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반대편
하루의 일과를 무사히 마친 뒤 친한 동료들과 함께 즐기는 카드 게임, 술 한잔, 가십거리…… 느와르 코르네에게는 이런 소소한 일상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등장 오퍼레이터: 느와르 코르네
19:46 P. M. 날씨/맑음
로도스 아일랜드 함선, 오퍼레이터 휴게실, 술집
자, 몇 장씩 돌릴까?
난 두 장.
어디 보자…… 난 한 장.
느와르 코르네 형님은요?
이번 판은 죽을란다.
느와르 코르네 형님, 어째 오늘은 운빨이 영 꽝인가 보네요?
에이 진짜…… 나올 때 가면을 잘못 쓰고 와서 그런가 보다. 젠장!
요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 않았습니까? 외근도 잦은 데다 다른 오퍼레이터의 시뮬레이션 훈련도 꾸준히 도와주셨다면서요.
별거 아냐, 가끔 추가 근무하는 정도니까.
게다가 난 젊은 신입들이랑 같이 훈련하는 게 재미있어서 말이지.
느와르 코르네 형님은 어딜 가던 인기잖아요?
처음 왔을 때 마스크 쓴 거 보고 엄청 무서운 대선배인 줄 알고 말도 제대로 못 섞었는데, 훈련 끝나자마자 다짜고짜 술집으로 끌고 갈 줄은……
대선배? 내가 그렇게 늙어 보여? 콱 술 안 사고 갈까 보다!
형님 같은 뜻이라 이거죠!
사람 좋은 형님이다~ 뭐 이런 뜻으로 한 소린데 그걸 또…… 난 한 장 더!
딜런, 너도 조종석에 갇혀 있지 말고 좀 돌아다녀. 그래야 사람들이 좋아해 줄 거라고.
됐어, 나한텐 게으름 피우는 게 더 잘 어울리니까. 느와르 코르네 형님이 아니었다면 나오지도 않았을 거야.
……나라도 숨고 싶었을 거다.
지난번에 느와르 코르네 형님이 박사님이랑 같이 나타나더라고. 나도 모르게 벽 뒤에 숨었지 뭐야?
하핫!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어쩔 수 없었다고, 지난번에 용문에서 돌아온 뒤로 며칠 내내 악몽만 꿨으니까.
간신히 용기 내서 켈시 선생님 앞에서 계속 일할 수 있게 됐는데, 결국은 박사님이랑 당시 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을 보니까, 와…… 아주 멘탈 나가겠더라고……
정말이지…… 끔찍한 순간이었어.
많이 힘들었겠다. 느와르 코르네 형님은요? 형님도 가지 않았나요?
난 괜찮았어.
하지만 그 전투는 정말로 격렬했으니까. 차드가 아니라 나였어도 겁이 났을 거야.
으…… 한잔해야겠어. 그때 그 얘기 꺼내니까 또 식은땀 나네.
나도, 그…… 스피리터스에 바닐라 사르시 탄 걸로 한 잔!
느와르 코르네 형님은 안 드세요?
난 됐어.
엣헤이~ 야토 씨한테 또 한 소리 들을까 봐 그러시는구나? 예전에는 부어라 마셔라 하더니.
헤헤, 너네도 적당히 마셔, 내 나이 되는 거 금방이다. 한 번에 훅 가는 거야.
……자, 투페어다!
아~ 형님도 참, 또 겁주시네! 이러실 때마다 뻥카치는 거 너무 티 난다고요!
(가면을 긁으며) 그, 그런가?
아니 근데, 가면 쓰고 있으면 표정이 안 보이니까 더 쉽게 속일 수 있는 거 아니야?
말투도 있잖습니까. 형님은 속이려고 하면 말투가 어색해져요! 누가 봐도 연기하는 티가 팍 난다고요!
그래? 연기 수업 좀 받아야 되나……
어쩔 수 없지. 이번엔 내가 낼 테니까 편하게 마셔.
……그럼 사양 안 합니다? 여기 한 잔 더!
차드, 적당히 마셔. 변기통 끌어안고 울고불고 난리 치면서 딸래미랑 전처 이름 부르는 꼴 보는 거 지겹다 난.
지난번 축하 파티 때 형님이 너 끌고 집으로 안 갔으면, 박사님이랑 켈시 선생님 앞에서 밤새 진상 부렸을걸?
