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신 마츠리 바

신 마츠리 바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조직의 말단인 아사이는 모리우치 토오루에게 앞으로의 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자신만의 스페셜 칵테일를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마츠키리


냉정한 행인

요즘 세상이 참 뒤숭숭해, 길거리에서 사람이 찔리는 일이 일어나고 말이야.

냉정한 행인

조직 안에서 일어난 일은 자기들끼리 해결할 수 없나? 이게 뭐야, 매일 이 길로 출근하는데, 재수 더럽게 없네.

깜짝 놀란 행인

와 무섭다, 조직 내부의 숙청 같은 거겠지?

깜짝 놀란 행인

하, 젊은 놈들이 뭐든지 할 수 있을 텐데, 왜 조직 생활을 하는지.

냉정한 행인

요즘 젊은이들이 무슨 생각인지 누가 알겠어. 적어도 남한테 피해만 안 주면 됐지 뭐.

깜짝 놀란 행인

그나마 골목에 쓰러져 있어서 다행이지. 덕분에 이른 아침 가게 여는 아주머니가 발견해서 신고라도 했잖아. 만약 강가에 버려진 거였으면……

냉정한 행인

어휴, 그런 끔찍한 말은 하지 마. 어쨌든 신고했으니, 경찰이 와서 처리하겠지.

냉정한 행인

좀 비켜봐, 난 가봐야겠어.

모리우치

……

초가을 새벽 비가 성급히 후두두 쏟아졌다.

빗방울이 쉴 새 없이 떨어졌고, 행인들은 발걸음을 서둘렀다. 진흙 튄 시체는 하늘을 향해 누운 채 자기만의 적막을 누리는 듯, 지금 이 순간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모리우치 토오루는 우산을 들고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쏟아지는 비는 다가가려는 그의 충동을 사그라지게 했고, 빗소리는 그가 던지려던 질문을 삼켜버렸다. 결국 모리우치 토오루는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모리우치

어서 오이소…… 오? 아사이, 오랜만이네.

아사이

사장! 무, 다시마 매듭, 파울비스트 알 하나씩 줘. 그리고 버든비스트 힘줄 두 개, 아, 아니다! 세 개! 무도 하나 더 줘!

모리우치

그래, 알겠다. 와, 오늘 저녁에 물건을 얼마나 옮겼길래 그러노? 아주 그냥 버든비스트 한 마리를 통째로 삼킬 기세네.

아사이

그런 거 아니야. 오늘 조직원들이랑 하루 종일 골치 아픈 일을 처리했어. 어휴, 조직에서 나오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모리우치

하긴…… 쉽지 않긴 하지……

모리우치

근데, 가들이 니 귀찮게는 안 하드나? 그 뭐냐, 전에 죽었던 그 남자의 뒤처리를 시켰다고 하지 않았나?

아사이

흠, 수습이 되겠어?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지 뭐.

모리우치

……

모리우치

됐다, 입맛 떨어지는 이야기는 고마하자. 자, 음식 나왔데이. 뜨거울 때 묵어라.

아사이

헤헤, 잘 먹을게, 사장! 바로 이 맛을 기다렸다니까……

아사이

참, 사장 그거 알아? 리코 아버지가 드디어 나에 관한 생각을 바꾼 것 같아. 나도 뭐라 설명은 못 하겠는데, 요즘 들어 나를 아주 잘 챙겨줘.

모리우치

잘됐네. 지난번에 니가 그 어르신 얘기했을 때만 해도, 리코랑 만나는 걸 극구 반대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모리우치

니가 부두에서 뼈 빠지게 고생한 보람이 있네. 열심히, 앞으로도 그렇게 성실하게 일하면 내가 니를 '아사이 작업반장'이라고 부르는 날이 오는 거 아니겠나.

아사이

사장, 놀리지 말라고……

아사이

……

아사이

실은, 음…… 미츠쿠에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어.

모리우치

미츠쿠에를 떠난다꼬?

아사이

응, 조직에서 완전히 손 털면 바로 뜰 꺼야.

모리우치

어디로 가는데?

아사이

북쪽…… 쿠사리카와로 가려고.

모리우치

그렇게 멀리……? 와, 갑자기? 카믄, 니 일은 어쩔낀데……?

아사이

여러 이유가 있지…… 그때가 되면, 작업반장 형과도 제대로 인사해야 할 텐데. 에휴, 나도 아쉬워 죽겠어.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말이야.

아사이

사장이랑 헤어지는 것도 아쉬워. 호쿠인으로 가면 더는 여기 어묵을 먹을 수 없잖아! 그럼 난 어떻게 살지!

모리우치

……하아, 난 또 내랑 못 만나서 아쉽다는 말을 하려는 줄 알았다 아이가.

