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찾아
두린 발명가와 동행하여 지하 도시로 향하고 있는 Iana. 답을 찾기 위해, 직접 보기 위해, 그녀는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마지막 샷으로 당구대 위의 마지막 공마저 포켓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이스 샷.
나 혹시 이번 게임에서 브레이크 샷 한 번 밖에 못 한 거야? 그 후론 계속해서 네 독무대였다고. 대단해!
……딱히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그러니까 그만두라고 했잖아, Blitz.
Fuze는 시라쿠사에서 꽤 오래 있었다니까.
혹시 '마트료시카'가 당구장으로 위장한 패밀리 거래소를 폭파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머물러야 했을지 모른다니까.
거기에 뭐가 있었는데?
새로운 정보.
고작 새로운 정보?
……그리고 정말 재밌는 수인 파티도.
그런데도 폭탄을 터트린 거야?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야.
정말이야. 패밀리가 불길에 휘말린 것은 정말 내 뜻이 아니었다니까.
방안에는 Tachanka의 큰 웃음소리가 퍼졌다.
Blitz는 어깨를 으쓱이며 포켓 속 공들을 당구대 위에 퍼트렸고, Fuze는 삼각대를 들어 흩어진 공들을 한데 모았다.
그 '충돌' 이후, 이들은 '테라'라는 낯선 땅에 흩어져 각자 원하는 답을 찾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이 임시 거처에서 만나 서로 보고 들은 것을 공유하고 정보를 취합하여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로 약속했다.
……참, Iana는?
오늘도 역시 오지 않는 건가?
저번과 똑같아, Iana가 어디 갔는지는 아무도 몰라.
아마 오늘도 얼굴은 비추지 않을 것 같군.
Blitz는 예상이라도 한 듯 방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 Tachanka, 잘 들었지, 내가 뭐라 그랬어?
그냥 우리 모임에 불참한 것뿐이야. 그게 무슨 대수라고.
만일 지구로 돌아가는 '우주선'을 놓친다면, 그거야말로 진짜 큰일이지.
어쩌면……
아니, Iana는 분명 우리 중에서 제일, 이 미지의 땅에 계속 머물고 싶어 할 거야.
빛이 보여. 밖까지 얼마 남지 않았나 봐.
밖에 뭐가 보이나?
글쎄.
여긴 너무 좁아서 행동에 제약이 너무 많아.
조금만 더 뻗어볼래? 좋아, 그 틈을 빠져나가서 오른쪽으로 조금 더 가 줘.
잠깐, 작은 문제가 생긴 듯한데……
이 정도면 충분해.
하지만……
이러면 잘 볼 수 있겠어.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아.
동굴 입구네.
동굴 밖은 온대 지역에서 자라는 낙엽수들로 숲을 이루고 있군.
흰 구름, 파울비스트, 그리고 천천히 흐르는 강…… 날씨도 좋고, 햇빛도 쨍쨍한 게 별다른 위험 신호는 없어 보이고.
이곳이 우리가 가야 될 곳인가?
아니, 아마도 아닐……
큰일 났네……
무슨 일이지?
메이어르, 자네 분신으로 기계 팔의 방향을 좀 조정해 주겠나?
다시 펴진 상태로 되돌리기만 하면 돼…… 관절이 고장 난 것 같은데, 되돌릴 수가 없네.
……분신은 그냥 홀로그램일 뿐이야.
별 도움이 되지 않을걸.
그렇다면……
이거 정말 큰일이군!
아무래도 우리, 여기에 제대로 낀 것 같아!
……! 지금 뭐 하는 거야?
반드시 틈새에서 기계 팔을 빼내야 하네. '물웅덩이 물구나무 1080도 회전'을 선보일 때에도 써야 되는데……
우선 여길 누르고, 다음은 여기, 마지막으로 여길 끝까지 당기면……
엔진 온도가 한계를 돌파했어. 멈춰, 더 이상은……
아니, 메이어르……
이 녀석, 멈출 수가 없네!
뭐라고……
거대한 폭발음이 울리자 숲속에 있던 파울비스트들이 놀라 날아올랐다.
발명가 선생, 상황은 좀 어때?
하하…… 그럭저럭 괜찮네. 이 정도 폭발은 우리한테 폭발 축에도 못 끼지.
