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이주하기 전날

이주하기 전날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공식적인 첫 비행의 실패와 광석병 감염으로, 콘트레일은 공황에 빠지게 된다. 그렇지만 그녀가 두려운 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두려움의 원인과 날아오를 이유는 때론 동일한 곳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등장 오퍼레이터: 콘트레일


날씨는 좋다. 가시거리도 매우 좋고, 바람도 적당하다.

단거리 비행 테스트는 전부 완료했다…… 이제, 드디어 첫 번째 정식 비행 실험이다. 예정 비행 거리는 10킬로미터.

……


예상보다 더 순조롭다! 이제 마지막 2킬로미터, 착륙 지점의 상태를 잘 확인해야 한다.

순풍, 속도가 조금 빠르다. 늦추는 게 좋겠……

바람이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 매우 강한 상승기류……


구름이 너무 빨리 모이고 있어?! 아니, 저건 일반적인 적란운이 아니다……

지금 바로 피해야 해!!

안 돼, 방향 전환과 하강 모두, 기류가……



……

호흡이…… 콧속이…… 차가워…… 무슨 소리지…… 꺼야 하는……

“……클……”

누구……

“……클…… 디아……”

너무 졸려…… 더 자고 싶은데……

“…………클라우디아……”

엄마…… 나 조금만 더…… 잘래……

……


엄마

오늘로 벌써 나흘째네, 클로디, 좀 어때?

클라우디아

다리가 아직 많이 부어있어…… 그런데 엄마,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클라우디아

혹시…… 나한테 뭔가 숨기는 거 없어? 골절 말고, 나…… 다른 문제는 없는 거야?

엄마

……

클라우디아

그날, 내가 맞닥뜨렸던 갑작스러운 강한 대류…… 그리고 그 구름의 상태를 생각하면…… 규모는 큰 편이 아니지만, 그건…… 재앙 구름이었지?

클라우디아

……엄마, 말해줘.

엄마

……그래. 클라우디아, 넌 광석병에 감염됐단다.

엄마

……

클라우디아

……

클라우디아

얼마나…… 심각한 거야? 나…… 얼마나 더 살 수 있어?


엄마

클로디, 지금 작업실에 있니? 엄마 들어가도 될까?

클라우디아

무슨 일이야, 엄마?

클라우디아

방해받고 싶지 않은데……

클라우디아

나에겐 시간이 많지 않잖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제서야 겨우 다리는 낫긴 했지만……

엄마

클라우디아…… 엄마도 당연히 네가 방문을 잠글 순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제 분명 우리 잘 이야기해 보기로 약속했잖니.

클라우디아

……꼭 지금이어야 해? 엄마랑 얘기하기 싫은 건 아니야, 그냥…… 지금은 너무 바빠서 그래. 다른 날에는 안 될까?

엄마

어제 약속했잖니. 지난주엔 두 번이나 약속했었고.

엄마

엄마는 네가 스스로 문을 여는 그날까지 기다릴 수 있어…… 하지만, 오늘 아빠가 돌아오셔. 알다시피 아빠는 오래 머물지 못하고 곧바로 다시 떠나야 하잖니.

엄마

오늘 안 된다면, 다음에 아빠를 볼 수 있는 건 또 몇 달 뒤일 수도 있어.

엄마

우리 오늘 같이 저녁 준비하자…… 응? 엄마가 부엌에 있는 도구들을 잘 못 다루는 거 알잖아……

엄마

집에 돌아온 뒤로, 아직 같이 밥 한 끼도 못 먹었는걸.

클라우디아

……

엄마

음…… 연료탱크의 크기를 조정하고 있었구나? 좋아 보이네.

클라우디아

……아니, 전혀 아니야……

클라우디아

엄마……

클라우디아

나…… 너무 힘들어.

클라우디아는 나무 상자에 앉았고, 엄마는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클라우디아는 손에 들고 있던 도구를 놓지 않은 채, 이마를 엄마의 배에 기대었다.

