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파티 준비 중!
'문제'의 오퍼레이터들과 순찰 임무에 나서게 된 리스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행동에 나섰지만, 오퍼레이터들 또한 '만만치 않게 준비'를 해왔다.
사과…… 파티?
응! 우타게랑 클릭이랑 내가 검색해 봤는데 이 근처에 과실이 딱 먹기 좋게 익은 야생 사과나무숲이 있대. 사흘 내내 먹고도 남을 정도로 사과가 한가득!
야생이니까 몽땅 공짜라고.
꽤 먹음직스러울 것 같은데, 나중에 내 몫도 좀 챙겨 줘.
앗! 자, 잠깐!
볼 일이 아직도 남은 거야?
사실 우린 다음 임무 때 그 사과나무숲을 '우연히' 지나게 될 거라고 100% 확신하는데, 이번 임무의 팀장이……
'그 사람'이야.
맞아, '그 사람'이라면 융통성이라는 게 전혀 먹히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그러니까 부탁할게.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이랑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사과를 나눠 주면 괜찮지 않을까? 하긴, 팀원들이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내버려 둘 성격은 아니니까.
현재 로도스 아일랜드에서의 행동 노선이 안전지대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네 생각에는 우리 계획이……
쉽진 않겠지만…… 오히려 괜찮을지도! 이번 기회로 친해진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잖아.
한 마디 해주자면…… 음, 그래……
사실 '그 사람'은 자신한테 무턱대고 들이대는 걸 아주 좋아하는 편이야.
어? 어째 믿음이 안 가는데……
내 눈은 정확해. 그리고 한 마디 더 해주자면, 임무 안내 가이드를 절대로 다 읽지 마!
어째 그것도 좀……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마지막이 뭐였더라…… 앗, 맞아!
“치직” 하고 전류를 내보내기 전까진 마음껏 괴롭혀도 괜찮아!
아니, 잠깐. 우리가 그렇게 하는 건……
뭐야? 지금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정직한 내가 하는 말을 못 믿겠다 이거야?
하핫…… 뭐 어쨌든, '다 믿을 수는 없는' 조언이네.
후훗, 상관없어. 녀석이 머리끝까지 화난 것 같다 싶으면 전부 내가 해 준 말이라고 해.
난 그냥 조금 다친 것뿐인데, 제멋대로 나 대신 외근을 밥 먹듯 하더라고. 너희들, 나 대신 혼 좀…… 아니, 녀석과 잘 지내줘.
그렇구나, 알겠어!
전혀 모르겠는걸……
여기서 설명할게.
네!
(클릭, 우타게! 준비됐지? 그 작전을 실행한다!)
(오케이.)
오늘 순찰부대의 임무를 무사히 수행할 수 있도록 너희들의 능력, 특기, 성격과 전투 스타일을 사전에 조사해서 배정했다……
와아! 클릭, 얼른 와 봐! 저거 사과나무 아냐?
머틀은 팀원들의 사기를 올리거나 의술에 뛰어나더군. 2인 1조 정찰에 나설 때도, 현장 상황에 따라 믿음직한 전투 지휘 의견을 내주었었다.
쿨럭, 쿨럭!
내 카메라로 볼까……
맞는 것 같아! 대박, 우리한테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이런 우연이 있나~
클릭, 후방 지원과 전투 기록 분야에 특화된 케이스. 순찰이나 정찰 임무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편이더군.
수백 년 된 야생 사과나무의 열매를 몽땅 따면, 사흘 내내 맛있는 사과 파티를 열 수 있을지도!
이런 기회는 엄청 드물다고~
우타게, 이동속도가 빠른 편이니 전방의 정찰 임무를 맡는 게 좋겠어.
바닐라의 전투력도 제법이군……
선배, 고맙습니다!
사실 저도…… 저도 사과요리 엄청 좋아해요!
……다들! 내.말.듣.고.있.나.
