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버블

버블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황당한 꿈을 꾼 이후, 현실은 오히려 따뜻해졌다.

등장 오퍼레이터: 플래티넘, 니어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

박사의 사무실 입구

플래티넘

쿨…… 쿨……

플래티넘

음……

플래티넘

……음? (하암~)

플래티넘

한잠 졸았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건가?

플래티넘

흠…… 다음엔 미리 써둔 휴가 신청서를 박사의 사무실에 두고 가야겠네.

플래티넘

매번 휴가를 내려 할 때마다 회의하러 가다니,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거지…… 미리 알았으면 한동안 비서 일을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을 텐데…… 음……

플래티넘

……앞머리가 눈을 좀 가리네…… 짜증 나.

플래티넘

아, 박사……

플래티넘

……박사?

플래티넘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방으로 들어가네…… 화났나? 내가 뭐 잘못했나…… 음……

플래티넘

아니지, 못 본 걸 거야……

플래티넘

저기! 박사, 나 여기 있어……


플래티넘

여기는……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우르수스의 별장.

그리고 저 멀리 있는 높은 탑이 보인다.

탑은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니어

아머레스 유니온, 여기서 뭘 하는 거지?

플래티넘

윽, 빛의 기사……

플래티넘

그건 내가 물어야 할 말이잖아.

플래티넘

지금은 나도 로도스 아일랜드의 멤버니까 당연히……

니어

하지만 여기는 로도스 아일랜드가 아니지.

플래티넘

……그것도 그렇네.

플래티넘

그럼 여기는 어디야? 저 탑은 또 뭐고?

니어

여긴…… 사람들이 휴식하는 곳이다. 그리고 저 탑이 뭔지는 너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테지.

플래티넘은 말없이 높은 탑을 바라보았다.

빛이 탑에 반사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어쩌면 본적 없는 각도이기에 잠시 식별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신기루처럼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플래티넘

……상업연합회? 상업연합회 건물이 저렇게 높았었나?

니어

우리는 카시미어를 떠난 적이 없다.

니어

저들도 변한 적이 없지.

플래티넘

……빛의 기사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니어

……

플래티넘

음…… 뭐, 됐어. 난 그냥 박사를 만나러 왔을 뿐이거든.

플래티넘

박사가 여기 없으니 먼저 가보도록 할게……

니어

……

빛의 기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영원히 빛나는 우승자는 그저 조용히 그곳에 앉아 대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니어

……박사를 찾아서 뭘 할 셈이지?

플래티넘

로도스 아일랜드에 온 지 좀 됐으니 개인적인 시간을 좀 가지고 싶을 뿐이야.

니어

그렇군.

니어

저 문으로 나가면, 박사를 찾을 수 있을 거다.

플래티넘

……고마워.



플래티넘

여기는?

로이

볼리바르의 휴양지야. 온도도 적당하고 서비스도 좋아서 북쪽에 있는 오두막보다 훨씬 더 편안하지.

플래티넘

로이…… 빛의 기사 다음은 당신인가?

로이

성가시다는 듯이 말하진 말아줘.

로이

우리 사이가 그렇게 나쁘진 않잖아, 플래티넘?

로이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마. 모두 휴가를 보내러 온 거야. 이 운치 넘치는 뜨거운 여름날에, 일 따위로 흥이 깨지게 하진 마.

로이

편하게 있어. 디저트 좀 가져다줄게. 단 음식은 계속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사람에게 좋거든. 너도 이 점엔 동의할 거야.

로이

여기! 이 아가씨한테 스무디 하나!

플래티넘은 눈앞에 놓인 스무디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컵 속의 스무디는 소복이 쌓여 있었고, 과일잼으로 색까지 입혀져 있었다.

마치……

산속의……

휴양 별장 같았다.

로이

휴가 보낼 땐 불쾌한 것들은 생각하지 마. 그런 걸 생각해봐야 뭘 바꿀 수도 없으니까.

로이

그리고 불쾌했던 걸 떠올리면 계속 그것만 생각날걸?

플래티넘

음……

로이

그럼 어렵게 신청한 장기 휴가도 쓸모없잖아?

로이

아니면 일단 돌아가서 해결해버리고 다시 돌아와서 휴가를 보내는 건 어때?

플래티넘

뭘…… 해결하라는 거야?

로이

그건 너 스스로에게 물어봐야지.

로이

다른 귀찮은 일들은 나에게 맡겨 둬도 돼.

로이

그런데 좀 서둘러야 할 거야.

로이는 먼 곳의 빛을 가리켰다.

로이

누구에게나 두려워하는 건 있는 법이지.

플래티넘은 먼 곳에서 세 개가 하나로 꼬인 다크아이언 거대 화살이 귀를 찌르는 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빨랐지만 그렇게 빠른 건 아니었다. 1초 뒤면 플래티넘의 몸을 뚫을 것처럼 빨랐지만, 또 걸어가는 행인도 쫓아가지 못할 만큼 느린 것도 같았다.

