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창으로 날아든 파울비스트

창으로 날아든 파울비스트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갑자기 삶 속으로 들어온 파울비스트를 본 칸타빌레는 작은 새의 목숨뿐 아니라 자신도 구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칸타빌레, 빈스토크, 바닐라, 스노우상트


그날 이후, 난 두 번 다시 내가 구한 아이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

두렵다…… 지금의 내가 그 아이를 올바른 미래로 이끌어줄 수 있을까……?

혹시라도…… 혹시라도 나 때문에 그 아이가……

외근 오퍼레이터

칸타빌레 씨, 이건 박사님과 켈시 선생님이 논의한 결과입니다. 현재 상태로는 외근 오퍼레이터로서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외근 오퍼레이터

그래도 밥은 제때 챙겨 드셔야 해요, 알았죠? 너무 오래 굶으면 몸에 정말 안 좋아요. 당신은 감염자니까요.

외근 오퍼레이터

중요한 건 그 사람을 다치게 한 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겁니다. 당신을 외근 임무에서 배제한 것도 임무 중에 실수해서가 아니라 실수를 잘못된 방식으로 대처했기 때문이고요.

......

난 나에 대한 일조차도……

외근 오퍼레이터

칸타빌레 씨, 제 말 듣고 있나요? 당분간…… 푹 쉬고 몸 관리 잘하세요. 이번에 뭐가 문제였는지 잘 생각해 보시고요. 다음에 다시 같이 외근 나가요, 알았죠?

외근 오퍼레이터

그리고 굶는 방식으로 자신을 대하는 이유를 말해주시면 좋겠어요. 당신이 말하고 싶어지면요……


칸타빌레

내가 말하고 싶어진다면……

칸타빌레

'시말서…… 이번 임무의 목표는 마을 사람들이 강도의 격퇴에 협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칸타빌레

'하지만 저는 의뢰인을 다치게 했습니다. 그들을 도우려 했음에도, 오히려 다치게 하고 말았습니다.'

칸타빌레

'왜냐하면…… 이번 임무에서 사상자가 나오는 걸 너무나도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강도를 죽이려던 마을 사람을 제지하다 실수로 다치게 했습니다.'

칸타빌레

'그 마을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모릅니다. 어쩌면 강도한테 심한 부상을 당한 과거가 있었을지도요. 그 사람의 배경을 먼저 확인한 후에 행동했어야 했을까요?'

칸타빌레

아니, 아니야, 대장님이 그랬잖아. 내 잘못은 그게 아니라고……

칸타빌레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의 본업은 사람을 구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거잖아. 로도스 아일랜드가 구하려는 사람을 다치게 했는데 잘못한 게 아니고, 처벌받을 필요도 없다고……?

칸타빌레

실수를 대처하는 내 방식이 잘못됐다고 했지만, 내가 아는 방식은……


1437, 오늘 네 식사는 이거다. 든든히 먹어둬. 내일은 음악과 문화를 가르쳐 주실 선생님이 오실 거다.

……음식? 그렇지만…… 이건 아직 살아 있잖아요?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이건 식사야. 넌 그걸 먹어야 하고. 이곳에 온 첫날을 잊었나? 뱃속에 음식이 들어가면 어떤 느낌이지?

힘이 나는 듯한…… 느낌이요……

힘이 나면 일어서고, 달리고, 뛸 수 있을 거다. 경련을 일으키며 위액을 토하거나, 전신의 통증을 느끼며 얼굴을 일그러뜨리지 않아도 돼. 그렇지? 넌 또 그런 꼴을 당하고 싶은 거냐?

……하, 하지만……


칸타빌레

우웩……

칸타빌레는 더는 쓰지 못하겠다는 듯, 눈앞의 시말서를 구겨버렸다.

그녀는 다시 종이를 가져와 자신의 실수를 분석하여 적으려 했지만, 몇 번이고 시도해 봐도 구겨진 종이만 쌓여갈 뿐이었다.

칸타빌레

내가 왜 그랬는지 잘 알고 있을 텐데…… 그걸 글로 쓰고 싶진 않아. 난 글러 먹은 인간이야……

문밖의 목소리

칸타빌레 씨? 안에 계세요? 점심시간이에요. 당분간 의료부에서 제때 식사할 수 있도록 알려드리러 올 거예요.

문밖의 목소리

아침은 잘 드셨어요?

칸타빌레

응…… 잘 먹었어.