죄, 죄송합니다!
너무하잖아, 팀장이 말씀하시는 데 함부로 끼어드는 건!
머틀, 너……!
머틀, 너 말은 그렇게 해도, 네 눈빛은 이미 저 멀리에 있는 짚더미랑 나른한 햇살, 그리고 사과나무숲에 꽂혀 있다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맞아, 우리 중에서 머틀만큼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사람도 없지.
너, 너희! 남의 마음을 함부로 들여다보는 건 좋지 않다구!
흠, 처음에는 케케묵은 규칙대로 임무를 수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너희들의 나태함은 상상을 가볍게 뛰어넘는군.
맞아요. 만약에 블랙스틸에서 저희가 이런 꼴로 임무를 수행한다는 걸 상사한테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실적 부진' 정도로 끝나진 않을 거예요.
쳇, '실적'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이 나빠진단 말이지……
말을 너무 잘 들으면 게으름 피울 수 있는 시간을 잔뜩 놓치게 된다고. 바닐라, 너도 적당히 땡땡이치는 법을 좀 배워.
자, 그럼 바닐라도 우리 '사과나무숲 순찰대'에 들어온 거지?
네?! 하지만 블랙스틸 가이드에서는 허용하지 않……
그렇지만 오늘의 임무는 순찰인걸. 이것도 나름의 실적 아니겠어?
맞아, 맞아! 어쨌든 맛있는 사과가 잔뜩 생기는 거잖아. 게다가 공짜로 말이야!
순찰과 정찰 임무에서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그런 게 아닐 텐데.
으음……
휴, 하지만 리스캄…… 팀장, 우린 바닐라처럼 제대로 된 보안업체 훈련을 받은 적 없이 없는걸.
작전 방식도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을 따르는 타입이라고.
마…… 맞아!
간단한 임무만 마치고 돌아가 보고하면 되니까……
로도스 아일랜드가 고향과 가까워지면, 부모님이랑 내 '동생'들에게 자랑할 거야. 이건 나한테 꽤 중요한 일이라구.
어제 너희에게 이번 임무의 가이드를 모두 확인하라고 당부했었는데…… 지금으로선 긴말은 하지 않겠다. 대신……
너희 중에 가이드에 적힌 작전 시간과 작전 지령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돼.
헛, 하, 하지만! 내용이 많아도 너무 많은걸!
그러니까 실제론……
무, 물론 임무 중에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나 자세히 정찰해야 하는 곳 정도는 우리도 당연히 알고 있어.
다만 머틀 말처럼 리스캄 팀장이 쓴 임무 프로세스는…… 지나치게 자세하다고!
맞아, 순찰 과정의 위치와 행동까지 초 단위로 체크하고 있잖아.
우리는 사람이야, 오리지늄 동력으로 돌아가는 로봇 같은 게 아니라고!
하물며 로도스 아일랜드의 로봇들도 저마다 성격이 있잖아.
이게 다 너희들을 위해서잖아……
가장 기본적인 순찰 임무라고 해도, 돌연변이 원석충의 공격이나 기상 이변, 적군의 기습 같은 뜻밖의 상황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니 사전에 대비하는 게 좋을 거다.
물론, 대안이 하나 더 있긴 하지만…… 흐음……
너희들의 실전 경험이 부족하고 실력이 낮으니, 내가 마음이 놓이지 않잖아……
그러니까…… 리스캄 팀장은 이런 방식으로 우리의 부담을 '덜어주는' 거야?
……
저…… 저는 알겠어요! 리스캄 선배에게는 교재를 통해 구현한 지식이 이해하거나 흡수하기 가장 쉬운 거라는 것을!
어쩌면 이렇게 진지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뭐더라……
리스캄 팀장의 그런 습관 말이야, '우등생'이 보이는 반응이랑 엄청 비슷하지 않아?
나, 나는……
'우등생' 같은 게……
......
