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흑야의 회고록

DM-ST-1살기 위해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0-12-10

대장 노릇을 하는 아이와 고분고분히 따르기만 하는 아이, 이 두 아이에겐 숨겨져 있는 마음의 벽이 존재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W가 이 두 아이의 모습에서 찾은 것은 어느 가능성과, 자기자신이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W



W

계속 여기 있을 거야?

W

치료 안 받으면 정말 감염될 텐데?

강한 아이

내가 왜 마족 따위를 믿어야 해?

W

마족, 마족이라……

W

주변에 죄다 살카즈 밖에 없어서 완전히 잊고 있었네.

강한 아이

윽, 뒤에서 쫓아오지 마!

W

이 정도면 꽤 멀지 않아?

강한 아이

능청 떨지 말고, 죽이려면 당장 죽여!

약한 아이

루, 루블레프, 자극하지 마……

강한 아이

……됐어. 갈 길이나 가자.

강한 아이

신경 쓰지 마.

약한 아이

미, 미안해……

강한 아이

차라리 감염되는 한이 있어도, 절대 마족 도움은 안 받을 거야!

약한 아이

응……

W

흐음……

W

이 주변에 버려진 병원이 하나 있어. 체르노보그 병원이라고.

W

어디인지 알고 싶어?

강한 아이

……

약한 아이

루블레프……?

강한 아이

듣지 마. 분명히 속이려는 거야!

강한 아이

따돌려야겠다…… 더 빨리 가자.

강한 아이

저쪽 골목 보이지? 저쪽으로 뛰어들어가. 빨리!

약한 아이

……알았어.

강한 아이

……뛰어!


W

꽤 빠르네.

강한 아이

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따라온 거야…… 윽!

약한 아이

루블레프…… 너 다리가! 피, 피가 검은색으로……

강한 아이

쳇, 방금 널 구했잖아. 따돌릴 수가 없다고!

약한 아이

미안해, 미안해……

강한 아이

됐어! 조용히 해.

강한 아이

들키면 안 돼.

W

......

W

앞에 있는 거리에서 왼쪽으로 틀면, 파괴된 광장이 보일 거야.

W

광장의 서쪽에 있는 제일 큰 하얀 건물이 병원이야.

W

버려진 병원.

약한 아이

……우리,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아……

강한 아이

네가 내 말을 안 들어서 그래…… 됐어.

강한 아이

야, 마족!

강한 아이

……대체 왜 우리한테 그걸 알려주는 거야?

W

흥미가 생겨서.

W

너희 둘, 무슨 사이야?

약한 아이

……

강한 아이

……먹을 걸 찾으러 나왔다 만난 것뿐이야.

약한 아이

루블레프가 저를 구해줘서……

W

아…… 그래서 쟤가 하라는 대로 하는 거야?

약한 아이

……

W

뭐, 맘대로 해. 이제는 네가 네 생명의 은인을 도울 차례니까.

강한 아이

뭘 시키려는 거야?

약한 아이

루블레프……

W

별거 아냐. 멀지 않은 곳에 병원이 있다고 했잖아.

W

물론 리유니온도 바보는 아니라서, 그 의료 물자들을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거든…… 그러니까, 루블레프라는 친구를 구하고 싶으면…… 가서 좀 훔쳐 와.

W

저기에는 감염자 폭도들로 가득해. 너희 가족, 친척, 친구를 죽인 폭도들 말이야.

W

그리고 광석병 초기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약도 있지.

W

가서 훔치던가 뺏든가 해.

W

하지만 네 옆에 있는 사람에게 항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강한 아이

가지 마! 저 말 들으면 안 돼!

약한 아이

하, 하지만……

W

안 가?

W

쟤는 네 이름을 알지. 루블레프, 그런데 너는 알아?

강한 아이

그게 무슨 상관이야?!

강한 아이

가지 마!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거긴 전부……

약한 아이

난……

약한 아이

그…… 그래도 해보고 싶어……

약한 아이

루블레프 형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재앙 때문에 다쳤어……

약한 아이

다들 아픈데…… 나는……

강한 아이

내 말은 왜 안 듣는 거야!

약한 아이

나는……

W

네 말을 들을 의무는 없으니까.

W

사람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아주 훌륭해.

W

내가 말한 병원 기억해둬. 의료 물자는 지하 창고에 모여 있어.

W

주차장 통풍구를 통해서 들어갈 수도 있고, 배수구를 통해서 들어갈 수도 있겠지. 화학 폐기물이 많지만 않다면 말이야.

W

어쩌면 거기서 죽을 수도 있어.