익숙한 스웨터, 익숙한 촉감, 익숙한 세제 냄새. 그런데 왜, 모든 게 변한 것 같은 기분일까……

클라우디아

알아…… 내가 작업실에 틀어박혀서, 분명 많이 걱정했겠지……

클라우디아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어.

클라우디아

……사실 이렇게 해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클라우디아의 털모자 위로 손을 살며시 얹었다. 엄마의 손끝이 클라우디아의 귀에 닿자 따뜻함이 느껴졌다.

클라우디아

엄마, 나 너무 무서워……

엄마

괜찮아, 클로디, 이 일이 네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알고 있단다…… 네가 다른 분야에 도전하든, 아니면 비행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시도하든……

클라우디아

아니야, 엄마. 나는 비행이 무서운 게 아니야……

클라우디아

나는…… 죽는 게 무서워.

클라우디아

내가 늘 해보고 싶었던 그 일, 엄마도 알잖아……

엄마

……파울비스트와의 완전한 동반 이주 비행 말하는 거지?

클라우디아

응. 컬럼비아에서부터 림 빌리턴까지 갔다가, 다시 컬럼비아로 돌아오는 그 여정……

클라우디아

비록 지금은 그 누구도 이 대지에 완전하고 정밀한 파울비스트 이주 지도를 한 장도 그려내지 못했지만.

클라우디아

내가 평생 이 한 가지에만 매달려 노력한다면, 결국엔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었는데……

클라우디아

어쩌다 내 인생이…… 갑자기 이렇게나 짧아지게 된 걸까?

엄마

……

엄마

……의사가 말하길, 네가 심각하게 감염된 건 아니라고 했어…… 광석병도…… 광석병도…… 어쩌면 몇 년 뒤면……

클라우디아는 엄마의 부자연스러운 머뭇거림을 놓치지 않았다. 아무리 위로하기 위해서라지만, 과학자인 엄마로선 거의 망상에 가까운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내기 어렵다는 것을 그녀는 이해하고 있었다.

클라우디아

……엄마, 난 그저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약간의…… 충분한 시간 말이야.

클라우디아

그런데 왜 그 시간조차도…… 난 가질 수 없는 걸까?

클라우디아

……

클라우디아

난 그냥 비행체나 계속 손 보고 있을게. 연료탱크든, 프레임 틀이든, 엔진이든, 배기구든,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언젠가는……

클라우디아

아니야, 연료탱크를 이렇게 하는 건 잘못됐어. 다 뜯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엄마

……오늘 밤에는 우선 쉬자, 괜찮지? 엄만 진짜 요리 못하는데, 아빠가 돌아와서 통조림이나 먹게 하면 안 되잖아?

엄마

아빠한테서 연락이 왔네,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아…… 응?

엄마

……클로디, 아빠가 곧 부화할 파울비스트 알을 주웠대. 하지만 어미 파울비스트는 이미 크게 다쳐서 미처 구하지 못했다고 해.

엄마

아마도…… 아빠가 그 알들을 가져올 거 같다고 생각하는데.


클라우디아

이렇게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엄마

응, 이 전구들을 열원으로 쓰고, 그 위에 덮을 걸…… 음, 한 겹 더 둬야겠다. 내 목도리 어딨더라, 클로디, 너 혹시 기억나니……

클라우디아

수건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 두 장 가져올게.

클라우디아

음…… 다 깔았다.

클라우디아

아직 늦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네……

엄마

괜찮을 거 같은데? 어찌 됐든 아빠가 계속 품에 안고 따뜻하게 해서 데려왔잖니.

엄마

그런데…… 지금 엄마 원고 마감일이 다가왔거든. 이 알들 상태 보니까, 하루이틀이면 부화할 것 같아. 클로디, 네가 좀 돌봐줄 수 있겠니?

