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밤 사막의 린수 떼

밤 사막의 린수 떼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레이는 제리와 키이라의 초대를 받아, 열정적인 그들 대가족 모임에 오게 되었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작은 샌드비스트를 데리고 놀러 나가려 했을 뿐이었지만, 아무래도 열정적인 친척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등장 오퍼레이터: 레이, 알라나, 아스베스토스, 워미


소란스러운 사람들

빨리! 벌써 한 시잖아, 점심 먹고 나면 바로 재료 준비를 시작할 거야! 첫 번째 요리는 꼭 황금 당근으로 해야 해, 내 말 들어, 황금 당근이 없는 회식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소란스러운 사람들

접시는 어디 있는 거야? 접시가 부족해! 그리고 그릇하고 탁자랑 의자…… 전부 20개씩은 더 가져와! 내 열셋째 삼촌의 둘째 이모의 큰 여동생도 왔는데, 거기에 다섯 아이까지 데리고 왔거든, 진짜 북적거리네!

소란스러운 사람들

아이고! 난 너희한테 밥 한 끼 해주고 싶어서 온 거야, 손님이면 또 어떻다고, 나한테 요리도 못 하게 하는 거야? 얼른 뒤집개나 줘!

레이

……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이리 와, 샌드비스트.

레이

이렇게나 시끄러운데, 무섭지 않아? 여기가 좋아?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키이라

저기다, 제리! 레이 발견했어!

제리

오, 레이 씨! 여기예요, 여기!

레이

……누가 날 부르는 거지?

제리

여기예요!!!

레이

제리.

제리

죄송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방금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소리를 냈던 것 같아요!

제리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고 나면 사람들을 초대해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초대 명단에 들어갈 사람이 계속 늘어만 나더라고요…… 그래도 정말 좋아요!

제리

왜냐하면 여기 있는 누구도, 약혼식에 불참했던 저와 키이라 씨가, 그 뒤에 오히려 함께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테니까요……

레이

……제리, 너무 시끄러워서, 뭐라고 하는지 잘 안 들려……!

키이라

음, 좀 더 크게 말해보는 건 어때?

제리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제리

제 말은!

제리

와주셔서!

제리

저랑 키이라 씨 모두! 정말!! 기쁘다고요!!!

레이

응, 이제 들려!

제리

그리고! 저랑 키이라 씨 모두! 만약 그때 레이 씨가 없었다면, 그 뒤의 많은 일들도 일어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키이라

맞아!

제리

저랑 키이라 씨가 여기저기 도망 다니다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저희 둘이 한 번에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것도! 그리고 그 뒤에 있었던 일들도 없었을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레이

응, 그것도 들렸어!

레이

……내가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었나?

키이라

당연하지!

제리

레이 씨가 차를 강탈하지 않았더라면! 저랑 키이라 씨는 이번 생에는 두 번 다시 못 만났을지도 모르죠! 전 또 제가 선택하지도 않은 결정에 끌려다니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

키이라

그러니까! 레이, 정말로 고마워!

제리

그때 차를 강탈해 줘서!! 고마워요!!!

소란스러운 사람들

……

아홉째 고모

차를 강탈했다고? 혹시 지금 들었어?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아홉째 고모

예전에 제리가 차를 강탈당해서, 나중에는 검문소도 뚫고 심지어 검사관과 충돌도 있었다고 했었는데…… 쟤가 한 거였어?

여섯째 숙부

뭐라고? 잘 안 들려……! 쟤가 제리를 강탈했었다고?

열일곱째 언니

뭐라고? 너무 시끄러워! ……쟤가 제리를 위해서 차를 강탈했다고?!

열넷째 형

뭐?! 검문소를 뚫고 검사관까지 습격한 게, 모두 차를 강탈해서 제리를 데리고 가려고 한 거라고?!

소란스러운 사람들

……뭐라고?!

제리

아, 레이 씨, 아직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어서요…… 자리가 어디인지 기억하시죠?

레이

응, 간헐천 3번 천막, 12번 테이블의 6번이야.