모리우치

근데 북쪽으로 간다꼬? 정말 갈 수 있는 기가?

아사이

그동안 조직에서 나오는 거 말고도, 북쪽으로 갈 준비를 계속해 왔어. 이제 거의 다 끝나가.

모리우치

니 진짜 진심이네……

모리우치

그래도 지금 이때 호쿠인으로 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사이

아, 벌써 이렇게 됐네! 사장, 미안. 조직에 아직 일이 있어서 누굴 좀 만나야 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아사이

음식값은 여기 놔둘게! 내일 저녁에 봐!

모리우치

어, 그래…… 또 보자. 조심히 가고.


모리우치

어서 오이소.

모리우치

응? 아사이 아이가?

아사이

응, 사장. 왜 이렇게 놀라? 내가 다시 온다고 어제저녁에 말했잖아.

모리우치

아니, 나는 니가 포장마차로 오는 줄 알았지.

모리우치

뭐, 상관없다. 마시고 싶은 거라도 있나? 내가 한잔 대접할게. 조직서 빠져나오는 일이 순조롭게 굴러가는 기념이데이.

아사이

진짜? 그럼, 제일 비싼 걸로.

모리우치

자 손님, 나가는 길은 왼편에 있습니다. 발밑 조심하이소.

아사이

저기, 이봐! 농담한 거잖아……

아사이

네그로니로 한 잔 줘.

모리우치

이야, 진짜 대단하네, 질리지도 않나? 닌 항상 이것만 시키드마. 그에 비하면 니네 그 형님들은 그냥 무난하게 싱글 몰트 위스키만 마시던데.

모리우치

그러고 보니, 니 진짜 오랜만에 왔네. 일하는 게 그리 힘들드나?

아사이

여기 위치를 좀 생각해 봐. 토초의 긴자잖아. 나 같은 녀석이 아무 때나 와서 돈을 쓸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고.

아사이

게다가 난 지금 돈을 모으는 중이야.

모리우치

북쪽으로 갈라꼬?

아사이

맞아……

아사이

그리고, 쿠사리카와에 내 소유의 작은 술집을 열 거야.

모리우치

뭐라꼬?

모리우치

술집은 미츠쿠에에서도 열 수 있지 않나? 카지마치도 곧 재건을 시작하는데, 그때 가서 가게 하나 넘겨받는 건 일도 아닐 기라.

아사이

사장은 몰라. 난…… 이곳을 떠나고 싶어. 뭐라 설명은 안 되는데 계속 여기에 있다간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

아사이

아오오니의 사건이 어찌 보면 어물쩍 마무리된 것 같았지만, 그 뒤로 다른 조직들과의 분쟁은 더 늘어났어.

아사이

마츠다와 오노 일만 봐도 그래…… 그날 밤, 아오오니는 그저 둘을 다치게만 했는데, 그 뒤 코바야시 연합의 분쟁에서 마츠다는…… 그리고 오노도, 아직까지 병원에 누워있다니까!

아사이

끊임없이 싸우고, 심지어 자기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도 모르는 삶을 더는 지속하고 싶지 않아……

모리우치

(작은 목소리로) 내가 그걸 와 모르겠노.

모리우치

자, 네그로니 나왔데이. 오렌지 껍질로 한번 문질러 놨다. 네가 이렇게 먹는 걸 좋아했던 것 같은데.

아사이

고마워, 사장……

모리우치

그래, 사람은 어쨌거나 자기가 뭐 때문에 사는 건지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니겠나.

모리우치

근데, 니가 찾으려 하는 그 삶, 꼭 호쿠인이어야 하나?

아사이

만약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180도 다른 삶을 산다면, 인생이 지금 같진 않을 거라 늘 생각했어.

아사이

사장, 내가 당신의 삶을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모를 거야. 기회만 된다면, 한 번이라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거든.

모리우치

……내 삶…… 말이가?

모리우치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이라……

아사이

이미 충분히 생각했어. 북쪽으로 가면, 강가 근처의 작은 골목에 가게를 열 거야. 옆에 빵집이 있으면 정말 좋겠지. 아침에 문을 열면 구운 빵 냄새를 맡을 수 있을 테니까.

아사이

강 방향으로는 창문을 두 개 낼 거야, 낮에는 물빛을 볼 수 있고 밤에는 가로등의 불빛이 들어오게.

아사이

창가에는 리코가 제일 좋아하는 말리꽃을 놓아야지. 여름에 바람이 불면 가게 안은 향기로 가득할 거야.

아사이

가게는…… 크지 않아도 돼. 열 자리 정도면 충분하지. 바 테이블은 짙은 색 원목을 다듬어서 만들어야겠어. 오래된 듯 보이지만, 먼지 하나 없이 닦아 반짝반짝 빛나게 할 거야.

