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
제5청 추기경과 이그제큐터는 임무 중 발생한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등장 오퍼레이터: 이그제큐터
이름은 페데리코 잘로입니다.
네. 현재 모든 생리학적 지표는 정상이며 불편한 부분은 없습니다.
편하게 질문하십시오.
질문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는 거라고요? 알겠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이렇게 딱딱한 말투를 사용하는 신입을 처음 본 건 아니다.
중정 공증소는 지난해 3명의 견습 집행자를 채용했으나, 그 중 2명은 결국 합류하지 못했다.
한 명은 실습 평가에서 통과하지 못했으며, 다른 한 명은 갑자기 집안의 디저트 가게를 물려받는 것이 적성에 더 맞을 것 같다며 정규직 전환 하루 전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이 바로 이 페데리코라는 청년이다.
- 페데리코, 너의 임무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술해 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본 임무는 중정 공증소에서 배정한 것으로, 계약자는 이미 사망한 라테라노 시민입니다.
계약자는 유언장에 공증소가 본인의 잃어버린 후손을 찾아 라테라노로 데려와 주길 바란다고 명시했습니다.
유언 집행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본 의뢰에는 집행자 두 명이 투입되었습니다. 제가 유언의 상속인을 데려왔고, 신분도 확인되었습니다.
- 보고서에 따르면 네 파트너가 임무 중에 희생되었다던데.
- 보고서에 따르면 너도 임무 중 부상을 입었다던데.
그렇습니다.
집행자 베르토니가 임무 중 순직했습니다.
기록 대로입니다.
폭상 세 곳과 자상 한 곳을 입었으나 모두 치명상은 아니며, 이미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임무를 집행하는 동안 저와 집행자 베르토니는 시민의 유언에 따라 유언의 상속인을 찾기 위해 볼리바르 국경 지역에 들어갔습니다.
해당 지역은 현재 전쟁 중인데다, 사회질서 역시 불안정한 상황이었습니다.
상속인은 현지의 무력 충돌에 연루되어 있었으며, 이에 임무 완수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수색 중에 총 세 차례 혼전에 휘말렸으며, 상속인이 납치를 당해, 구출 과정에서 집행자 베르토니가 중상을 입었습니다.
집행자 베르토니의 부상 정도가 심했지만 당시 열악한 조건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판단하여 다음 작전을 세웠습니다.
그의 작전에 따라 본인이 미끼가 되어 주의를 끌고 저는 엄호하면서 유언 상속인의 신변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상황으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서술한 임무 과정에 대해서는 조금의 거짓도 섞여있지 않다.
우리 집행자들은 임무 수행을 위해 위험한 지역으로 파견되기도 하고, 임무 수행 중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페데리코의 상황은 조금 특수하다.
그와 대화를 나눈 동료가 분명 뭔가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 하지만 넌 그의 작전에 따르지 않았지.
외람되지만 집행자 베르토니의 작전은 우리가 집행해야 할 유언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유언장에는 공증소가 대신 상속인을 찾아 라테라노로 데리고 와달라는 요청 외에도, 다른 요청 사항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모든 라테라노 사람들이 고향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이것이 유언장 말미에 덧붙여져 있던 요청이었습니다.
공증소가 유언장을 수리한 이상 그것을 온전히 집행하는 것이 저의 의무입니다.
“모든 라테라노 사람들이 고향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정말 아름다운 소원이다. 하지만 이것이 집행되어야 할 유언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그의 두 눈을 응시했다.
그의 두 눈은 굳건하고, 고요하여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듯 했다.
나는 이 옅은 파란색 눈동자를 통해 뭔가를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집행자 베르토니의 작전에서는, 그 자신에 대한 계획이 불분명했습니다.
볼리바르 국경의 상황은 혼란스럽고, 다양한 무리가 뒤섞여 있었으며, 그 중 라테라노에 적의를 품고 있는 세력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작전에 따라 상속인을 데리고 먼저 이탈할 수는 없었습니다.
용서해 주시길.
- 베르토니를 업고 라테라노로 돌아 올 때 그가 어떤 상태였는지는 알고 있었나?
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집행관 베르토니는 저희가 탈출을 시도할 당시 이미 행동 능력을 상실한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이후의 과정에선 제가 그를 업고 이동했습니다.
성인 남성의 체중은 견딜 수 있는 하중 범위 내에 있었으며, 이동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의 출혈량은 이미 인체의 허용 한계를 넘어선 상태였고, 체온도 위험 수치까지 떨어져서 의식을 빠르게 잃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볼리바르 국경을 벗어나던 날, 집행자 베르토니는 사망했습니다.
동료의 사망 소식을 듣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이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죽은 베르토니가 이 상황을 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이 청년이 자신을 업고 탈출하다 중상을 입고 죽을 뻔한 상황을 정말 원했을까?
- 베르토니는 결코 원하지 않았을 거야.
집행자 베르토니는 분명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 제 판단을 유지한 것입니다.
임무와 당시 상황을 종합했을 때, 계약인의 유언 집행이 당시 최우선 순위였고, 집행자 베르토니의 개인적인 바람은 우선순위가 낮았습니다.