하이 씨……
그 이야기 하지 마. 그러다가 또 못 견뎌서 술병 껴안고 기절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하하하!
차드도 괴로울 거야. 힘든 전투를 치르고 살아서 돌아왔는데, 정작 중요한 사람이랑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으니까. 어떤 기분인지 잘 안다. 너희도 너무 놀리지 마.
감사합니다…… 솔직히 정말 겁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는 정말 존경합니다, 느와르 코르네 형님. 전 어째 형님 긴장하시는 걸 한 번을 못 봤네요.
나도 몇 번 더 본 게 전부인데 뭐. 나중에 가면 다들 익숙해질 거다.
돌아온 뒤에도 그 장면이 여전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 그 상황, 그 장소…… 만약 저 혼자서 어떻게 해보려 했다면, 아마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런 제게 켈시 선생님이 딸을 떠올리라고 하더라고요. 전투에서 이겨야 딸을 만날 기회가 있을 거라면서요.
하아……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죽든 말든, 딸아이를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제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요.
무슨 기분인지 알아.
제가……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우리가 이길 거라는 켈시 선생님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말을…… 듣기로 결심했죠.
돌아온 뒤에 켈시 선생님과 박사님을 다시 만나니까, 되게 부끄럽더라고요. 당시에는 저희가 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괜히 너 위로한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런 생각은 나도 가끔 했었어.
나도 수많은 전투를 치렀지. 그때는 쉬지 않고 싸우고, 또 싸웠어. 나중에 가서야 알겠더라고. 전투의 승패는 나 하나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흔한 일이야. 이길 수 없으면 도망치면 돼.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지. 어떻게든 살아가면 될 테니까.
그게 정상이죠, 대부분의 용병은 다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밖에서 보안업체를 차렸을 땐, 돈 받은 만큼만 일했었죠.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는 달라. 피차 똑같이 고용 당하는 거지만, 여기 있으면서 생각이 바뀌었거든.
박사랑 여러 임무를 수행하면서 점점 그런 생각이 들었어. 이길 수 있다면, 이렇게 계속 이겨나갈 수 있다면 정말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니 더는 허투루 지낼 수 없겠더라고. 전투에서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간단한 훈련에도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지. 그 젊은 친구들처럼 말이야.
그렇다면 저도 이기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도 켈시 선생님을 믿고 있지만 말이죠.
딸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성적으로 따지면 가능성은 무척 낮지만, 그래도 포기는 안 하려고요.
하하, 바로 그 마음가짐이야!
어쨌든 로도스 아일랜드는 우리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해. 강하지 않으니 당연히 망설이고 두려울 수밖에 없어. 근데 그게 우리 잘못은 아니잖아?
박사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라고 하더라고. 난 그 말대로 했지. 그래서 월급을 받을 자격도, 박사의 신뢰를 받을 자격도 생겼고.
너도 켈시 선생님 따라서 끝까지 가봤지? 돌아와서 너에게 쓴소리 한 적 있어?
아뇨, 오히려 칭…… 칭찬을 하시더군요.
거봐, 내 말 맞지?
그렇게 말해 주시니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그래도 형님처럼 강심장은 못 돼서, 다음에 박사님을 만나면 기둥 뒤로 숨지 않고 인사드리는 게 고작이겠지만요. 어쨌든 베테랑 오퍼레이터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분이잖아요.
저번에 같이 임무에 나갔을 때도…… 딸꾹, 끝까지 말도 못 걸어봤는데.
막상 생각해 보니 박사님은 분명 절 기억도 못 하시겠네요…… 딸꾹……
차드, 너 또 취했냐?
딸꾹질 도와줘?
좀 어때?
하아, 한결 낫네요……
내 말이, 얼굴 가린다고 친해지기 어려운 건 아냐. 날 봐, 나도 그렇잖아?
전투가 끝난 후에 박사를 자주 만나러 가봐.
친해지면 알게 될 거야, 박사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걸. 눈이 두 개, 입이 하나, 가끔 게으름도 피우고 실수도 범하지. 각 부서의 당직표 때문에 날마다 골치를 앓기도 하고.
앗, 그러고 보니 저 외근이 잡혀 있는데 박사님이랑 같이 갈지도 모르겠네요!
절호의 기회네요. 지금은 가면 뒤에 가려진 형님 모습보다 박사님이 더 궁금하거든요!
하하…… 그거 잘됐네.
차드, 괜찮아? 계속할 거야?