아사이

바 테이블 아래에는 오래된 쇠 파이프로 발판을 만들어서, 앉으면 신발 굽으로 리듬 타는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할 거야. 그 '탁탁'하는 소리 말이야. 난 그게 너무 좋거든.

모리우치

딱 빈티지 감성의 술집이네.

모리우치

그라믄, 바 테이블 구석에 턴테이블 하나도 놔야겠네.

아사이

그래, 맞아! 하루에 옛날 노래 세 곡만 틀 거야. 유행하는 노래 말고, 내가 좋아하는 곡들만. 손님들이 앉으면 바로 들리고, 술 마시면서 따라 흥얼거릴 수도 있게.

아사이

벽은 은은한 회색으로 칠하고, 옛날 사진 몇 장을 여기저기 걸 거야. 미츠쿠에에서의 사진, 나와 리코가 같이 찍은 사진…… 아, 그리고 손님들의 여러 순간을 기록한 사진들도 모두 걸어놔야지!

모리우치

액자는 굳이 통일 안 해도 괜찮다. 금 간 나무 액자든, 바랜 금속 테두리 액자든 아주 느낌 있을 것 같아.

모리우치

술장은 우짤라꼬? 가만 보니, 오래된 나무 재질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사이

역시 사장은 날 잘 안다니까! 다만, 오래된 나무 술장을 살지, 아니면 붙박이장으로 만들지는 고민 중이야……

아사이

유리잔은 중고품 가게에 가서 살 거야. 세트로 말고, 가능하면 조금씩 흠집이 난 걸로. 술을 마실 때 기묘한 빛이 반사되는 그런 잔들 말이야.

아사이

조명을 줄지어 주르륵 달아놓고, 불투명한 커버를 씌워서 너무 어둡지도 또 너무 밝지도 않게 만들어야지. 그러니까…… 아, 맞다. 사장의 어묵 포장마차 같은 분위기가 나도록 말이야!

아사이

술만 파는 건 아니고, 간단한 안주도 팔 거야. 파울비스트 껍질 폰즈 무침, 파울비스트 간 구이, 마라 셸비스트 요리…… 그리고 리코 아버지가 만든 매콤 파울비스트 고기 튀김, 이것도 진짜 기가 막히거든!

아사이

에헤헤, 내가 딱히 재능은 없는데…… 혼자서 뭘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거든. 리코도 내가 만든 요리는 정말 맛있다고 그랬어……

모리우치

카지마치가 철거되지 않았다 카믄, 그때 거기 네가 말한 그런 술집 하나쯤은 있었을 거다. 니는 진짜 무조건 단골이 됐을 거데이.

모리우치

계획을 아주 구체적으로 해놨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아사이의 목소리는 활기를 띠었다. 술집엔 다른 손님이 없었기에, 모리우치 역시 하던 일을 멈추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모리우치 토오루는 문득 착각에 사로잡혔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그런 술집을 스쳐 지나갔고, 몇 번이고 그곳에 들어가 본 것 같았다.

그런 가게가 어딘가에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가게의 모습을 이토록 선명하게 그릴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모리우치 토오루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아직은 정착할 때가 아니라고 자신을 설득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이유'도 댈 수 없었다.

아사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리우치 토오루는 이 젊은이가 쿠사리카와의 술집 바 테이블 뒤에 서 있는 모습을 본 듯했다. 바로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술잔을 닦으며 음정이 빗나간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말이다.

아사이

가게 문은 흰 페인트로 칠하는 게 좋겠어. 작은 나무판을 걸고, 거기엔 '신 마츠리 바'라고 적을 거야……

모리우치

뭐고? '신 마츠리 바'? 리코 씨네 '마츠리 이자카야'의 그 마츠리 말하는 기가? 이거…… 외골수라고 해야 하나, 아니믄 단순하다고 해야 하나……

아사이

왜? 난 이름이 되게 느낌 있다고 생각하는데?

모리우치

됐다, 그때 되믄 리코 씨가 니한테 말하겠지…… 만약에 진짜 가게 차리믄, 내가 꼭 응원하러 갈게.

아사이

헤헤, 역시 사장이야…… 아, 참! 맞다! 하마터면 중요한 일을 깜빡할 뻔했네. 실은 부탁할 게 있어서 왔어.

모리우치

부탁?

아사이

술집을 여는 거면, 당연히 술집의 시그니처 술이 있어야 하잖아! 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아는 술들은 어딜 가나 있더라고, 너무 평범하단 말이지.

모리우치

그럼 내가 나만의 스페셜 칵테일 몇 가지 알려줄 테니까 니 가게에서 팔아봐라.

아사이

진짜?! 사장, 진짜 최고다!

