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점
빛의 기사 마가렛에게 있어 토너먼트에서 다시 우승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녀는 카시미어를 바꾸기 전에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등장 오퍼레이터: 니어 더 래디언트 나이트
……마가렛.
어…… 고모? 미안. 바빠서 온 줄도 몰랐어.
마가렛, 너 안 잔 지 얼마나 됐어?
……
……사실대로 말해.
고모에게 숨길 생각은 없어. 그저…… 나도 확실치 않은 것뿐이야.
우승 후에 처리해야 할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저번엔 급하게 떠나버려서 경험해보지 못했거든.
너는 토너먼트의 우승자이니 사회 각 계층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어.
다른 우승자…… 아니, 4강에 오른 기사들만 해도 잡무 처리를 도울 전담팀을 꾸리곤 해.
마가렛, 혼자서 모든 걸 떠맡을 필요는 없어. 나와 마리아가 있잖아. 경기는 끝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최선을 다해 너를 도와줄 수 있어.
알았어, 고모. 나도 두 사람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리 줘. 혼자서는 해가 질 때까지 봐도 그 두꺼운 서류 뭉치는 다 못 볼걸.
후훗, 이젠 좀 더 자신이 생기는걸.
음…… 열에 아홉은 상업적인 이벤트에 초대하는 거네……
대부분 다 거절했어.
남은 건……
보여줘 봐.
학교 강연? 어린 아이들에게 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기회이니, 이거라면 너도 기꺼이 가겠구나.
헬스케어 기기 상품 발표회……? 이 기업은 토너먼트 기간에 로도스 아일랜드와 협력했던 곳 아니야? 마가렛, 이 기업 책임자 한 번 만나 볼래?
……아직 결정 못했어.
무슨 생각인지 알겠네.
이번에 한 걸음 나아간다면…… 그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맞아, 조피아. 난 갈수록 점점 더 강렬히 느끼고 있어……
토너먼트는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니어 씨!
……오퍼레이터 아이비? 사무소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아뇨. 일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하지만 문제가 생긴 사람들도 있긴 하죠.
……결정적인 시기에 네 도시 연합이 해체돼서, 감염자 일부가……
……
알았어. 내가 바로 가 볼 테니 구체적인 위치를 말해줘.
비켜! 도시에 들어가게 해 달라고! 너희들…… 너희들이 우리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기사님들 부탁드릴게요! 저희들은 이 황무지에서 살아나갈 수가 없다고요!
여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지 좀 보세요. 이중엔 애들도 있다구요. 여러분이 몇 달 전에 그랜드 나이트 영지로 와서 일하시기 전부터 저희들은 계속 도시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잖아요……
멀지 않은 곳에 글룸핀서가 출몰하는 데다 저희에겐 먹을 게 부족해요…… 게다가 재앙을 맞닥뜨리기라도 한다면……
……울지 마. 저런 냉혈한들에게 눈물은 아무 소용 없어!
나는…… 너희들이 영웅인 줄 알았어. 돈만 아는 상업연합회와는 다를 줄 알았다고……
……
너희들의 신분 식별 코드에는 카봐렐리엘키 소속이 아니라고 나온다.
네, 이미 말씀하셨어요……
오늘 저희가 들어가려고 시도했던 다른 세 개의 도시 출입구에서도 그렇게 얘기했죠……
그 사람들은 우리가 네 도시 연합에 속한 동안은 '그랜드 나이트 영지'가 관리하지만, 지금은 토너먼트가 끝났으니 오늘부터 네 도시 연합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규칙에 따른다면 저희는 황야에서 3년을 떠돌아야 겨우 다시 도시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거 아닌가요?!
……다시 한번 말하지.
출입 허가가 나지 않는 한, 카봐렐리엘키에는 들어올 수 없다.
……
설마 토너먼트가 끝났으니, 그랜드 나이트 영지는 더 이상 우리의 값싼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건가……
4개 도시 연합이 해체될 때 버려진 그 쓰레기들과 같은 신세가 되라는 건가?!
아니, 우린 받아들일 수 없다!!
……
누구라도 한 발자국만 더 다가온다면, 출입구에 불법으로 침입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
하…… 하하…… 내가 다가가겠다면 너희들이 뭘 어쩔 건데?
카시미어의 영웅인 우리의 출정 기사가 창끝으로 카시미어인의 심장을 찌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우리 감염자들은 이미 카시미어인이 될 자격도 없어진 지 오래라는 거냐?!