다만 동력 모듈과 에너지 모듈에 조그만 문제가 생겨서, 다시 작동하려면 손을 조금 봐야 될 것 같구먼……
다른 곳도 다 봤는데, 기계 팔이 부러진 것 외에 별다른 손상은 없어.
고맙네.
자네처럼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게야.
뭘,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아, 당신 학생은…… 기분이 좀 안 좋은 것 같네.
방금도 야생 과일 한 바구니를 가져오고는 또 말도 없이 가버렸어.
후우, 아마 내 실수 때문에 화가 난 것 같아.
이 굴삭기를 설계할 때까지만 해도, 옆 도시의 발명가상을 수상하려고 이렇게 먼 길을 가야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일세!
난 굴삭기에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내비게이션이? 딱히 그런 건 필요 없네.
저기 땅속으로 통하는 강 보이나? 그 강을 따라 곧장 가기만 하면 두린 지역에 도착할 수 있지!
지도는 우리 머릿속에 다 있어, 다만 어떤 못된 두린 족이 지하 통로를 미로처럼 바꿔놨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뿐이지……
그냥 직접 걸어서 가면 안 되나?
안 될 말이지!
발명대회에 나가면서 발명품을 안 가져간다는 게 말이 되겠나?
……?
그럼 이 고장 난 굴삭기가 원래 심사받으려던 새로운 발명품이라는 말이야?
바로 그걸세.
……난 '고속 양조기'가 새로운 발명품인 줄 알았는데.
그건 별로 신기한 물건이 아닐세. 두린 지역에는 흔하디 흔한 물건이지.
그렇지만 굴삭기가 이 모양인데, 예선전이라도 통과할 수 있을까?
너무 망가져서 걱정인가?
걱정하실 필요 없네. 적당한 단점은 새로운 발명품의 특별한 점을 드러내 보일 수도 있네.
하하, 그리고 특별함은 항상 플러스 점수 요인이 되는 법이지.
아니, 더 큰 문제는 이 고장 난 굴삭기를 가지고는 발명대회 시작 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다는 거지.
아가씨, 어째선지 나보다 더 급해 보이는군.
두린 도시는 바로 저기 앞이니까, 언젠가는 도착할 게야.
어쩌면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어.
나 혼자 먼저, 쭉 이 강을 따라 걸어가면……
그래, 이 강을 따라서 네 개의 지하 동굴을 지나 여덟 번째 거대한 버섯이 보이면 그 위의 암벽을 타고 올라갔다가 다시……
결론만 말하자면, 두린 족의 안내 없이는 더 크게 돌아가게 되고 말 게야!
그리고 무엇보다…… 두린족이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발명품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두린족은 자넬 들여보내지 않을 걸세!
그럼……
조금만 기다려 보게. 반드시 굴삭기를 고쳐서, 아가씨를 데리고 가고 싶은 어디든 데리고 갈 테니!
가고 싶은 곳이라……
그럴 수 있다면 좋겠네.
그럼 여긴 내게 맡기고.
가서 나 대신 저 아이 좀 봐주겠나? 먹을 것도 좀 챙겨 오면 더 좋고.
출발할 수 있는 건가요?
아직……
차량을 꼭 수리해야 한다나 봐.
흥, 정말 답답해! 선생님은 정말 믿음직하지 못하다니까요.
저딴 고철덩이는 입상하지 못할 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기어이 그 고철덩이를 끌고 '물웅덩이 물구나무 1080도 회전'을 선보이겠다니……미쳤지 정말! 상상만 해도 창피해 죽겠어요.
메이어르 씨, 이것들은 뭐예요?
그건 측량 기기, 저건 야외 생존 장비 그리고 이건 태양 전지판이야.
각지를 여행할 때, 이 장비들로 내가 어떤 땅에 발을 디뎠는지 알 수 있지.
헤에, 그러니까 밖에 놀러 갈 때 챙겨야 하는 것들이군요.
재미있는 건 정말 중요하죠.
도시 최고 발명상 대회에는 재밌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이날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요!
그런데……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따라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이렇게 된 이상, 기다려보는 수밖에.
우리 저기 숲속에 한번 가보자.
Iana는 잔잔히 흐르는 강물의 근처 암석에 몸을 숨긴 채 수면을 응시하고 있다.