꺼억…… 좋아, 한결 나아졌거든.
무슨 카드야?
스트레이트 플러쉬!
느와르 코르네 형님 또 졌네!
여기서 더 마셨다간 저기 술장 안에 있는 술 다 마시시게 생겼네. 베팅 바꾸자.
그럼…… 형님이 또 지면, 가면을 벗는 건 어떠세요?
흐흐, 별로인 것 같은데.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너희들이 실망할 테니까.
그렇게 말할수록 궁금하단 말입니다! 얼마나 궁금한지 악몽을 꿔도 나올 지경이라고요……
뭔 꿈이길래 악몽까지 꿔?
……느와르 코르네 형님이 가면을 벗었는데, 그 아래 또 다른 가면이 있지 뭐야! 벗어도 벗어도 끝이 없었어.
와…… 악몽 제대로 꿨네…… 생각만 해도 소름 돋는다.
호오, 멋진 꿈이잖아. 마음에 들었어!
가면을 여러 개 쓸 수 있다면, 외출할 때마다 어떤 가면을 쓸지 고민할 필요가 없을 텐데 말이야.
제발 그러지 마세요, 형님…… 매일 형님을 꿈에서 보고 싶진 않다고요!
딜런이 날마다 그런 꿈을 꿀 정도라니, 역시 신비주의 컨셉은 매력이 된다 이건가……
진지하게 말하는데 비밀 같은 건 없어. 원한다면 얼굴을 보여……
아악, 됐어요!
형님은 지금처럼 있는 게 좋습니다. 가면을 벗으면…… 좀…… 좀 그래요…… 어색해질 거 같다고요……
그런데,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겁니까?
너희들, 이야기 또 듣고 싶은 거냐?
어이, 어서들 와봐! 느와르 코르네 형님이 썰 풀어주신단다. 카드 칠 때 들으면 이거만큼 재미있는 게 또 없다고.
흠, 어디 보자…… 지난번에 어디까지 했더라?
비 오는 밤에 모녀가…… 낡은 절간이었나? 거기에 숨었다가 오니를 만난 것까지였어요.
오~ 차드 기억력 좋네?! 거기까지였어요, 완전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요. 그다음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 오니 말이야, 사람을 죽이러 간 거였어.
사람을 죽인다고요? 좋은 녀석인 줄 알았는데.
그때는 그냥 오니였잖아, 누군가 사람을 죽이라고 하면 죽일 수밖에 없었어.
뭔가 좀 비참하네요……
어머니를 기절시킨 오니는 한 손으로 소녀를 덥석 낚아챘지. 소녀는 기껏해야 예닐곱 살이고, 무서워서 소리조차 못 질렀어.
임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오니는 소녀를 향해 손을 확! 하고 뻗었는데!
바로 그 순간! 한 자루의 검이 오니의 공격을 막아냈어.
오오오 멋있어!
맞아, 정말 멋있었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거든. 아,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이야기 속의 오니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고.
밤이라 그런지 유독 빛이 나더라고. 오니는 자신도 모르게 한발 물러섰어.
알았다, 모녀를 구하러 영웅이 나타난 거죠?
훗, 오니도 그렇게 생각했었지.
오니는 이기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워낙 사람을 해칠 마음이 없었으니까. 다친 척하고 돌아가면 실패했다고 욕먹을 일은 없을 테니.
하지만 다시 보니까…… 자신의 공격을 막은 건 또 다른 오니였더라고.
에엥? 다른 오니는 왜 그들 모녀를 지키려고 한 거죠?
당시엔 오니도 이해할 수 없었어. 게다가 다른 오니는 딱 보니까 다른 가문에서 보낸 녀석 같더라고. 자기의 주인과 다른 오니의 주인 모두 소녀를 죽이려고 했거든.
뭐야? 자기가 죽이고 싶어서 막은 거였나?
오니도 처음엔 그렇게 짐작했지. 하지만 한판 붙고 난 뒤에, 녀석이 진심으로 모녀를 구하려 한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서 오니는 녀석에게 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물었지.
그러자 녀석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 무고한 사람을 더는 해치고 싶지 않다고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오니는 벙쪘어. 자신들한테 그런 선택권이 있을 거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
호오, 좋은 사람…… 아니, 좋은 오니네요.
맞아. 그래서 오니도 소녀를 살려주기로 결심했지.
다른 오니 때문에 감동한 건가요?
