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오니의 체포령

오니의 체포령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마토이마루는 가족이 사기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급히 고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양아버지는 마토이마루가 가져온 증거를 믿어주지 않았고, 이에 마토이마루는 대담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등장 오퍼레이터: 마토이마루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하아…… 하아…… 마토이마루 씨, 우리…… 거의 다 온 거 맞죠……?

마토이마루

그래, 곧 도착한다!

마토이마루

서둘러. 아빠가 사기꾼한테 돈을 더 보내기 전에 막아야 해!

마토이마루

제기랄, 어떻게든 말려야……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하아…… 그러고 보니, 마토이마루 씨는 여태껏 가족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네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혹시…… 가족분이 엄청 덩치가 큰 오니족인가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만약 그렇다면…… 제가 잘 설득할 수 있을지 좀 걱정이 돼서요……

마토이마루

걱정하지 마. 우리 아빠는 오니족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불포니까.

마토이마루

아빠는 내가 아주 어릴 때 날 거둬들이고, 내 뿔을 보고도 아무 말 없이 키워준 사람이야.

마토이마루

단지 집을 떠난 뒤로 내가 사고를 꽤 많이 쳤으니까, 거기에 아빠를 끌어들이기 싫어서 사람들한텐 아빠 얘기를 거의 안 했어.

마토이마루

근데 이번엔 반대로 아빠가 사고를 쳤으니까, 어쩔 수 없지.

마토이마루

무슨 일이 있어도, 아빠한테 자기가 사기당했다는 걸 어떻게든 알려줘야 해!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최근 극동에서 이런 유형의 사기가 점점 늘고 있다고…… 미츠쿠에의 언론에서도 보도했었죠……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설마 마토이마루 씨 가족까지 당했을 줄이야……

마토이마루

그래도 너희가 빨리 조사해 줘서 다행이야. 나 혼자였으면 이미 늦어버렸을걸.

마토이마루

도착했어, 이 마을이야!

발걸음을 늦출 생각이 전혀 없는 마토이마루를, 오퍼레이터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뒤따라갔다. 초여름 햇살 아래 극동의 마을은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좁은 길의 맞은편에서 홑옷 차림의 마을 주민 한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주민은 마토이마루를 보고 잠깐 걸음을 멈추더니 곧바로 팔을 크게 흔들었다.

열정적인 마을 주민

어이, 마토이마루 아니냐! 휴가라도 받아서 고향에 들른 거야?

열정적인 마을 주민

아이고, 대체 뭘 하러 가길래 그렇게 급히 뛰어 가?

마토이마루

미안, 시게조 할아범! 지금은 할아범이랑 대화할 시간이 없어, 빨리 집에 가야 하거든!

마토이마루는 멈추지 않고 손만 들어 집 쪽을 가리킨 뒤, 쏜살같이 노인 곁을 지나 달려갔다.

노인은 그런 기세에 놀라 한 걸음 물러서 길을 비켜주었고, 떠나가는 오니족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열정적인 마을 주민

몇 년 동안 집에는 오지도 않던 녀석이 지금 이렇게 급하게 돌아왔다는 건…… 설마 에이키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열정적인 마을 주민

……그렇게 성실한 녀석한테 무슨 일이 생겼길래?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저 어르신, 죄송합니다…… 사정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설명해 드릴게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기다려요, 마토이마루 씨!

두 사람이 빠르게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을 주민은 의아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사기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수수료를 조금 냈더니, 그저께 이미 첫 번째 당첨금을 보내왔다고. 그러니 진짜로 당첨된 게 분명해.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

마토이마루

뭐? 이미 돈을 냈다고?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마토이마루! 신경 쓰지 말라고 했잖아, 왜 돌아온 거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래, 돌아온 건 좋다, 이거야. 근데 또 이렇게 덤벙대면서 들어오다니. 현관 꽃병까지 부딪혀서 떨어진 것 좀 봐. 제발 주변 좀 잘 보고 다니거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너라는 애는 정말…… 백번 양보해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건 그렇다 쳐도, 내가 겨우겨우 재산 좀 늘려보겠다는 것도 막으려 하다니……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이젠 내가 너한테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도 모르겠다!