문밖의 목소리

알겠어요, 믿을게요. 그러니까 당신도 저희의 믿음을 저버리지 말고, 영양을 잘 보충하세요. 며칠 후에 정기 검진이 있을 거예요. 아셨죠?

칸타빌레

후……

칸타빌레

무슨 소리지?

다친 파울비스트

(조용히 울부짖는다)

칸타빌레

아니…… 어떻게 들어온 거지? 창문이 열려 있었나?

다친 파울비스트

(탁자 위 음식을 쪼아 먹는다)

칸타빌레

……누가 기르는 아이인가?


칸타빌레

미안, 질문이 좀 있는데…… 혹시 파울비스트를 애완동물로 키우기도 해?

스노우상트

아니요! 전 이런 작은 동물을 키울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요……

스노우상트

그래도, 수리가 필요한 애완동물 용품이 있으면 가져오세요!

스노우상트

바닐라 씨의 애완동물용 급수기도 제가 고쳤거든요!

칸타빌레

실례합니다. 당신이 오퍼레이터 바닐라 씨인가요? 제 숙소에 파울비스트가 한 마리 들어왔는데, 혹시 당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인가 해서요.

바닐라

아니요. 제가 키우는 건 귀여운 원석충들이랍니다.

바닐라

어때요, 당신도 혹시 관심 있으신가요?

칸타빌레

괘, 괜찮습니다!

바닐라

듀나 교관님한테는 여쭤보셨나요? 어쩌면 어린 환자들을 위해 몰래 키우고 계실지도 모르잖아요!

바닐라

아, 요즘 오퍼레이터들이 산책도 시킬 겸, 키우는 애완동물을 정원에 풀어놓기도 한대요. 퍼퓨머 씨나 빈스토크 씨에게 물어보면 될 거예요!

빈스토크

파울비스트네? 뭐야, 전에는 메탈 크랩을 키우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그새 마음이 바뀐 거야?

칸타빌레

아니, 내가 키우는 파울비스트가 아니라 숙소로 우연히 날아 들어온 거야…… 난 아직 이렇게 작은 생명은 돌볼 자신이 없어서, 무작정 데려다 키우진 못하겠더라고.

칸타빌레

파울비스트든 메탈 크랩이든 내 멋대로 주인이 되겠다고 해도 정말 괜찮은 걸까……? 만약 내가 잘 돌보지 못하거나, 애초에 날 원하지 않는다면……

빈스토크

왜 그렇게 생각해? 잘 봐, 네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돌아다녔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했잖아. 그러니까 이 아이가 숙소로 날아들어 온 건, 네가 이 아이에게 선택받았다는 거야.

빈스토크

메탈 크랩이 황야에서 날 구해줬을 때처럼 말이지.

빈스토크

한 번 길러보면 어때? 어쩌면 너도 좋은 주인이나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칸타빌레

'좋은 주인'?

빈스토크

긴장하지 마. 뭘 그렇게 떨어? 너 설마…… 파울비스트가 무서운 거야?

칸타빌레

아니, 이렇게 작은데 무서울 리가 없지. 난 그저……

빈스토크

그럼 왜? 경험이 없어서 그러는 거야? 애완동물 키우기는 내 전문이잖아. 내가 가르쳐 줄게!

빈스토크

봐, 이렇게 다정하게 쓰다듬어주고 잘 대해주면 금세 널 따르게 될 거야. 어렵지 않지?

빈스토크

콩이처럼 소심한 메탈 크랩도 내가 잘 해준다는 걸 알고는 금방 친해졌거든.

칸타빌레

하지만 이번이 처음이라…… 빈스토크, 난 애완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내가 봤던 건…… 죽어 있는 애완동물뿐이었거든……

칸타빌레

내가 돌보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빈스토크

……그럴 리가 없잖아! 날개를 다쳐서 잠시 날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너무 걱정하지 마!

빈스토크

돌아가서 작은 집을 지어주고 먹이와 물을 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거 잊지 말고. 기본적인 건 이게 다야. 잘 돌봐줘!

칸타빌레

앗, 나는……


다친 파울비스트

(탁자 위에 엎드려 있다)

칸타빌레

아, 아직 여기 있었구나.

칸타빌레

여긴 네 주인이 없어. 그래서 창문도 열어 놓았는데, 밥을 다 먹고서도 날아가지 않았구나.