돌연 수면에 파장이 일자, Iana는 그 즉시 조작판의 버튼을 눌렀다……
강바닥에 설치된 그물망은 순식간에 헤엄치던 린수를 물 밖으로 튕겨내 Iana 발밑의 통 안으로 집어넣었다. 정말이지 눈 깜짝할 새였다.
오오! 잡았어요!!
정말 대박이에요!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
원격 제어 장치, 송수신기 세트와 그물망만 있으면 돼. 전부 굴삭기의 예비 부품이긴 하지만……
그리고 이 세 개의 장치를 '연결' 하는 거지.
그렇다면 이건 메이어르 씨의 새로운 발명품이군요!
굴삭기보다 훨씬 대단해요!
발명이라고까지 하기엔……
Iana는 다시 숨을 죽이고 강가 쪽을 응시하였다.
흔들리는 나무, 흩어지는 구름, 찬란한 햇빛이 수면 위를 알록달록 수놓았다.
순간, Iana의 눈동자에 햇볕이 드리워졌다.
다른 하나의 시야를 통해 바라보자, 반짝이는 물결의 햇빛도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수면에 미세한 파장이 생기자마자 다시 한번 그물망이 튕겨 나왔다.
물속에서 더 크고 힘 좋은 린수가 튀어 올랐다.
오오오! 또 잡았어요!
이 정도면 된 거 같아.
식수, 린수와 야생 과일까지 모두 충분해. 여기에 전에 남은 음식까지 더 하면, 아마 요 며칠은 버틸 수 있겠지…… 더 길어져도 문제는 없을 거야.
메이어르 씨, 저도 한번 해봐도 될까요?
그럼 당연하지.
조종판을 꽉 쥐고 이 버튼을 누르면……
아뇨, 아뇨, 이거 말고요.
이건 언니가 조종해 주세요.
물놀이할 때 쓸 거예요.
물놀이? 무슨 소리야?
저쪽에서 헤엄쳐 올 테니까, 언니는 제가 보이면 아까처럼 재빨리 버튼을 눌러주세요.
그러면 그물망이 저를 물 밖으로 쏘아 올리겠죠, 아까 저 린수처럼 말이에요.
……
……이 생선…… 아니 린수 포획 장치는 그런 식으로 쓰려고 만든 게 아니야.
그렇지만, 확실히 이건 제가 본 것 중에 제일 재밌는 물놀이 기구라고요!
우리 그냥 여기 더 지내요. 더 많이 이걸 타고 놀고 싶어요!
여기서 더 지내자고?
잠깐, 그럼 두린 도시에 가는 건 어떻게 하고?
안 갈래요!
그럼…… 이제 '발명대회'에는 참가하고 싶지 않아진 거야?
네?
저야 정말 가고 싶죠, 거기에서는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고, 발명대회에는 새로 발명된 물놀이 기구들도 많이 있을 거예요!
근데 이제 다 필요 없어요, 이미 여기서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거든요! 게다가 가장 재밌는 '수상 트램펄린'까지 있고요!
메이어르 씨, 우리 다시 언니의 새 발명품을 써보면 안 될까요? 새로운 놀이가 생각났거든요!
그럼 '지상의 숲속에서 수중 트램펄린 숨바꼭질'은 어때요? 빨리요 빨리, 눈 감고 백까지 세세요!
……
여기요, 야생과일 린수 꼬치!
고마워.
아…… 《두린공정》을 보고 계셨군요.
매우 흥미로운 잡지야.
두린 공학 연구 논문 십여 페이지뿐만 아니라 수백 페이지의 흥미로운 두린 발명 이야기가 실려있지.
저기, 여기에 뭐라고 쓰여 있는거야?
어, 이 부분에는 “하단을 여덟 번 두드리고 다이얼을 돌려……”
됐다. 다른 부분은 다 이해했는데, 여기 이 부분만 애매해서. “여덟 번 두드린다”라는 거지?
네! 확실해요!
그런데 그건 알아서 뭐 하시려고요?
그냥 이 모듈들의 구성과 기능에 대해 좀 알고 싶어서……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잖아.
아 알겠다, 언니는 '수상 트램펄린'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물놀이 기구를 발명하시려는 거죠!
아니, 나는 단지 빨리 굴삭기를 수리하고 싶을 뿐이야…… 그래야 좀 더 빨리 저 지하 도시에 갈 수 있으니까.