마토이마루

아빠야말로, 내가 아무리 설명해 줘도 듣지를 않잖아!

마토이마루

이런 당첨은 다 사기야. 내가 카시미어에 갔을 때도 이런 사기 수법을 본 적 있다니까.

마토이마루

내가 아빠보다 가본 곳이 더 많고 하니까, 지금은 아빠가 내 말을 듣는 게 맞아. 안 그러면 정말 크게 손해 볼 거라구.

마토이마루

아빠가 내 말 못 믿을까 봐 이번엔 믿을만한 동료도 데려왔어…… 아마 곧 도착할 거야.

마토이마루

우리는 사기꾼이 어디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까지 조사를 전부 마쳤어. 설마 이래도 믿지 못하는 거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확실히 네가 많은 곳을 돌아다니긴 했지, 마토이마루.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하지만 넌 밖을 너무 오래 돌아다닌 탓에, 정작 지금 우리 극동이 어떤지는 잘 모르고 있어.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카시미어는 나도 알지만, 여긴 카시미어가 아니야. 지금 극동은 번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리고 매사가 다 사기라고 생각하지는 마. 너도 옆집 카츠시 알지? 어릴 때 너랑 잘 놀아주던 그 사람 말이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 사람도 고액 당첨금을 받고 마을을 나갔거든. 아마 지금쯤 미츠쿠에에 가서 편하게 지내고 있겠지.

마토이마루

아빠, 정신 차려!

마토이마루

어디든 간에, 노력해야지만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어. 난 집을 떠난 첫해에 그걸 배웠다고.

마토이마루

지금 생활 형편이 좋아지다 보니 아무런 노력도 없이 돈을 벌려는 사람이 늘어났고, 그래서 이런 사기꾼들이 생겨난 거야!

마토이마루

아빠까지 그런 탐욕스러운 사람이 되면 안 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됐다, 됐어! 어쨌든 이미 당첨금을 받았는데 뭐가 사기라는 거냐. 넌 그냥 빨리 돌아가서 열심히 네 일이나 하렴.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나중에 내가 모든 당첨금을 받으면, 그땐 너도 밖에서 그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될지 몰라. 그럼, 우리 바로 도시로 이사 가서 함께 편하게 생활하면 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러니까 김빠지는 소리는 그만 좀 하렴.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잠깐만요…… 하아……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죄송해요…… 마토이마루 씨…… 설마하니 산길을 이렇게 오래 달려야 할 줄은 몰랐어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처음 뵙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마토이마루 씨의 직장 동료예요……

마토이마루

드디어 왔구나! 빨리 설명 좀 해 줘, 난 자세한 건 설명을 잘 못 하겠어!

마토이마루

잘 들어, 아빠. 우리가 진실을 밝혀냈거든. 아빠도 들으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이런 일에 무슨 숨겨진 진실이 또 있다고, 그냥 시간 낭비하는 거 아니니?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아니에요. 마토이마루 씨가 선생님 편지를 받은 뒤 수상한 점을 발견했고, 저희가 조사한 결과 많은 증거를 찾아냈어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이런 당첨 편지를 수단으로 한 사기는 극동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발생한 적이 있어요. 혹시 당첨금을 받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편지를 받으시진 않았나요?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분명 수수료를 조금 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래도 당첨금을 받았는걸?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실제로 돈을 받았는데, 이게 어떻게 사기라는 거야?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그게 바로 사기 수법이에요. 처음에 수수료를 받고 피해자에게 당첨금을 준 뒤, 갈수록 점점 더 큰 금액의 수수료를 내게 만드는 거죠.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저희는 같은 유형의 과거 사건을 조사하다가, 이 편지들의 출처를 찾아냈어요. 바로 미츠쿠에에 있는 한 보험 사무소였죠.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보세요. 이 당첨 편지들은 모두《럭키 24시간》이라는 TV 프로그램의 운영위원회 명의로 발송된 것들이에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무소 안의 한 사람이 기관을 사칭해서 보낸 거짓 편지들이었죠.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지금부터는 상대방이 보내는 그 어떤 편지도 믿으시면 안 돼요. 물론 더 이상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셔서도 안 되고요.