약한 아이

……

강한 아이

봐, 너 다리 떨고 있잖아. 갈 생각 하지 마! 절대 저 마족 녀석 말을 들으면 안 돼!

강한 아이

도망가라고!

약한 아이

나는……

약한 아이

으아……

강한 아이

무, 무슨 일이지?!

W

용문에서 뭔가 일어난 모양이네…… 여기에도 틈이 생겼어.

W

체르노보그에선 보기 힘든 병원인데, 당연히 공격할 생각을 하지 않겠어?

W

너희는…… 마족인 내가 왜 이 병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강한 아이

너는…… 으……윽……

약한 아이

저, 저는……

W

고통스러운 것 같네. 계속 이렇게 뒀다간 구할 수 없을 거야.

W

지금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W

너희는 여기서 죽겠지.

약한 아이

아……

강한 아이

너, 윽, 뭘 하려는 거야! 오지 마!

W

갈래?

W

아니면 말래?

W

아…… 지금 가봤자 늦었을지도 모르겠다. 벌써 폭동이 일어났으니까, 어쩌지? 훔치는 게 더 어려워지겠는걸?

약한 아이

가, 갈게요…

W

……응, 안 죽게 잘해봐.

강한 아이

대체 왜 저 말을 듣는 거야? 널 구한 건 나잖아!

약한 아이

그, 그래도 해보고 싶어……

강한 아이

네가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지금처럼 약국이랑 먹을 걸 찾아보자. 그게 나아!

약한 아이

……

약한 아이

미… 미안해!

강한 아이

아…… 기다려!

W

이름도 몰라서 멈추게 할 수도 없네. 불쌍해라.

강한 아이

너…… 쟤를 속였구나! 이 악마!

W

속여?

W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

W

물론, 나를 믿느냐는 너에게 달렸지만.

W

쟤를 믿느냐도 너에게 달렸지.

강한 아이

……내가, 내가 찾으러 가야, 윽……

W

왜?

강한 아이

내,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니까……

W

그 아이가 도망갈까 봐 걱정하고 있구나.

W

지금 너는…… 왜 나를 이 마족과 단둘이 남겨놨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겠지.

강한 아이

아냐!

강한 아이

이 *우르수스 욕* 괴물 녀석……

W

닥쳐.

W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

W

아니면 여기서 널 죽여버릴 거야.

강한 아이

윽……

W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W

나는 살인자야.

W

이 도시를 파괴하고, 네 부모와 친구들을 해친 살인자지.

W

……아, 하하, 그래.

W

너한테 칼이 있다는 걸 잊고 있었네? 그 칼에 달린 건 살카즈의 악세사리야. 그리고 피도 묻어있지.

W

그럼 거기 묻은 피는, 누구 피일까?

강한 아이

흑…… 으흑, 몰, 몰라…… 네가 걔를……

W

울어. 어린 애는 울어도 돼.

W

하지만 너희의 목숨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

강한 아이

걔는 못 할 거라고……

W

그래?

강한 아이

내가 걜 폐허에서 꺼내주지 않았다면, 걔는 벌써……

강한 아이

……걘 내가 없으면 안 돼.

W

......

W

이 세상에는…… 타인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어.

W

절대로.

강한 아이

……

W

또 조용해졌네, 이 버려진 도시……

W

그 학살 이후로 저항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어. 괜찮네. 이러면 힘을 쓰지 않아도 되고, 죽는 사람도 줄겠어.

W

그런데 병원 쪽도 조용해진 모양인걸.

강한 아이

……

강한 아이

그…… 그 애는……

W

응?

강한 아이

어쩌면…… 가지 않았을지도……

강한 아이

이미…… 윽,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데……

W

도망갔네.

강한 아이

……

W

하지만 네가 그 녀석을 구했으니, 걔도 널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

강한 아이

……나는……

W

아니면, 너는 걔를 구할 수 있는데, 걔는 할 수 없다는 거야?

강한 아이

걘…… 걔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강한 아이

음식을 찾을 때도 그랬어! 가게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강한 아이

전부 걔 때문이야! 걔 때문에 내 다리가……!

W

......

강한 아이

……

W

어디 가?

강한 아이

혼자서…… 돌아갈래……

W

내가 말했지. 여기서 벗어나면 널 죽이겠다고.

강한 아이

하지만 걘 이미 도망쳤다고!

W

하……

W

원망하는 눈빛이구나.

강한 아이

아, 아냐!

강한 아이

걔가…… 걔가 갔더라도…… 시간이 이렇게 지났으니까…… 분명히……

W

……닥쳐.

W

돌아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W

그 아이가 돌아올 건지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네 자유야.

W

하지만 걔가 못 한다거나, 의심하거나, 미워한다면 그건 네 문제지.