감염자, 네 질문에 대답해 줄 의무는 없다.
너희들이 더 다가온다면……
……!
……상황은 아직 만회할 여지가 있는 것 같은데.
……
……빛의 기사…… 인가?!
빛의 기사가 어떻게……
마가렛, 왔구나.
응, 리암 아저씨. 또 만났네.
사실 오기 전까진 여기서 아저씨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4개 도시 연합 해체 기간 동안 카봐렐리엘키 경비 업무를 맡게 됐어.
……경비 업무?
이번 토너먼트 전까지 출정 기사들은 오랫동안 카봐렐리엘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실버랜스 페가수스 기사단이 경비 업무를 맡은 건 당연한 일이지.
저 감염자들이…… 카시미어의 안전을 위협한 건가?
……마가렛, 너라면 답을 알 수 있겠지.
너희들…… 한패야?
하…… 내가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건지…… 빛의 기사, 너는 니어 가문의 빛의 기사였었지!
예전엔 나도 너를 우러러봤었어. 난 네가 감염자들에게 빛을 가져다줄 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은 어떻지? 우리는 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짜라는 걸 알게 됐어. 감염자의 배신자, 너도 저 출정 기사들의 편에 서서 우리에게 창을 겨누려는 거지?
……
당신이 나를 믿든 안 믿든 일단 동료들과 잠깐 쉬면서 기다려.
일단 이 일은 내게 맡겨줘.
……기다리고 있으라고?
그래, 네가 또 무슨 쇼를 하려는 건지 지켜봐 주지! 비록 이곳엔…… 관중도 카메라도 없긴 하지만 말이야!
마가렛, 저 사람들은 네 배려만큼 너를 생각해주지 않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난 절대로 감염자가 카시미어의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감염자는…… 그저 고통받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그리고 아저씨가 말한…… 즉 감정회의 태도 역시 난 짐작할 수 있어.
하지만 리암 아저씨, 난 몇 번이고 이 질문을 해야겠어…… 필요하다면 내 소드스피어도 쓸 수 있어.
“감염자가 진짜 카시미어의 안전을 위협한 건가?”
……
전원 산개, 그 자리에서 쉬어!
마가렛, 네 무기를 들어라. 기사끼리 대화하는 법은 아직 기억하고 있겠지.
……그래.
리암 아저씨, 우리의 마지막 결투로부터…… 얼마나 지났지?
……마스터, 4개 도시는 오늘 밤 열 시 전후에 완전히 해체될 겁니다.
현재 카봐렐리엘키의 모든 출입구와 도시 안의 주요 시설에는 저희 쪽 기사들이 주둔 중입니다.
이런 광경을 얼마 만에 보는 거지?
마가렛 그 아이에게 고맙다고 해야겠군.
마가렛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마스터, 마가렛이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벌써 여러 번 거절하지 않았습니까.
시대가 변하고 있어. 저 젊은 애들은 우리가 저만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있어.
우리와 함께한다는 게…… 반드시 실버 랜스가 돼야 한다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마가렛도 잘 알고 있을 거야.
네, 저희는 어떤 전장에서든 니어 가문의 일원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 있기를 갈망해왔죠……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구요.
……전장이라.
토너먼트 이후, 상업연합회가 양보를 하긴 했지만 일시적인 것일 뿐이야. 우리…… 아니, 미래의 카시미어에게는 마가렛의 힘이 꼭 필요해.
그리고 마가렛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면 마가렛도 우리가 필요하겠지.
마가렛에겐…… 나아가야만 하는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토너먼트에서 마가렛이 마지막에 한 행동은 너희도 봤겠지.
그럼 저 황무지에 체류 중인 감염자들은…… 알겠습니다. 그래서 리암에게 이 일을 맡기신 거군요?
아니, 그건 리암 자신의 뜻이었어.
리암은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거짓으로 가득 찬 경기들을 경멸하는 듯 말했지만 사실은 예전 마가렛과의 대결을 그리워하고 있지.
마가렛이 반드시 움직일 거라 생각하십니까?
그래.
그렇지 않는다면 마가렛 니어가 아니지.
몇 년간 네가 얼마나 변했는지 보여주거라……
진정한 기사의 창이 상대해야 할 것은 경기장의 광대가 아니다. 또한 황야의 악인에만 그쳐서도 안 돼.
리암 아저씨.