로이

그랜드 나이트 영지로 돌아갈 방법은 알고 있지, 플래티넘?

로이

그럼 됐어.

플래티넘

당신……

로이

응?

플래티넘

당신에겐 역시 검은색 머리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

놀란 로이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전에 플래티넘은 고개를 돌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플래티넘은 로이의 반응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한마디 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정말 오랫동안 그리워했다고.


헤드헌터

센토레아 씨, 센토레아 씨?

플래티넘

무슨 일이야?

헤드헌터

혹시 기사 오디션에 관심 있으신가요?

뒤를 바싹 쫓아오는 기사 헤드헌터를 무시한 채, 플래티넘은 상업연합회의 빌딩으로 달려갔다.


플래티넘은 상업연합회는 내부가 꼭 그랜드 나이트 영지처럼 북적일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하지만 그곳엔 각양각색의 새하얀 조각상만 있을 뿐이었다.

프런트의 안내원도 문가의 경비원도 통로의 스태프도……

모두 알 수 없는 순간에 고정되어 있었다.

플래티넘

이번엔 정말 어려운걸. 나한텐 이사 전용 구역에 갈 수 있는 권한도 없는데……

플래티넘

엘리베이터나 계단실 문은 잠겨 있고, 비밀 통로도 봉쇄됐어.

플래티넘

음……

중앙 천장을 통해 빛이 쏟아져 들어와 1층 로비 전체를 이상할 정도로 밝게 비췄다.

플래티넘

……그러고 보니, 나도 페가수스였었지?

플래티넘은 하늘을 향해 뛰어올랐다.

플래티넘은 상상했던 것처럼 낙하하나 싶더니, 오히려 점점 더 높게, 점점 더 빠르게 빛의 끝부분을 향해 날아갔다.

따스한 햇살이 천천히 플래티넘을 감쌌고……


뒤따라 어둠도 찾아왔다.

???

플래티넘! 이런 데서 자지 마!


선택지
  1. 정말 잘 자더라.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어…… 미안해……

플래티넘

{@nickname}, 드디어 당신을 찾았네…… 정말 힘들었어.

선택지
  1. 복도에서 자는 게 힘들었다는 거야?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쳇.

플래티넘

아무것도 못 본 거지?

선택지
  1. 널 깨운 게 난데 못 봤을 리가……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아니, 당신은 아무것도 못 봤어. 그.렇.지?

플래티넘

……됐어.

선택지
  1. 휴가 신청서?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장기 휴가를 다녀오고 싶어. 로도스 아일랜드를 떠나 먼 곳으로 가서, 음, 기분전환 좀 하려고.

플래티넘

가게 해 줄 거지?

플래티넘

설마 박사…… 나랑 같이 가고 싶은 거야? 그것도 안 될 건 없어. 마침 함께……

선택지
  1. 그래.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어…… 어느 쪽이야? 같이 가는 거? 아니면 휴가?

선택지
  1. 두 개 다.
— 분기 합류 —
선택지
  1. 지금 바로 가자.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어……

플래티넘

아니, 적어도 짐 쌀 시간 정도는 줘야지……

선택지
  1. 그 작은 소원을 얼마나 미뤄왔던 거야?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자, 잠깐만…… 끌고 가지 마……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에 들어온 건 그녀에게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싫어하는 물건이었다.

플래티넘

또 전화인가…… 하아……

플래티넘

이번엔 다시는……

전화는 박살 나 있었지만, 잠시 뒤 처음처럼 복원되어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플래티넘

그래서 가만히는 못 있겠다는 거지?

......

플래티넘

정말이지 끝이 없다니까……

플래티넘

(수화기를 든다)

플래티넘

여보세요.

???

플래티넘, 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플래티넘

그래, 그래. 정말 미안해.

플래티넘

그래서 뭐?

???

상업연합회의 권위는 절대로 네가 그렇게 짓밟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플래티넘

(수화기를 한쪽에 내려놓는다)

플래티넘

불만 있으면 다 말하지 그래?

???

——

플래티넘

계속해. 난 여기서 좀 쉬고 있을게.

플래티넘

음, 여기에 분명히 숨겨둔 술이 있을 텐데.

플래티넘

헤에, 역시……

플래티넘

(병마개를 연다)

플래티넘

(술잔에 반을 따른다)


카시미어의 밤하늘에서 다크아이언의 화살은 갈수록 커져갔다.

밝게 빛나는 화살은 유성처럼 하늘을 가로질렀고,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환한 밤조차 그 빛을 가릴 수 없었다.


플래티넘

이건…… 탄산수인가?