......
네 그런 습관이 바로 '우등생' 같다는 거야.
……
……쳇.
리스캄, 대체 이유가 뭐야? 우등생처럼 자신의 전투를 일일이 계산하는 데 집착하는 이유 말이야.
난 네가 재미있는 녀석인 줄 알았어. 치직~ 하고 전류를 내보내는 능력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멋있으니까.
왜 그렇게 말하는 거지?
그냥 느낀 대로 말한 것뿐이야.
파트너가 된 것도 벌써 사흘째야. 지난 사흘 동안 너랑 함께하면서 네 기분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즐거웠어. 왜냐면 내가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장점이 네게 잔뜩 있었으니까.
하지만 오늘 전장을 제대로 겪고 나서야, 우린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지.
공교롭게도 나랑 생각이 같네.
프란카, 우리의 상사인 자넷 롱펠로우 박사가, 엄격하면서도 진지한 태도가 무엇인지, 또 블랙스틸 대원이 기본 안전의식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뭔지 분명 가르쳐 줬을 텐데?
아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지.
하지만 너희처럼 케케묵은 규칙만 지키는 녀석들은 전혀 내 입장에서 생각해 주지 않아.
난 블랙스틸 오퍼레이터의 실력 테스트를 통과하고, 거의 전 부문에서 A를 받은 반쪽짜리 '우등생'이야.
어째서 상부에서는 항상 이렇게 불안으로 덜덜 떨면서 내 능력을 제한하려는 거지? 그것도 모자라 인사 정책까지 써 가며 우릴 '파트너'로 묶어두는 이유가 대체 뭐냐고?
그런 의미 없는 원망은 미리 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해라.
물론 너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절대 아니야. 파트너의 능력 수치를 기억해 두는 건 기본이니까.
하!
그러니 프란카, 네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군. 실력 테스트만 보면, 나의 종합 수치는 너와 겨우 1%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그 1%의 차이는 네 그 꽉 막힌 성격 때문에 생긴 거겠지.
대체 어떤 녀석이 전투에서의 작전 계획과 상황을 초 단위로 계산하는데?
내가 멋대로 쓸데없는 짓을 했나 보군.
하지만 이런 데이터 역시 모든 대책의 연산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나온 결과다. 예상할 수 있는 변수에 대해서는 이미 생각해 뒀지.
네가 보기엔, 신중한 게 '나쁜 일'인가?
나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지.
하지만 확실히 귀찮기는 해.
그게 무슨……
우리의 파일은 상대에게 공개되어 있어, 리스캄.
너의 지휘 실수로 팀원이 부상을 입었다는 건 나도 들은 적이 있지.
어쩌면 그런 실수를 저지른 원인은 같은 팀의 오퍼레이터가 네 능력을 '맹신'한 탓 아닐까?
……마찬가지로, 넌 적군 진영에 깊숙이 파고드는 개인행동으로 팀원을 위험에 빠뜨린 적도 있었다고 파일에 기록되어 있더군.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흥!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소문과 딱딱한 데이터로 상대의 이미지를 판단하고 있는 꼴이 너무 우습지 않아?
바로 네 그런 점 때문에, 함께 싸우는 동료들이 프란카 너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혼자서 모든 위험을 짊어지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어설픈지, 너도 꽤 많은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나 걱정하는 거야?
나, 나는……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지금 우린, 파트너니까.
파트너라……
블랙스틸에서 가장 오랫동안 어울렸던 파트너도 4년밖에 못 갔던 것 같은데?
인사이동이 잦았던 것도, 다 모두가 더 많은 환경과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던 거라고.
하지만 자넷도 말했듯이, 우리의 일 처리 방식이 워낙 특이해서 손발이 맞는 파트너를 찾는 게 쉽지 않아.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손발이 잘 맞는다는 걸 입증하려면 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할 거야.