다친 파울비스트

(칸타빌레 쪽으로 움직인다)

칸타빌레

……가까이 오지 마! 여기엔 아직 내 무기가 있어. 게다가 난 너처럼 작은 동물을 돌보는 건 처음이라 불안해…… 호, 혹시라도……

다친 파울비스트

(몸을 움츠린다)

칸타빌레

하아…… 하아…… 미안, 난 단지……

칸타빌레

맞다, 네 날개…… 빈스토크가 소염제를 좀 바르고 붕대로 감아줘야 한댔어.

칸타빌레

이런 건 해 본 적 없지만……

칸타빌레

그래, 얌전히 있어. 내가 약을 발라 줄 테니까……

칸타빌레가 자신을 도와주려 한다는 것을 느낀 파울비스트는 몸을 움직여 그녀의 손가락에 가까이 가려고 한다.

칸타빌레

……앗! 왜 갑자기 다가오는 거야? 내가 아프게 했니?

다친 파울비스트

(자유롭게 날개를 펼친다)

칸타빌레

괜찮은 것 같네…… 약은 다 발랐어.

칸타빌레

먹을 걸 좀 줄게.


1437, 왜 먹지 않지?

그게…… 아직 살아 있잖아요?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이곳에서 나가.

……시, 싫어요!

먹어, 아니면 나가서 굶어 죽던가. 다 먹으면, 내일은 우리가 평소에 먹던 음식을 먹게 될 거야. 수업 후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있고, 밖에 있는 정원에도 갈 수 있어.

줄곧 밖에 있는 그네를 타고 싶어 했었잖아?

너의 반 친구들은 어떻지? 왜 그 아이들과의 대화를 피하는 건가?

전…… 그 아이들과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었나요?

말해야 한다. 교류하고 어울려야 한다. 이종족처럼 보여선 안 되니까.

……알겠어요.

친구를 사귀고 잘 어울려라. 똑똑한 새 친구가 되어주라고. 현명한 우등생이란 인식을 심어줘라.

잘하고 있다, 1437.

……네.

앞으로는 저택 안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학교에도 통보해 뒀으니 다음 달부터는 문학원과 음악대학에 진학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어. 가정교사도 함께 갈 거다.

……고마워요.

장례식장에서 어떤 생각을 했지? 녀석들이 울고 있었고 너도 눈물을 흘리고 있더군.

제가 목표를 달성하였으니 장례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단지…… 그럴 땐 울어야 했으니까요.

아주 잘했다, 1437.


칸타빌레

네가 다치면 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걸까…… 아니면 마음 아파해야 하는 걸까?

칸타빌레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칸타빌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다친 파울비스트

(다가가려 한다)

칸타빌레

……오지 마!

칸타빌레

넌 내가 무섭지 않아? 넌 왜…… 내게 다가오는 거야?

칸타빌레

여긴 사람도 많은데 왜 하필 내 방으로 날아 온 거야? 여긴 착한 사람, 좋은 사람, 상냥한 사람도 많은데……

칸타빌레

다들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랐고, 잔인한 걸 본 적이 없어서 널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잘 알 거야…… 내가 떨고 있는 거 보이니?

칸타빌레

난 널 다치게 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너도…… 내 곁에 있으면 안 돼!

칸타빌레

난 정말 어떻게 널 대해야 하는지…… 모른단 말이야.

칸타빌레

……왜 떠나지 않는 거야?

칸타빌레

네 상처는 크지 않아. 내 숙소로 오는 게 아니라 너 스스로 갑판까지 날아갔다면, 거기서 누군가가 널 발견하고 도와줬을 텐데……

칸타빌레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

다친 파울비스트

(궁금한 듯 몸을 움츠린다)

칸타빌레

너…… 자유롭고 싶지 않니?

칸타빌레

하아……

칸타빌레

가자……


휴식 중인 환자

의사 선생님, 제 상처 좀 봐주실래요? 등에 감각이 없는 것 같아요……

쇠약한 환자

콜록…… 콜록……

쇠약한 환자

의사 선생, 사실대로 얘기해줘. 내 몸의 이 돌멩이는 치료할 방법이 없는 거지?

칸타빌레

(여기는…… 의료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파울비스트는……)

칸타빌레

(……결국 난 파울비스트를 놓아주지 못했어. 오히려…… 내가 도망쳐 나온 거야.)

칸타빌레

(만약 정말 그랬다면 난…… 난 파울비스트를 버릴 수 없어.)