제리

왼쪽은 워미 씨고 오른쪽은 알라나 씨예요. 그리고 레이 씨의 샌드비스트를 위한 나무 상자도 있어요.

레이

응.

제리

레이 씨, 오늘 저녁 꼭 저희 집 음식을 맛보셔야 해요! 저희 나중에 다시 봬요!

레이

응!

샌드비스트

크앙!

샌드비스트

(기분 좋게 등지느러미를 쭉 편다)

샌드비스트

(신나게 모래를 파헤친다)

레이

샌드비스트, 여긴 내가 너한테 지어준 집이 아니야. 그러면 안 돼.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크앙 크앙!!

레이

림 빌리턴에 돌아온 뒤로 계속 들떠 있네.

레이

……


레이

……샌드비스트.

레이

돈도 조금 모았고, 내일은 우리 출근 안 해도 되니까, 지금 황야로 데리고 놀러 가줄게.

레이

네가 황야에서 뛰고, 굴도 파고, 모래놀이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거 알아.

레이

자, 저기. 먼저 가 있어. 난 여기서 천막 치고, 너 노는 거 보고 있을게.

샌드비스트

……크앙!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크앙!!


레이

……샌드비스트, 이번 기회에 우리 놀러 가자.

레이

오래전에 내가 샌드비스트를…… 내 첫 번째 샌드비스트를 데리고 황야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레이

그때 걔도 지금 너처럼 정말 신나 보였어.

레이

(창밖의 황야를 가리킨다)

레이

우리도 나가서 놀자.

샌드비스트

(신이 나서 비비적거린다)

레이

우선 지도를 찾고, 네 간식도 좀 찾아다 줄게. 그러고 나선 라나한테 차 좀 빌려줄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어.

레이

가자, 샌드비스트.

더 이상 소란스럽지 않은 사람들

……

아홉째 고모

그 아가씨, 제리랑 키이라가 간 뒤로 계속 샌드비스트랑만 얘기하고 있었지?

열일곱째 언니

예전엔 제리를 데리고 가려고 차까지 강탈했었다며……

여섯째 숙부

지금은 그 아가씨,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이는데……

열일곱째 언니

어라? 봐봐…… 왜 그냥 가버린 거지? 회식하기 싫은 건가?

열일곱째 언니

좀 이상한데, 한번 따라가 보지 그래? 혼자 있게 두지 말고……!


아홉째 고모

내가 멀찍이 따라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그 아가씨는 여기서 나간 후에, 곧장 마을 바깥 가게로 갔어. 아마 뭘 좀 사려는 거 같아.

아홉째 고모

응,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거 봤어. 괜찮아, 나도 겸사겸사 식재료나 좀 더 사 오지 뭐. 뭐가 부족하다고 했지?

아홉째 고모

치스티밀크, 양파, 치즈…… 응응, 알겠어……


레이

라나가 여기라고 했는데…… 사체 표본, 해골, 사진……

레이

확실히, 알아보기 쉽네.

레이

안에 사람 있어? 근처 대형 샌드비스트 동굴 분포도 한 장이 필요해서 왔는데.

아스베스토스

하? 너는 또 누구야? 지도라…… 설마 너도 '밤 사막의 린수 떼'를 찾으러 온 거냐?

레이

그 전설은 들어보긴 했지만, 그거 때문에 온 건 아니야.

아스베스토스

그럼, 그게 왜 필요한 건데? 다들 여기가 무슨 소원 가게라도 되는 줄 아나?

레이

난 탐사원이고, 이건 예전 근무 경력 증명서, 신체검사 결과표랑 출근 기록이야…… 나를 도와주면 보답으로 폐광이나 지하 동굴로 안내해 줄 수도 있어.

레이

어때?

아스베스토스

너 같은 사람은 또 처음이네, 이력서 넣는 것도 아니고. 좋아, 일단 보자……

샌드비스트

크앙!

아스베스토스

오? 이 녀석, 혹시 네가 길들인 거야?

레이

아니, 얘가 스스로 따라온 거야.

아스베스토스

스스로……? 흠, 좀 대단한데.

아스베스토스

음…… 이거 로도스 아일랜드 식사 카드잖아? 설마 너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이야?

