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부름
빈스토크는 창업이라는 꿈을 위해 한 대회에 참가한다. 하지만 메탈 크랩들에게 끔찍하고 분노할 만한 소식을 전해 들은 빈스토크는 황야의 힘을 빌려 이곳을 뒤엎기로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빈스토크
형, 지금이라도 개척대로 돌아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
우리가 기르는 파울비스트가 사냥을 돕는 건 사실지만, 도시 사람들의 취향이 아닐 수도 있잖아?
그런 말 하지 마.
해보지도 않고 왜 안 될 거라고 단정 짓는데? 만약 취향에 맞는다면? 게다가 저길 봐…… 메탈 크랩과 참가하는 꼬마도 있는데 뭘 그렇게 초조해해!
저기, 다 들린다고!
콩이한테 물어버리라고 한다?
(집게를 무섭게 휘두르는 시늉을 한다)
으아앗, 미안해…… 그냥 이 녀석을 좀 달래려고 한 것뿐인데 설마 들렸을 줄은 몰랐어. 미안.
근데 있잖아. 이 사나운 파울비스트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으음…… 그건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네 말대로 메탈 크랩을 데리고 나온 나도 있으니까, 파울비스트는 더 흔한 애완동물이니 정말 먹힐지도?
앗, 지금 마침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들어볼래?
무대를 빛내고 싶은 거라면 나랑 손잡는 게 어때? 내가 강한 메탈 크랩 몇 마리를 빌려주고, 너희 파울비스트에 맞춰준다면 재미있는 쇼가 될 것 같은데!
응? 그렇게까지 도와준다고?
응, 난 메탈 크랩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리기 위해 나온 거거든.
너희가 주목받는다면 우리 메탈 크랩도 함께 유명해지지 않겠어?
실패하더라도 얘네는 너희에게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셈이니까. 후후, 전혀 손해 볼 게 없지!
오오, 고맙다 진짜!
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우선은 메탈 크랩들이랑 파울비스트들이 서로 익숙해지게 하자. 그다음에 여러 가지를 가르쳐줄게!
안녕! 얘들아, 기분 다들 괜찮아? 대기존에 도착했으니 슬슬 훈련을 시작해보자. 말을 잘 들으면 고급 사료를 줄게~!
그전에 아픈 곳 있는 애들 보고 시작!
뭐? 걔들 말도 할 줄 알아?
(왼쪽 집게를 들어 머리를 두드린다)
흠, 머리에 난 꽃이 아프다는 거지? 어디 봐.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집게를 든다)
돌에 발을 긁힌 거야? 으앗, 여기 돌조각이 끼어 있잖아!
잘했어, 망치야. 다음에도 아픈 곳이 있으면 이렇게 바로 얘기하는 거야? 얼음이처럼 참지 말고.
(발을 쿵쿵 구른다)
아, 미안해. 얼음이 너도 요즘 잘하고 있어~!
대단해!
흠~ 대단하지? 이게 바로 '집게말'이야. 우리만의 소통 방식이지!
예를 들면 이렇게! (오른손 흔들기)
(오른쪽으로 돈다)
(물 마시는 자세)
(생수 한 병을 가져온다)
이런 느낌이지! 대박이지? 이런 간단한 지시 외에도 일터에선 더 많은 명령을 알아듣고 어려운 작전도 척척 수행해 낼 수 있어!
그래서 이번에 내가 생각하는 건 3분 동안은 얘네들의 대열 정비 능력과 명령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나머지 2분 동안은 심사위원도 체험하게 하는 거지.
심사위원에게 구호를 알려주고 직접 얘네에게 명령을 내려보라고 할 거야. 하지만 내가 명령하기 전까지 얘네들은 누구의 명령에도 따르지 않으니까 분명 전문성이 더 돋보일 거야!
듣기만 해도 긴장되는데? 좋았어 피트, 우리도 어서 훈련하러 가자!
후훗! 몇 년 동안 허투루 사육사를 한 게 아니라고!
……
흐음……
마음에 드는 참가자가 있었나?