칸타빌레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 빈스토크도 오늘 이미 찾아갔으니까, 계속 귀찮게 할 순 없어. 박사도 항상 바쁘니 이런 사소한 일은 분명히……)

칸타빌레

(의사…… 난 살려줬던 그 의사는……?)

칸타빌레

미안한데, 뭐 좀 물어볼게. 오늘 왜 이렇게 사람이 적은 거야?

메딕 오퍼레이터

엔지니어링부가 항로에서 붕괴된 곳을 발견했는데 거기에 인근 마을 사람들이 많이 매몰돼서 의료부 인원 거의 절반이 구조하러 나갔어요.

메딕 오퍼레이터

누굴 찾으시죠? 아니면 정기 검진 시간인가요?

칸타빌레

아니…… 로도스 아일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날 치료해줬던 의사는 없네. 그 사람과 얘기하고 싶어서 찾아온 거거든.

칸타빌레

구조 인원들이 언제 돌아오는지 알아? ……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

메딕 오퍼레이터

글쎄요, 외부 상황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빨라도 내일이나 돼야 돌아올 것 같은데요.

칸타빌레

그래…… 이만 가볼게. 고마워.

메딕 오퍼레이터

잠깐만요, 그쪽은 숙소로 가는 길이 아닌데요?

칸타빌레

그게…… 좀 더 걷고 싶어서.

메딕 오퍼레이터

괜찮으세요?

칸타빌레

난…… 별로……

휴식 중인 환자

잠깐만, 아가씨! 방금은 내가 헛것을 본 줄 알았는데, 아가씨 등에 파울비스트가 붙어 있어!

휴식 중인 환자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모양이네. 당장 잡아주지 않으면 떨어질 거야!

칸타빌레가 자신의 등을 더듬어보니 파울비스트가 발톱을 그녀의 옷에 걸고, 목뒤에 힘겹게 매달려 있었다.

휴식 중인 환자

저런, 아가씨, 파울비스트가 떨어지려고 해!

칸타빌레

…… 아! 대체 어떻게……

칸타빌레

의사 선생, 부탁 좀 할게. 얘가 날개를 다쳐서 날지 못해. 여기……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줬는데 떨어져 버렸어. 얘 좀 살려줄 수 있을까?

칸타빌레

내, 내가……

칸타빌레

전에 파울비스트가 죽어가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날개가 이런 상태였어…… 혹시 내가 잘 돌보지 못해서 죽게 되는 걸까……?

메딕 오퍼레이터

네? 아니요. 그냥 날개가 조금 다쳤을 뿐인걸요. 게다가 너무 많이 먹어서 제대로 서지 못하는 것 같으니 며칠 쉬게 하면 될 겁니다.

칸타빌레

…… 정말? …… 정말 그렇단 말이지?

파울비스트는 칸타빌레의 손바닥에 머리를 묻은 채 누워있었다. 편안한 자세를 찾으려는 듯 칸타빌레의 손에 머리를 비벼댔다.

메딕 오퍼레이터

긴장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얼어붙은 거예요?

휴식 중인 환자

와…… 정말 귀엽네.

쇠약한 환자

이 파울비스트는 아가씨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네. 우리 집 늙은 백비스트를 보는 것 같아.

쇠약한 환자

부탁인데 좀 더 가까이 와줄 수 있을까? 이렇게 작은 동물은 한동안 본 적이 없어서……

휴식 중인 환자

매일 여기 누워만 있으니 눈마저 침침해지는 것 같아……

칸타빌레

그……

칸타빌레

응? 어디로 날아가려는 거야?

파울비스트가 날개를 퍼덕이며 병원 침대 위로 날아간다.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와, 새끼 파울비스트다! 만져 봐도 돼?

메딕 오퍼레이터

칸타빌레 씨에게 먼저 물어봐야지.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칸타빌레 언니, 만져 봐도 돼?

칸타빌레

아, 넌……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칸타빌레 언니! 그때 약속했잖아, 내가 처음으로 구한 사람이니 자주 보러 오겠다고! 그런데 한 번도 날 보러 오지 않았어……

칸타빌레

미안해. 내, 내가 최근에 좀……

회복 중인 어린 환자

파울비스트를 돌보느라 바빴어? 흥, 그렇다면 용서해 줄게.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의사 언니가 그랬어. 약도 잘 먹고, 밥도 잘 먹으면 나중에 한 마리 키울 수 있을 거라고!

부드러운 이불이 편안했는지 파울비스트는 이불 위를 활기차게 뛰어다녔다.