클라우디아

에? 알, 알겠어. 엄마가 바쁘다면……

클라우디아는 간이 부화 상자의 가장자리에 엎드렸다. 뜨거운 전구 빛이 흰 알의 껍데기에 비쳐 눈이 부셨지만, 그녀는 잠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지켜보았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클라우디아는 마치 조그만 부리가 안쪽 껍질에 닿는 것 같은…… 가벼운 마찰음을 들은 듯했다.

클라우디아

……너희들 정말로 살아날 수 있을까……

클라우디아는 아주 작게 속삭였다.

엄마에겐 이 말이 들리지 않았기를 바랐다.


클라우디아

얘들아, 이제 나가야 해. 너희는 햇볕을 좀 쬐어야 하니까, 알겠지?

파울비스트들

(시끄러운 짹짹 소리)

클라우디아

안 그러면 뼈랑 깃털이 튼튼해지지 않아서 위험하단 말이야!

파울비스트들

(시끄러운 짹짹 소리)

클라우디아

좋아, 좋아, 이제 나를 잘 따라와……

클라우디아는 들판을 빠르게 걸으면서도, 몇 걸음마다 뒤를 돌아보았다. 작은 파울비스트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그녀를 따라갔고, 자연스럽게 일렬로 늘어섰다.

클라우디아

그래, 맞아, 그렇게.

클라우디아

지금 햇빛이 딱 좋아. 햇빛이 너무 강하면 너희들이 탈수 상태가 될 수도 있으니까……

파울비스트들

(호기심 가득한 짹짹 소리)

클라우디아

얘! 거기론 가면 안돼. 며칠 전에 거기서 떠돌이 클라우드비스트를 봤단 말이야!

클라우디아

여기 여기 여기,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엄마

오……

클라우디아

엄마!

엄마

괜찮단다.

엄마

이건, 각인이네……

클라우디아

응, 얘들이 날 자기 엄마라고 생각하나 봐.

엄마

엄마 기억에……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엄마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너도 갓 태어난 파울비스트 같았는데, 그런 네 엉덩이 뒤로 작은 파울비스트 두 마리가 따라다녔지.

클라우디아

응, 여덟 살 때, 엄마랑 아빠가 날 데리고 림 빌리턴에 갔었던 그때야……

클라우디아

그때 파울비스트 알을 주운 게 나였잖아. 난 원래 파울비스트처럼 알을 품는 걸 배우고 싶었는데, 엄마가 나한테 부화 상자 만드는 법을 알려줬었지……

클라우디아

우리 텐트에 구멍이 나서, 아빠가 텐트를 수선할 때 나한테 도와달라고도 했었고……

클라우디아

텐트 안에서 내가 그 구멍을 잡고 있으니까, 그 작은 파울비스트 두 마리가 내가 못 움직이는 틈을 타서 잽싸게 내 팔을 타고 뛰어오르더니 구멍으로 나가버렸었어……

엄마

그러고는 네가 텐트 안에서 비명을 질러서 아빠가 놀랐었지, 후후.

클라우디아

난 애들이 밖에 나가서 혹시 사고라도 날 까봐 무서웠단 말이야……

클라우디아

뭐, 결국에는 내가 텐트에서 뛰어나오자마자, 애들이 푸드덕거리면서 나한테 달려왔었지만.

클라우디아

후후…… 지금이랑 좀 비슷하네.

엄마

……그러게.

엄마

클로디……

클라우디아

왜 그래, 엄마?

엄마

아니야, 엄마도 너랑 같이 쟤들 데리고 햇볕이나 좀 쬐어야겠다.

클라우디아

아! 혹시 원고 다 쓴 거야? 그럼 축하해야겠네, 저녁에 요리를 더해줄까?

파울비스트들

(신난 짹짹 소리)

엄마

음, 아직…… 자자! 재촉은 편집자가 하는 걸로 충분하니까, 클로디, 이제 그만 물어봐. 그리고 너희도, 물어보기 금지!

엄마

엄마는 그냥 산책 좀 하러 나오면 안 되니……

클라우디아

풉…… 알겠어, 엄마.