마토이마루

설명 고마워!

마토이마루

봐, 여기 미츠쿠에 신문의 특집 보도에 다른 사람들이 받았던 가짜 당첨 편지가 실려 있어. 어때, 아빠가 받은 거랑 거의 똑같지?

마토이마루

어찌 됐든 이번엔 우리를 믿어줘!

마토이마루는 오퍼레이터가 꺼낸 파일에서 종이 자료들을 양아버지 앞 다다미 위에 한 장 한 장 쭉 펼쳐 놓았다.

그녀는 다소 다급한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연로한 양아버지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만해라, 마토이마루.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예전부터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는 걸 너도 알잖느냐, 이건 잘 살 수 있는 기회란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리고, 네가 꺼낸 이 종이들로는 내가 당첨된 게 가짜라는 걸 증명하지 못해.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너희는 이제 그만 가도록 하렴. 이런 쓸모없는 것들로 날 화나게 하지 말고.

마토이마루

아빠, 이제 난 이렇게 쉽게 사기당하지 않아, 그런데 왜 아빠는 이 따위 녀석에게 속고 있는 거냐고!

마토이마루

아빠……

에이키치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두 손으로 마토이마루를 밀어서 방 밖으로 내보냈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만! 난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으니, 더 이상 날 방해하지 말거라!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선생님, 진정하세요!

곁에서 오퍼레이터가 말렸지만, 에이키치는 절박한 얼굴의 마토이마루를 끝내 방 밖으로 내보냈다.

마토이마루는 거기에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문밖으로 밀려난 뒤 몇 초 동안 양아버지와 눈을 마주 보다가, 이내 말없이 밖으로 걸어 나갔을 뿐이었다.

동행한 오퍼레이터는 바닥에 흩어진 종이들을 급히 주워 담으며 사과하고는 마토이마루를 따라 집 밖으로 나왔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하아!

문 앞에서 두 사람이 넘어뜨린 장식품을 보고, 에이키치는 발을 구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마토이마루 씨!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에이키치 씨를 설득하지 못한 건, 아마 저희가 결정적인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탓일 거예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사에도 한계가 있으니, 이렇게 된 이상 차라리 경찰이 해결하는 걸 기다리는 게……

오퍼레이터는 파일을 넘기며 그 안에 보관된 증거들을 보느라, 옆에 있던 마토이마루가 돌연 고개를 치켜들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마토이마루

아니, 제일 중요한 건 그 사기꾼을 잡는 게 아니야. 아빠 스스로 이 모든 게 사기라는 걸 깨닫게 만드는 거지.

마토이마루

그래,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마토이마루

사기꾼 본인이 직접 사기인 걸 인정하면, 아무리 아빠라도 자기가 진짜 당첨된 거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테지!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마토이마루 씨, 그 말은……?

마토이마루

지금 당장 미츠쿠에로 가자. 내가 그 사기꾼을 잡아야겠어.

마토이마루

직접 자백하게 만들 거다!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뭐라고요? 마토이마루 씨, 저희에겐 범인을 직접 체포할 권한이 없어요. 경찰의 체포 영장이 없으면……

마토이마루

걱정하지 마. 나한테 다 방법이 있으니까. 지금 바로 출발하자!

마토이마루

빨리, 따라와!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마토이마루 씨!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이번엔 차를 타고 갈 수 있잖아요! 마토이마루 씨!


미츠쿠에, 오후.

빠르게 달리던 차량이 한 보험 사무소 앞에서 급정거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오퍼레이터는 강한 반동으로 인해 하마터면 자리에서 튕겨 나갈 뻔했다.