아사이

그런데 내가 말한 '부탁'은, 사장이 나랑 같이 나만의 가장 특별한 한 잔을 어떻게 만들면 될지 고민해달라는 뜻이야.

모리우치

아, 자기만의 시그니처 스페셜 칵테일을 말하는 거였나, 그건 진짜 제대로 연구해야 할 텐데.

아사이

그렇다면……?

모리우치

내가 우째 안 도와줄 수 있겠노?

아사이

사장 진짜 최고라니까!

모리우치

됐다 고마해라. 대신 조건이 있데이, 술을 만들면 내 가게 메뉴판에도 네 스페셜 칵테일을 추가할 기다.

모리우치

물론, 수익은 비율대로 나눠줄게. 가게 여는 데 필요한 밑천이라고 생각해라.

아사이

사, 사장…… 나는……

아사이

밑천이라면 사장이 걱정 안 해도 돼! 사실은 나……

아사이

에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사장,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돈은 여기에 둔다! 그럼, 또 봐!

모리우치

하하…… 그래, 가라.


모리우치

어서 오이소!

모리우치

아, 왔나 아사이.

아사이

사장, 미안! 요 며칠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었어.

아사이

무랑 치쿠와 하나씩, 그리고 생맥주도 한 잔 줘!

모리우치

알았다, 오늘은 입맛이 별로 없나?

아사이

응…… 하……

아사이는 고개를 들고 가로등 주위를 쉼 없이 날아다니는 벌레를 바라보며,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현듯 어떤 결심을 한 듯, 아사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모리우치 토오루를 바라보았다.

아사이

사장, 최근 서쪽 부두가 엄청 시끄럽지 않아? 요 며칠 거기 창고 근처로 사람들도 잔뜩 몰려있고, 문 앞에도 계속 누가 지키고 있잖아.

모리우치

……정보 캐는 건 좀 더 연습해야겠다. 의도가 너무 빤히 보인다 아이가.

아사이

사장……

모리우치

그건 왜 물어보는데?

아사이

그, 그냥. 궁금해서. 길거리에서 들었는데, 거기에 값진 술이랑 봉인된 철제 상자들이 있대. 내일 밤 북부 창고로 운송될 거래.

모리우치

너희 윗선인 미오 씨가 이런 생각을 했을 리는 없을 긴데. 그 이야기 어디서 들었노?

아사이

부두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 한탕 뛰고, 정말 무사히 물건을 보내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잖아.

모리우치

……

모리우치

그게 바로 니가 말한 “밑천이라면 걱정 안 해도 돼”라고 말한 이유가?

모리우치

술과 봉인된 상자라 캤나? 아마 도박판 돈일 거다. 조직 놈들이 맨날 쓰는 수법이다. 사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

모리우치

솔직히 말하면, 그런 일에는 사람이 부족하다. 그래서 니 같은 뉴페이스한테 연락이 오는 거다. 그리고 대부분은 몇몇 놈들이 지들끼리 꾸며서 벌이는 일이다.

모리우치

더구나, 니 조직에서 나오는 일도 오래 처리하지 않았나. 누가 알았다면, 니를 희생양 삼으려는 놈도 분명 있을 기다. 보복당할 일도, 킨세키가이랑 엮일 일도 없는 버린 카드니까 말이다.

아사이

리스크가 있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제시한 금액이 꽤 커. 배송만 하면 10%를 준다고 했어. 한 번 갔다 오면 밑천을 다 모을 수 있다고. 그러면, 가게도 바 테이블도, 다 인수할 수 있어!

모리우치

……그 10%가 진짜 니한테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나?

모리우치

조직 생활을 접기로 마음먹었으면서, 왜 다른 조직의 일에 끼어들려고 하는데?

아사이는 입을 달싹였지만 바로 반박하진 못했다. 시선만 냄비 위로 피어오르는 열기에 머문 채, 한참이나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아사이

……사장, 네 말이 맞아.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면 그녀와 그녀의 가족을 안심시킬 수 있을까?

모리우치

그녀? 리코 씨 말이가?

아사이

사장, 사실 리코는 애초부터 자기 집 가게를 물려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 자기는 요리하는 것도, 가게를 보는 것도 싫대. 리코는 애들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어.

아사이

걔네 부모님이 내게 가게를 넘겨주지 않을 거란 건 나도 알아. 그래도 괜찮아, 난 빈손으로 시작할 수 있고, 노력해서 리코에게 집다운 보금자리를 줄 수 있으니까.

아사이

그게 전부가 아니야! 난 그냥 작은 술집을 열어 놓고, 대충 살고 싶지 않아. 가게가 자리 잡으면 사람을 몇 명 더 뽑아서, 칵테일 만드는 법, 음식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 가면서 일하게 하고 싶어.