흐음…… 어쩌면, 자신은 그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던 걸지도 몰라.
하지만 임무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건 반역이나 다름없잖아요? 양측에서 그냥 넘기지 않았을 텐데요?
맞아, 그래서 오니는 녀석과 함께 달아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지.
엇, 함께 세상 끝까지 도망치는 겁니까? 공포에서 로맨스로 장르가 바뀌는 거로군요.
그렇게 로맨틱하진 않았는데? 도망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거든…… 함께 다치기도 하고 병에 걸리기도 하면서, 둘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겨야 했지.
게다가 다른 오니는 햇빛을 쐬면 안 되는 터라 언제나 가면을 써야 했어. 그래서 어딜 가든 의심을 사곤 했지.
그러다 가면을 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 오니는, 온갖 고생 끝에 가면을 잔뜩 구해왔어.
잔뜩이라고요?
맞아. 쉽지 않았지. 여러 가문에서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던 가면들이라 알 수 없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져 있었거든……
점점 흥미진진하네요.
가면에는 어떤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었나요?
이를테면…… 가면을 쓰면 늙지도 죽지도 않게 된다거나, 힘이 갑자기 세지기도 하고…… 뭐 그런 것들이었지.
그러던 어느 날, 오니는 엄청난 가면을 손에 쥐게 됐어. 그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지만.
그런 오니를 녀석은 가엽게 생각했지. 추격병이 달라붙자, 오니는 급한 마음에 재빨리 가면을 썼어!
그 순간, 거친 바람이 불더니 적들의 안색이 하나둘씩 변하기 시작했고……
오니는 “난 한계를 뛰어넘었다!”라고 포효하면서
……엄청난 기세로 적들을 모두 날려버렸어.
하아? 그게 뭡니까? 엔딩이 너무 허접하잖아요! 하여간 매번 이렇다니까, 매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게……
아하하~ 내가 이겼지?
에엥?! 이야기를 듣느라 정신을 놓고 있었더니……
나도야……
나도 당했어.
알았다! 이거 다, 형님이 그린 큰 그림인 거죠?
헤헤, 연기보다는 효과가 훨씬 좋은데.
하아, 그래서 오니들은 어떻게 됐답니까?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지난번에 눈보라 치는 밤에 오니 혼자서 적군 대장 열 명을 상대한 이야기도 엄청 재밌었는데!
뒷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차드 쟤 지금 잠들라 그런다.
외근 끝내면 다시 또 한잔하자고.
엇, 저기 있는 건 박사인가?
헉? 카드 게임에 빠져서 전혀 몰랐는데!
우리가 한 이야기, 설마 듣진 않았겠지……
아앗…… 가, 갑자기…… 어지러움이……
취한 척하기엔 늦었다고, 차드.
박사를 여기서 볼 줄은 몰랐는걸.
- 아미야가 이런 데라도 가서 좀 쉬고 오라고 해서.
- ……
- 내 위장 모듈이 고장 난 건가?
뭐야, 너희들? 왜 찌르고 그래……
크흠…… 박사님! 오, 오랜…… 아니, 좋은 저녁입니다!
후우……
- 안녕. 오퍼레이터 차드, 딜런, 발티, 그리고 느와르 코르네.
헉…… 저희 이름을 전부 기억하시는 겁니까?
기억력이 대단하잖아, 박사는.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를 정리하면서 우리 이름까지 기억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닐 텐데…… 무리하지 말라고, 박사.
- 당연한 일이다.
- ……
- PRTS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박사님, 저흰 마침 일어나려던 참이었습니다. 방해하지 않을 테니 쉬다 가시죠.
네, 박사님. 그럼 외근 임무 때 뵙겠습니다!
얼른 가자. 차드, 너 왜 멍하니 서 있어?
으응? 아…… 크흠, 박사님. 먼저 가보겠습니다.
박사, 여기 앉아도 될까?
방금 말이야, 퇴근하고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거든. 기분 상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
녀석들은 당신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난 잘 알고 있지, 당신은 무척 재미있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말이야.
당신의 지휘라면 나 같은 녀석도 혼란한 상황에서 자기 자리를 정확히 찾을 수 있으니까.
내 자리는 바로 여기야.
- 갯지렁이 다리 숯불구이 먹을래?
- 선인장 맘스페퍼 무침은 어때?
뭐든 좋아, 다 맛있으니까.
나랑 한잔 어때? 가끔 한잔 정도는 괜찮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