레이

응.

아스베스토스

좋아, 탐사원 출신에, 샌드비스트도 길들일 수 있고, 게다가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라…… 하긴 박사 마음에 들었다는 건 다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는 소리일 테니. 자, 여기 분포도.

아스베스토스

연락처나 하나 남겨놔. 다음에 지하 동굴 탐사할 일 있으면 연락할게.


아홉째 고모

휴, 겨우 장 다 봤네…… 자, 어디 갔나 보자…… 응? 잠깐…… 그, 그 아가씨가 들어간 가게는 뭐 하는 곳이지? 이건 동물 사체랑 사람 뼈잖아?

아홉째 고모

무서워라, 너무 무서워…… 안 돼, 저런 곳에 아가씨를 혼자 둘 순 없는데…… 나, 나도 들어가 봐야겠다!

아홉째 고모

……얼, 얼른 우리 손님을 놔줘!

아스베스토스

……응? 오늘 아직 안 끝난 건가? 넌 또 누구야?

아홉째 고모

……어, 어라? 왜 그쪽밖에 없지? 그 아가씨, 아가씨는 어디……?

아홉째 고모

망했다, 내가 놓쳐버렸나 봐……!


열넷째 형

괜찮아, 걱정하지 마. 마침 내가 광산 쪽에서 바비큐 통을 몇 개 씻고 돌아오는 중이었는데, 연락을 받은 지 얼마 안 돼서 걔가 그쪽에서 오는 걸 봤거든.

열넷째 형

응, 그 샌드비스트랑 함께 있었어. 내 생각엔 한 십 분 후면 너희도 다시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열넷째 형

그나저나 바비큐 통 네 개 정도 더 필요하다고 했지? 좋아, 금방 가져갈게!


레이

샌드비스트, 저기 봐. 우리가 찾던 거야.

레이

광산 안에서 자라는 버섯이랑 이끼들은 맛도 좋고 샌드비스트의 독소 배출에도 도움이 돼.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놀러 나온 김에 오늘은 사료를 좀 적게 먹고, 대신 버섯이랑 이끼를 많이 먹자. '소풍'이라고 생각해.

레이

자, 그럼 찾으러 가자.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샌드비스트, 꽉 잡아. 이제 내려간다.

샌드비스트

……크앙!

열넷째 형

어이! 이봐! 뭐 하는 거야?!

열넷째 형

어, 안 좋은 소식이 있어…… 방금 막 바비큐 통을 하나 깨끗이 닦고 고개를 들었는데, 걔가 갱도로 막 들어가는 걸 봐버렸지 뭐야!

열넷째 형

심지어 거긴 폐광인데 말이야. 나 혼자서는 도저히 못 들어가겠어, 난…… 난 그냥 걔가 다시 올라올 때까지 입구를 지키고 있을게!


레이

……머리 위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거 같은데. 샌드비스트, 너도 들었어?

샌드비스트

우걱우걱……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바람 소리였나.

레이

샌드비스트, 조금만 먹어. 이 버섯이랑 이끼 일부는 가져가야 하거든.

레이

네가 너무 먹어서 엘리베이터 중량을 초과했다간, 우린 올라가지도 못한단 말이야.


20분 후


샌드비스트

꺼억……

레이

……

레이

좋아, 앞으로 트림 한 번만 더하면 엘리베이터 중량을 초과 안 할지도 모르겠네.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샌드비스트

……꺼억!

레이

음, 진짜 괜찮아졌네. 꽉 잡아, 샌드비스트. 우리 이제 올라간다.

레이

이제 마지막 하나만 남았네. 라나한테 차를 좀 빌려달라고 물어봐야겠어.


레이

후……

레이

시간은 아직 괜찮아.

레이

라나, 혹시 차 좀 빌려줄 수 있어?

알라나

응? 왜, 어디 멀리 가려고?

워미

어? 레이 언니, 회식에 안 올 거예요? 제가 달콤한 미트 스튜도 만들어 놨다고요!

레이

아니, 그냥 갑자기 샌드비스트를 데리고 놀러 나가고 싶어져서.