아사이

고정적인 단골이 생기면 2층을 통으로 빌려서, 작은 무대를 만들 거야. 노래든 구연이든, 누구든지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하는 거야. 생각만 해도 벌써 막 들떠.

아사이

리코는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해. 난 공책을 한 줄로 쫙 놔두고, 걔가 쓰고 싶은 건 뭐든 쓰게 해줄 거야. 손님들이 술 마실 때면, 난 그 공책들을 깔아놓고 내 아내가 쓴 예쁜 글씨라며 자랑하는 거지, 헤헤.

아사이

아이가 생기면…… 앗, 사장, 웃지 마. 나와 리코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남자애는 '요우타', 여자애는 '히마리'라고 이름 지을 거야. 어때, 괜찮지?

아사이

아이들이 바 테이블에서 숙제하다가 중간에 뛰쳐나가면, 난 술을 만들며 돌아오라고 소리치겠지.

아사이

리코는 우리 애들 안 챙겨도 돼, 리코는 다른 애들 공부를 가르쳐야 하니까. 요우타와 히마리는 내가 돌볼 거야. 그렇게 보지 마, 나 애들한테 인기 많아!

아사이

사장, 난 이 모든 걸 헛된 꿈으로만 끝나게 하고 싶지 않아…… 난 리코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거든.

모리우치

돈이라면 어떻게든 방법이 생길 기다. 목숨을 건 돈이 니한테 올 거란 보장은 없다. 리코 씨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니다.

모리우치

게다가, 니 꿈은 엄청 구체적이지 않나…… 분명 언젠가는 이뤄질 기라.

아사이는 머리를 파묻은 채 한참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오래 그러고 있었는지, 모리우치 토오루는 눈앞의 이 남자가 잠이 든 것인지, 아니면 너무 큰 충격에 맥이 풀린 건지 걱정될 정도였다.

그를 깨워야 할지, 아니면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눈앞의 남자가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었다. 모리우치 토오루는 놀라서 몸을 움찔했다.

아사이

사장! 생각났어!

모리우치

뭐, 뭔데?

아사이

리코는 꽃향기랑 단 디저트를 좋아해. 그리고 신 과일도 좋아하지. 리코는 좋아하는 게 참 많아…… 그것들을 다 술에 넣을 수 있지 않겠어?!

모리우치

뭐?

아사이

나만의 시그니처 스페셜 칵테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생각났어!

아사이

사장, 어서! 우리 지금 당장 술집으로 가자.

모리우치

어?! 아니, 니 어묵도 아직 다 안 먹었……


모리우치

……정말이지, 큰 사장님이 내한테 이 술집을 통째로 맡겼다 해도, 이렇게 몰래 들어오니까 괜히 도둑질하는 기분이 드네.

모리우치

뭐 됐다…… 나도 스페셜 칵테일이 어떤 맛인지 궁금하긴 하니까.

아사이

베이스로는 진에다가 유자 리큐어가 나을까? 아니면 진에다가 매실주를 넣는 게 좋을까?

모리우치

니 꼭 진을 써야겠나?

아사이

당연하지, 리코가 좋아하는 맛들은 그걸 받쳐주는 맛이 더 있어야 하잖아. 내가 바로 리코를 받쳐주는 베이스라는 의미를 담아서, 네그로니랑 같은 진을 쓰고 싶어.

모리우치

알겠다, 기억할게. 니 진짜 네그로니 좋아하네.

모리우치

매실주는 좀 묵직할 기다. 유자 리큐어랑 매치하면, 진의 허브향이랑 어울려서 전체적으로 더 가볍고 산뜻한 풍미가 날기다. 나는 이렇게 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테이블 아래 놓인 각종 병을 힐끗 훑어본 모리우치 토오루는 이 맛들이 섞이면 어떤 맛이 날지 상상이 안 갔다.

모리우치

……나중에 '리코 씨가 좋아하는 맛'도 더할 수 있게 여지를 남겨둬라.

아사이

역시 사장은 전문가야! 그렇게 할게.

아사이

말리꽃 시럽도 넣어야겠어. 리코는 여름이면 항상 말리꽃차를 사거든. 말리꽃차를 못 마신 날이면 계속 투덜대면서 왜 말 안 했냐고 나한테 뭐라 해.

아사이

그리고 엘더플라워 리큐어도 넣을 거야. 리코가 얼마 전에 한 번 맛보더니 과일시럽이랑 비슷하다고 하더라. 말리를 넣은 다음 그걸 추가하면 리코가 좋아하는 디저트 같은 맛이 날 거야.

아사이

아, 그리고 레몬즙도.