메이어르 씨는 왜 그렇게 두린 도시에 가고 싶으신 거예요?
왜?
……확실하게 끝맺고 싶은 게 있어서려나.
내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그제야 내가 가진 의문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럼, 그땐 저랑 같이 물놀이 가는 거죠?
나? ……그건 좀 힘들 것 같아.
그렇지만…… 물놀이도 안 할 거면서 두린 도시에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
그러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 중, 의심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거짓임이 드러날 때.
그녀는 자신이 낡은 방에서 잃어버린 중요한 물건을 찾고 있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장을 뒤지고, 서랍까지 열어보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오직 침대 밑에 숨겨놓았던 보물 상자 하나뿐……
어쩌면 그녀는 그때 이미 정답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끝까지 보물 상자를 열어 확인하고 싶어 하였다.
아니, 전부 의미 있는 일이야.
다음날
뭐라고?
아직도 굴삭기를 수리하지 못했다는 건가?
……그게,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아닐세.
정확히 말하자면, 못 고친다는 게지…… 딸꾹!
아으, 술 냄새!
……속성 양조기 안에, 전부 제가 딴 과일들이 들어있잖아요!
맞아, 과일주는 정말 맛있지…… 난 이 숲이 너무 좋다. 여기에 남고 싶어지는구나.
어젯밤에 한밤중까지 굴삭기를 수리했는데, 동력 모듈은 정말 못 고치겠더구나. 그나마 옆에 이 과일주들이 좀 위로가 됐지…… 꺼억.
이름을 지어볼까. '굴삭기 2호'는 어떻겠느냐?
먼저 떠나보낸 '굴삭기 1호'를 애도하기 위한 술이니, 딱 어울리는군……
……선생님? 선생님!
음냐……음냐……과일주……
굴삭기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Iana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어떡하지? 지금 상황으로 두린 도시까지 가는 건 힘들 것 같은데.
오히려 좋아요!
그럼 여기서 계속 '지상의 숲속에서 수중 트램펄린 숨바꼭질' 하고 놀 수 있겠네요!
아니…… 노는 건 그만하자.
어떻게든 우린 두린 도시로 가야 돼.
메이어르 씨? 그렇지만 선생님이 저 모양이신데……
발명대회까지는 얼마나 남았니?
3일이요!
3일이라…… 조금 촉박하네, 제때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겠어.
늦게 되면 다음 주에 가면 돼요! 다음 주에도 못 가게 되면 다다음 주에 가면 되고요!
도시 최고 발명상을 주는 발명대회는 매주 열리거든요!
……
그럼 다다음 주까지 가도록 하자.
그건 그렇고, 더 재미있는 물놀이 기구 한번 타볼래?
방금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거든.
아이고 머리야, 여기가 어디지? 오랫동안 잠든 거 같은데……
분명 맛 좋은 과일주를 마신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아 맞다, 내 굴삭기, 굴삭기를 고쳐야 되는데!
……
어라, 지금 굴삭기 안에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안이 더 넓어진 거 같단 말이지.
게다가…… 지금 이거 움직이고 있는 건가?
이게 도대체 무슨……?
메이어르……
메……
문을 열고 나온 두린 발명가는 눈앞의 광경에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
도시 최고 발명상 후보이자 그의 자부심의 정점인 굴삭기가 지하 하류를 항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자, '굴삭기 3호'에 오신 걸 환영해요!
정확히는 '굴착선'이라 불러야겠네요.
내가 아직 술이 덜 깬 건 가, 충분히 잠은 잔 것 같은데…… 아니야, 이건 술 취한 느낌은 아니야, 그런데 왜 이렇게 어지럽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나랑 네 제자가 같이, 살짝 개조해봤어.
이 아이 덕분에 내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었지.
단단한 굴삭기의 드릴이 이제는 굴착선의 프로펠러가 됐어요!
게다가 업그레이드된 '수상 트램펄린'도 장착했다고요!
일부 손상된 부품은 폐기할 수밖에 없었어, 미안하군. 그렇지만 그 덕분에 '굴착선'의 무게를 많이 줄일 수 있었지.
버렸다고? 오리지늄 동력 모듈 말인가…… 그럼 동력이 없는데 어떻게 지금 움직일 수 있는 겐가?