몇몇 환자들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눈빛을 반짝이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칸타빌레

미안, 여긴 병실인데 내가 쉬는 걸 방해했네. 데리고 나갈게……

휴식 중인 환자

가려고?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안 될까? ……이 기운 넘치는 꼬마 녀석을 더 보고 싶은데 말이야……

쇠약한 환자

아가씨, 나도 좀 만져봐도 될까? 집을 떠난 지가 너무 오래라, 내 백비스트를…… 쓰다듬은 지도 너무 오래됐어.

칸타빌레

당연히 되지…… 난 이 녀석의 주인이 아니야. 그냥 우연히 만났을 뿐이거든.

쇠약한 환자

오오! 나와 우리 집 늙은 백비스트도 그렇게 친해졌지, 하하하……

휴식 중인 환자

아가씬 정말 좋은 사람이네. 이렇게 다치는 파울비스트는 매일 셀 수 없을 정도지만 정작 구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 나처럼 병에 걸려 죽어가던 사람이 아직도 살고 있는 것도 다 당신들을 만났기 때문이야.

휴식 중인 환자

당신들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칸타빌레

'좋은 사람'……

칸타빌레는 파울비스트를 바라보았고, 파울비스트의 반짝이는 검은 눈도 그녀를 향해 있었다.

그러다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자신을 치료해 준 사람에게 다가갔다.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칸타빌레 언니, 의사 언니가 그러는데 내가 다 나으면 여기에 남아서 뭐든 배울 수 있고 다들 날 도와줄 거래.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이게 '학교에 간다'는 그거 맞지? 내가 읽은 책에서는 칸타빌레 언니 같은 사람을 '은인'이라고 해야 한다고 했어!

칸타빌레

'은인'……

휴식 중인 환자

오, 꼬마야, 학교에 가고 싶다니, 너 정말 꿈이 야무지구나!

회복 중인 어린 환자

그렇지?! 전에 어떤 의사 언니가 그러는데, 칸타빌레 언니는 아는 글자도 많고, 책도 잘 읽고, 리라 연주도 할 수 있다고 했어. 정말 대단해!

휴식 중인 환자

아가씨, 정말이야? 리라 연주도 할 줄 알아?

칸타빌레

연주라면 그냥 조금, 다만……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의사 언니 말로는 칸타빌레 언니가 전에 다른 사람에게 리라를 가르친 적도 있다고 했어! 칸타빌레 언니, 나도 가르쳐 주면 안 돼?

회복 중인 어린 환자

난 칸타빌레 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칸타빌레

……아니, 넌 너다운 게 제일 좋아……

어린 환자는 침대 옆에 놓인 작은 악기를 들고 어설프게 현을 튕기며 이상한 소리를 냈다.

파울비스트는 마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조용히 지저귀었다.

휴식 중인 환자

아이고, 꼬마야, 그렇게 오랫동안 겨우 그것밖에 못 배운 거야?

쇠약한 환자

무슨 소리야……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거지.

쇠약한 환자

곡은 아니지만, 가끔씩 들으면 기분이 풀릴 것 같아……

어린 환자의 작은 손 위에 다른 손 하나가 포개졌고……

칸타빌레가 가볍게 현을 튕기자 조용한 병실에 작은 곡조가 울려 퍼졌다. 그것은 그녀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주해 본 적이 없는 곡이었다. 악보도 없었고, 단지 순간의 감정에 따라 연주하고 있었다.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와……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칸타빌레 언니, 나도 꼭 리라를 배울 거야!

메딕 오퍼레이터

자,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식사를 나누어 드릴 테니 다들 자기 침대로 돌아가세요.

메딕 오퍼레이터

꼬마 친구도 얌전히 돌아가야지.

회복 중인 어린 환자

칸타빌레 언니, 나 밥 많이 먹고 튼튼해질 거니까, 언니도 밥 잘 먹고 우리 같이 건강해지자!

쇠약한 환자

아가씨, 시간 되면 또 그 녀석을 데리고 놀러 와주겠어?

칸타빌레

난……


칸타빌레

하아……

칸타빌레

'은인', '아가씨'.

칸타빌레

한 번도 이렇게 불려 본 적 없었는데……

다친 파울비스트

(부드럽게 지저귄다)

칸타빌레

옛날에 그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은 날 '아가씨'라 부르지 않았고, 나 역시 아이들이 날 뭐라 불렀는지 알고 싶지도 않아.