아사이

그리고 유자잼도! 헤헤, 이러면 식감을 훨씬 살아나. 내 말이 맞지, 사장?

모리우치

전체적으로 새콤달콤하니, 리코 씨의 이미지랑도 잘 맞네.

아사이

그리고 치스티밀크도 추가!

모리우치

잠깐, 치스티밀크를 넣으면 맛이 묵직해질 텐데. 음…… 마지막에 치스티밀크 거품만 살짝 올리는 건 어떻나? 층 나눠지면 보는 맛도 있고.

모리우치

네가 말한 재료들로 내가 비율을 한 번 맞춰볼게. 리코 씨가 좋아하는 맛들을 최대한 다 살려서.

아사이

응, 좋아. 사장 말대로 할게!

모리우치

이 정도 배합이면 문제없을 거다. 리코 씨도 좋다 할거고. 그럼, 이제 셰이커에 넣고 섞어보자. 니가 할래? 아니면 내가 할까?

아사이

아직 안 끝났어!

모리우치

엥?

아사이

마지막으로 다크 초콜릿을 넣어야 해! 아, 사장, 다크 초콜릿 시럽 같은 건 없어?

모리우치

……잠깐, 다크 초콜릿?

모리우치

리코 씨는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다크 초콜릿은 엄청 쓴데.

아사이

나도 쓰다고 생각하지만, 걔가 좋아해.

모리우치

……

모리우치

확실하나?

아사이

물론이지! 난 걔가 좋아하는 거라면 전부 다 기억하고 있거든.

아사이

한 번은 겨울에 눈이 엄청 많이 내렸던 적이 있었어. 난 편의점에서 눈을 피하고 있었는데, 거기엔 새로 나온 초콜릿바가 쫙 진열되어 있더라고.

아사이

난 리코가 분명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 점원이 제일 달다고 한 맛을 몇 개나 집어 왔지.

아사이

초콜릿바를 가져다줬더니, 리코가 나를 째려보며 그중의 하나를 뜯어서 내 입에 쑤셔 넣지 뭐야. 그러면서 “네가 다 먹어, 이 단 것들은 네가 다 처리해”라고 하더라.

아사이

걔가 먹는 초콜릿들은 전부 다 진하고 쓴 것들이란 걸 그때 알았어. 본인도 먹으면서 인상을 찌푸리긴 하지만, 쓴 초콜릿만 먹더라고.

아사이

그 후, 난 마트에 갈 때마다 자연스럽게 다크 초콜릿 코너를 찾게 됐어. 걔가 먹고 싶다고 말하지 않아도, 난 한 개를 사서 주머니에 넣어두곤 하지. 뭐랄까, 마치 걔의 습관을 계속 몸에 지닌 것처럼 말이야.

아사이

시간이 지나니, 나도 사실 걔가 정말 그걸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오래전부터 자신을 설득해 받아들이기로 한 건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뭐가 됐든, 리코한테는 그 쓴맛이 꼭 필요한 것 같아……

모리우치

……

모리우치

아, 내가 그동안 들어온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많은 사람은 쓴맛을 기를 쓰고 잊으려고 하는데, 니는 오히려 남의 쓴맛까지 대신 기억하고, 그걸 또 미련스럽게 미래에까지 넣으려고 하네.

모리우치

내한테 다크 초콜릿 비터 있다. 한두 방울만 넣으면 충분할 거다, 리코 씨가 쓴맛에 익숙하다면 비터로 풍미를 더할 수도 있고, 아니믄, 마지막에 다크 초콜릿 칩을 살짝 뿌려도 되고.

아사이

그럼 비터를 넣을게! 한 방울, 두 방울. 그리고 셰이커에 넣고 섞으면……

아사이

사장, 이렇게 흔드는 거 맞아?

모리우치

그래, 동작을 더 크게 해라, 처음에 잼이랑 시럽을 넣었으니 몇 초 더 흔들어야 한다. 자, 이제 따라보자.

아사이

연한 황금색이네…… 리코가 완전 좋아할 거야! 리코가 딱 좋아하는 색이거든!

아사이

과육이 둥둥 떠 있으니, 꽤 귀여워.

모리우치

응. 오래 흔들면 과육이 가라앉지는 않을 기다. 다만, 기포는 좀 생길 수도 있다. 니가 어떤 느낌을 원하냐에 달렸지.

아사이

불빛 아래에서 보니, 꿀물에 치스티밀크를 섞은 것 같아……

아사이

아, 잊을 뻔했네!

아사이는 자신이 방금 만든 스페셜 칵테일을 서둘러 맛보지 않고, 치스티밀크 주전자를 들었다. 서투른 솜씨로 거품기를 이용해 부드러운 흰 거품을 만들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망칠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천천히 동작을 이어 나갔다.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거품을 떠서 황금색 술 위에 올렸다.