그 여자아이가 데리고 온 메탈 크랩이 아주 희귀하던데요, 분명 우리 주력 상품이 될 거예요!
털뭉치들은 이제 좀 뻔한 감이 있으니 이제 슬슬 좀 특이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애완동물을 내놓을 때가 됐죠.
현란한 문구 몇 개만 추가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겁니다. '완벽한 소통이 가능한 집게 애완동물'은 어떻습니까?
황야의 두려운 존재가, 이젠 머리에 꽃을 피운 귀여운 모습으로 당신의 눈앞에! 말도 알아듣는 영리한 애완동물! 음, 아주 좋은데요!
안녕하세요, 빈스토크 씨. 아주 사랑스러운 이름이시네요.
안녕, 나한테는 무슨 일로?
이건 저희 광고 계약서인데 한번 읽어보시죠.
흠흠……
보내주신 이력서는 잘 봤습니다. 일전에 '빈스토크표 프리미엄 애완동물 사료'를 판매 등록하셨다고요?
맞아! 어때? 좋은 아이디어 같지 않아?
네, 뭐 확실히, 분명 나름대로 인기는 있겠지만……
그걸로는 아직 부족합니다!
응?!
상품명과 광고의 주제가 투박하고 애매해서 눈길을 끌기 어려운 데다, 표현 자체도 임팩트가 없습니다!
광고 카피에 진정성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문장이 너무 심플하고 포인트가 적어요!
새로 출시하는 상품이라면 상품명도 광고 카피도 특색이 있어야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됐던 카피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죠. 새로움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세세한 문장이라도 눈에 띄는,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아……
……그렇구나~
크흠!
빈스토크 씨, 저희는 다양한 방법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회를 거쳐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물밑으로 연락을 드리기도 하죠. 빈스토크 씨는 운 좋게도 두 번째 경우에 속합니다.
저희는 빈스토크 씨가 유명해지실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겁니다. 대신 빈스토크 씨는 홍보 광고 촬영에 협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까부터 계속 계약서를 보시는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음, 확실히 혹하는 제안이야.
그럼 빈스토크 씨, 계약서의 세부 사항을 같이 확인해 볼까요? 여기를 보시면……
어? 경비란에 적힌 금액이……
에고.
들켜버렸……
오, 같네요! 처음에 작성한 금액과 같은 액수입니다!
응?
그래! 너희 배포가 크구나!
하하,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럼 빈스토크 씨,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인했어!
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도대체 뭐 하다 온 거야? 뭔가 역한 냄새가 나는데?
으윽…… 정말 지저분한 게들이야!
그걸 꼭 말로 해야 합니까? 갓 잡아 온 메탈 크랩들이 말을 안 듣지 뭡니까.
고집 센 몇 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몸에 튀었나 보네요. 이제 남은 녀석들은 전부 얌전한 개체인데…… 앞으로 공연이 끝날 때까지 물량을 충분히 늘려야겠어요.
그 꼬마가 데려온 게들이긴 한데…… 몇 마리 없어진다 해도 아마 눈치채진 못하겠죠.
……뭐, 이제 됐어요. 일단 옷 먼저 갈아입고 올게요. 이따가 그 빈스토크 걔 메탈 크랩들 칭찬하고 비위 맞춰주고 와야 할 테니까요.
(허둥지둥 달려온다)
힘찬이? 여긴 무슨 일이야?
맞은편 건물에서 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집게를 얼굴 쪽으로 들어 올려 가로로 긋는 제스처를 취한다)
……뭐?
낯선 동족의 냄새를 맡았는데 이미 죽은 것 같다고?
(건물 쪽을 가리킨다)
심지어 건물 근처라고?
하긴 저쪽에 작은 방이 있긴 하던데 창고였지? 저번에 지나갈 때는 자물쇠가 걸려 있었고, 상자 같은 게 있는 것 같긴 하던데……
(집게로 자신을 가리킨다)
안에 다른 메탈 크랩들이 갇혀 있다고?!