칸타빌레

그 사람들은 날 부른 게 아니야. 허상의 인간을 부른 것이지. 나도 알 수 없는 날 부른 거야.

칸타빌레

그런데 방금 저 사람들은…… 날 은인이라고, 아가씨라고 불렀어……

칸타빌레

한 번도 이렇게 불려 본 적 없었는데……

다친 파울비스트

(탁자에서 폴짝인다)

칸타빌레

그거 알아……?

칸타빌레

난…… 사람을 죽였었어.

칸타빌레

박사에게도, 날 살려준 의사에게도 말한 적이 없어.

칸타빌레

그때 그 녀석들은…… 날 구해내고, 식사와 물을 줬지.

칸타빌레

너무 두려워서였을까? 난 그때 놈들 말을 들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어. 굶어 죽는 건 그렇게나 견디기 힘든 일이었으니까……

파울비스트는 칸타빌레가 손도 대지 않은 음식에서 쌀 한 톨을 꺼내 물고는 고개를 뒤로 젖혀 삼켰다.

칸타빌레

한 사람만 죽인 게 아니야…… 난 스스로에게 저건 사람이 아니라 목표일 뿐이라고 되뇌었어. 놈들에 의해 표적의 장례식에 끌려갈 때마다, 울음소리는 그저 울음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했지.

칸타빌레

하지만 마지막 일을 끝냈을 때…… 표적의 아내는 나를 아들의 선생님이라 믿고 있었지. 폐허 속에서 내가 방금 죽인 자신의 남편을 살려달라고, 시체라도 찾아다 달라고 매달렸어.

칸타빌레

그러더니 그녀는……

파울비스트는 쌀 한 톨을 더 꺼내 물더니 칸타빌레 앞에 놓고는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칸타빌레

그 사람은……

칸타빌레

강한 충격을 받은 그 사람은, 내……

칸타빌레

내 눈앞에서……

칸타빌레

……큰 소리로 우는 아이를 하나 낳았어……

파울비스트는 칸타빌레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계속해서 쌀을 꺼내 오다가 한 톨을 삼킨 후 칸타빌레 앞에 또다시 쌀 한 톨을 놓고는 비스듬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칸타빌레는 자신의 팔에 걸려 있는 오리지늄 결정을 만지작거렸다.

칸타빌레

난…… 폭발로 다쳤어. 나도…… 똑같이…… 난 그 사람의 상처를 싸매주었지만, 감히 그녀를 만질 수는 없었어. 그 돌가루가 뭔지 알았거든. 도저히 할 수 없었어……

칸타빌레

그리고 깨달았지. 전부 '생명'이라는 걸. 그 목표들도 모두 '생명'이었지……

칸타빌레

난 줄곧 스스로를 속여왔던 거야! 내가 죽여온 목표들도, 내가 먹어온 그 아이들도, 그저 목표와 식량일 뿐이라며 자신을 속이고 있었지.

칸타빌레

……그런데 아니었어. 모두가 '생명'이었어.

칸타빌레

내가 살아가기 위한 대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존재일 뿐이라니. 그런 식으로 생각해선 안 됐어……

칸타빌레

그들도, 나도, 그런 존재가 아니었으니까……

파울비스트가 칸타빌레 앞에 물어다 놓은 쌀알은 이미 수북이 쌓여 있었다.

파울비스트가 또 쌀 한 톨을 꺼내 물었다. 칸타빌레에게 먹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칸타빌레는 그 쌀알을 받아 입속에 넣었다.

칸타빌레

……난 난민 구역에서 죽지 않았어. 여기서 구조되었으니 절대……

칸타빌레

다시는, 예전 방식으로 살아선 안 돼……

다친 파울비스트

(쌀알을 쪼아 먹는다)

칸타빌레

널……만져 봐도 될까?

칸타빌레

하나의…… '생명'으로서?

칸타빌레가 파울비스트에게 손을 뻗었다.

파울비스트가 조금씩 다가와서 그녀에게 몸을 기댔다.

칸타빌레는 파울비스트의 연약한 깃털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칸타빌레

더 이상 숨겨선 안 되겠지?

칸타빌레

그리고…… 예전 방식으로 스스로를 대하는 것도 이제 끝이야. 그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테니까.

칸타빌레

나의 과거를 모두 적었어.

칸타빌레는 자신이 적은 시말서를 살펴보고는 파일에 넣었다.

칸타빌레

다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겠지.그때가 되면……

칸타빌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분명하게 알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