새하얀 거품이 서서히 번지며 조금은 탁한 색을 덮어 가렸다. 오직 가장자리에만 반투명한 그라데이션이 한 겹 남았다.

아사이

이러면 걔가 첫 모금을 마실 때, 제일 먼저 치스티밀크 맛을 느낄 수 있어. 치스티밀크 맛은 늘 걔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거든.

모리우치 토오루는 그 칵테일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밑에는 여러 가지가 섞인 새콤달콤한 황금색 액체가, 위에는 깔끔한 하얀 층이 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자신은 만들어 낼 수 없는 술이었다. 아니, 그 어떤 전문 바텐더도 만들 수 없는 술일 것이다.

이건 오직 아사이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사이의 아름답고 구체적인 꿈을 담은 유일무이한 술이었다.

칵테일을 바라보는 아사이의 눈빛이 유난히 밝았다. 마치 얇은 치스티밀크 거품 속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문을 본 것 같았다.

모리우치 토오루는 불현듯 그가 부러워졌다. 자신이 한 번쯤은 가 봐야 했을 술집이, 애틋함을 담은 스페셜 칵테일 한 잔이, 아사이의 모든 꿈의 시작과 끝이 부러웠다.

그리고 전혀 다른 곳에서 완전히 다른 꿈을 펼칠 수 있다고 믿는 그 마음이 부러웠다. 모리우치 토오루는 그의 꿈이 현실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모리우치 토오루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모리우치

그 잡놈들이 떠드는 돈벌이 수작 같은 건 귀에 담지도 마라. 괜히 그런 말 믿다가 니 인생까지 망치지 말고, 알겠나.

모리우치

말로는 “그냥 운송만 하면 된다”라고 말하겠지만, 분명 물밑에서 누군가 노리고 있을 기라. 거래 지점까지 쉽게 갈 리가 없다 아이가.

모리우치

니도 더는 조직 생활을 안 한다고 했으니, 착실하게 살아야지 않겠나.

아사이

……조직의 정보상으로서 해주는 경고야?

모리우치

포장마차 사장으로서, 오래 본 친구로서 하는 말이다.

아사이

……

아사이

하핫, 잘 생각해 볼게. 고마워, 사장.

모리우치

고마워하긴 아직 이르다. 일단 '전부 리코 씨가 좋아하는 맛'으로 만든 스페셜 칵테일부터 한번 마셔봐라. 이건 내 가게에서도 잘 팔렸으면 좋겠네.

아사이

걱정하지 마, 이건 분명히……

아사이

(꿀꺽꿀꺽)

아사이

……맛있어!

아사이

리코도 진짜 좋아할 거야, 장담해.

모리우치

하핫…… 그럼 좋지. 내도 이 술이 많이 팔려가, 니 작은 술집을 여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모리우치

참, 칵테일 이름은 뭐로 하고 싶나?

아사이

그건…… 아직 생각 안 했어…… 음, 나중에 리코한테 지어달라고 하지 뭐!

아사이

조직의 일을 다 처리하면, 리코를 여기로 데려와 술을 맛보게 해야겠어. 사장, 그때까지 술에 관한 비밀은 꼭 지켜줘!

모리우치

그라모. 그때, 마시고 싶은 게 있다면 내가 대접할게.


아사이

드디어 전부 처리했군……

아사이

물건 배송을 거절하는 데 부두 녀석들이랑 이렇게 오래 실랑이를 벌여야 할 줄은 몰랐네.

아사이

오히려 조직에서 나오는 일을 해결하는 게 더 빨랐는걸. 누님은 겉보기엔 차가워 보여도 의외로 이야기가 잘 통한단 말이지.

아사이

착실하게 산다…… 인가.

아사이

……

아사이

하, 얼른 들어가서 자야겠어. 내일 아침 일찍 작업반장 형님한테도 그만둔다고 얘기해야 하니까. 드디어 떠날 때가 왔구나.

아사이

그럼 내일 밤엔 리코를 데리고 사장 술집에 가야겠다. 아침에 미리 이야기할까? 아니다, 좀 더 자게 놔두자……

???

너…… 킨세키가이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아?

아사이

어?

기묘한 표정을 한 여자

킨세키가이 사람, 알아?

아사이

(우리 조직원을 찾는 건가?)

아사이

(아, 우리 조직원이라니…… 난 이제 더는 조직원이 아니지……)

아사이

(……뭐, 마지막으로 한 번 도와주자.)

아사이

나인데, 무슨 용건이라도?

기묘한 표정을 한 여자

아, 네가 바로…… 킨세키가이 사람이구나……

아사이

왜 그래? 아가씨, 경찰 불러 줄까……

아사이

……크헉!