레이

저녁 회식 전에는 돌아올게.

알라나

진짜 돌아오는 거지?

레이

응. 예전에 한 번 버든비스트가 달빛 아래서 춤추는 거 보려고 함선에서 내렸다가 혼났었거든.

레이

그때 인사부 오퍼레이터가 나보고 다음엔 먼저 보고해야 한다고 했어, 그래야 다른 사람들 업무에 방해가 안 될 거라고.

레이

그리고 너도 매번 나더러 결정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라고 말했잖아.

레이는 잠시 말을 멈추곤, 다시 한번 생각했다.

레이

생각해 보니, 제리랑 키이라가 계속 나한테 고맙다고 말했어. 만약 내가 회식에 가지 않으면…… 분명 둘이 섭섭해할 거야.

레이

그러니까 나, 꼭 돌아올게.

레이는 말을 마치고는, 마치 드디어 큰 문제 하나를 이해하고 그 문제의 답에 만족했다는 듯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

응, 나 돌아올 거야.

알라나

오, 네가 진짜로 내가 말한 걸 기억했을 줄은 몰랐네! 좋아, 여기 키, 조심해서 다녀와.

워미

레이 언니, 그럼 회식 땐 꼭 제가 만든 달콤한 미트 스튜 먹어보셔야 해요!

레이

응, 기억하고 있을게.

레이

그러면 다녀올게.

제리

후…… 겨우 손님들 한 분 한 분께 모두 인사를 마치고, 자리 안내도 다 했네…… 너무 힘들다……

키이라

우리 이제 잠깐 쉬자……

키이라

정말 좋다, 일이 다 끝난 느낌 말이야……

???

큰일이야, 큰일!

키이라&제리

응??

아홉째 고모

큰일이야, 그 아가씨를 놓쳐버렸어! 혹시 누구 그 조용한 카우투스 본 사람 있어?

아홉째 고모

그 아가씨가 이상한 곳에 들어가는 걸 봤는데, 안에는 막 뼈랑 시체가 잔뜩 있고, 그 집 안에 있는 사람도 진짜 무섭게 생겼더라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네!

열넷째 형

아홉째 고모가 놓치고 나서 우리한테 바로 연락했었어. 때마침 내가 근처에 있는 걸 봤는데, 결과적으로는 한발 늦어버렸지 뭐야. 바로 폐광으로 들어가 버리더니만, 내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더라고!

여섯째 숙부

응? 이상하네, 나 방금 여기서 걔 봤는데? 차를 몰고 저쪽으로 갔어!

키이라&제리

누가? 어디로?

여섯째 숙부가 창밖을 가리켰다.

사람들은 일제히 그쪽을 바라보았다…… 한 줄기 먼지가 지평선 위로 점차 사라져 가고 있었다.

여섯째 숙부

남쪽이야. 그쪽엔 샌드비스트 동굴이 너무 많아서, 광산도 마을도 없거든…… 이른바 무인 구역이지…… 걔 상태가 안 좋아 보이던데, 혹시…… 죽을 곳을 찾으러 가는 건……?

키이라&제리

뭐……

여섯째 숙부

제리, 그 애가 널 위해서 차까지 강탈했다며. 너희들 그 애를 그렇게 혼자 내버려두면 안 되는 거야……!

키이라&제리

네?!


샌드비스트 무리가 한가로이 모래를 뒤적이고, 끝없는 사막 위에서 천천히 산책하며 사막의 밤 기온을 즐기고 있었다.

수송차가 멀찍이 멈추더니, 그 위에서 사람 한 명과 짐승 하나가 뛰어내렸다.

레이

샌드비스트, 도착했어.

레이

자, 버섯이랑 이끼들 좀 정리해 줄게…… 응, 이제 딱 좋다.

레이

가서 놀아. 분명 마음에 들 거야.

샌드비스트

크앙……!

작은 샌드비스트는 환호성을 지르며 앞에 있는 샌드비스트 무리 속으로 달려들었다. 샌드비스트는 그 속에서 즐겁게 뒹굴며 무리의 모든 샌드비스트에게 몸을 비벼댔다.