(작은 목소리로) 힘찬아, 잠깐만. 우선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자.
무슨 말인지 알겠어…… 내가 지켜보고 있으면 별문제 없을 줄 알았는데. 그놈들…… 황야에 가서 야생 메탈 크랩을 잡고 있었을 줄이야.
게다가 말을 안 듣는다고 사정없이 죽이기나 하고!
힘찬아, 우리가 구하자!
빈스토크 씨, 여기 계셨군요. 한참 찾았습니다.
……아, 응. 무슨 일이야?
훈련 시간이 되었는데 여기서 농땡이를 치고 계시니 무슨 일인가 걱정돼서요.
앗! 그렇구나. 잊고 있었어!
(휘파람을 분다)
지금 시작할게.
자, 얘들아 훈련 시간이야. 구호에 맞춰서!
하나, 둘, 하나, 둘! 대열, 위치로!
이번에는 저번에 했던 것 복습이야……
그리고 특별한 엔딩 포즈까지 선보이면……
흠흠, 역시 좋습니다.
본 공연이 머지않았으니 게으름 피우지 마세요. 빈스토크 씨에게 기대하고 있는 만큼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얘들아! 큰 문제가 생겼어. 힘찬이가 낯선 동족의 사체 냄새를 맡았대. 그뿐만이 아니야. 공장 뒤쪽에 있는 창고에 야생 메탈 크랩들이 갇혀 있대!
(작은 목소리로) 이 사실을 아는 건 우리뿐이니까 다음 훈련 계획을 바꾸자! 너희들이 다른 메탈 크랩들을 무사히 여기서 탈출시켰으면 좋겠어! 새로운 대열을 연습할 때야!
(작은 목소리로) 얘들아, 너희만 믿을게!
(집게를 문지른다)
콩아, 대열은 제대로 외웠지? 한 줄로 열을 맞춰서 창문 아래에 놓인 열쇠를 가져오는 거야!
(집게를 흔든다)
힘찬이, 꼬불이. 너희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
내일 리허설이 시작되니까, 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무대에 오르면, 바로 집게로 무대 기둥을 부수고 놈들을 혼내주자고!
(꽃을 흔든다)
좋아! 하지만 무엇보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너희 안전이 제일 중요하니까!
미션이 제대로 마무리되면 보상으로 너희들이 가장 좋아하는 최고급 사료 캔을 줄게!
미션 임파서블: 메탈 크랩 대작전
(몰래 지휘한다)
(조심스럽게 기어오른다)
(대열 정비 완료!)
(동료들의 몸을 타고 올라가 책상에 놓여있던 열쇠를 집는다!)
(부딪히는 소리)
응? 무슨 소리지?
(스태프가 눈치채기 전에 열쇠를 낚아챈 후 벽 틈새로 숨는다!)
(미션 완료)
(동료들과 함께 쿨하게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열심히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캭캭? (이건 우리 미션이 아닌 것 같은데?)
(힘차게 집게를 흔든다)
?
(직접 본 사실을 호소한다)
?!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한다)
! (옆 나무 구멍에서 사라진 아이들이 여기 갇혀 있었군!)
캭. (잠깐…… 너희 왠지 낯이 익은데)
캭캭? (혹시 전에 돌 틈에서 살던 큰 꽃 크랩의 아들인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기뻐하며 돈다)
캭캭!! (형제들아, 무기를 들어라! 작은 외삼촌 이웃사촌의 아들이 위험에 빠졌다!!)
콩아, 문이 열리면 야생 메탈 크랩들에게 내 뜻을 전해줘. 이런 일을 겪었으니 인간에게 적의가 있을 수 있어.
지금 도망가면 분명 들킬 거야. 자물쇠가 잠기지 않도록 열쇠 구멍을 막아둘 테니, 무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면 곧장 황야로 도망가라고 전해줘. 그럼 안전할 거야!
(집게를 흔든다)
후…… 좋았어, 그럼 연다!
우린 너희를 도우러 왔어! 제발 믿어줘!