지금 신경전을 벌이는 데 허비한 시간을 감안하면, 우리가 손발을 맞추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군.
하아…… 첫 임무의 평가가 크게 저조할 수도 있겠네.
내 실적은……
흐흥……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진 않잖아?
네가 그 '우등생'처럼 미리, 충분히 공부하는 경향이 다소 지나치긴 하지만 미리 대비한다고 해서 나쁜 건 아니니까.
리스캄 네가 내 '일방적인' 행동마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면, 내 능력도 정말 크게 향상될지도 모르겠는데?
……널 위해 내가 계속해서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차차 지켜보도록 하지.
나도 마찬가지로, 확실히 사전 계산을 통해 팀원들의 피해를 막지 못했었다.
인정하지. 지금의 나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어.
책임감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 또한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지.
그래도 걱정할 거 없어. 나랑 합만 잘 맞으면, 실전에서 작전 기획상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걸 도와주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
큰소리는……
책임감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싸우는 게 어떤 건지 시범을 보여줘라.
흥, 눈 크게 뜨고 잘 보라고!
쿨럭, 쿨럭…… 괜찮은 거지, 리스캄?
난, 난 괜찮아……
뜻밖이네. 네가 이런 수를 숨겨 두고 있을 줄이야……
이건 뭐야? '꼬리 자르기'처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필사의 반격 같은 건가?
'꼬리 자르기'라는 표현이 좀 그렇군……
이건 그저, 너의 뒷수습을 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지.
아무리 봐도 지금은 내가 네 뒷수습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초 단위로 전투를 통제하는 우등생이라고 잘난 척하더니, 그냥 급한 마음도 다스릴 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잖아?
이 상황에서 비웃는 건 그만하지그래?
날 데리고 돌아가든지, 아니면 아예 여기에 내버려 두든지, 맘대로 해라. 난 조금만 쉬면……
……
……왜 그래, 프란카?
어이, 프란카? 날 데리고 갈 거야 말 거야?
여긴 전장이라고!
너 말이야, 지금 정말 꼼짝도 못 하겠는 거야?
아니, 온몸이 찌릿찌릿하거나 한 건 조금도 없다.
오호라~ 그러면 내가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겠네?
잠깐! 뭘 하려는 거야?…… 내 머리에서 손 떼!
아아!! 롱펠로우 박사한테 이를 거다! 내일 이 망할 인사이동을 취소해 달라고……
해 볼 테면 해 보던가.
먼저 말해 두는데, 자넷 박사는 날 끔찍이 아낀다고.
(어휴, 내가 그런 일을 이렇게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을 줄이야.)
리스캄 선배, 화났어요?
죄송해요, 저도 모두를 설득해 볼게요.
긴장할 것 없어. 나도 알아, 이건 평범한 순찰과 주변 정찰에 불과하다는걸.
우, 우린 일부러 곤란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 리스캄 팀장, 미안해……
안전을 강조하면서 매우 엄격한 블랙스틸의 분위기를 우리도 동경하지만, 우리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걸……
임무 가이드 전부 다 읽었어! 리스캄이 우리를 위해서 작성한 것이기도 하고, 약점까지 콕 집어 둔 거라 정말 진지하게 읽었다고. 전부 다 외우진 못했지만……
그래, 이런 상황도 이미 예상했어.
네?
그러니 나 역시 꽉 막힌 타입이 아니라는 거지. 이번 임무에서 팀장이라고 융통성 없이 굴진 않을 거다.
제대로 된 작전 확인서는 여기 있다. 1분이면 외울 수 있어.
근처에 있을 수 있는, 먹음직스러운 사과가 잔뜩 달린 사과나무가 마침 수확기라는 점을 감안해서, 사과를 딸 시간으로 20분을 배정해 뒀다.
간단한 도구와 바구니도 함께 가방에 준비해 뒀고……
와, 잘 됐다!
그래도, 순찰 임무는 그대로 무사히 잘 완료할 수 있겠지?