마토이마루

드디어 도착했네. 여기가 그 녀석이 일하는 곳 맞지?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어…… 마토이마루 씨…… 운전면허가 진짜 있긴 한 건가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휴, 됐어요,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맞아요, 우리가 조사한 게 틀리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분명 여기에 있어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하지만 마토이마루 씨, 우린 아직 그 사람이 누군지 확실히 특정하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무작정 남의 사무소에 들어가는 건 좀……

마토이마루

내가 말했잖아, 나한테 다 방법이 있다니까.

마토이마루

잘 들어, 넌 차 안에 남아서 나랑 연락이나 잘 유지해. 내가 혼자 가서 처리할 테니까. 그리고 여기 사람들한테 절대 로도스 아일랜드 제복을 보이지 마.

마토이마루

사람들이 나를 보면 미츠쿠에의 오니족 조직원이 사람을 찾으러 온 줄 알 테니, 감히 날 막으려는 사람은 없을 거야.

마토이마루

더러운 수단을 쓰는 놈들은 죄다 겁쟁이니까, 조금만 겁줘도 버티지 못할걸. 내가 어떻게 잡아내는지나 잘 보라고.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이래도 정말 괜찮을까요? 만약 끝까지 숨어서 인정하지 않는다면……

마토이마루

걱정하지 마. 극동엔 극동만의 방식이 있어. 경찰이 잡으러 온다고 하면 도망치겠지만, 조직원이 문제 삼으러 왔다 하면 끽소리도 못 할 거야.

마토이마루

그리고 우리가 가진 증거가 아빠를 설득하기엔 부족할지 몰라도, 그 사기꾼이 자기가 노려지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기엔 충분해.

마토이마루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내가 금방 데리고 나올 테니까!

마토이마루는 그렇게 말하고 재빠르게 차에서 내려 사무소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이번 임무 보고서는……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하지……


오후, 극동의 작은 사무소 안에서, 정장을 입은 직원들은 모두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일하고 있었다.

돌연 업무 구역의 입구에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자, 모두가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건장한 오니족이 나기나타를 들고 서 있었고, 접수 담당 직원은 허리를 약간 굽힌 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으로 오니족의 왼쪽에 서 있었다.

마토이마루

딱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잘 들어. 난 여기에 사람을 찾으러 왔다!

오니족이 입을 열자, 그 우렁찬 목소리에 사무소 안의 모든 사람이 몸을 곧추세우고 바로 앉았다.

마토이마루

너희 중 누군가가 《럭키 24시간》 운영위원회를 사칭해, 수수료만 내면 당첨금을 준다며 사기 메시지를 잔뜩 보냈더군.

마토이마루

돈 벌고 싶어서 환장한 거지, 이런 더러운 수법까지 쓰고 말이야.

마토이마루

하지만 다른 사람 건드린 건 그렇다 쳐도, 감히 우리에게까지 사기를 쳐!

마토이마루

그래도 이 편지 덕분에 네가 여기 있다는 건 이미 알아냈다. 넌 절대 도망 못 가.

마토이마루

지금 당장 튀어나와서 네 죄를 인정해! 여기서 인정하지 않더라도 평생 도망칠 순 없을 거다. 나중에 내 손에 잡힌다면, 그때 우리 규칙을 어긴 대가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잘 생각해 보라고!

오니족은 칼자루를 쥔 손에 더 힘을 주었다. 그녀가 말하는 사이에 사무소 안은 이미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해졌고, 책상 앞 직원들은 다른 곳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업무 구역 구석에서 손 하나가 천천히 올라왔다. 그 손의 주인은 떨면서 서류 더미와 책상 사이를 지나 마침내 오니족 앞에 멈춰 섰다.

긴장한 직원

부탁입니다, 목숨만은 살려 주세요……

긴장한 직원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죽고 싶지 않아요……

오니족은 몸을 굽혀 애원하는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허리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그의 앞에 펼쳐 보였다.