아사이

이게, 뭐야……

기묘한 표정을 한 여자

하하, 하하…… 킨세키가이 사람이라면 죽어도 싸, 하하……

기묘한 표정을 한 여자

다음, 다음 사람을 찾으러 가야지……

아사이

아파…… 어째서……

아사이

윽…… 피가 왜 이렇게 많이 나지? 지혈해야 하는데……

아사이

내일 밤엔 리코를 데리고……

아사이

리코한테 알려줘야 하는데…… 내가, 술을 만들었……


초가을 아침 비가 채 멎기도 전에, 모리우치 토오루는 지난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들을 수 있었다.

여자의 증오는 아사이를 향한 것도, 특정 누군가를 겨냥한 것도 아니었다.

지난날, 여자의 집은 킨세키가이에게 보호비를 상납했고, 집안의 어른은 그 때문에 치료비가 부족해 그대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여자는 보호비를 걷으러 온 자가 누구였는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도 기억하지 못했다.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된 모리우치 토오루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는 경찰에게 부탁해 사망자 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것뿐이었다.

이 도시에선 고작 시체 한 구 따위에 호기심이나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그 사실이 모리우치 토오루에게는 몹시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상하리만큼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모리우치

어서 오……

모리우치

아, 오랜만이네, 리코 씨. 오늘은 가게 안 봐도 괜찮나?

리코

안녕하세요, 모리우치 사장님. 부모님께서 온천 여행권에 당첨 되셔서, 이틀 동안 여행 가셨어요. 때마침 저에게도 휴가가 생겼네요.

모리우치

이야, 그런 행운이 다 있나? 다음에도 그런 이벤트가 있으면, 내한테도 좀 알려도.

모리우치

뭐 먹을래?

리코

어디 보자…… 다시마 매듭, 파울비스트 알, 버든비스트 힘줄 하나씩…… 아, 버든비스트 힘줄은 두 개 주세요!

모리우치

알겠다.

리코

모리우치 사장님, 최근에 아사이 본 적 있으세요? 연락이 전혀 안 되네요. 설마, 딴 여자랑 도망간 건 아니겠죠……

모리우치

아사이 말이가.

모리우치

가 쿠사리카와로 갔다 아이가.

리코

네?! 쿠사리카와요? 벌써 떠났다고요? 어떻게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리코

정말 너무해요…… 걔한테 주려고 부적까지 구해놨는데……

모리우치

아마 빨리 가서 자리를 잡으려고 한 거 아니겠나.

모리우치

자, 리코 씨가 주문한 다시마 매듭, 파울비스트 알 그리고 버든비스트 힘줄 2개. 맛있게 먹어.

리코

모리우치 사장님 감사해요. 잘 먹겠습니다……

리코

와…… 이 맛 너무 그리웠어요. 전에는 아사이랑 항상 같이 와서 먹었었는데.

모리우치

아사이가 리코 씨한테 무를 먹어 보라고 계속 졸라댔었지. 우리 집 무를 안 좋아하는 사람은 참말로 보기 드문데, 리코 씨가 그 드문 사람 중 하나다. 진짜로, 난 내 요리에 꽤 자신 있는데 말이야.

리코

헤헤, 맞아요…… 그래도 전 아사이를 기다릴 거예요. 스스로 뭔가를 이뤄내면 꼭 절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했거든요.

리코

아사이를 믿어요.

모리우치

……

모리우치

그래, 내도 믿는다.

리코

후, 아사이가 쿠사리카와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면, 저도 질 수 없죠! 음, 하반기 유치원 교사 자격시험을 무조건 한 번에 붙어야겠어요!

모리우치

자, 그러면, 내가 리코 씨를 위해 스페셜 칵테일을 또 하나 만들어 줘야 하겠네, 응원의 의미로.

모리우치

자, 리코 씨. 오래 기다렸다. 이건 내가 일하는 술집에 새로 나온 시그니쳐 메뉴다. 아직 정식으로 출시는 안 됐는데, 맛 한 번 봐라.

리코

와, 정말 영광이에요. 그럼, 어디 한 번……

리코

……

리코

……으음……

모리우치

어떻노?

리코

엄청 이상한 맛이네요! 근데 자세히 음미해 보니까, 전부 제가 좋아하는 맛이 나요…… 하지만…… 역시 이상한 느낌이에요!

리코

모리우치 사장님, 제가 술은 잘 몰라서요. 이 술…… 맛있는 것 같긴 하네요? 그런데 또…… 아니, 이상해요. 정말 이상한 맛이에요! 정말 시그니처로 내놓을 건가요?

모리우치

그래.

리코

이름, 있어요?

모리우치

있지, 이 스페셜 칵테일의 이름은 '신 마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