오 언니!!!
지아나, 그만 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