우리는 그저 강물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것뿐이야. 강물이 동력을 제공하는 셈이지.
만약 동력이 부족하다 해도 우리에겐 이게 있으니까.
기계 팔? …… 아니지, 지금은 '노'라 하는 게 더 맞겠군.
하하, 배를 타고 발명대회에 가게 될 줄이야!
확실히…… 특별한 일이구먼!
그럼 돔 수로에서 시상대까지 곧장 가는 건 어떻나?
뭔가 기막힌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군 …… 어서 기록해야겠어, 이건 무조건 《두린공정》에 실릴 수 있을 게야!
……
……왠지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지 않나?
정말 빨라지고 있어요!
아, 이제 지하 하류로 진입하겠네.
지하 하류? 그럼……
잠수 덮개를 작동시켜, 잠수할 거야!
……잠수라고?
잠수!
다들 꽉 잡아!
우오오오옷!!!!!
내가 모르는 어떤 비밀이 또 있을까?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
다시 한번 나를 기대시키고, 또 한 번 놀라게 해 보라고……
좋아, 그럼 우리 매일 밤 흥분에 잠 못 이루는 Iana은 지금 어디를 탐험하고 있는지 알아맞혀 볼까?
시에스타에서 화산 온천 하고 있을걸.
쉐라그에서 등산 중이지 않을까.
림 빌리턴이나 미노스에 갔을지도……
아무튼 뭐…… Iana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땅에 엄청 관심이 많다는 건 사실이야.
그저 Iana가 호기심이 특별히 많을 뿐이지.
그 시간에 어떻게 해야 지구에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나 한 번 더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거기까지만 해, Blitz.
정말 지구에 돌아갈 방법이 있다면, 그걸 제일 먼저 찾는 건 나일 테니까.
Iana?
왔구나!
뭘 이렇게 많이 가져온 거야……
이건…… '속성 양조기'?
하하, 이거 재밌어 보이는걸. 나도 한번 줘봐!
이 파일들…… 테라 각지의 지질 데이터와 환경 조사 자료인가?
컬럼비아, 사르곤, 빅토리아…… 각 지역 모두 엄청나게 상세하군.
밝은 표시가 되어 있는 몇몇 지점은 모두 마그넷힐 2호 실험실의 동굴과 매우 유사한 것 같은데.
이곳들이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워프'할 수 있는 '통로'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
Iana는 맨 아래에 깔린 종이 한 장을 빼어 두꺼운 자료 맨 위에 올려놓았다.
그건 바로 두린 지하 지역에 대한 시찰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배제?
이곳이 '통로'일 가능성을 배제하겠다는 뜻이겠군.
조사했던 모든 곳의 가능성을 배제하겠다는 뜻이야.
모든 곳을 내가 직접 조사했어, 여기 두린 도시가 내 마지막 여행지였지.
마그넷힐 2호 실험실의 동굴과는 관계가 없다는 게 내 결론이야.
지구로 돌아가려면 다른 길을 찾아야 될 것 같아.
……
……
……
……
예상은 했지만 말이지.
흠, 그럼 계속 다른 길을 찾아봐야지. 오히려 더 의욕이 샘솟는걸!
이제 오리지늄에 대해 토론을 할 수 있겠군.
이 땅에 존재하는 광석병은 , 어쩌면 오리지늄의 본질에 해답이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
응,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지.
계속 탐구해 보자.
……
왜 그래?
아니, 그냥…… 난 네가 지구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줄 알았어.
그럴 리가.
이런 식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행운은 바라지 않아.
영문도 모른 채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반드시 지구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말 거야.
물론, 도중에 만나는 풍경을 즐길 때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별개의 일이야.
Iana는 손에 든 자료를 흔들었다.
이건……
도시 최고 발명상…… 웬 상장이야?
아, 이건 어느 열정적인 두린족이 나에게 선물한 거야.
그러니까, 넌 지하 도시 조사를 가는 김에 발명상까지 받았다는 거야?
세상에나…… 너희들도 수상할 때 찍은 이 사진 좀 봐봐!
새파란 돔 아래, 기이한 외관의 선박 한 대가 땅속 폭포에서 튀어 오르고 있었다.
사방으로 흩날리는 물방울 사이로 무지개가 생기자, 구경하던 모든 두린족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