헤헤, 맡겨만 줘! 맛있는 요리를 만들면 팀장 몫은 제일 많이 챙겨줄게!
간식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크흠, 어쨌든 지금부터 1분 동안은 내 말에 집중하도록!
라져!
(리스캄 선배, 모두의 기분까지 하나하나 고려해 주셨구나……)
(오늘 엄청 진지한 블랙스틸 대원의 이미지를 보여 줄 줄 알았는데, 내가 괜한 생각을 했나 보네.)
(프란카 선배가 내게 특별히 귀띔해 줬었지. 혼자서 팀을 이끄는 리스캄이 짓궂은 팀원을 만나면 돌발 상황이 생기기 쉬우니 꼭 리스캄 선배의 편을 들어 줘야 한다고……)
(작은 목소리로) 바닐라, 리스캄 대장은 정말 짓궂은 성격을 좋아하는 거야?
소란을 피우면 화낼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치직” 하면서 전류를 내뿜을 거 같진 않은데?
리스캄 팀장이 소문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들었어. 오히려 사적인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최고의 프로라고 하던데……
리스캄 선배의 전문 실력은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흐음……
하지만, 주위에서 짓궂게 굴어도 리스캄 선배는 화를 내지 않아요, 물론 선배가 이러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요.
리스캄 선배는 프란카 선배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도 참아낼 줄 아는 '프로'니까요.
제가 여러분한테서 느꼈던 말과 생각이 통한다는 인상은, 리스캄 선배 역시 분명 느끼셨을 거예요.
다들……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에 휘말린 거 아닌가요?
아하하, 그게……
하, 하하하! 내, 내가 그럴 리 없잖아!
그러고 보면 우리가 일부러 계획한 것도 처음부터 팀장의 '계산'에 들어 있던 걸까?
잠깐, 어쩌면 우리가 실수할 때까지 일부러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 그렇다는 건 두 사람이 애당초 한통속이었을 수도 있다는 건데……
귓속말을 할 거면 적어도 당사자와 3미터 정도는 떨어져 있는 게 좋지 않을까.
말하는 거 다 들린다고.
미안~ 리스캄 팀장……
하!
(됐다, 딱 봐도 프란카가 장난친 모양이네.)
(하지만…… 역시 블랙스틸에 있었을 때처럼 엄숙한 척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로도스 아일랜드에선 예전처럼 외근 중에 냉정한 모습을 유지하는 게 정말 어렵군.)
(칫…… 오늘 모습을 프란카가 봤다면 또 내가 허세를 떤다고 비웃었겠지.)
(로도스 아일랜드가 아니었다면, 그동안 틀에 갇혀 있었던 나는 지금쯤 아마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을 테지.)
(새삼 많은 게 변했다는 생각이 드는걸.)
(원래부터 좋고 나쁜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난 아직도 부족해.)
(우리 같은 '비감염자'가 로도스 아일랜드에 오지 않았다면, 감염자의 처지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기 바란다는 소망도 품지 못했을 거야.)
(괜한 의심을 버리고, 곁에 있는 작지만 소중한 마음을 깨닫는 법을 배우자.)
(더 큰 사명과 책임을 짊어져야 할 잠재력이 내게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
(여기까지 알게 됐으니, 내가 좀 더 공부하고 고쳐야 할 부분도 반드시 있을 거야.)
(내가 품은 꿈은 더 크다. 블랙스틸에 있을 때처럼 '블랙스틸과 같은' 보안회사를 세우겠다는 그런 단순한 목표 같은 게 아니라……)
(날 위해, 동료들과 감염자를 위해 계속 노력할 거야.)
(그래, 반드시……)
리스캄 팀장? 리스캄 팀장!
주머니 좀 벌려 봐.
사과가 떨어진다~
……정말이지.
……어? 잠깐만.
사과 따는 시간은 30분 뒤라고 말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