난 어렸을 때 아저씨가 알려준 전장에서 창을 사용하는 법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어.
“기사가 돌격할 때, 발밑에 있는 모든 땅이 지켜야 할 영역이다.”
요 몇 년간 난 단 한 번도 내 발걸음을 멈춘 적이 없어.
……말로 대답할 필요는 없다.
알았어.
창이 나를 대신해 내 생각을 아저씨에게 전해줄 거야.
그럼 시작하지.
햇빛을 받아 창끝은 투박하게 빛났고, 심지어 바람과 진흙의 침식으로 인해 조금 거무스름하기까지 했다.
소드스피어에 흐르던 금빛은 점점 희미해졌고, 결국 젊은 페가수스의 눈에 맺힌 꺼지지 않는 눈 부신 빛만 남았다.
돌진, 휩쓸기, 휘두르기, 찌르기, 막기!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속도로 거의 비슷한 동작들이 펼쳐졌다.
어떠한 오리지늄 아츠도 사용하지 않은 채, 두 개의 단단한 별이 황야에서 서로 끊임없이 부딪쳤다.
겨우 이거냐? 마가렛, 느려졌구나……!
……후우……
전장에서 급소를 공격할 기회는 단 한 순간이다!
……!
……콜록콜록, 콜록콜록……
(이…… 이게 바로 출정 기사 간의 싸움인가? 경기장에서의 싸움과는 완전히 다르잖아……)
(모래바람이 너무 강해! 나는…… 여기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혀……)
분명…… 아츠는…… 아니야…… 윽……
위험해……!
……누가 한눈팔아도 된다고 했지? 마가렛, 다른 사람한테 신경 쓰는 바람에 온몸이 허점투성이구나!
……리암 아저씨.
그 말은 인정할 수 없어.
……이 빛은?
내 창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를 불태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건 바로 다른 사람을 비추기 위해서야.
윽……!
실버랜스 페가수스가 뒤로 한 발 물러났고,
그 한 발로 인해 승패가 갈렸다.
수…… 숨이 쉬어져…… 결투는 끝난 건가?
그리고 저 앞에 있는 빛…… 정말 따뜻해…… 잠깐, 빛이 전투로 인해 일어난 모래바람을 막아준 건가?!
빛의 기사……!
여전히 그 빛의 기사야, 그렇지? 빛의 기사는 우리 감염자들을 버리지 않았던 거야! 빛의 기사는 우리를 위해 검을 휘두르고 우리를 지켜줄 거야!
그런…… 건가?
빛의 기사…… 빛의 기사!
……
마가렛, 확실히 성장했구나.
미안, 리암 아저씨. 아저씨가 아츠를 사용하지 않아서, 나도 원래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출정 기사 간의 결투에 아츠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규정은 없어.
하물며 마가렛, 너는 출정 기사도 아니니까.
난……
경기장에서 네가 활약하던 모습을 봤었단다.
리암 아저씨는 예전부터 기사 경기를 경멸했었잖아?
난 여전히 그 거짓된 쇼를 경멸하고 있어.
하지만 마가렛, 너는 아주 잘 싸우더구나.
게다가 넌 경기장에서 네 실력의 전부를 보여주지도 않았어.
……
칭찬…… 해주는 거야? 고마워……
네가 또 한 번 이겼구나. 10년 전에도 상당한 실력이었는데.
지금 네 움직임과 아츠는 이미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어. 장창을 예전의 너나 지금의 나보다도 훨씬 더 잘 다루는구나.
내가 이기긴 했지만……
그래, 마가렛. 네가 이기긴 했지만…… 더 이상 뭘 할 수 있지?
……
내가 너에게 무기를 들도록 했고 너는 그에 따랐어. 여기에 오기 전부터 넌 싸울 준비를 마쳤었지. 하지만…… 이다음에 어떻게 할지는 생각해 봤어?
우리는 서로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
……결투에서 한 번 이긴다고 해서 실버랜스 페가수스가 한 발 물러서 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
내가…… 저 감염자들이 도시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고 치자.
그 후에 저 감염자들이 뭘 어쩔 수 있지? 카봐렐리엘키는 감염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그리고 감염자들은 카봐렐리엘키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나갈 수 있지?
……
리암 아저씨, 나도 그런 것을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야.
현실은…… 경기와는 달라. 끝도 없고, 절대적인 승자도 없어.