마토이마루

이 편지, 네가 보낸 거지?

직원은 겁에 질린 채 고개를 들어 종이를 힐끗 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기나타를 쥔 오니족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뒷덜미를 잡아끌면서 사무소 밖으로 나갔다.

사무소 안의 정적이 한동안 더 이어졌다. 하지만 이내 자리에 있던 모두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건물 밖을 넘어 온 거리에까지 새어 나올 정도로 소란스러워졌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하아…… 드디어 넘어뜨린 물건들을 원상 복귀했군. 마토이마루가 직접 만든 꽃꽂이도 놓여 있으니, 절대 망가지면 안 되지.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상하긴 하군. 지금쯤이면 남은 당첨금도 지급돼야 했는데, 왜 아무 소식도 없는 거지.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아니지, 카츠시는 그때 당첨금을 제대로 받았잖아. 지금 그 양반을 찾지 못하는 게 참 아쉽군, 이걸 물어볼 수만 있었어도……

에이키치가 방 안을 서성거리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문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마토이마루

도착했군, 너 이 자식, 네 입으로 직접 우리 아빠에게 사죄해라! 알겠지!

마토이마루

아빠, 내가 그 사기꾼을 잡아 왔어!

마토이마루

이 녀석이 어떻게 사람들의 돈을 사기 쳤는지, 자기 입으로 직접 아빠에게 말해줄 거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에이키치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고, 그제야 마토이마루가 정장을 입은 한 남자를 붙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남자의 얼굴은 창백한 것이, 몹시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마토이마루, 어서 그 손 풀거라. 네가 이 사람을 얼마나 놀라게 했는지 좀 보렴!

긴장한 직원

아닙니다, 선생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긴장한 직원

천번 만번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선생님께 사기를 쳤습니다. 전부 제 잘못입니다!

긴장한 직원

그러니 부디 선생님 따님께 제 목숨만은 거두지 말라고 말 좀 해주세요. 제가 정말로 돈이 너무 궁하다 보니 어리석게도 이런 사기 행각을 벌이고 말았습니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뭐?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럭키 24시간》은 미츠쿠에의 유명한 프로그램이잖아? 그런 곳에서 연락한 거니까……

긴장한 직원

아니요, 제가 프로그램 이름을 사칭해서 사람들에게 당첨되었다고 사기를 친 겁니다. 그러다가 미츠쿠에에서는 더 이상 걸려드는 사람이 없어져서, 나중에는 도시 밖 사람들을 노렸죠……

마토이마루

이 겁쟁이는 혹시라도 들킬까 봐 두려웠는지 처음엔 많은 돈을 요구하지는 못했어.

마토이마루

그런데 미츠쿠에 밖의 사람들이라면 프로그램에 대해선 잘 모르니까, 더 쉽게 속일 수 있다는 걸 눈치채고 나서는 사기 편지를 여기저기 보내기 시작했지.

긴장한 직원

그게,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돈이 생겨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걸 보니, 저도 그러고 싶어져서……

긴장한 직원

더 많은 돈이 있다면, 더는 그 작은 사무소에서 일하지 않아도, 그 답답한 작은 방에서 살지 않아도 되니까요……

마토이마루

그런데 네가 사기 쳐서 번 돈은 어디 갔어? 딱히 호화롭게 사는 것처럼 보이진 않던데.

긴장한 직원

비웃지 말아 주세요. 저는……

긴장한 직원

매번 돈을 손에 넣을 때마다, 전부 카드 게임과 파친코에 다 써버렸어요. 그래서 결국 또 빚을 지게 됐는데, 돈을 마련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해서……

긴장한 직원

저희는 보험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고객의 연락처를 쉽게 얻을 수 있거든요. 이름만 알고 있으면, 사람들의 신뢰를 사는 게 그리 어렵진 않았죠……

마토이마루

어때, 아빠. 지난번 증거들로는 부족했지만, 이제 사기꾼이 직접 자백했으니 믿을 수 있겠지?