플래티넘

술만 마시는 게 아니었던 거야? 후…… 뭐 상관없어. 내가 이런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까……

플래티넘

(탄산수를 반 따른다)

플래티넘

카시미어를 위하여.

플래티넘

나의 것, 그리고 너희 것도.

플래티넘

(탄산수를 전화 위에 쏟는다)

전화기에 물이 쏟아질 때 수화기에서 격렬한 욕이 들려왔다. 하지만 탄산수가 전부 쏟아지자 전화는 한 차례 소리를 내더니 조용해졌다.

플래티넘

그럼, 화살이 탑을 관통한 후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

기대하는 게 있는 것 같군.

플래티넘

말키위츠 씨,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죠?

말키위츠

오랜만입니다, 플래티넘 님.

말키위츠

전 계속 여기에 있었어요.

말키위츠

당신의 질문에 대답해줄게요.

말키위츠

“화살이 탑을 관통한 후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말키위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플래티넘

……이럴 수가. 내가 어떻게 꿈속에서 당신과 박사를 헷갈리고 있는 거지?

말키위츠

꿈은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센토레아.

차르니

당신은 누구든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무서워하는 사람도.

당신이 측은해하는 사람도.

당신이 관심 있는 사람도.

차르니

우리는 함께 이 탑을 쌓았답니다. 당신이 언제나 마음속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던, 무서워했던 이 탑을 말이죠.

차르니

당신은 그곳에서 자랐고, 그곳이 바로 당신의 미래입니다. 당신은 그곳에서 도망쳐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겠죠. 사실 당신은 막연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플래티넘

……탑?


플래티넘은 말없이 자신의 꿈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을 따르듯 천장은 밖을 향해 열렸고, 카시미어 연합회 빌딩의 최상층이 드러났다.

그곳엔 앉을 자리나 전화는 없었다.

그저 나무처럼 밤하늘을 향해 가지가 무한히 뻗어나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 기세로 성장하다 보면 언젠가는 해와 달도 가지에 잡히고 말 것이다.

가지 하나하나는 모두 서로 다른 재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강철, 신문, 목재, 곡물.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물질들이 이곳에서 하나로 합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가지는 날카로운 가시와 화살로 뒤덮인 채 바람 속에서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플래티넘은 자신이 하늘로 뻗어나가는 날개와 대지에 깊숙이 박힌 뿌리를 지닌 베헤모스의 머리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베헤모스의 골격은 여러 재질로 용접돼 있었고 혈관 안에는 여러 종류의 지폐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플래티넘 자신도 전엔 그중의 하나에 불과한 보잘것없는 세포였다.

하지만 지금은?

플래티넘

사실 그럴지도 모르지, 카시미어.

플래티넘

하지만……

플래티넘

……난 거절하겠어.

플래티넘은 마음속으로 한 사람의 이름을 생각했고, 그 후에 유리를 깨고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플래티넘

다시는 만나지 말자, 카시미어.

플래티넘

나는 새로운 삶을 살고 싶거든.

플래티넘

아파……

플래티넘

아, 받아줬구나.

플래티넘

당신이라면 해낼 줄 알았어. 정말 믿음직스럽다니까. 어쨌든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 맞지?

플래티넘

그럼, 여기는 어디려나?

플래티넘

{@nickname} 박사?


플래티넘

박사도 모르는 데가 있었구나.

플래티넘

진짜 신기하네.

플래티넘

아, 일단 내려놓지 말아줘. 별로 움직이고 싶지가 않거든. 이 거지 같은 꿈을 빨리 끝내줘.

플래티넘

어차피 꿈이잖아. 당신도 손해 볼 건 없으니 한 번이라도 더 안아줘.

플래티넘

나는 집중해서 머릿속을 정리해야만 해.

플래티넘

카시미어의 이상한 것들이 내 머릿속에서 빨리 사라지게 해줘.

선택지
  1. ......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왜 그래?

선택지
  1. 플래티넘……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듣고 있으니까, 말해.

선택지
  1. ……빨리 일어나.
— 분기 합류 —
선택지
  1. 플래티넘!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안녕, 박사.

플래티넘

좋아 보이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선택지
  1. 어쩐 일이야, 내 사무실 앞에서 졸고 있다니.
  2. 일어났구나. 나한테 볼일이라도 있어?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딱히 엄청 중요한 일이 있는 건 아니야.

플래티넘

지금 꿈이랑 현실은 역시 정말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

플래티넘

하아…… 어쨌든, 자.

선택지
  1. 휴가 신청서?
  2. ……
  3. 또 휴가 가려고? 이달만 몇 번째인지 알아?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안 된다고 해도 사실 별 상관은 없어……

플래티넘

그리고 따로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어.

선택지
  1. 음, 우선 두 번째 걸 들어볼까.
  2. 또 뭔데?
— 분기 합류 —
플래티넘

지금…… 시간 있어?

플래티넘

{@nickname}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