샌드비스트 무리는 갑자기 나타난 이 작은 샌드비스트를 밀어내지 않고, 따뜻하게 받아들이며 친근한 듯 그 샌드비스트의 체취를 맡았다.

그들은 온몸에 모두 같은 종류의 버섯과 이끼를 두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들은 부딪히면서 이따금 조그마한 형광빛을 발산했다.

샌드비스트 무리

크앙……

샌드비스트 무리

크앙…… 크앙……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레이 역시 부딪히면 형광빛을 발산하는 부드러운 버섯과 이끼를 온몸에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은은한 식물의 향기를 가볍게 맡으며, 천천히 샌드비스트 무리의 뒤를 따랐다.

레이

……


레이

샌드비스트, 자, 얼른 먹어.

레이

이건 내가 책을 뒤져가며 직접 찾아낸 버섯이랑 이끼들이야. 이걸 먹으면 네 등 위의 혈관 색도 정상으로 돌아올 거고, 괜찮아질 거야.

샌드비스트

……끼잉…… 끼잉……

샌드비스트

……끼잉……

레이

좀 나아졌어?

레이

미안…… 다음부턴 좀 더 빨리 알아차리도록 노력할게. 언제나 네 곁에 꼭 붙어있을게, 감염 생물을 정리할 때조차도 말이야.

레이

네 곁에서 다섯 발짝 이상 떨어지지 않을 거야.

샌드비스트

크앙……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레이

일어났네, 회복된 거야? 이제 괜찮아?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레이

아…… 샌드비스트, 정말 다행이야……

레이는 손을 뻗어 천천히 샌드비스트의 등지느러미를 쓰다듬으며, 안쪽의 혈관 색을 살펴보고 정말로 회복된 게 맞는지 확인했다.

샌드비스트는 자기 머리를 레이의 손에 친근하게 비비며, 그녀 품에서 편안한 자세로 바꾸었다.

레이

……샌드비스트.

레이

돈도 조금 모았고, 내일은 우리 출근 안 해도 되니까, 지금 황야로 데리고 놀러 가줄게.

레이

네가 황야에서 뛰고, 굴도 파고, 모래놀이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거 알아.

레이

자, 저기. 먼저 가 있어. 난 여기서 천막 치고, 너 노는 거 보고 있을게.

샌드비스트

……크앙!

샌드비스트

크앙, 크앙…… 크앙!!

샌드비스트는 그렇게 신나게 황야로 달려 나가다가, 몇 걸음 안 가 되돌아와서 레이의 발목에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부딪쳤다.

마치 황야를 함께 달리자고 그녀를 초대하는 듯했다.

레이

나도 같이 가서 놀자는 거야?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아이, 샌드비스트, 지금 너무 흥분했어. 네가 자꾸 부딪치니까,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겠는걸. 그리고 이 버섯이랑 이끼들도 다 쏟아…… 우린 몸에 다 쏟아졌어!

레이

아, 이것 봐, 어쩐지 이게 너랑 부딪히고 나서 빛나는 것 같은데?

레이

엄청 예쁘긴 하다.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그럼 우리 계속 두르고 있자.

레이

가자, 일단 천막은 치지 않을래, 같이 놀러 가자.

레이

따라와, 샌드비스트!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이 샌드비스트 무리는, 그때 배운 걸까?

레이

지하 구멍을 뚫다 보면 가끔 광산 안으로 들어가게 되니까, 이것들을 이용해 해독하는 법을 배우게 된 거야?

샌드비스트 무리는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버섯과 이끼를 두른 카우투스를 향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샌드비스트 무리는 그저 즐겁게 몸을 부대끼면서, 몸에 있는 버섯과 이끼를 자꾸만 빛나게 했다. 그리곤 그것들을 다시 입으로 삼키고는 맛있게 씹어댔다.

어두운 밤, 샌드비스트 무리는 마치 사막 위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는 거대한 린수 떼가 맑은 달빛 쪽으로 헤엄치듯이.

레이는 그 자리에 섰다.

레이

나 이런 광경은 처음 봐…… '밤 사막의 린수 떼' 이야기는 진짜였어.