마토이마루

처음부터 전부 사기였다고. 노력 없이 보상이 따르는 일 같은 건 절대 믿으면 안 돼.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렇지만…… 정말 거짓이라면, 카츠시가 받은 돈은 어떻게 된 건데?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설마 죄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자백을 받아낸 건 아니지?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마토이마루,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

긴장한 직원

정말 아닙니다, 선생님. 제발 믿어 주세요! 안 믿으시면, 제가 정말 큰일이 난다고요!

마토이마루

확실히 예전의 나였다면 다른 문제를 일으켰을지도 모르지.

마토이마루

하지만 이번에는 동료들이 나를 도와서 찾아낸 증거가 있었고, 덕분에 이 사기꾼을 끌고 올 수 있었어.

마토이마루

그리고……

마토이마루가 말을 끝맺기 전에, 갑자기 집 밖에서 한 여성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나와라, 사기꾼! 마토이마루, 그 사기꾼을 내 앞으로 데리고 와줘!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이 목소리는…… 오키요?

에이키치는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이미 적지 않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선두에 바로 이웃 카츠시의 아내인 오키요가 서 있었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이웃 여러분, 무슨 일입니까?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오키요, 정말 오랜만이네. 어쩐 일로 돌아온 거야? 카츠시는 왜 같이 안 왔어?

오키요

에이키치 씨, 저는 마토이마루가 너무너무 고마워요.

오키요

마토이마루가 아니었다면, 평생 저는 이 분한 마음을 어디에 풀어야 할지 몰랐을 거예요.

오키요

시게조 씨가 방금 마토이마루가 이 사기꾼을 끌고 오는 것을 보셨거든요. 그리고 마토이마루의 동료에게 설명을 듣고선 바로 우리 집으로 달려왔죠.

오키요

그래서 예전에 카츠시를 속인 사기꾼이 이젠 에이키치 씨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오키요

드디어 이 나쁜 놈을 붙잡다니, 전부 마토이마루 덕분이에요!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뭐? 카츠시가 사기를 당했다고? 그럼 왜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너도 그 녀석도 아무 말 없었잖아?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카츠시는 당첨금을 잔뜩 받고 마을을 떠난 것 아니었어? 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했으니까, 너랑 같이 도시로 가서 사는 줄 알았지!

오키요

그런 걸 어떻게 말하겠어요. 그이가 돈을 받기는커녕, 사기를 당해서 집안의 모든 재산을 거의 탕진할 뻔했다는 걸요.

오키요

사기를 당한 뒤 그이는 나가서 일자리를 찾아 빚을 갚겠다며 여길 떠났고,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에요.

오키요

홀로 남겨진 데다가, 이렇게 낯이 깎이는 일을 제가 어떻게 남한테 밝힐 수 있겠어요. 그저 집에서 몰래 참고 있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고요.

오키요

그런데 오늘 드디어 그 사기꾼을 붙잡았다는 말을 들어서…… 저는……

말하면서 오키요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젊은 부인은 이내 많은 사람 앞에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땅에 엎드려 떨고 있는 사기꾼과, 문 앞에 멍하니 서 있는 에이키치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구경하던 마을 사람

아이고 이것 좀 봐, 이 사기꾼이 대체 오키요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

격분한 마을 사람

이 녀석은 딱 봐도 상습범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사기를 치고도 멈추지 않았다니, 제대로 혼을 내줘야 해!

구경하던 마을 사람

맞아, 이런 사람은 절대 용서하면 안 되지!

격분한 마을 사람

마토이마루! 이 사기꾼을 제대로 손 좀 봐줘, 숨도 못 쉴 만큼 흠씬 두들겨 버리라고!

구경하던 마을 사람

때려라!

구경하던 마을 사람

때려라!

마을 사람들의 소리는 점점 커졌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남자는 쉴 새 없이 머리를 조아렸으나, 더 이상 용서를 구하는 목소리조차 내뱉지 못했다.