석양은 점점 주황빛이 되어가고, 그녀들은 파울비스트의 지저귐을 들으며 걸었다.

여자는 딸의 손을 잡고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지만, 선뜻 그러지 못했다.

지금이나마 클라우디아가 잠시 잊고 있는 것을,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다시 생각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마음속에 있는 의문들이 한번 싹트기 시작하면, 떨쳐낼 수 없음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녀는 딸이 인생에서 그것을 영영 마주하지 않길 바랄 것이다…… 특히나 이런 방식으로는 더더욱.

클라우디아는 갑자기 다른 손으로 엄마 손을 잡고는 뒤로 걸었다. 그렇게 뒤로 걸으니 파울비스트들의 모든 걸음걸이를 매 순간 지켜볼 수 있었다.

엄마

클라우디아.

클라우디아

왜?

엄마

이 파울비스트들의 생애 주기에 대해 알고 있니?

클라우디아

응, 대충은 알아. 며칠 전엔 세부 내용도 또 찾아봤어.

엄마

파울비스트는 알을 깨고 난 후 약 2~3주 차엔 비행 능력과 본능을 갖게 돼…… 그리고 늦어도 4주 차에는……

클라우디아

응. 알고 있어, 엄마.

엄마

그땐 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

우리 가족은 이 파울비스트들을 잘 돌볼 수 있을 거란다.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애들은 이번 생을 잘 보낼 수 있을 거야.

클라우디아

엄마, 엄마는 얘들이 굳이 날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엄마

……

클라우디아

그러면 엄마는 나한테 왜 또 그런 얘기를 꺼낸 거야……

엄마

……클라우디아, 엄마가 최근에서야 깨달은 게 있는데……

엄마

아니, 진작에 알았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야 제대로 실감하게 된 거야. 똑같은 일이라도 사람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지를 말이야……

엄마

엄마도 엄마가 이렇게까지…… 조심스러워질 줄은 몰랐거든.

엄마

이렇게까지 무서운 줄도 몰랐어…… 말 한마디조차 무서워지더라, 여태껏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고작 말 한마디가 말이야.

엄마

'기운 내'라는…… 말이 네게 또 부담이 되진 않을까?

엄마

……

엄마

엄마는 가끔 비이성적인 감정에 지배당하는 것처럼 느껴. 호르몬이나 신경 작용,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스트레스 반응, 특정 조건에서 나오는 행동 패턴……

엄마

하지만 뭘 어떻게 설명한들……

엄마

단 하나, 엄만 네가 다시 조금이라도 고통받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더라.

엄마

엄마 참 한심하지. 분명 상처받은 건 너인데 말이야.

클라우디아

……

엄마

미안해. 미안해, 클라우디아. 엄마를 위로하지 마. 네가 엄마를 위로해서는 안 되는 건데 참.

엄마

우리 다시 좀 걷자. 이렇게 산책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잖아.

클라우디아는 아무 말 없이 엄마의 손을 잡았다.

그건 고통일까……? 하지만 그녀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파울비스트 두 마리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를 세게 밀쳤고, 밀린 한 마리는 놀라 클라우디아 발밑으로 들어가 밟힐 뻔했다. 클라우디아는 급히 한 발을 들어 올리며 한 쪽 다리로 몇 걸음 뛰었다.

밟힐 뻔한 작은 파울비스트는 날개를 몇 번 날개를 퍼덕였다. 혹시 발을 든 클라우디아를 따라 하는 것일까?

순간, 클라우디아는 그 파울비스트가 날아오르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파울비스트는 몇 번 날개를 퍼덕이더니, 여전히 전처럼 파드닥거리며 클라우디아의 발목에 닿으려 했다.

파울비스트

(의존하는 짹짹 소리)

클라우디아

……

클라우디아는 엄마 손을 놓고, 허리를 굽혀 파울비스트를 두 손으로 안아 올렸다.