그래서 난 결정했어……
어제 감정회가 보내온 편지 한 통을 받았어. 토너먼트 기간 동안 카시미어 감염자 연합의 의료 조직이 큰 역할을 해주었다고 쓰여 있더라고.
사회 각계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감정회는 전문적인 감시 기구를 세우고 이 의료 조직이 계속 카시미어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그리고 그 기구에는…… 양측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지.
마가렛, 그 말은……
대기사장에게 내가 그 일을 맡을 준비를 마쳤다고 전해줘.
……
마가렛, 너 설마 결투 전에 이미 결정한 거냐?
그래.
하지만 실버랜스 페가수스도 내 결심을 보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했어.
하…… 하하…… 마가렛, 정말 많이 변했구나.
과거엔 용감하게 홀로 돌진하며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를 불태울 줄밖에 모르던 네가……
언제부터 그런 걸 고려하게 된 거냐?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을 때부터.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있어야 했던 몇 년간, 난 실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열정이라면 어떠한 기사에게도 뒤지지 않는 동료들을 만났어.
난 그 동료들만큼 많은 것에 대해 생각할 수는 없었어.
하지만 난…… 나의 빛이 가능한 한 더 많은 곳을 비출 수 있길 바라.
그것을 위해서라면 난 변할 수 있어.
아주 좋아.
마가렛, 정말 좋은 동료들을 만났구나.
모두 명령을 들어라……
저 감염자들이 도시에 들어가는 것을 허가한다! 당분간 감염자의 관리, 통제는 마가렛 니어에게 맡기겠다!
후……
들어가게 해준다고요……? 그…… 감사합니다, 빛의 기사님. 기사님이 저희의 목숨을 구해주셨어요!
빛의 기사……
난 모르겠어…… 우리가 아직 당신을 믿어도 되는 거야? 우리를 돕는 것이 당신한테 무슨 득이 되는 거지? 천신만고 끝에 카봐렐리엘키로 돌아온 우리를 기다리는 건 또 어떤 삶이지?
……내가 대답해 줄 수는 없다.
미안하다. 잠시…… 아니, 어쩌면 아주 긴 시간 동안 난 어떠한 보증도 해 줄 수 없을 거다.
하지만 멈추지 않을 거란 건 확실히 보증하지.
감염자들이 마주해야 할 험난한 길이…… 내가 지켜야 할 영역이니까.
빛의 기사님…… 이 서류들을 다 보신 겁니까?
네. 대변인님, 이미 다 봤어요.
대변인 자리는 이미 내려놨습니다. 말키위츠라고 불러주시죠.
알겠습니다. 로즈 미디어의 회장 비서…… 말키위츠 씨.
간단한 인터뷰일 줄 알았는데 말키위츠 씨가 기다리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
……간단한 인터뷰요? 아닙니다. 빛의 기사님, 당신은 우승 후에 모든 매체의 인터뷰를 거절하셨죠. 카메라 앞에 서길 원하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언론계에 발을 들인지 얼마 안 된 신인으로서 제가 어떻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에 응한 건 부가적인 거예요.
이 자리에 온 건 당신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함이에요.
감사요? 아,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지난주 감염자들의 처분에 대한 보도를 말씀하시는 거겠죠? 그건 눈에 띄지 않는 의료 보건 분야의 주간지에 실렸을 뿐입니다만.
……네.
솔직히 조금 의외였습니다.
저희가 감염자가 마주한 각종 어려움에 대한 걸 좋게 보도할 줄은 모르셨다는 말인가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럴 필요가 없을 때 감염자에 대한 보도를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하하……
당신의 마음속에 여전히 저희에 대한 작은 응어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나 변하는 법이지요.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토너먼트 기간 동안 로도스 아일랜드의 리더도 저와 협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당신은 앞으로도 우리가 우정을 나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결국 우리 모두는 카시미어의 미래가 더 아름답기를 바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정장을 입은 회장 비서가 손을 내밀자 마가렛은 잠시 머뭇거리다 악수했다.
그 손은 기사의 손도 아니었고, 돌을 쪼갤 정도로 단련된 손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주 뜨거웠다.
이런 온도는 순식간에 전사의 피에 불을 붙인다.
마가렛은 이런 느낌에 익숙했다. 마가렛은 전장에 나서거나 경기장 중앙에 설 때마다 이것과 비슷한 고양감을 느끼곤 했다.
어쩌면 카시미어의 미래는 매일 보이지 않는 연기와 불로 가득 차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군요……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