하지만 마토이마루는 고개를 젓고는 에이키치의 곁으로 걸어갔다.

마토이마루

다들 흥분하지 마. 확실히 이 녀석은 돈을 벌기 위해 나쁜 짓을 해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줬지. 심지어 우리 아빠한테까지 사기를 쳤으니, 나도 엄청 화가 나.

마토이마루

하지만, 내가 이 녀석을 여기로 데려온 건 분풀이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마토이마루

정말 이 녀석을 한 번 두들겨 패는 것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야, 미츠쿠에에서 이 녀석을 찾았을 때 진작에 반죽음으로 만들어 놨겠지.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마토이마루……

마토이마루

이 녀석을 여기로 데려온 건, 다른 사람들은 예전의 나처럼 너무 쉽게 남에게 속지 않았으면 해서야.

오키요

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기꾼을 그냥 놓아줄 수는 없잖아……

오키요

우리가 속아서 잃은 돈은……

마토이마루

오키요 언니, 나를 믿어줘. 이 녀석은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거고, 사기 친 돈도 반드시 돌려받을 수 있을 거야.

마토이마루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앞으로는 상황이 분명 좋아질 거야.

마을 밖 길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자, 마토이마루는 사람들 무리 바깥쪽을 바라보았고, 파일철을 안고 있던 오퍼레이터도 마침 그녀를 쳐다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마토이마루

그리고 너무 조급해하지 마. 이 녀석을 처리할 사람이 곧 도착할 거니까.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 경찰들이 사기꾼을 데려가고 나니, 에이키치 집 앞에 모여 있던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 흩어졌다.

벌레 쫓는 향을 피운 작은 방 안에는, 이제 부녀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 에이키치는 다다미 위에 정좌한 채로 불안한 듯 시선을 피했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저기 그, 마토이마루야, 아빠가 잘못했다. 너를 오해했구나.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하마터면 그 도박꾼에게 사기를 당해, 온 마을 사람들 앞에서 아까 같은 큰 망신을 당할 뻔했으니.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하아, 내가 남 말할 처지가 아니지. 쉽게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그만……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마토이마루는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에이키치 쪽으로 다가가, 서로 몸을 기댈 수 있는 거리에 앉았다.

마토이마루

그게 무슨 말이야, 아빠. 고작 사기당한 게 무슨 대수라고. 같은 수법에 두 번 당하지만 않으면 돼.

마토이마루

예전의 나였다면 분명 아빠를 돕기는커녕, 그 녀석이 어떻게 아빠를 속일 수 있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을걸.

마토이마루

그리고……

오니족 소녀는 미소를 지은 채 말하면서, 손을 뻗어 어색하게 다다미 바닥을 붙잡고 있던 에이키치의 손을 붙잡았다.

마토이마루

지금은 어릴 때와 달라. 이제는 내가 아빠를 지켜 줄 차례야.

에이키치는 자신의 양녀를 바라보았고, 굳어 있던 얼굴도 마침내 풀어졌다.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그러고 보니, 신경 쓰이는 게 하나 있다만……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아까 이웃들이 그 사기꾼을 혼내주라고 외쳤을 때 네가 한 말을 듣고, 난 너답지 않다고 느꼈거든.

마토이마루의 양아버지

정말 그 녀석을 남몰래 한 번도 때리지 않았니? 예전의 너였다면, 절대 이런 놈을 그냥 봐주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마토이마루

그러니까 말했잖아, 아빠. 나는 더 이상 생각이 짧은 어린아이가 아니야.

마토이마루

그리고, 아빠 혹시 이런 말 들어 본 적 있어?

마토이마루

아무리 난폭한 오니라 해도, 언젠가는 고요함을 찾는 날이 온다는 말 말이야.

마토이마루는 그렇게 말하며, 따스한 색의 불빛 아래 현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쪽의 나무 선반 위에는, 마토이마루가 직접 만든 꽃꽂이가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