(위축되어 한곳에 불쌍하게 웅크리고 있다)
다들…… 괜찮아?
자, 내일 리허설 스케줄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공연 일정표는 이미 받으셨죠?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작게 휘파람을 분다)
(신호를 받았다는 듯 집게를 들어 올린다)
(다른 메탈 크랩들을 이끌고 무대에 오른다)
메탈 크랩들은 계획대로 무대 기둥을 기어올랐다. 긴장한 빈스토크는 제자리에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곧 무대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것은 빈스토크의 계획대로였다.
하지만 그때, 빈스토크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힘찬이와 꼬불이는 멈추지 않았다. 그대로 무대 꼭대기까지 올라간 그들은 바람을 맞으며 몸을 꼿꼿이 폈다.
……어? 뭐야!? 메탈 크랩들이 왜 저기에?!
빈스토크 씨, 메탈 크랩들을 잘 관리하셔야죠!
아…… 응!
빈스토크가 잔뜩 긴장한 채 휘파람을 불어 메탈 크랩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힘찬이와 꼬불이가 무대 뒤의 황야 쪽으로 몸을 돌렸다.
빈스토크의 예상과 달리 주최 측의 무대는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의 발밑에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긴장한 채로 다시 휘파람을 분다)
(진정하라는 듯 집게를 흔든다)
그 순간, 먼 지평선에서 흙먼지가 일면서 땅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십, 수백, 아니 수천 마리는 되어 보이는 메탈 크랩들이 집게를 번뜩이며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던 것이었다.
무대 꼭대기에 서 있던 메탈 크랩이 들고 있던 집게를 내리고 무대 아래에 있는 빈스토크에게 신호를 보냈다.
뭔가를 눈치챈 리프로바 소녀는 옆에 놓여 있던 빈 상자에 뛰어올라 황야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여기야!!!
빈스토크 씨? 도대체 뭐 하는 겁니까?!
(무대 꼭대기에서 집게를 최대한 크게 휘두른다)
힘찬이! 꼬불이! 동료들에게 전해줘! 놈들의 엉덩이를 힘껏 집어달라고!
뭐야, 이 크랩들은!? 갑자기 어디서 온 거냐고오오?!
으앗! 메탈 크랩이 떼로 몰려오고 있어!
메탈 크랩들은 일사불란하게 무대를 향해 달려갔다.
주최 측 담당자는 발로 짓밟고 잡히는 대로 물건을 던져가며 필사적으로 놈들을 쫓으려 했지만 그런 행위도 허무하게 더 무수한 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메탈 크랩의 집게질에 무대가 묵직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하늘을 뒤덮을 만큼의 흙먼지가 크게 일었다.
잠시 후 창고에 갇혀 있던 메탈 크랩들도 몰려나와 합세하기 시작했다.
메탈 크랩들은 주최 측과 조명이 가득 달린 무대를 향해 돌진했고, 먹다 만 최고급 사료 캔까지 전부 쓸어갔다.
으앗, 잠깐! 내 발은 집지 마……
다들 진정해! 메탈 크랩들은 도우러 왔을 뿐이니까! 게다가 온순한 애들이라 사람을 의미 없이 공격하지 않아!
흠, 야생 메탈 크랩들은 확실하지 않지만……
(고급 사료를 먹는 데 열중한다)
……에라, 모르겠다. 우선 도망치자!
이야기는 도망친 후에 하자고!
얘들아, 날 따라와!
이 자식들……!
윽……!!
헉…… 허억…… 다들 괜찮아?
다친 데는? 무대가 무너질 때 부딪히거나 깔린 곳은 없고?
그리고 창고에서 도망쳐 나온 꼬마들도 괜찮은 거야?
다들 무사한 거지?
(집게로 서로 소통한다)
(점점 빈스토크를 둘러싼다)
날…… 따라가고 싶다고?
(집게를 흔든다)
그럼…… 난 지금 로도스 아일랜드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같이 갈래?
가는 길에 우리가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 들려줄게.
(신나게 집게를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