시야가 갑자기 높아져서 그런지, 새끼 파울비스트는 조금 움츠러들었다. 클라우디아는 손에 닿는 따뜻한 깃털들이 떨리는 걸 느꼈다.

하지만 이내 파울비스트는 머리를 내밀더니,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고, 그리고……

하늘을 보고 있는 걸까? 클라우디아는 생각했다.

클라우디아

엄마.

그녀는 여전히 손안의 파울비스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클라우디아

난 아마 고통스러울지도 몰라…… 분명…… 별의별 일이 다 생길 테니까.

클라우디아

하지만 그래도 나는 비행이 두렵지 않아.

클라우디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난 비행을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클라우디아

망치가 어딨지…… 아, 난 왜 이렇게 빡빡하게 용접했을까……

엄마

……

클라우디아

아니면 끌로…… 어, 엄마?

엄마

문을 안 닫았더라고…… 그래서……

클라우디아

응…… 괜찮아, 곧 끝낼 수 있을 거 같아. 혹시 시끄러웠어?

엄마

물론 아니지…… 그런데, 한동안 여기 안 오던 것 같던데?

클라우디아

얼마 전엔 좀 바빴잖아…… 얘들이 계속 나만 따라다니는데, 내가 작업실에만 있으면 걔들이 햇볕을 충분히 못 쬐니까.

엄마

그럼 오늘은……?

클라우디아

준비를 좀 하려고.

클라우디아

엄마도 지난번에 말했잖아. 요 며칠 동안 하나하나 다시 검사해 봤는데, 파울비스트 애들 깃털이 거의 다 자랐더라고. 시간을 계산해 보니 좀 늦은 감도 있긴 해.

클라우디아

음, 나무에 올라가서 한 마리씩 던지는 것도…… 될지 모르겠는데…… 아니, 안 될 것 같아, 너무 위험해!

클라우디아

어쨌든…… 난 내 비행체가 필요해.

클라우디아

전에 비행체를 엄청나게 개조했었는데…… 사실 쓸만한 건 딱히 없기도 해서, 다시 때려 부수거나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할 것 같아.

클라우디아

어쨌든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테스트를 마친, 안정적으로 이륙할 수 있는 비행체니까.

클라우디아

그것뿐이야.

엄마

……응. 엄마가 도와줄까?

클라우디아

내 망치 어딨는지 엄마가 혹시 알면……

엄마

으흠, 엄마가 알고 있지.


날씨는 좋았다. 아직 아침 안개가 조금 남아 있지만, 곧 점점 밝아오는 햇빛 속에 마저 사라질 것이다.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클라우디아가 풀잎을 한 줌 움켜쥐었다가 놓자, 풀잎이 떨어졌다. 바람은 동남쪽으로 불고 있었다.

파울비스트들이 지저귀며 그녀의 뒤를 따라왔다. 녀석들의 '엄마'는 왠지 오늘 조금 달라 보였지만……

파울비스트들이 평소처럼 그녀 뒤를 바짝 따라붙어서 밀치락달치락하며 따라가는 데 그리 영향을 주진 않았다.

돌연 그녀가 멈춰 섰고, 녀석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클라우디아는 엄마더러 먼 곳에 있으라 했지만, 시작하기 전에 뭔가를 말하고 싶었다.

당연히 파울비스트들은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클라우디아

얘들아, 내 말 좀 들어봐……

클라우디아

오늘 우린 비행을 배울 거야.

클라우디아

사실 내가 없어도, 난 너희가 다른 파울비스트들을 따라 하거나 본능적으로 날개를 펼칠 거라고 생각해.

클라우디아

어른 파울비스트들이 너희를 이끌어 주지 않아도, 결국엔…… 날 수 있게 되겠지.

클라우디아

그리고 너희가 날 수 있게 되면, 머지않아 이주하는 법도 배워야 해. 나는 너희를 너희 종족의 이주 경로에 있는, 익히 알려진 경유 지점으로 데려갈 거야.