W

왜 걔가 실패했거나, 도망갔을 거라고 생각해?

W

네가 걔를 구해줬기 때문에? 네가 걔보다 강하니까?

강한 아이

흐흑……

강한 아이

흐으윽……

W

아직 눈물은 나오는구나.

W

걱정 마. 곧 아파서 울지도 못하게 될 테니까.

W

아직 나이도 어리고 살카즈도 아니니, 버틸 수 없다면 나한테 말해.

W

내가 해방시켜 줄게.

W

......

강한 아이

으윽…… 흑…… 흐흑……

W

의식이 흐려지는 모양이네.

W

됐어…… 아무래도 정말 끝인 모양이야.

강한 아이

안돼…… 나는 아직……

강한 아이

걜…… 걜 기다려야……

W

......

W

다시 믿는 거야? 죽는 건 무서운 모양이구나.

W

어린 애들은 눈치가 참 빠르다니까? 그런 거로 나한테 점수를 따려고 하다니, 재미없어.

강한 아이

……흐윽……

W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야.

W

마지막 10분이 되겠네.

W

걱정 마. 그때가 되면, 나도 어린 애를 고통 속에서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테니까.

강한 아이

……

W

……이제는 울 기운도 없구나.

W

무슨 생각 해?

W

날 원망하고 있어? 아니면 걔를 원망하는 거야?

W

아니면, 괜히 사람을 구해서 자기 자신이 다쳤다고, 후회라도 하고 있어?

강한 아이

……아냐……

W

그래?

W

말할 기운은 남았네. 다시 봤어.

강한 아이

……

W

잘 들어, 루블레프.

W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건 뭐라고 생각해?

W

출신? 신분? 아니면 과거? 누군가를 꽁꽁 묶었던 족쇄?

W

전부 아니야.

W

바로 살면서 받아왔던 영향이야.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신념과 생각이지.

W

그리고, 자신의 그 신념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도.

W

넌 걔를 구했어. 하지만 너는 내심 걔를 믿지 않고, 무시했지. 왜냐면 넌 네가 그 아이의 구세주라고 생각했거든.

W

걔도 참 단순해. 네가 자신을 구했으니, 자기도 너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다니.

W

이런 걸 보면, 그 아인 너보다 강한 것 같네.

W

검은 잘 가지고 있어. 살카즈의 검이니까. 그 검의 주인을 대신해서 내가 주는 선물이야.

W

그걸 사용하는 법을 익히거나, 팔아서 돈을 챙기거나, 네 맘대로 해.

W

그럼, 이만.

강한 아이

무…… 무슨 소리야……

약한 아이

루, 루블레프! 괜찮아?

약한 아이

이거 봐! 이거 봐!

약한 아이

구급상자를 통째로 가져왔어! 약도 있고 붕대도 있어!

약한 아이

루블레프……

강한 아이

시끄……러, 아직 안 죽었어……

약한 아이

다, 다행이다. 상처를 치료해 줄게……!

약한 아이

이 붕대, 어떻게 쓰는 거지…… 이건 억제제인가? 이, 일단 열어야……

강한 아이

너희 부모님… 의사라고 하지 않았어?

약한 아이

응……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아얏……

강한 아이

……너 다쳤어?

약한 아이

괜찮아. 별거 아냐…… 그냥 누가 쇠몽둥이로 때려서……

강한 아이

멍청이……!

약한 아이

……헤헷……

강한 아이

그…… 살카즈는?

약한 아이

아…… 내가 왔을 때는 없었어…… 계속 같이 있었던 거야?

강한 아이

……

약한 아이

루블레프 형?

강한 아이

……

강한 아이

……윽, 저기, 네 이름은 뭐야?

약한 아이

응? 아…… 안드레이.

강한 아이

풀네임은……?

약한 아이

안드레이 표도르비치 오스트롭스키…… 헤헤.

강한 아이

웃긴 뭘 웃어.

약한 아이

형이 드디어 물어봤잖아.

강한 아이

……미안.

약한 아이

그, 그런 게 아니야…… 사과하지 않아도 돼……

약한 아이

됐다. 이제 좀 괜찮아?

강한 아이

응……

약한 아이

좋아!

약한 아이

부축해줄게. 일단 돌아가자.

약한 아이

어른들이 구급상자를 보면 좋아할 거야!


두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았다.

불안이 사라지고 나면, 저 아이들은 이 도시에서……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살아라. 살아야 고통도 느낄 수 있으니까.

불길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구덩이를 파는 벌레처럼.

그렇다면 대가를 치르더라도, 항상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거야.

W

그렇지?

W

……탈룰라.