레이

샌드비스트…… 샌드비스트와 관련이 있었던 거야.

레이

그것도 내 '샌드비스트'와...

레이가 달리기 시작하자, 이내 그녀 주변에 다시금 조그마한 형광빛이 발산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는 샌드비스트 무리를 따라잡았는데, 이 모습이 마치 무리를 떠났던 린수 하나가 무리 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레이

(멀리 퍼지는 휘파람 소리)

레이

후우…… 후우…… 샌드비스트!

레이

샌드비스트! 너한테 이름을 하나 지어주는 게 좋을까?

레이

그리고 내 첫 번째 샌드비스트에게도 이름을 하나 지어줘야겠어!

레이

널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레이

음……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너는…… '반짝이'?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별로 마음에 안 드나 보네.

레이

그럼 '빛나리'는 어때? 아니면 '빛빛이'?

샌드비스트

……크앙……

레이

그래, 알았어, 다 마음에 안 드는구나……

레이

난 작명에 그리 재능이 없을지도 몰라.

레이

……좀 더 생각해 보자……

레이

음…… 음…… 네가 자꾸 크앙 크앙거리니까, 일단 임시로 '크앙'라고 불러볼까?

임시로 이름이 붙은 '크앙'

크앙?!


알라나

다들 진정해!

알라나

아잇! 제리랑 키이라가 아까 다 설명해 줬잖아, 그거 다 오해라니까! 레이가 제리를 데리고 가려고 차를 강탈한 것도 아니고, 혼자 무인 지역에 가서 죽으려는 것도 아니야!

알라나

레이는 그냥 샌드비스트랑 한번 놀러 가고 싶었던 거야. 괜찮으니까, 다들 너무 불안해하지 마!

알라나

믿기지 않으면, 냄비 뚜껑한테 물어보라고!

워미

네, 라나 언니 말이 맞아요. 레이 언니가 저녁 회식 전에는 꼭 돌아온다고 말했어요!

제리

회식은 아홉 시 반이고, 아직 2분 남았으니까요……

반신반의하는 사람들

진짜 돌아올까?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난 거 아니야?

반신반의하는 사람들

우리가 진짜 찾으러 나가지 않아도 되는 거야?

알라나

날 믿어봐, 레이가 분명 돌아온다고 약속했다니까!

알라나

이제 곧 아홉 시 반이니까, 내 말 듣고……

알라나

회식…… 시작!

레이

후우, 나 왔어.

얼이 빠진 사람들

……

레이

어디 보자…… 내 자리는 간헐천 3번 천막, 12번 테이블의 6번이었지.

얼이 빠진 사람들

…………

레이

왼쪽은 냄비 뚜껑, 오른쪽은 라나. 그리고 크앙을 위한 나무 상자까지.

레이

응, 여기네.

임시로 이름이 붙은 '크앙'

크앙!

얼이 빠진 사람들

………………

레이

음, 바비큐 냄새도 좋고, 수프도 맛있어 보여……

레이

응?

레이

왜 그래, 다들 밥 안 먹어?

여섯째 숙부

저기…… 실은 우리가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레이

응.

여섯째 숙부

아까 너 혼자 차 몰고 무인 지역으로 갔던 거, 진짜 갑자기 나쁜 생각에 사로잡혀서 바보 같은 짓 하러 갔던 게 아니야?

아홉째 고모

그 무서운 가게에 갔던 거, 진짜 무슨 독약 같은 거나 다른 무서운 물건 사러 간 게 아니야?

열넷째 형

그 폐광에 들어갔던 것도, 막 뭐가 붕괴해서 잘못된 길로 가게 된 게 아닌 거고?

레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전혀 아니야.

레이

난 그저 샌드비스트 데리고 소풍 간 건데.

레이

봐봐.

레이는 발 주변에 있던 배가 통통하게 불러 있는 샌드비스트를 안아 올렸다.

샌드비스트가 몸을 조금 꿈틀댔다.

임시로 이름이 붙은 '크앙'

……꺼억!

알라나

봐봐, 내가 뭐랬어!!

알라나

얼른 밥이나 먹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