클라우디아

물론 이상적인 상황은, 이주하는 파울비스트 떼를 찾았을 때 이미 너희가 자유롭게 날 수 있어서, 무리를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거야……

클라우디아

사실 나는 너희와 함께 이주를 마치고 싶어. 3년에 걸친 파울비스트 떼의 완전한 이주를 말이야. 줄곧…… 그건 줄곧 내 가장 큰 소망이었거든.

클라우디아

하지만 지금의 난 그럴 수 없어……

클라우디아

……

클라우디아

후, 이런 건 그만 얘기하자. 오늘 너희는, 우리는…… 그냥 날아오르기만 하면 돼.

햇빛이 비치는 각도가 서서히 높아지며, 클라우디아는 공기와 더불어 그녀의 체온도 함께 천천히 오르는 걸 느꼈다.

이른 아침의 바람이 옆구리를 스치고, 그녀는 마치 공기 위로 날아오르려는 듯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비행체를 작동시켰다.

대지는 아래로, 뒤로, 천천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멀어져갔다.

그녀 뒤에서의 날갯짓 소리는 생각보다 더 크게 들려왔고, 지저귀던 소리는 울음소리로 변해 그녀를 떠받치는 기류 속에서 진동했다. 클라우디아는 이 모든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점점 더 높이, 점점 더 높이.

분사 각도를 조정하며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기울였고, 그녀는 자신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뒤에서 날고 있는 파울비스트들은 점선 모양으로 궤적을 수놓았다.

점점 작아지는 대지 위의 모든 것들과 함께, 많은 일들이 멀어져갔다.

그녀는 단지 바람을 즐길 뿐이었다, 처음 하늘에 뛰어들었을 때처럼.

구름의 그림자를 통과했을 때, 그 유령 같던 질문 또한 그림자처럼 몸을 숙이며 다가왔다.

“이렇게라도, 그저 이렇게라도, 네가 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과연 네가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하지만 너무 이상했다.

공기와 파울비스트의 울음소리에 둘러싸이자, 이전에 그녀를 숨 막히게 했던 질문이 가볍게 느껴졌다……

오직 심장이 뛰는 소리 하나로 떨쳐낼 수 있었다.

클라우디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클라우디아

예전에도, 스스로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확신했던 건 아니었잖아……

클라우디아

분명히 늘 그래왔잖아…… 그래, 늘 그래왔었어.

클라우디아

난 그냥…… 날고 싶었을 뿐이야.

클라우디아

림 빌리턴까지 못 가더라도, 라테라노를 지나갈 수 있다면 괜찮아, 빅토리아에 도착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괜찮아……

클라우디아

시에스타까지 못 가더라도, 쉐라그에 갈 수 있다면 괜찮아, 컬럼비아까지 날 수 있다면 그걸로도 괜찮아……

클라우디아

지도는 하나씩 그려나가는 거니까.

또 한 번의 울음소리가 바람 소리를 가로질렀다.

클라우디아는 그것을 동의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클라우디아

엄마, 할 말이 있어.

엄마

무슨 일이니, 우리 아가?

클라우디아

엄마, 로도스 아일랜드라고 알아?

클라우디아

최근에 좀 조사해 봤는데, 거기에 광석병 치료 프로그램이 있대…… 아마 나도 신청할 수 있을 것 같아.

엄마

클로디……

클라우디아

관련 뉴스도 찾아봤거든……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이 국경을 넘는 항해를 한다는데, 어쩌면 치료하는 김에 내가 그 기회를 빌려서 대지의 여러 지역에 있는 파울비스트 이주 상황을 조사할 수도 있을 것 같더라고.

클라우디아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

엄마

……좋아. 다만 그 치료 프로그램 방문 규정을 좀 봐야겠다. 가끔은 엄마가 얻어 타러 가도 괜찮지?

클라우디아는 엄마를 안았다.

익숙한 스웨터, 익숙한 촉감, 익숙한 세제 냄새.

그래, 어떤 부분은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클라우디아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