물론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고려는 했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페데리코 잘로의 또 다른 특징……
그는 교감 능력이 부족하다.
앞서 우리는 교감 능력의 부족이 집행자로서의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결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 페데리코, 어째서 베르토니의 바람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거지?
- 베르토니의 입장에서 그의 심정을 생각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전 집행자 베르토니의 바람을 존중했습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그 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
집행자 베르토니는 이번 임무에 참여한 구성원이었고, 집행자로서 계약인의 유언을 순조롭게 이행하는 게 저희 모두의 바람이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숨이 나오려고 한다.
베르토니가 자신을 미끼로 쓰려고 했던 의도가 뭐였을까?
눈앞의 청년은 난투에 휘말려 큰 대가를 치를 뻔 했다.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면서까지 베르토니를 데려온 건……
정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정말 이해할 수 없었을까…… 베르토니의 마지막 바람을?
- 페데리코, 지금 내가 어떤 기분인지 알겠나?
- 페데리코, 넌 정말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눈앞의 청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무언가를 판단하듯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뭘 판단하고자 하는 걸까?
그리고 갑자기 그가 움직였다.
페데리코는 펜을 들고는 탁자 위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원이었다.
당신의 감정은 슬픔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눈앞의 청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뭔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가 움직였다.
페데리코는 펜을 들고 탁자 위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사각형이었다.
이 대화에는 의심이 존재합니다.
지금 당신의 질문에는 탐색, 의심,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젊은 집행자는 종이에 더 많은 선을 그렸다.
저는 감정의 원인도, 그 감정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 결과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감정은 선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직선과 곡선으로 다양한 패턴을 만들 수 있죠. 이러한 방식은 제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선천적인 결함 때문에, 대부분의 동료들처럼 다른 이들과 교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공증소 업무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입니다.
전 제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계약인의 심정 역시 이해해 보겠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페데리코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
이때 나는 그의 대답으로 마음이 많이 놓였으나, 이 청년은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말을 이어갔다.
집행자 베르토니의 순직 처리를 위해 공증소에 유언 집행 신청을 했습니다.
마지막 작전을 펼치기 전, 베르토니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면, 대성당 앞 아이스크림 가게의 10개 챌린지에 꼭 참여할 거야.”
“운이 나빠서 돌아가지 못한다면, 페데리코 네가 대신 100개를 먹어줘!”
……이게 집행자 베르토니의 구두 유언이었습니다.
……그건 그저 베르토니의 자조였을수도, 농담이었을 수도 있다.
난 결국 참지 못하고 페데리코의 말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종이 위에 그려진 선들은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다양한 기하학적 도형을 이루고 있었지만 내 눈에는 아무런 규칙이 없어 보였다.
이 도형 중 하나가 혹시 그 말을 했을 때의 베르토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기경님, 전 정보의 진실성을 판단할 능력이 있습니다.
그와 교감할 수는 없었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그가 그당시 무슨 의미로 그러한 말을 했는지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신 오류로 상황을 오판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페데리코는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이었으며, 어느 누가 봐도 차갑고 무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의 교감 능력 부족이 공증소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젠 이 청년의 말에 감탄하기 시작했다.
나는 자문했다. 페데리코 잘로에겐 분명 결함이 있다. 하지만 그래서 뭐 어떻다는 건가?
결함이 있으면 감정도 없고, 기계적으로 사고하며,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는 뜻일까?
- 이렇게 선으로 감정을 해석하는 방식은 처음부터 알고 있던 것일까?
……
아닙니다. 부모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청년은 처음으로 머뭇거리며 답했다.
그는 말을 하는 동안에도 종이 위에 더 많은 도형을 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기에 포함된 의미를 묻지도 듣지도 말았어야 했다.
두 분은 호위대 특별작전팀 대원에서 공증소 집행자가 되었고, 임무 과정에서 순직하셨습니다.
제가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은 부모님 유언의 일부였고, 저는 두 분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때 처음으로 감정을 해석하려고 했습니다.
후회와 아쉬움이었죠.
집행자 베르토니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음?
추기경님의 감정에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왜 그러시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나는 이제 그렇게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 청년은 추호의 의심 없이 이렇게 확신을 갖고 말했다.
중정 공증소의 집행자로서 우리는 다른 라테라노인보다 훨씬 다양한 인생과 마주하며, 산 자 뿐만이 아니라 죽은 자와도 만나야했다.
그런 의미로 보면, 페데리코야말로 우리 중에서 진정으로 잡념이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는 분명…… 좋은 유언 집행자가 될 것이다.
- 질문에 성실히 답해 주어 고맙네.
- 페데리코,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공식적인 신청 절차도 없었고 당사자의 구두 유언만 있으나, 집행자 베르토니의 유언은 다른 집행자에 의해 목격되었습니다.
이 경우 그의 구두 진술 역시 정식 유언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유언 집행을 신청할 생각입니다.
말을 마친 젊은 집행자의 표정이 처음으로 살짝 변화했다.
그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이미 아이스크림 100개를 구입하기 위한 집행 경비를 신청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산 자와 죽은 자가 제게 맡긴 의뢰를 완수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